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 10개국에서 디자이너로 살며 배운 행복의 조건
줄리킴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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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틀에 박힌 삶, 튀지 말고 그저 남들만큼만 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창의력과 의욕, 아이디어가 남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자아실현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저자께서는 "언제나 나는 남들보다 아주 늦거나 아주 빨랐다"고 하시는데(p22) 사실 시기가 늦고 빠른 게 딱히 문제라기보다, 남들과 좀 다른 개성을 뽐내고 튀는 인생을 사는 이들에게는 그런 식으로 돌려 말하면서 어떤 불만, 불편한 느낌(?)을 피력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남들처럼 제때 대학에 입학, 졸업을 했어도 역시 평가는 마찬가지였겠으며, 개성이나 자신만의 선택 때문이 아니라 그저 운이 없어서(가난이라든가) 뭐가 남들보다 늦은 사람한테는 좀처럼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누구에게나 틀에 박힌 삶을 어느 정도 강요하다시피하는 사회에서, 여성이 젊은 시절부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 기반을 일구고 남들보다 훨씬 만족스러운(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간에) 삶을 사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며, 박수갈채를 받아 마땅합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여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가 쉽지 않고, 더군다나 여성이라면 예나 지금이나 사회 활동에 여러 제약이 많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남자들의 여건에 어디 비기겠습니까.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매우 수가 드물긴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왜냐면 워낙 남자 위주로만 짜여진 세상이므로) 사업상의 큰 성취를 척척 해내는 철의 여인들이,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도 남모를 고충이 있고 사업상의 고비에서 맞이하는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내는 과정에서 큰 고통을 겪는 듯합니다. "세 번째가 되어서야 의사와 사람다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태였다(p35)." 의사와 나누는 대화를 엿보고서야 우리는 저자께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고충을 겪었는지 비로소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됩니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남편이 20억 소송을 당했다, 동업자가 의견 충돌 끝에 모든 사업을 방기하고 떠나 버렸다, 빚 독촉에 매일같이 시달렸다, 심지어 "폭력적인 남자 친구를 둔 시누이 때문에 걱정인 시어머니까지 상대해야 했다"... 비즈니스우먼으로서 여러 고충을 겪는 대목보다, 시모의 고생까지 일부 대신 떠맡은 대목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정도 삶의 무게를 짊어진 분이라면 우울증에 안 걸릴 수 없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참 능력도 좋으시다, 그런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내 일도 부족해서 남의 근심까지... 뭐 무능한 사람은 애초에 고민거리도 안 생기는 법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역시 남의 고민거리는 그걸 듣고 어떤 해법을 주기보다, 그저 당사자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최상의 응대임이 여기서도 확인됩니다. 저자 역시 "끝까지 들어 준" 의사에 고마움을 표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울지 마! 뭘 잘했다고 울어?" 보통 우는 아이가 못마땅한 어른들이 아이를 혼낼 때 쓰는 말입니다. 뭘 잘했다고 우느냐는 표현은 한국 사람 외에는 좀처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목을 놓아 빽빽 우는 게, 억울하다, 난 죄 없다, 난 이것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런 의사 표시로 해석되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그런가 하면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반대로 "니가 뭘 잘못했는데 울어?"라며 도리어 누명을 쓴 아이를 옹호하는 (곁에 다른 어른 들으라고 하는) 대사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저 감정이 upset되어 우는 건데, 그를 보는 어른의 해석이 제각각일 뿐입니다. 아무튼 저자의 말대로, 감정 표현을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억누르고 어른 위주로 훈육하다 보니 커서도 한국인들이 문제가 생기는 빈도가 높은 게 당연합니다. 저자는 이를 "집단관계주의(p53)"라고 명명합니다. 이름이야 무엇이 되었든 이건 고쳐야 할 문제입니다. 


이성친구(혹은 배우자?)가 양다리를 걸친 상태인지 아닌지의 판별에 대해 저자는 자신 나름의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재미있는 건 상대의 양다리 때문에 고민한 후 얻은 교훈이라기보다, 저자 자신이 "너무 힘들어서"  "과거를 보내지도 못하고 미래를 마음에 둔 채 걸쳤던" 양다리 경험 끝에 체득한 바를 말한다는 겁니다(p63). 


1) 연락이 잘 안 된다. 답장도 없다.

2) 연락이 되면, 너무 바빠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한다. 

3) 폰 패턴이 몹시 어렵다.

4) 집에 가면 연락 두절이다.

