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정면돌파 - 소신이 답이다
박신철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군에서 필수적으로 갖추어할 교육, 구보, 사격의 세 가지를 잘할 수 있는 자질이 있었나 보다. 폐활량이 좋아 웬만한 구보에는 땀도 안 났고...(p42)"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도 남다른 근성으로 결국은 이겨내고 주위의 인정을 받는 타입은 확실히 따로 있습니다. 저자님의 경우 어렸을 때 고아원에 맡겨지고 아주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등 각별한 시련이 있었으나, 참으로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 사회 요직을 거치고 결국 성공한 인생을 일궈낸 분이더군요.

저 위에 인용한 문장처럼, 저자분은 보통 사람을 (적어도 몇 가지는 확실히) 능가하는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갖고 태어난 분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아마 "아 나도 저분처럼 체력, 체격이 강건하게 태어났다면..."이라며 자기 합리화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 체력만 강하게 태어나거나 하면, 대개는 좋지 않은 길로 빠집니다. 저자분처럼 사회에서 비교적 선망 받는 코스를 밟아 남들 부러움을 사는 각광 받는 길을 걷지 못한다는 겁니다.

한편으로, 뛰어난 머리를 갖고 태어났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았을 거라며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진득하게 앉아 공부하는 습관을 못 들여 좋은 대학을 못 나오고, 결국은 순간의 잔머리를 굴리는 데만 적성을 붙여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결국 자기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나쁜 꾀를 뿌리는 데만 눈길을 돌리고 결국 제 인생을 망칩니다. 결국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건 주어진 조건,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는 것, 이 책 저자님 말씀처럼 현실에 기반을 두고 근성 있게 위기를 얼마나 정면돌파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대체로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들 중 특히 남성들은, 그 힘들다는 군 생활을 잘 보내는 사람이 많더군요. 또 평소에는 공부를 진절머리 내며 싫어하다가, 이런저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후임, 선임들과 만나면서 새로 인생에 눈을 뜨고 심지어 공부에까지 취미를 들이고 각오를 다집니다. 저는 예전에 읽었던 어느 수기에서 전역할 때 "우리 사단 보물 나간다!" 소리를 듣기까지 했던 어떤 분이 생각 납니다.

이 저자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이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군대를, 가뜩이나 힘든 판에 전역까지 늦게 하고 장기하사관 복무까지 마쳤다... 이건 뭐, 남의 사연으로 들어도 넌덜머리가 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자분은, "전화위복이 되었다(p52)."고 말합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저력이 있는 이들의 태도가 다 이와 같습니다. 되는 사람은 이래서 되는 겁니다.

신청글에서 저는 "같은 부산 출신으로서 제목에서 드러나는 근성에 공감합니다"라고 말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 읽고 보니 저자분은 경기도 연천 출신이었습니다. 군복무까지 마치시고 나서 부산 수산대에 입학하신 거더군요. "세상 어디라도 배를 타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마도로스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후임에게서 듣고 그리 결심한 거랍니다. 사실 이 저자분이 젊었을 때하고 지금은 시대 상황이 크게 달라졌겠죠. 그때는 해외 여행 허가를 아무한테나 내 주지도 않던 시절이었으니 말입니다. 선원이나 항공기 승무원, 기자, 해외 상사 주재원, 기타 사업가쯤이나 되어야 뭐 여권이 일단 나오기나 했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건 그 근성이었습니다. 공부란 게, 운동만큼은 아니어도, 어려서부터 좋은 가정 환경에서 습관을 들이고 책을 읽는 게 아주 몸에 배어 있어야 하는 거지, 나이 들어서 갑자기 회심을 한다고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게 결코, 결코 아닙니다. 무엇이든 그 일을 해 오던 사람이 하는 거지, 갑자기 무슨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안 되던 게 되질 않습니다. 사람이 독한 마음을 먹고 엄중한 상황 인식 확실히하고 내가 반드시 이 꿈을 이루고 말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먹는다는 자체가 보통 사람한테 가능하지를 않습니다.

