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장정일의 말처럼 비교적 현재적 사건을 소설로 반영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기억이 생생할 때 공감 정도는 그만큼 더 클 것이고 망각의 속도를 늦춰주는 기능을 할 것이다. 울컥 꽃처럼 눈물이 솟았던 까닭은 아름다움 때문일 거다. 나는 늙었고 현장에 있던 그들은 새 순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감히 망가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 젊은 아이들이 너무 안쓰럽고 고마워서 늙은 자로서 사죄의 눈물이었을 거다.  

 그런데 전반적인 환상적 이미지가 불편하다. 지오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잃어버린 본성을 대변하고자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너무 완벽한 모습으로 그려진다면 오히려 절망을 할 것 같다. 이 땅에서는 지오 같은 생활은 꿈조차 꾸기도 어렵다는 자조이겠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을 있다하니 그래서 좀 불편한가 보다.  촛불 이후의 삶이 더 궁금한 것은 그 여름의 뜨거운 꽃의 열기를 끝내 다시 피워내고 싶다는 열망일 것이다. 어떻게 열매를 맺고 꽃이 지는지... 

곰삭지 않은 이야기가 설 익은 밥알 처럼 입안에서 겉도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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