5) 주변 사람에게 소개를 안 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단호합니다. "오늘을 살자! 어중간한 (과거의) 나와의 관계를 끊자." 우리 스스로가 영화감독이며 우리 안에는 페르소나, 연극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페르소나가 여러 명 있으니 상황에 맞는 배우를 끌어내 연기하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나를 억압하지 않고, 나의 개성을 해방시켜 주면 내 삶이 훨씬 다채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저자는 특히 "나쁘지 않은 나" 대신 "진정한 나"를 무대 전면에 내세우라고 말합니다. "나쁘지 않은 나"라 함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위에서 무난하게 길들인, 판에 박힌, 모나지 않은, 잘날것도 없고 특별히 못날 것도 없이 만들어진 나를 가리킵니다. 


p83에는 "삶이 너에게 레몬을 준다면 그걸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저자분도 설명하고 있지만 서양에서 레몬이라 함은 좋은 뜻이 아닙니다. 레몬 시장이라 하면 겉모습만 번드르르하고 실속은 없는 물품만 잔뜩 나온 시장을 가리키죠. 레몬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비결을 저자는 일곱 개 소개합니다.


1) 온라인 쇼핑을 멀리하라. 필요없는 물건을 사지 말고 대신... → 6)

2) 에너지를 뽑아가는 뱀파이어를 멀리하라.

3) 내 몸을 사랑하고 운동 하나를 골라 꾸준히 해라.

4) 감정 찌꺼기를 덜어낼 시간을 따로 가져라.

5) 지금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대로 따라가라.

6) 경험에 투자하자.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1)~6)을 주저하지 않고 지금 바로!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이라고 합니다. 


의욕이 있고 목표의식이 분명하면 낯선 외국에서도 결국 살아남고 성공을 거두는 예를 많이 보았습니다. 모든 게 익숙한 한국에서도 성공이 힘든데 외국이라 하면 손사래부터 치겠지만 결국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올라"와 "차오"밖에 할 줄 모르던 저자는 "영어를 못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스페인에서 스페인어를 하려 들지 않는 당신이 문제"라는 남편의 지적을 받고 태도를 180도 바꿉니다. 이처럼, 듣기 싫어도 맞는 말이다 싶으면 즉각 수용하는 자세가 정말 중요한 듯합니다. 


저자는 어느 누구 못지 않게, 글로벌한 스케일로 자신의 커리어를 가꿔 온 사업가입니다. 책을 읽어 보니 일런 식으로 하시려면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보다 비행기 안, 혹은 외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분이 "외국어 울렁증 극복 비법"으로 들려 주는 이야기(p111)라면 귀 기울여 볼 만합니다.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혹은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도 하지 못하고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 보라는 겁니다. "간결함", "정확한 목표", "도달하고 싶은 수준" 이 세 가지만 명확하게 정하고, 두려움을 떨쳐 버린 후 무조건 도전해 보라는 거죠. 


요즘은 이직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습니다만 아직도 한우물파기, 원클럽맨 되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공에의 가장 큰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지루함이 찾아들기 시작할 때이다(p125)." 저자가 강조하는 건 텔로스(목적)입니다. 소소한 절차나 중간과정에 신경 쓰다가 정작 중요한 큰 목표를 놓치지 말라는 뜻이죠. 저자는 조금 뒤인 p172에서도 "평생 직장 신화" 등에 집착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충고합니다. 미래는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의 것이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돈을 벌어야 행복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저자분처럼 원없이 돈 벌어 본 사람이라야 말할 자격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돈은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연 $95,000(약 1억) 정도면 더 벌어도 행복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걸 만족점이라고 부른다는데 지복점(bliss point)이라 칭해도 될 듯합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물론 있겠으나 일단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자는 저 지점을 전환점으로 삼아도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한국인 특유의 압축 성장 강박에 시달리지 말고, 돈은 그저 하나의 양념장 정도일 뿐(p201)임을 명심하라고 합니다. 


이런 저자분께는 그 일생의 연애 스토리에 대해 많이 궁금해집니다.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패션을 전공할 때 저자는 모델 뺨치는 훤칠한 외모의 영국 남성을 사귀었다고 합니다. 어지간히 킹카였는지 줄리라는 이름보다 "(그 유명한) 제임스의 첫 여자친구"가 그녀의 명함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런 남자한테 선택받은 여성이었다는 자부심이 물씬 느껴집니다. 그러나 완벽한 외적 조건, 경제적 부 등에 비해 내면의 자신감이 부족했다고 하네요. 저자 개인적으로는 한국 남자가 훨씬 헌신적이고 섬세하다고 하십니다(p213). 남자가 헌신적인 걸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게 저자의 스타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건 물론 사람 나름이긴 하겠습니다만.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합니다만 이는 강요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는 이심일체, 혹은 일심이체임을 인정, 전제하고 들어가야 더 많은 행복과 만족이 얻어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250). "내 사람의 자유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것이 원래 비혼주의자였던 저자의 부부관입니다. 