저자분은 참 머리가 좋았나 봅니다. 당시에는 학력고사 체제였을 텐데 여튼 암기사항이 많고 수학도 제법 어려웠을 건데 제대 후 불과 2~3개월 공부해서 그것도 좋은 성적으로 합격을 하셨다니 말입니다. "입학하고보니 여기는 군대 수색대보다 더 거친 문화를 가진 집단이었다(p54)." 수색대 하면 얼마나 군기가 빡센데 이곳 수산대 어로학과가 그보다 더했다니... 뭐 요즘은 아닙니다만 진짜 군대도 아니고 대학교에 이런 서열 X군기 문화가있다는 건 참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일입니다.

이후 본문에는 3학년을 마치고 해운회사, 현대자동차 영업부에 취직하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행간은 독자의 상상으로 채워 넣어야 하니만큼 그 사정에 대해 여러 짐작이 가능합니다. 요즘과는 위상이 좀 다르겠습니다만 여튼 대기업에 취업하셨으면 그 나름대로 또 인생을 가꿔 나갈 하나의 지점을 마련하신 셈인데 저자는 그에 만족하"나는 군에서 필수적으로 갖추어할 교육, 구보, 사격의 세 가지를 잘할 수 있는 자질이 있었나 보다. 폐활량이 좋아 웬만한 구보에는 땀도 안 났고...(p42)"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도 남다른 근성으로 결국은 이겨내고 주위의 인정을 받는 타입은 확실히 따로 있습니다. 저자님의 경우 어렸을 때 고아원에 맡겨지고 아주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등 각별한 시련이 있었으나, 참으로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 사회 요직을 거치고 결국 성공한 인생을 일궈낸 분이더군요.

저 위에 인용한 문장처럼, 저자분은 보통 사람을 (적어도 몇 가지는 확실히) 능가하는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갖고 태어난 분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아마 "아 나도 저분처럼 체력, 체격이 강건하게 태어났다면..."이라며 자기 합리화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 체력만 강하게 태어나거나 하면, 대개는 좋지 않은 길로 빠집니다. 저자분처럼 사회에서 비교적 선망 받는 코스를 밟아 남들 부러움을 사는 각광 받는 길을 걷지 못한다는 겁니다.

한편으로, 뛰어난 머리를 갖고 태어났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았을 거라며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진득하게 앉아 공부하는 습관을 못 들여 좋은 대학을 못 나오고, 결국은 순간의 잔머리를 굴리는 데만 적성을 붙여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결국 자기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나쁜 꾀를 뿌리는 데만 눈길을 돌리고 결국 제 인생을 망칩니다. 결국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건 주어진 조건,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는 것, 이 책 저자님 말씀처럼 현실에 기반을 두고 근성 있게 위기를 얼마나 정면돌파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대체로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들 중 특히 남성들은, 그 힘들다는 군 생활을 잘 보내는 사람이 많더군요. 또 평소에는 공부를 진절머리 내며 싫어하다가, 이런저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후임, 선임들과 만나면서 새로 인생에 눈을 뜨고 심지어 공부에까지 취미를 들이고 각오를 다집니다. 저는 예전에 읽었던 어느 수기에서 전역할 때 "우리 사단 보물 나간다!" 소리를 듣기까지 했던 어떤 분이 생각 납니다.

이 저자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이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군대를, 가뜩이나 힘든 판에 전역까지 늦게 하고 장기하사관 복무까지 마쳤다... 이건 뭐, 남의 사연으로 들어도 넌덜머리가 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자분은, "전화위복이 되었다(p52)."고 말합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저력이 있는 이들의 태도가 다 이와 같습니다. 되는 사람은 이래서 되는 겁니다.

