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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1등 연산 100칸 계산법 뺄셈 편 - 6~8세 ㅣ 예비초등 수학 2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1년 4월
평점 :
저자는 가게야마(陰山)히데오(英男), 가게야마 연구소 대표입니다. 일본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교수이기도 했던 이분은 "100칸 계산법"의 창안자인데, 이게 실제로 일본에서 여러 아동들에게 교습하여 큰 효과를 본 방식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이른바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 해서 창의력과 상상력, 연결 능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말도 많죠. 그러나 아무리 창의력이 뛰어나도, 이를 뒷받침할 기초적인 연산, 계산 능력을 제때 갖추지 못한다면 그 창의력이라는 게 얼마나 겉으로 발현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특히 산수, 수학 정규교과과정에서 요구하는 뺄셈, 곱셈, 나눗셈 등은, 예를 들어 2학년이면 2학년, 3학년이면 3학년에 다른 아이들만큼은 능숙히 해 내게 도와 줘야 하죠.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고 와도 나중에 혼자 힘으로 해 내지 못하면 부모님이 도와 줘야 합니다. 요즘은 이런 것도 "(가정 내) 피드백"이라 부른다는데 피드백이 뒷받침되지 않는 아이 공부는 앞으로 발전이 이뤄지기가 매우 힘듭니다.
예전에 나이 많은 세대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 주산학원, 속셈 학원 같은 곳을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이때 학원에서 가르치는 기초 개념 중 하나가 "보수(補數)"라는 것인데, 예를 들면 3의 보수는 7, 그리고 2의 보수는 8, 또 4의 보수는 6, 뭐 이런 식입니다. 더해서 10이 되는 상대방 수를 가리키는 거죠. 아무리 뺄셈을 어려워해도 이 정도 개념은 어떤 아이에게도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보수"라는 개념을 따로 쓰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이걸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계산을 쉽게 접근시킵니다.
p7을 보면 가로 두 구역, 세로 두 구역으로 이뤄진 네모 상자를 제시하여, 윗줄에는 파란색 숫자, 아래 왼쪽 줄에는 빨간색 숫자를 써 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후, 빨간색 숫자에서 파란색 숫자를 빼게 한 후, 그 결과를 큰 구역 안에 써 넣게 합니다. 빨간색 숫자, 파란색 숫자 모두 한 자리 숫자이며, 이 정도는 어떤 아이라도 어려움 없이 해 냅니다. 책에서는 이걸 "1칸 뺄셈"이라 부릅니다.
바로 이 "1칸 뺄셈"이, 앞으로 이어질 계단식 뺄셈, 10칸 뺄셈, 30칸 뺄셈, 50칸 빨셈, 100칸 뺄셈 등의 기초가 됩니다. 일본 민담에서, 마당에 작은 나무 하나를 심은 뒤, 그 나무가 아주 조금씩 자라는 동안 매번 뛰어넘는 연습을 하여, 나중에는 몇 척 높이로 크게 자란 나무도 붕붕 뛰어넘을 줄 알게 된 어느 무사가 둥장하는 게 있습니다. 물론 신체능력에는 임계치라는 게 있으므로 조금씩 증분하는 방식이 무한정 일반화할 수는 없겠으나, 이 민담은 "조금씩 단계를 높여 나가는 연습의 무서운 힘"을 비유적으로 설명합니다. 1칸 뺄셈이 쉬워지면 계단식으로 나아가고, 계단식도 잘 하게 되면 10칸, 30칸, 급기야 100칸으로 차차 레벨을 높여 자신감도 키우고 계산 실력도 완성하게 됩니다.
p15를 보면, 가로 열 줄, 세로 두 줄 박스에 먼저 앞의 수(예를 들어 11)만큼 파란색을 칠한 후, 뒤의 수(예를 들면 9)만큼 빨간 금으로 지워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남은 칸이 두 칸이며, 그래서 답이 2가 됨을 아이한테 아주 쉽게 이해시키고 있네요. 머리가 좋은 애들은 이렇게까지 계산과정을 도해화하지 않아도 잘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애들(머리가 늦게 트이는 애들 포함)은 이런 과정을 보여 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사진처럼 다른 보조 도구 없이 숫자와 연산기호만 제시된 "시험 문제 유형" 앞에서도 떨지 않고 능숙히 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제 10칸 뺄셈으로 난도를 좀 높여 보십시오. 마치 아이들에게 한글을 깨치게 할 때, 가로줄에 자음(닿소리), 세로줄에 모음(홀소리)들을 나열하여 이를 조합한 글자 하나하나를 정확히 발음하게 하는 그런 도표들과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아이가 뺄셈을 못한다고 마구 다그치기만 할 게 아니라, 계산의 모양을 이해하기 좋게 만들어서 아이가 그 이치를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게 도와야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