현재 저자는 핀란드에 거주하며 남편분과 밀당을 즐기는 사이입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보다는 짝궁이 중요하다"는 주의를 당당히 내세웁니다. 한국인은 한국에서 태어나 그만의 소중한 가치와 문화적 전통을 체화하며 자라고 이를 후세에 물려주지만, 글로벌하게 살면서 국제감각을 익히고 나만의 삶을 원없이 사는 여성분의 이야기도 우리는 들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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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를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반기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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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 나오기를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이 이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합니다. 당장 올해 여름의 열돔 현상,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 폭염, 폭설 등은, 더 이상 우리 지구가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공간이 못 되어감을 우리에게 경고합니다. 어른들도 어른들이지만, 지금 성장기를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 십대들이 기후 변화의 무서운 영향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있어야 지구촌의 미래가 그나마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기후가 이상하게 변한다는 건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구체적인 통계 수치에 의해 뒷받침되는 주장입니다. p67에 보면 크리스토퍼 밀리 교수 같은 분은 "예측 가능했던 변수에 기초한 '정상성'은 이제 죽었다"고까지 말합니다(저널리스트인 마크 샤피로도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합니다). 과거부터 안정적으로 쌓여 왔던, 기후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무엇이 정상이고 평균이다" 같은 어떤 기준, 합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다는 소립니다. 세계 곳곳에서 정도를 넘는 폭우, 폭염 기록이 매년 깨지며, 우리 나라 같은 경우도 전통적으로 여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서울, 부산보다 대구가 더 낮은 기온을 기록하는 등 우리가 상식으로 여겨 온 사항과 반대되는 일이 속출합니다. 정상이 무엇인지 알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며 살아 온 동물(사람 포함)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당장 건강 보건 문제에도 큰 영향이 끼쳐지죠.


작년에는 중국 창장(양쯔강) 유역에 폭우가 쏟아지며 싼샤 댐이 무너진다 아니다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중국은 유독 수해로 큰 상처를 입었으며, 이 때문에 한국 건설 업체, 중장비 제조 업체의 주가가 오르니 안 오르니를 놓고 주식시장이 출렁이기도 했습니다. 남의 나라 물구경 하듯 할 게 아니라 책에는 2020년 한국에서 얼마나 (예년에 비해) 많은 비가 왔으며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는지도 자세히 나옵니다. 이른바 게릴라성 집중 호우라는 건 1998년 이후 한국에서 부쩍 자주 관측되었는데 당시에는 한국의 난개발 풍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의견이 달라졌죠.


아무래도 우리가 지구에 저지르는 짓 중 가장 나쁜 것은 화석연료의 남용입니다. 이 때문에 지구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고 자외선 침투가 증가하며 피부 질환이 늘어난다는 건 저희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도 다 배운 바입니다. 아까도 보니 배우 휴 잭맨이 피부암 재발 때문에 고생한다는 뉴스가 있더군요. 그 슈퍼스타가 어디 돈이 모자라서 치료를 못 받겠습니까. 의학으로 치료 가능한 것도 한계가 있는 거죠. 이산화탄소의 농도도 증가하여 온실 효과 때문에 온난화가 유발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조천호 박사의 걱정스러운 진단이 p33에 자세히 나옵니다. 


요즘은 햄버거 등에 들어가는 쇠고기 때문에 기업적 사육이 늘어나서, 방목된 소들이 뀌어 대는 방귀 때문에 메탄 가스가 급증하여 온실효과가 더 악화된다는 이야기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옵니다.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한때는 이런 주장이, 기후 위기론자들 주장의 비과학성을 노출한다며 우스갯거리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추장이 최초 제기된 게 2006년이며, 2014년 UN 보고서에서 이 주장 속의 메탄 가스 타령이 더 이상 농담 소재가 아니라 심각한 위협 요소임이 증명되었습니다(p32). 이에는 물론 방귀뿐이 아니라 사료 재배와 방목을 위해 벌어진 삼림 파괴도 한몫을 합니다. 여튼 우리가 건강에도 안 좋은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것에도 다 반(反) 환경 요소가 포함되었다는 점은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기성 저자는 머리말에서 "영국의 NGO인 기후행동추적에서 우리 나라를 '4대 기후 악당 국가(climate villain)'로 뽑았다(p7)"고 합니다. 제가 구글에 찾아보니까 5년 전인 2016년 Climate Action Trackers라는 단체가 사우디, 뉴질랜드, 호주 등과 함께 그렇게 "선정"되었다고 나오네요. climate villain까지만 검색창에 쳐도 서제스천으로 코리아가 함께 나옵니다. 아마 한국인들이 "정말인가?" 하면서 많이 찾아 봐서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경위야 어찌되었든, 또 저 단체의 영향력과 공신력이 어느 정도이건 무관하게, 어떤 기준에 의해서건 한국이 기후를 망치는 악당으로 꼽혔다는 건 부끄럽게 여길 만합니다. 올바른 지적은 (설사 과장된 면이 있다 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후가 좋아져서 얻는 이익이 과연 누구 것이겠습니까. 공부해서 남 주는 게 아니듯 기후가 좋아지면 그 덕은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보게 마련이죠. 