신청글에서 저는 "같은 부산 출신으로서 제목에서 드러나는 근성에 공감합니다"라고 말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 읽고 보니 저자분은 경기도 연천 출신이었습니다. 군복무까지 마치시고 나서 부산 수산대에 입학하신 거더군요. "세상 어디라도 배를 타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마도로스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후임에게서 듣고 그리 결심한 거랍니다. 사실 이 저자분이 젊었을 때하고 지금은 시대 상황이 크게 달라졌겠죠. 그때는 해외 여행 허가를 아무한테나 내 주지도 않던 시절이었으니 말입니다. 선원이나 항공기 승무원, 기자, 해외 상사 주재원, 기타 사업가쯤이나 되어야 뭐 여권이 일단 나오기나 했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건 그 근성이었습니다. 공부란 게, 운동만큼은 아니어도, 어려서부터 좋은 가정 환경에서 습관을 들이고 책을 읽는 게 아주 몸에 배어 있어야 하는 거지, 나이 들어서 갑자기 회심을 한다고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게 결코, 결코 아닙니다. 무엇이든 그 일을 해 오던 사람이 하는 거지, 갑자기 무슨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안 되던 게 되질 않습니다. 사람이 독한 마음을 먹고 엄중한 상황 인식 확실히하고 내가 반드시 이 꿈을 이루고 말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먹는다는 자체가 보통 사람한테 가능하지를 않습니다.

저자분은 참 머리가 좋았나 봅니다. 당시에는 학력고사 체제였을 텐데 여튼 암기사항이 많고 수학도 제법 어려웠을 건데 제대 후 불과 2~3개월 공부해서 그것도 좋은 성적으로 합격을 하셨다니 말입니다. "입학하고보니 여기는 군대 수색대보다 더 거친 문화를 가진 집단이었다(p54)." 수색대 하면 얼마나 군기가 빡센데 이곳 수산대 어로학과가 그보다 더했다니... 뭐 요즘은 아닙니다만 진짜 군대도 아니고 대학교에 이런 서열 X군기 문화가있다는 건 참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일입니다.

이후 본문에는 3학년을 마치고 해운회사, 현대자동차 영업부에 취직하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행간은 독자의 상상으로 채워 넣어야 하니만큼 그 사정에 대해 여러 짐작이 가능합니다. 요즘과는 위상이 좀 다르겠습니다만 여튼 대기업에 취업하셨으면 그 나름대로 또 인생을 가꿔 나갈 하나의 지점을 마련하신 셈인데 저자는 그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저자는 기시를 패스하고 사무관으로 10년을 봉직했는데 도통 승진이 되지 않던 중 카이스트에 마련된 MBA코스를 밟으셨다고 합니다. 자연과학이 배경이던 저자로서 경영학 공부가 매우 어려웠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끝에 가서는 중간 이상의 성적을 올리게 되었는데 교수님이건 동료(나이로는 한참 후배인)들의 칭찬도 받았다고 합니다. 이분이 물론 머리를 타고나신 바도 있겠으나, 근성으로 안 되는 걸 되게끔 밀어붙인 그 정성과 열의가 대단하다는 점 여기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공직사회에서도 이런저런 비열한 모함과 질시가 횡행하는 건 여타의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는 부당한 좌천도 경험하고, 대통령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직보도 해 보는 등 참으로 파란만장한 경험을 하셨네요. 제 생각에는 저자님 같은 스타일은 민간 대기업 같은 데서 확 출세하시고 돈도 많이 버셨을 것 같은데 이렇게 공직으로 나아가서 그처럼이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또 고위직까지 올랐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

인생은 얼마나 경험을 치열히 하고, 주어진 현실의 과제에 몰입하여 성과를 이뤄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책의 저자 같은 분을 보면 참 인생이라는 게 만만치 않지만, 그런 도전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내고 현실에서 처리하느냐에 따라 성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자분은 아마 더 높은 직까지 못 오르신 게 내심 아쉬우시겠지만, 우리 독자들이 보기엔 정말로 놀랍지 않습니까? 지 않았습니다.

