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비즈니스 영어 - 억대 연봉 글로벌 인재들의: MP3 음원 제공
Hyogo Okada 지음 / 베이직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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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손짓 발짓 섞어가며 문법에 맞지도 않은, 단어만 간신히 이어붙인 걸 영어랍시고 해도 상대방이 애써 이해해 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이 책 p5, 6에 나오는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나 딜로이트 같은 일류 조직에서 그런 식으로 소통을 시도하다간 어떤 결과를 맞는지 이 책 저자가 잘 알려 주고 있네요. "회화는 문제가 없었는데..."  사실 회화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본인이 그걸 몰랐고 상대방이 너그로운 마음으로 (참아 주고) 이해를 여태 해 줬다는 것뿐입니다. 


우리도 외국인들이 엉터리 한국말을 해도 다 너그러이 받아 주지 않습니까. 이런 게 격식을 갖춰야 할 자리에서는 전혀 안 통한다는 것뿐이며, 그런 자리에 가야 할 필요가 있는 이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어를 구사할 필요가 있겠죠. 물론 본인이 탁월한 아이템을 갖추었다면 상대방을 이쪽 기준에 맞추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보다 차라리 고급 영어를 새로 배우는 편이 쉬울 것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을 경우"에는 이 책 p8에 (바람직하지 못한 예시로) 나오는 대로 Once more, please?라고 했다간 상대방의 표정이 안 좋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please 역시 결국에는 명령에 섞는 말이므로 이 경우 큰 효과를 못 내겠으나, 더 큰 문제는 Once more에 있을 듯합니다. 이건 명백히 명령투이니 말입니다. Sorry?도 사실 발화자의 표정이 나쁘면 무례하게 들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첫째 활용 가능한 구문을 많이 알아 두고 사용할 것, 둘째 상대를 배려하고 정중히 대하는 표현을 주로 쓸 것을 우리 독자들에게 권유합니다. 우리말도 존대 표현이 그렇게나 발달한 게 결국은 처음 보는 상대, 혹은 공적인 일로 만나는 이들을 정중하게 대하려는 고려에서 비롯했겠죠. 저자가 강조하는 이 원칙들만 마음에 잘 새겨도 학습의 능률이 크게 오르고 실전에서도 효과릃 톡톡히 볼 듯합니다. 


우리말에만 경어 표현이 잘 발달되었다고 착각하기 쉬우나, 영어야말로 어휘 사용을 통해 세심하게 상황에 따른 표현을 하는 영어이므로 함부로 경우에 맞지도 않은 말을 쓰다가 큰코다치기 쉽습니다. 우리말은 어휘도 어휘이지만 문법이나 어미, 접사의 기능이 크지만 영어는 어휘의 뉘앙스가 그 구실을 다 대신하다시피하므로 네이티브라고 해도 자라온 환경이 나쁘면 이걸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지인 기준으로 나는 이게 통하던데 이렇게 구는 게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고 생각하고 겸손하게 배워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에조차 (한국 식으로)  우물쭈물하고 소극적으로 구는 건 또 안 됩니다. 그러면 결국 자신만 손해 볼 뿐이죠. 


"네이티브에게는 조금 과하다 싶은 표현도 외국인이 하면 잘 통하는 수가 있다.(p9)" 어떤 책 저자를 보면 "이런 튀는 표현을 써 봐야 '이 사람은 직업이 코미디언인가?' 같은 냉소적 반응이나 얻는다"고도 합니다. 저는 그 말에 반대하고, 실제로 이렇게 해 보고 주변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본 이 책 저자님처럼, 너무 판에 박힌 말만 할 게 아니라 긍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다채로운 표현(p47)을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설령 좀 과해도, 말하는 사람이 우리 외국인이니만치 너그럽게 봐 주지들 않을까요? 


"상대방이 뭔가를 묻는다면, 같은 질문을 나한테도 해 달라는 신호일 수 있다(p65)." 우리도 사실 이런 이치는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보면 친한 사람끼리는 별의별 소리를 다 하다 선을 넘고 싸우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하고는 아예 말을 안 하니 이게 잊기 쉬운 원칙이 아닐까 싶습니다. "Any great news?" 같은 표현은 상대에게 뭘 묻거나 할 때 꺼내기 좋은 말이라고 합니다. 이걸 딱딱하게 "Do you have some....?" 같은 딱딱하고 어색한, 번역기에 돌린 듯한 콩글리시보다 훨씬 좋을 것 같아요. 또 우리는 news라고 하면 TV나 신문에서 보는 아티클 같은 것만 생각하는데 훨씬 쓰는 범위가 넓습니다. 


"Could you clarify your...?" 이런 표현은 확실히, 우리가 이른바 "회화"니 "생활영어"니 하는 교재들에서는 드물게 배우는 표현입니다, 더 격식을 갖추자면 amplify도 쓸 수 있겠죠. 그러나 상황이 상황일 때에는 이런 말도 쓸 줄 알아야 하며, 이것이 이른바 1950년대 슈사인보이 잉글리시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겠지요. 예전에 제가 전철역에서 어느 젊은 여성분(모르는 사람)이 외국인과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여성분이 "The data is manipulated."라고 하자 상대방 원어민이 What?하고 흥분하여 대꾸하더군요. 이게 아마 그 여성분 직급에서 그리 단정하듯 말할 수 없는 성격이라고 (상급자인 듯한) 그분은 생각했었겠죠. 제 생각에는 "I think"나 "In my opinion"를 먼저 붙인 후 "compromised"나 "fixed" 같은 표현을 썼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저도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는 입장이긴 했지만... 


모른다고 했을 때 I don't know라고 하면 너무 잘라서 말하는 투라고 합니다(p209). not sure 같은 표현이 낫다고 하며, guess나 assume 등 조금이라도 뒤에 뭘 붙여서 설명할 수 있는 동사를 쓰라는 게 저자의 권유입니다. 물론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말로 모르겠거든 I don't have the slightest idea 같이 분명히 나의 무지를 상대에게 밝혀 줘야겠죠. 중요한 건 내 의사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노력이겠습니다. 


저도 의외로 참 자주 만나는 표현이, authorize라는 동사였습니다. 이 책 p238에서 이야기하듯, I'm not authorized to 동사원형이라고 하면 "저는 그렇게 할 권한이 없습니다."라는 뜻이 되죠. 물론 나뿐 아니라 상대를 책망할 때도 이걸 쓸 수 있습니다.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를 합니까?" 같은... 이게 예의는 없지만 상항이 이 정도까지 가면 예의를 고려할 환경 자체가 아니겠죠. 그리고 p266에도 나오지만 영어권에서는 직장의 상급자나 아이의 부모가 "I am proud of you."라는 표현을 상황에 따라 참 적절히 씁니다. 책에선 이게 최고의 칭찬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책에선 하급자도 상급자에게 쓸 수 있다고 하는데 뜻을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죠. p286에 나오듯 let, have, get, make 등이 미묘하게 다르므로 잘 모르겠거든 have를 쓰라고 합니다. 


영어 역시 어떤 기계처럼 내 의견을 전달해 주는 장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담긴 언어입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만 제대로 갖추어도 큰 실수는 면하겠습니다. 또 이 책을 읽고 느낀 건 결국 영어는 어휘력에 달려 있으므로 꾸준히 익히는 게 첫째 방법이며 구문을 잘 익혀 쉴새없이 응용하고 발휘해 보는 게 최고라는 점이었습니다. 구문이 다양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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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23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