온난화는 지표에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해수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성화, 양식 증가, 어류 남획 등으로 인해 이처럼 해수의 온도가 증가한다고 하네요. 해상 생태계 회복이 급선무이며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 → 해수 온도 상승 → 지구 온난화 악화 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p91)


기후이상은 가뭄도 부추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책에서는 T S 엘리엇의 명언을 인용하며 "가뭄은 지구의 죽음이다."라고 합니다(p118). T S 엘리엇은 물론 "4월은 잔인한 달"을 노래한 그 시인인데 저 인용구가 절묘한 이유는 영어로 earth가 지구라는 뜻 외에도 "토양"이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가 안 오면 토양이 죽을수밖에 없고 사하라 사막이 이미 1980년대부터 돌이킬 수 없는 확장세를 겪는 것도 다 경작지의 무분별한 증가 때문이었습니다. 


p190에 보면 1980년에 개봉되었다는 영화 <블루 라군>이란 영화가 언급됩니다. 이 영화는 매우 아름다운 해저, 또는 무인도의 풍광이 담겨진 데다 슈퍼스타 브룩 실즈의 전성기 몸매가 잘 표현되어 많은 화제가 되었고들 하죠. 하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무분별한 노출이 크게 문제될 만한 장면도 많았는데... 시대가 바뀌면 당시에는 정상이었던 게 지금은 야만으로 분류되어 지탄과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튼 책에서는 사산호초 군집의 패턴을 통해 당시 기후를 역추적하여 많은 도움을 얻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12세기에는 지금보다 엘니뇨 현상이 훨씬 덜했다고도 합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아마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다." 얼마나 섬뜩한 선언입니까? 이 말이 현실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부터가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가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우리부터가 즉시 지구에 대한 폭행, 테러를 멈춰야 하겠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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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씁니다 - 어쩌면 글을 쓰고 싶은 당신이 가장 궁금해할 현실작가 이야기
고혜원.민선이.지미준 외 지음 / 포춘쿠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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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의 고통이란 우리들 일반인이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걸 만들어내고, 게다가 기존의 문법에 어긋나는 바는 없는지도 따로 검토해야 하며, 독자나 팬들을 실망시키지도 않아야 하니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그런 작가분들도 때로는 약한 모습 솔직한 마음 다 드러내며 우리 독자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무대에서 그 많은 대사를 외우고 멋진 연기까지 (수십 명에서 백여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 내어야 하는 배우들도 힘들고, 연출자도 정말 어려운 직분이겠지만, 희곡을 쓰는 작가 역시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역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민선이)는 지금도 무대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떻게 글을 써야 공연이 가능한지 잘 모른다.(p33)" 겸손의 말씀이실 터이며, 그만큼 희곡 쓰는 일이 자신의 역할에 오롯이 몰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문제는, 이퍼브(epub)라는 포맷을 만드는 코딩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이었다.(p60)" ,확실히 요즘 세살은 글재주가 설령 아무리 좋고 번역 실력이 탁월하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미준 작가님처럼 인터넷 1세대답게 HTML이나 다른 도구를 능숙히 다루는 면이 있어야 두각을 나타내거나 더 큰 쓸모(...)를 증명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다른 분이 쓴 글로, 책 뒤 p120에 보면 "생계형 문어발"이란 말도 나옵니다. "기회란 것은 정말 존재한다." 아무리 현재가 힘들어도, 이 말씀처럼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부지런히 재주를 연마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의 날이 올 것입니다. 