이후 저자는 기시를 패스하고 사무관으로 10년을 봉직했는데 도통 승진이 되지 않던 중 카이스트에 마련된 MBA코스를 밟으셨다고 합니다. 자연과학이 배경이던 저자로서 경영학 공부가 매우 어려웠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끝에 가서는 중간 이상의 성적을 올리게 되었는데 교수님이건 동료(나이로는 한참 후배인)들의 칭찬도 받았다고 합니다. 이분이 물론 머리를 타고나신 바도 있겠으나, 근성으로 안 되는 걸 되게끔 밀어붙인 그 정성과 열의가 대단하다는 점 여기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공직사회에서도 이런저런 비열한 모함과 질시가 횡행하는 건 여타의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는 부당한 좌천도 경험하고, 대통령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직보도 해 보는 등 참으로 파란만장한 경험을 하셨네요. 제 생각에는 저자님 같은 스타일은 민간 대기업 같은 데서 확 출세하시고 돈도 많이 버셨을 것 같은데 이렇게 공직으로 나아가서 그처럼이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또 고위직까지 올랐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

인생은 얼마나 경험을 치열히 하고, 주어진 현실의 과제에 몰입하여 성과를 이뤄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책의 저자 같은 분을 보면 참 인생이라는 게 만만치 않지만, 그런 도전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내고 현실에서 처리하느냐에 따라 성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자분은 아마 더 높은 직까지 못 오르신 게 내심 아쉬우시겠지만, 우리 독자들이 보기엔 정말로 놀랍지 않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 중급 뿌듯해 초등 일기쓰기
뿌듯해콘텐츠연구소 지음 / 진서원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일기 쓰기를 통해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겠습니다. 동시에 담임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세심한 지도를 통해 맞춤법도 교정할 수 있고,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내 자신에게 어떻게 표현해야 효과적일지 반성하고 개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겠네요.

p7에는 칠락팔락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저는 솔직히 잘 모르던 말이라서 사전을 따로 찾아 봤습니다. 물론 사전을 구태여 찾을 필요가 없을 만큼 책에는 초등학교 중급 수준에 맞는 설명이 잘 나와 있기는 합니다. 아마 "락"으로 시작하는 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책에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악"으로 써도 좋다고 학생들에게 조건을 좀 완화해 주네요.

"칠칠치 못하게 돈 오천 원을 길에서 잃어버렸다. 어쩌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서 나갈 때 흘렸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아저씨가 엘베에 나와 함께 탔었는데 올라올 때 그 아저씨를 또 만났다. 혹시 이 아저씨가 돈을 주웠는지 해서 얼굴을 쳐다봤는데 왜 그러냐는 표정이라서 더 이상했다. 악! 너무 짜증난다. 오늘 체육 시간에 너무 열심해 해서 팔도 아프다. 악!"

조금 억지 같지만 초등학생이니까 봐 줄 수 있습니다(봐 주세요). 칠 자로 시작하는 말이 하나도 생각 안 난다고 해서 제가 힌트를 좀 줬습니다. 제 아이도 아니고 다른 분 귀한 자녀에게 괜히 부정적인 단어를 가르쳐 주는 것 아닌가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그런데 락 자가 떨어질 락(落)이라면, 두음 법칙을 적용할 때 "악"이 아니라 "낙"이 됩니다. 만약 "낙"이었으면 더 선택지가 넓어졌을까요?

p66, 52일차에는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아이한테 어려울 것 같아도 의외로 잘 이해했습니다. 아이들도 요즘 공사가 한창인 어느 지역에 가면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확 다른 모습을 구경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격자 무늬 있는 이불을 덮고 잤다. 세탁기에서 막 빨고 말린 거라서 냄새가 좋다. 지저분하던 옷들도 빨래를 마치고 나면 깨끗해진다. 감사합니다 엄마"

ㅎㅎ 어린이다운 글입니다. 근데 저보고 쓰라고 해도 은근 부담될 것 같습니다. 이불 무늬에서 격자라는 어려운 단어를 바로 떠올린 게 기특하죠? 엄마의 가사 노동에도 고마워할 줄 알고 말입니다.

p44 29일차에는 개과천선이라는 사자성어가 키워드입니다. 설명에는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스크루지 영감님처럼 잘못을 뉘우친 사람도 있어요."라는 설명이 따라나옵니다. 이처럼, 다른 사자성어에도 뜻만 설명하기보다, 그와 관련된 문학작품이라든가 유익한 이야기를 곁들여서 들려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스크루지 영감님이 누구인지 궁금한 아이들에게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 적당한 버전도 찾아서 읽히게 할 동기도 생기고 말입니다.