"같은 1%라도(=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분모가 큰 1%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p90)" 시나리오 작가 고혜원님의 말입니다. 신춘문예(한경)에도 당선되고 여러 기회를 모색하던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여럿을 말합니다. "어디에 소속되지 못하고 붕 뜨는 것" 저는 이 글을 읽고 이런 식으로 "작가 계약"을 한다는 게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영특한 돌고래를 좋아한다며 오늘도 기회를 잡으려고 애 쓰는 여러 예비 작가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쟤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무수히 많은 무명작가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언젠가 유명작가가 되려는 꿈에 고달픈 오늘을 견딜 것입니다. "영원히 무명작가로 남은 채 생을 마감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유경 작가는 "존버는 승리한다(p112)"는 믿음을 버리지 않습니다. 꼭 작가가 아니라 해도, 누구나 좀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하고 싶은 건 영화였습니다.(p136)"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스무 고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스무고개는 수수께끼를 가리킨다기보다, 인생의 여러 고비, 혹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등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박상영 작가는 제법 긴 이 글에서 "그 순간들"을 회고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순간들, 잊혀지지 않는 기로가 되었던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이들도 사람이고 자사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이니 포용해야 한다.(p149)" 광고 작가는 생각에 잘 안 맞아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 많습니다. 


"웹툰 글작가라는 소개를 듣자마자 보통 감탄과 함께 네이버인지 카카오페이지인지 물어온다.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면 삼성이냐고 묻는 것과 같다.(p169)" 수익이 얼마인지 묻고 기안84 같은 사람을 아느냐고 물은 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안 들리면 "경이롭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그럼 그렇지. 그 정도쯤 되는 사람이 여기 왜 있겠어'라 말하고 있다." 모든 직업은 그 나름의 고충이 있고, 어떤 직업은 마땅히 넉넉한 보수도 못 주면서 그 나름의 곤욕과 고충만 부가로 안깁니다. "이야기에는 각각의 옷이 있다." 많은 직간접 체험을 얻고, 그로부터 얻은 감흥을 아름답게 간직한 이가 얻은 깨달음일 수도 있겠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작가를 결심케 했다(p211)." 앞에서 아노 작가는 "상상이 내게 한 짓"을 얘기했지만 백민규 작가는 병으로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식을 작가가 된 계기로 떠올립니다. 이 글에서도 계약 작가의 일이 자세히 언급되는데 세번이나 도전하고도 결국 실패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작가가 되려는 분들은 현직 작가가 털어놓는 이런 고충과 어려움이 담긴 이야기를 읽고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앞에서 아노 작가는 "현실 작가에게 권선징악은 없다"고도 했는데, 작가가 특별히 더 그런 직업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어느 직업, 어느 영역에서도 권선징악 같은 건 없습니다. 더 약고 더 악랄한 이가 과실을 챙겨 가는 게 흔할 뿐이죠.


"대학원에서는 작가의 작품을 써야 한다면, 회사에서는 관객에게 보일 작품을 써야 한다.(p243)" 이 역시 모든 작업, 직업에 고루 적용되는 이치입니다. 사회는 대중에게 팔아먹을 상품을 만들어내는 회사, 회사로 가득합니다. 안 팔리는 상품만 만드는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고 쓸만한 아이디어를 못 안출하는 직원은 짤릴 수밖에 없죠. 정다워 작가는 "(언어로부터) 도피하듯 떠난(p252)" 베트남에서 사이공이나 호치민(아 참, 같은 곳이죠 ㅎㅎ)을 미아라는 여성, 같은 또래라 연대감이 더 컸을 미아의 안내를 받으며 여러 체험을 합니다. 회전율이 높던 어느 가게, 맛있는 바인쎄오... 특정 순간에 내 미뢰를 잠시 자극하고 지나간 어느 짧은 맛도 알고 보면 다 나의 무엇을 형성하는 귀한 손님이자 선물이죠. 


"그전에 누가 뭐라해도 나는 내 소설이 재미있었다.(p281)" 이런 생각이 자기 도취에 그치는 게 아니라, "누구나 내 책을 쓰고 가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데까지 가면 정말 생산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작가는 특별한 직업,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펼쳐 내고 공유할 수 있게 돕는 직업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작가분들이 이처럼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은 책은 재미있고 유익하고 고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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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혁.조은희.김태형 지음 / 해커스공기업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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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세대와 요즘 세대를 가를 수 있는 기준 중 하나가... "면접은 그저 요식행위이며 필기 고득점이 중요" 정도로 생각하면 구세대, 그렇지 않고 면접이 진짜 핵심이라고 여긴다면 요즘 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면접이 요즘은 중요하며, 면접 일반이 아니라 공기업, 사기업, 공무원(5급~9급) 등 채용 분야에 따라서 원하는 인재상이 다 다르니 그에 맞게 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공기업, 공공기관, NCS의 경우 면접을 통해 뽑고자 하는 인재상 자체가 다릅니다. 어떻게 다른가? 그에 대해 이 책 p11에 저자님의 개인적인 회고담을 통해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분이 직접 가르쳐 건보공단에 입사한 어느 분이, NCS 기준이 대체 무엇이며 공기업, 공공기관의 채용 기준은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침을 듣고자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저자분이 이 대목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는 내용, 또 관련 자료가 pp.11~15에 나오지만(그 이후에도 나옵니다), 핵심만 요약하자면, 사기업의 인재상은 통합형 능력이요, 공공기관 공기업에서는 직무별로 잘 나뉘어진 적성과 역량을 요구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공공기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4대 역량은 p14에 그래프로 나옵니다. 그것을 비중별로 나열하자면 1) 문제해결능력 2) 대인관계능력 3) 전공기술능력 및 회사이해 4) 의사소통능력 등입니다. 


 

우리는 특히 사기업 등에서 압박면접 등을 널리 실시한지 십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면접이라 하면 모두 그런 식으로 실시되는 줄 압니다. 그러나 선진국 학계, 기업 등에서 개발한 면접 모형은 실로 다양하며, 이 책에서 특히 NCS 면접 유형이라고 해서 역점을 두어 설명하는 부분은 우리가 상식으로 아는 면접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런 것도 모르면서 기존의 구태의연한, 또 성격이 전혀 다른 면접 요령을 두고 모든 경우에 다 통할 것처럼 설명하는 태도는 무책임할 뿐 아니라 무지의 산물이기까지 합니다. 

 

역량 기반 구조화 면접, 이것이 특히 NCS 면접에서 가장 크게 염두에 두었다고 파악되는 모형인데, 이 모형에서 핵심이 되는 건 "꼬리 질문과 그에 대한 기대행동"입니다. 면접 중에서는 딱히 어떤 정답을 기대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응시자가 보이는 창의성과 확신, 성실성 등이 표현되면 그대로 합격 처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NCS 모형은 다르다는 겁니다. 면접관은 이 인재가, 해당 기관이 요구하는 자질과 역량을 과연 갖추었는지 파악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래서 어떤 질문을 던지면, 응시자의 대답을 1~5점으로 평가합니다. 이렇게 세분화하여 점수를 매긴다는 건, 면접관이 NCS 모형에서 기대하는 정답이 분명히 따로 있다는 거죠. 응시자가 대답을 하면 그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시 답을 던집니다. 

 

이렇게 해서 해당 응시자의 인재 특성, 직무 역량 등을 입체적으로 파악합니다. 저자는 처음에 과연 이 방식을 통해 해당 기관이 원하는 인재상을 정확히 걸러낼 수 있겠는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었으나 현장에서의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이것이 분명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응시자들은 이 점을 분명히 알고, 기관별로 NCS 면접이 원하는 인재상이 분명이 따로 존재한다는 걸 명심하고, 면접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널리 쓰이는 면접 방식 중에는 토론형이 있습니다. p49에서 이런 토론 면접에서는 수미상관(쌍관) 구조 답변을 권한다고 하는데, 일단 주장을 하고(A) - 근거(기본, 현용, 판단력 정보)를 제시한 후(B) - 다시 정리(A)하는 식이라고 합니다. 이 양식에 맞추지 않으면, 아무리 어떤 사람이 확신을 갖고 당당한 태도로 유창하게 답을 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독자로서 이 책을 읽고 경각심이 바짝 든 건, 수험생이 아무리 주관적으로 "면접만 가 봐라, 나의 확신, 당당함으로 판을 뒤집어 놓으시겠다"라고 여겨 봐야 해당 면접관들은 준비한 답을 기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상이 어디 나만의 원맨쇼를 구경하러 대기하는 팬클럽이겠습니까. 꿈을 꾸기 전에 먼저 주제 파악을 하고, 그 다음에 구제적인 목표를 정하고 전략을 짜야 하는 거죠. 응시자도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하고, 교재의 저자, 강사분들도 변화하는 출제 경향에 맞추어 이처럼 연구를 하고 그에 따른 결과로 우리 응시자들을 이끌어야 하는 겁니다. 