개구리 같이 생긴 아저씨를 봤다. 그 아저씨는 과자를 비닐 봉투에 싸 들고 갔다. 나도 과자가 먹고 싶었지만 천원밖에 없어서 포기했다. 선생님한테 돈 좀 빌려달라고 할까?

ㅎㅎㅎ 좀 어이가 없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솔직하지 않습니까? 아이한테 과제도 시키고 쓴 걸 읽어 보고 웃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뒤에 있는 스티커는 p12의 표에 하나씩 붙이면 아이가 정말로 뿌듯해합니다. 처음에 할 때는 몰랐다가 대략 20일 정도 쓰고 나면 스티커가 많이 채워지는데 그때 "우공이산"의 느낌을 알게 되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 고급 뿌듯해 초등 일기쓰기
뿌듯해콘텐츠연구소 지음 / 진서원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기를 쓰는 버릇을 들이면 글씨체도 차차 좋아지고 차분히 하루를 반성하는 계기도 갖게 되어 유익합니다. 또 처음에는 억지로(?) 시키는 거지만 나중에 자기만의 기록이 쌓이면 알아서 자신이 기록을 이어나갑니다. 인스타나 페북처럼 남 보라고 이어가는 기록과는 또 다릅니다. 지금은 선생님과 부모님이 감독을 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스스로 자신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기록이니 아무도 볼 수 없고 그래서 가치 있습니다. 이 책은 사자성어, 고사성어를 이용한 4행시 형식이라서 더 재미도 있고, 뒤에 나온 스티커를 앞 페이지에 붙여가면서 하나씩 채워가는 보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뿌듯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40에는 "지피지기"가 나옵니다. 뜻은 우리가 모두 아는 사자성어인데 어쩌면 일기쓰기라는 이 책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사자성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자도 "지피"보다는 "지기"에 더 방점을 두었습니다.

지루한 일요일이었다. 피곤하다. 지겹고 재미없는 애니를 TV에서 봤다. 기분이 나쁘다.

ㅎㅎ 아이가 이렇게 썼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사실 휴일이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죠. 어른들이 애들과 놀아줘야 하는데 아이가 크면 사실 그것도 힘듭니다. 아이한테 잘 맞게 놀아주고, 그러면서도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게 해야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어른은 휴일을 잘 보내면 월요병 걸리는데 벌써부터 나쁜 병 안 걸리게(?) 노력해야겠습니다.

p63에는 "인구회자"가 나옵니다. 설 연휴 전부터 해서 어떤 스포츠 선수들이 요즘 부쩍 자주 "인구에 회자"되죠. 예전에는 주로 부정적인 뜻으로 입에 오르내릴 때만 이 말을 썼는데 요즘 국어사전은 긍정이고 부정이고 두루 쓴다고 정의하네요. 아이한테 좀 어려운 말일 것도 같지만 지금 SNS에서도 그렇고 자주 보는 현상이니만치 "이럴 때 쓰는 말이야"라면서 가르쳐 주기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너무 길게 했다. 구름빵도 봤다. 회덮밥을 점심때 먹었다.자고 싶다.

ㅎㅎㅎ 정말 아이다운 4행시 아닌가요? 회덮밥 좋아하는 건 아마 부모님 식성을 닮은 것 같습니다.

p84에 나오는 허심탄회라는 말도 어렵습니다. 이걸 가르쳐 주니까 왜 솔직하다라는 말을 안 쓰고 이렇게 말하냐고 되묻는데 뭐라고 설명해 줘야 할지 딱히 좋은 답이 안 떠오르더군요. 이런 말을 만들어 쓰곤 하던 과거의 사회 구조와 지금이 많이 다른 이유가 있겠으나, 그걸 아이가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여튼 커서 국어 시험도 치고 논술도 하려면 이런 말을 다 이해를 해야겠죠.

허지은하고 싸웠다. 심술꾸러기다. 탄력이 나쁘다. 회된다.

아마 아직 "탄력"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회된다"는 아마 "후회된다"는 말을 쓰고 싶었나 본데 정확한 걸 모르고, 또 4행시의 규칙을 아직 이해를 못해서(혹은, 억지로 끼워 맞춘?) 저렇게 한 것 같네요. 어른으로서 이걸 어떻게 잘 이해시켜야 할지 적잖이 고민됩니다.

고사성어도 배우게 하고 일기쓰기를 통해 아이와 소통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작한지 3주밖에 안 되었으나 100일 다 채우고 아이와 함께 뿌듯한 시간 보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토 에디터스 컬렉션 1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저는 책프에 참여하면서 11기 17주차, 22기 12주차 등 두 번에 걸쳐 장폴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고 독후감을 쓴 적 있습니다. 전자는 김희영 교수님, 후자는 방곤 교수님 번역이고 두 분 다 한국 불문학계의 거물들입니다. 사실 두 번역 다 명작이긴 하나 조금 올드한 면이 있어서 이제는 새 번역이 나올 때도 되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체들은 살아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것을 만질 수 없어야 마땅하다.(중략) 그것들은 유용한 것일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나를 만지는데, 이게 견딜 수 없이 느껴진다.... 그것은 일종의 달착지근한 욕지기였다(p34)."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실존과 존재 사이의 갈등이 유발하는 "구토"가 되겠습니다. 그래봐야 물건은 물건일 뿐이고 우리한테 어떤 실존적 위협을 가하진 않습니다만, 우리가 안심하고 타자화한 어떤 사람이 이제 전혀 다른 의의로 나에게 접근하고 심지어 나를 만지기까지 한다면 그로 인한 거부반응, 혹은 구토는 더 이상 주관적 느낌에 머물지 않습니다. 여기서 갈등이 유발되고 투쟁이 시작됩니다.

"그러자 그는 아랍어로 소리지르기 시작했고, 한 무리의 지저분한 작자들이 아타린 시장까지 우리를 쫓아왔다. 그것을 뭐라고 불러도 상관 없겠지만, 어쨌든 그것은 내게 일어났던 사건이었다(p94)." 여기서 "일어났던" 부분은 볼드체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어 특유의 예리한 시제 개념이 잘 녹아 있는 대목이며, 주관적 지각과 객관의 사건이 날카로운 충돌로 주체에게 구토를 유발하는 대목 중 하나겠죠.

p144에는 주인공이 모레스 발레르의 볼기를 치는 꿈을 설명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병사의 말이 몹시 거친데 앞에서 제가 말한 다른 두 분의 번역에는 이 단어(뭔지는 이 독후감에 구태여 인용하지는 않겠습니다)가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사의 말이며, 본래 이 단어는 어원이 군사용어이기도 하므로 그리 어색하거나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자는 머리가 돈 인간인가? 아니면 불량배의 범주인가?(p162)" 사실 불량배의 상당수는 머리가 돈 인간이므로 구태여 선택 관계의 명제 중 한 구성 범주를 차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그는 멋진 주름살이란 주름살은 다 가지고 있었다.:" 주름도 사람에 따라 종류가 참으로 다양한데, 그 사람이 살아온 궤적만큼이나 그 영혼도 감정도 다양한 경로를 그리고 있겠으며, 한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주름의 범주를 다른 한 사람이 모두 그 얼굴에 가지고 있다면 정말 드문 일일 텐데, 이런 우연의 일치 역시 구토를 유발할지 모르겠습니다.

"의사들, 사제들, 관리들, 그리고 장교들은 마치 자신이 만들어낸 것처럼 인간을 잘 안다(p163)." 직업상 그래야 마땅하겠으나, 오히려 그렇지 못하고 함부로 편협한 추론을 일삼는 인간이 구토를 유발하며, 이런 현상을 대범히 넘기지 못하고 일일이 역겨운 반응을 느껴야 하는 주체 역시 구토가 나올 만한 인간인 건 마찬가지라 하겠습니다.