 

p64에 나온 다음과 같은 예를 보십시오. "본인 스스로 편법이 아닌 원칙을 지킨 사례를 말해 보세요. - 네 저는 편의점 알바를 할 때, 남들이 다 대충 하는 걸 저는 철저히 민증 검사를 했습니다." 이런 건 worst 답변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왜냐? "편법 - 원칙"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는 허용이 되는 걸 가리키며(예: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는 차를 피해 좌측 통행), 편의점에서 미성년자에게 민증 검사를 안 하는 건 편법 정도가 아니라 이미 "불법"이기 때문이죠. "아무도 안 보았지만 음주운전을 하지 않고 대리기사를 불렀습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 책은 면접포트폴리오를 철저히 준비할 것을 가르칩니다. 내가 지금 취업하려는 기관, 기업 등이 어떤 철학과 목표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파악하는 건 생각보다 단기간 안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리서치를 하고 이미 이 기관의 직원이라고 생각하며 기안을 올린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아직 "나만의 자신감!" 운운하며 임기응변으로 다 때우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백전백패할 자세입니다. 어디 사회가 그리 만만하겠습니까?

 

면접시 외양은 이마가 보일 정도로는 다듬으며, 색은 갈색을 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아무리 개성 존중 분위기라고 해도). 흰색 셔츠, 푸른 넥타이 정도가 무난하며, 지나치게 고급이 아닌 정장용 시계, 깔끔한 스틸이나 짙은 가죽 스트랩을 권한다고 합니다(p129). 드레스코드는 생각보다 중요하므로 괜한 모험은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pp138~139에 성별에 따라 다른 자세, 인사 각도 등이 나와 있으므로 꼼꼼하게 읽고 입실해야 하겠네요. 

 

모르는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실 이에 대한 답은 없죠. 원칙적으로 불합격했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정말 죄송한데 그 대신 이와 비슷한 답을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최대한 공손하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면접관에게 그나마 최대한 낮지 않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p157).

 

이 책의 가장 유익한 점은, "나의 매력과 장점을 최대한 어필할 수 있게" 23개 캐릭터 유형을 제시하여 그 중 가장 나와 비슷한 유형을 골라 대비할 수 있게 한 점입니다. 또 파트포에서 기관별, 기업별로 자주 묻는 문제를 모두 수록했으며, 특별부록에서 AI 면접 대비 요령을 따로 정리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NCS와 공기업에 특화한 면접 스킬은 이 책 한 권으로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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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쉽게 합격하는 공기업 논술 - 신용보증기금·금융감독원·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대비ㅣ주제별 최신이슈 및 모범답안ㅣ시사상식&공기업 채용 트렌드 강의 제공
윤종혁.최수지 지음 / 해커스공기업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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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대입 논술부터 해서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대학을 논술 전형으로 합격한 이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기업 논술은 성격이 매우 다릅니다. 따라서 공기업 입사 전형 시험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전문가의 강의, 또 교재를 봐야 최소한의 효율적인 노력으로 합격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자주 개정이 되는 교재가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공기업 논술에 대해, 책에서는 일단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요구한다고 합니다(p11). 대입 논술, 특히 자연계 논술(수학, 물리, 화학 등)과는 이런 점에서 크게 다릅니다. 전문적으로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지식을 쌓는 편이 일단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두번째로 논리적 사고를 중시한다고 합니다. 이 점은 아마 "논술"이라는 타이틀을 건 모든 전형이 공통이겠습니다. 앞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무 체계 없는 지식을 잡다히 나열한다고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다음으로, 이 책에서는 공기업 논술 전형이 "추론 과정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논리에 비약이 있어서는 안 되고 어떻게 해서 그런 결론이 도출되는지 차근히 꼼꼼하게 서술해야 그 결론과 주장에 타당성이 갖춰진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기업에 관한 지식을 항상 체크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공기업 중 한 곳인 서민금융진흥원이 소득 양극화에 대한 원인과 (해당 기관의) 기능에 대해 논술하라고 했을 때, 자신이 취업하겠다는 기관의 하는 일과 성격을 모르면 애초에 이런 논술 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쓸 수 없습니다. 논술은커녕 단답형도 어려울 것입니다. 


 

보통 논술 교재들의 경우, 어떤 총론이 부족하고 모범 문제, 모범 답안만 잔뜩 실어두곤 합니다. 이러면 기출문제나 예상문제를 외우라는 것밖에 안 되는데, 그래서는 최근 경향에 대비하기 어렵습니다. 또 이치를 알고 개별 상황에 적용하는 게 진짜 지혜이지, 어떤 답안을 통으로 외워서 무작정 토해 놓는 건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과는 전혀 거리가 먼 행태입니다. 