"불쌍한 테레종 부인! 저분은 절대로 불평하는 법이 없어(p222)." 이 소설에는 유독 불쌍하다는 감탄사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많습니다. 책 p90에는 파스칼의 말 "습관은 제2의 천성"이 인용되는데 이 "습관"은 p50에도 롤르봉 씨의 습관(덕지덕지 분을 바르는) 설명에서 구토 유발 요인으로 다시 끌려나옵니다. 주인공이 자주 들르는 카페의 여성 사장은 이름이 프랑수아즈인데, 그녀는 관계 짇적전에 "괜찮다면 스타킹은 벗지 않을게요(p26)."라고 로캉탱(주인공)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관계는 사장님 부재(p52)시 웨이트리스인 마들렌이 대신하기도 합니다. 저는 중2때 김희영 선생님 번역으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이 묘한 관계의 오버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카페의 단골 손님이기도 한 독학자(저는 이 단어 말고 좀 다른 마말로 원문의 느낌을 전달할 대안이 없을까 내내 불만이었지만, 역시 그런 건 없나 봅니다)는 소설 말미에 그 봉변을 당하는 게 다 한심한 습관 때문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성적 지향이 어땠든 간에 미성년자들에게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죠. 독학자는 어리석음의 대가를 호되게 치르겠으나 끝내 롤르봉 씨의 실체를 규명 못 한 로캉탱은 이제 공범자(?)를 그리 내팽개치고 온 후 자신에게 욕지기를 느끼지 않을까요? 유능한 역사가는 모순투성이인 인간 행적에 대고 그 나름의 의의와 질서를 부여할 수 있으니 구토를 잠시 멈출 수 있겠지만, 그 안정은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하물며 철학자의 소임이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6-06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로세로 낱말퍼즐 3-2 - 3학년이 꼭 알아야 할 가로세로 낱말퍼즐
그루터기 지음 / 스쿨존(굿인포메이션)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게임으로 만들어서 학습하면 보다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이걸 가리켜서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3학년쯤만 되어도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이걸 가로세로 퍼즐을 통해 공부할 수 있으면 머리 속에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p23에 나오는 퍼즐은 저하고 함께 공부한 초등학생이 제법 어려워했습니다. 특히 가로 1번 "이제까지 내내"의 설명이 무엇인지 아주 어려워하더군요. ㅎㅎ 저도 바로 생각이 안 났는데 세로 2번의 설명이 말하는 걸 해결하고 나서야 답이 풀렸습니다. 이 책에 나온 단어들 중 진짜 어려운 건 개념어인 명사 같은 게 아니라, 이건지 저건지 헷갈리는 순우리말 부사어 같은 답이었습니다.

p60에서도 가장 늦게 생각난 단어는 "세로 1번, 작은 구멍이나 틈 사이로 조금 보이는 모양"이었습니다. 긴가민가 했는데 이 문제는 하나의 힌트가 될 2번 가로조차 부사 접미사 "~히"로 끝나는 거라서 다른 문제를 다 해결하고 나서도 여전히 어렵더군요! 가로 8번은 그 비슷한 말인 "깨끼발"이 어려워서 그렇지 문제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게 초등학생이 풀어냈습니다. 그러나 깨끼발은 어른인 저도 어려웠습니다. 무슨 말인지 혹시 짐작들 하실 수 있을지 ㅎㅎ

p76에서도 "억지를 부려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다"를 학생이 많이 어려워했습니다. 어려울 때는 다른 열쇠를 먼저 풀고 거기서 힌트를 얻자!고 애한테 말했는데 이게 잘 안 통할 때가 많았습니다.

p108에서 "예전에 나이가 많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나오던데 두 글자입니다. 혹시 답이 뭔지 아시겠습니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없어서 뒤의 해답지를 잦아 보고 알았습니다. 답은 뒤에 몰려 수록된 게 아니라, 이 책이 총 8주차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주차의 말미에 나눠서 나옵니다.

p46에서 가로 1번의 풀이가 "어떤 것이 가지고 있는 일정한 역할이나 능력"인데 두 글자입니다. 답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후.. 이건 초등 3학년이 풀기에 좀 많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뜻을 알면서 공부를 해야 할 텐데 뜻 자체가 하나의 암기가 되면 그것도 곤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로세로 퍼즐만 있는 게 아니라 그림과 함께 단어를 맞히는 "놀이터"도 유익합니다. 초등학생 3학년생에게 난이도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어른들도 잘 모르는 단어가 많은데 우리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서 배움 앞에 겸손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