 

이 교재를 공부하고 제가 가장 좋았던 점은, 책의 파트원과 파트투, 책 전체 분량의 23% 가량이 "논술 작성 방법에 대한 총론"으로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물고기를 대신 잡아서 먹여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 자체를 가르쳐 준다고나 할지.


 

본론을 쓸 때에는 단락을 적절히 나누어 전략적으로 구성하라고 합니다(p31). 같은 내용을 반복하지 말고, 단순 정보의 나열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쓰되, 논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내용만 쓰라고 합니다. 공기업 논술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추상적인 용어를 가급적이면 구체적으로 풀어 쓰고, 비유, 상징, 함축적 표현은 문학과 달리 논술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조언합니다. 응시자들이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입니다. 

 

p36에 보면 본론에서 언급하지 않은 새로운 주제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감정평가사 시험의 2차 모범 답안을 보면 결론 부분에 "여론(餘論), 보론(輔論)" 등을 집어넣어 마지막에 약간 다른 사항을 언급하며 자신의 지식을 확인시키는 기법도 있는데, 이런 것은 시험의 성격이 다르므로 공기업 논술에서는 시도해서는 안된다는 뜻이겠습니다. 

 

p46 이하, 파트쓰리부터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됩니다. 첫 논제가 "포스트 코로나"인데 작년 2월경에 코비드19가 발발했으므로 올해에 충분히 출제될 만한 문제입니다. 이 책은 일단 시사 지식과 사회 추세에 대한 (공신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줍니다. 그 자체가 논술 답안이라는 게 아니라 이런 지식과 분석을 답안에 활용해서 쓰라는 거죠.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해도 해당 이슈에 대한 지식과 (그에 대한 이 사회의 보편적인 컨센서스의) 방향을 알지 못하면 동문서답이 되기 일쑤입니다. 교재에 나온 분석은 편향적인 게 없고, 적어도 논술 채점 위원들의 대략적인 시각이 그렇다는 걸 알고 답안에 충분히 반영해야 하겠습니다. 

 

아 교재는 이렇게 지식 사항과 분석을 충분히 알려 주고, STEP3에서 "모범 답안"을 제시합니다. 내가 쓴 답안과 모범답안이 어떻게 다른지 꼼꼼하게 대조해야 합니다. 아 이런 부분을 보강해야 하겠구나, 이런 부분은 안 쓰는 게 낫겠구나 하며 나의 답안에 자족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문제 풀이의 전과 후의 실력과 개성이 달라져야(발전해야) 그게 참된 공부입니다. 

 

"교육의 변화" 같은 것도 공기업 논술에서 단골로 출제되죠. 특히 이 교재에서는 코로나 이후 한국 교육의 실태와 구조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정리합니다. 공기업뿐 아니라 한국에는 교육부 산하, 관련 공공기관이 무척 많으며 이런 기관에서 시행하는 논술에 출제되기 매우 적합한 논제라고 하겠습니다. 

 

p86에는 "허위합의편향사회"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이 말이 낯선 사람도, "확증편향"에 대해서는 자주 들어봤을 것입니다. 일단 내가 옳다고 생각한 바가 생기면, 그에 반하는 어떤 증거나 주장도 다 그릇된 듯 들리며, 이런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기존에 알던 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 교재에서는 확증편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류 미디어가 (무슨 의도에서건 간에) 우리 사회의 합의사항이 이리 정해졌다고 허위로 결정하고는 이를 자체 파워를 빌려 대중에 강요하는 현상을 경계하는 취지입니다. 미디어 관련 공공기관은 꽤 많으므로 해당 기관에 취업하려는 이들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입니다.

 

"한국형 뉴딜"은 특히 작년(2020)에 주식시장을 비롯 여러 분야에서 큰 이슈와 반향을 몰고 왔습니다. 그런데 말은 자주 들어봤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향성과 정책연관으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지 각론을 물어 보면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확장, 민관 합동 사업 등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를 정확히 알고 나서야 유효한 답안을 잘 작성할 수 있겠네요. 데이터 경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p117에 특히 유용한 지식이 많이 나옵니다. 

 

후반부에는 스마트시티, 수소경제, 4차산업혁명 등 익숙한 주제가 나옵니다. 아무래도, 이런 주제들은 언제 어느 기관, 어느 기업 시험에서도 논술 주제로 출제될 수 있겠으므로 철저히 알아 두어야 합니다. p175 이하에는 특히 공공기관, 공기업의 의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담은 자료가 나오는데 시험 합격을 위해서는 이런 오랜 고민의 결과물에 깊이 공감하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할 듯합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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