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는 마음 - 매혹됨의 역사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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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풍경을 통해 체현되는 가장 가치 있는 자질은 아마 우리가 오늘날 ‘그릿grit‘이라고 부르는, 회복력과 절제력의 융합이다. ‘그릿‘이란 필요하다면 앞으로 향하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 투지다. 앞사람의 발자취를 따라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대범함이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57

"산에 오르고 싶으면 올라라. 하지만 기억하라, 신중함 없는 용기와 역량은 무의미하며 순간의 부주의가 일생의 행복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모든 걸음을 잘 살펴라.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어떻게 끝날지를 잘 생각하라."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67

산에게 사랑하는 이를 빼앗긴 모든 부모, 자녀, 남편, 아내, 동료, 완전해져야만 할 망가진 그들의 삶. 산에서 정기적으로 큰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은 극도로 이기적이거나 그들을 사랑해주는 이들에 대한 연민이 없다고 여겨져야만 한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69

온 유럽 대륙에 존재하는 마모되고 깎이고 주름지고 고랑 진 기반암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에 의해 평평해진 게 사실이라면, 지표면 위에 거대하고 모나게 솟아난 암석 덩어리들도 이와 같은 힘에 의해 배치되었을 것이다. 이는 암석들이 처음 생겨난 지점에서 수십 마일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고, 빙하 또한 이처럼 유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_ 빙하와 얼음 중 - P185

런던의 얼음은 ‘자신을 확장하면서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며 이웃을 모조리 공포에 떨도록 만드는 이 적대적인 산의 얼음과는 매우 다른 야수였다.

_ 빙하와 얼음 중 - P192

지질학은 ‘빙하기‘가 지구 역사상 적어도 한 차례는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물리학은그것이 미래에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19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인류가 빙하기로 구분되는 시대에 살았다는 개념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런 발상은 너무 두렵고 또 너무 절대적이어서, 녹지대가 많고 기후가 온화한 영국이 그것을 일반교양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수십 년이 걸렸다. 적어도 기독교인들은 이런 사건을 ‘추위‘로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천부의 정화제‘라고 인식하면서 공포감을 누그러뜨렸다.

_ 빙하와 얼음 중 - P206

오늘날의 우리는 ‘빙하기‘라는 아이디어가 19세기의 세계관을그 얼마나 극적으로 다시 썼는지를 이해하기 어렵다. 빙하기라는개념은 거의 모든 과학 분야-자연사, 화학, 물리학에 영향을미쳤고 사람들에게 인류학, 자연사, 신학에 대한 많은 지식을 재고하도록 했다. 더 즉각적인 영향은 사람들이 익숙한 풍경들을 갑자기 매우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 것이다.

_ 빙하와 얼음 중 - P213

빙하는 19세기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두 가지 개념을 혼합시켰다. 바로 ‘강대한 힘‘과 ‘광대한 시간이었다.

- 빙하와 얼음 중 - P223

사실 속도에 대한 인류의 필요는 모든 것에 있어서 능률성, 기능성을 숭배하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속도 숭배 가치관은 인류와 자연 세계의 부조화를 가속화했다.

_ 빙하와 얼음 중 - P225

현대사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불안한 잠재의식은, 얼음(태양의 죽음)이나 불(핵 홀로코스트)에 의해 지구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_ 빙하와 얼음 중 - P227

바야흐로 우리는 잇따라 산봉우리를 향해 올라간다.
작고 상냥한 여러 목소리가 부른다.
"더 높이 올라오세요"라고.
- 존 뮤어, 1911년 - P233

대다수 종교는 하나의 수직적 축선을 운용해 천국이나 그런 상태의 유사물을 위쪽으로 향하게 하며, 그역(가령 지옥)은 아래로 향하게 한다. 등산은 그러므로 ‘신성‘에 접근하는 근본적인 방식이다.

_ 고도 중 - P240

어쨌든, 결국에는 단지 지질학적인 우발성에의해 그 어떤 다른 경물보다 더 높은 데 있는 산속의 암석이나 눈덩이, 고도 공간 속의 표석, 산의 기하학이 창조한 허구적 이야기, 의미가 전혀 없는 듯한 하나의 뾰족한 끝 등이 등산 산업의 광범위한 융성을 불러왔다.

_ 고도 중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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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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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가 지질의 변화 과정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도구인 까닭은유화 안료의 내부에 지질의 풍경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유화의 안료가 광물들로 제조되어서다. 유화는 15세기 벨기에 플랑드르의 화가들, 그중 특히 반에이크 형제가 처음으로각종 천연 안료와 아마인유를 혼합하려고 시도하면서 고안되었다.

_ 거대한 돌 벽 중 - P99

각각의 돌은 손안에 쥐고 있는 작은 우주였다. 문인석은 풍경의 은유가 아니라 그 자체로 풍경이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01

지질학이 밝혀낸 황량한 시간의 팽창은 그 어떤 논거보다 설득력 있게 ‘인류의 하찮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산의 침식과 붕괴를 이해한다는 건 인류활동의 불안정함과 유한함을 필연적으로 깨닫는다는 의미였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02

산은 이동한다! 존 러스킨도 이렇게 믿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마음의 산‘을 형성하는 데 그가 가장 중요하게 공헌한 점일 것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04

히말라야산맥은 지구상의 유서 깊은 산맥들과 비교하자면 청춘기이기 때문에 그 날카롭고 거친 능선은 더 오래된 산맥의 민둥민둥하고 닳아빠진 정수리와는 사뭇 다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13

알프스의 마법이란, 더욱더 산에 오르는 꾐에 빠지도록,
위로 향하도록, 끊임없이 위쪽의 매혹을 향해 올라가도록,
머지않아 애도하고 그리워할 사망자의 명단이 날이 갈수록 더길어지도록 하는.....….

- 프랜시스 리들리 하버갈, 1884년 - P119

산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 그것은 사멸에 가까워질수록 더 치열해진다. 우리가 죽음에 거의 다다른 순간만큼 진정 살아 있다고 느끼는 때는 더 없지 않은가.

_ 골포를 좇아서 중 - P128

"벼랑, 큰 폭포, 설산과 같은 풍경 속에 있으면 처음에는 두려움과 공포심이 다른 모든 생각을 증폭시키고 격화시키다가 점차 고통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는 암시가 밀려오면 두려움과 공포가 즐거움으로 탈바꿈한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33

그의 유명한 소책자는 거친 자연을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선사해주었다. 그는 이전에는 어렴풋하고 구별이 아리송했던 경외심에 거주지(바다, 사막, 산, 빙모)와 이름(숭고)을 부여해주었다.

_공포를 좇아서 중 - P135

"한순간 그들은 천사처럼 순결한 하늘에서 하느님과 함께 높이 서 있었다. 다음 순간 그들은 추락해 다시 고토로 돌아와 영원한 잠에 빠졌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47

강렬한 아름다운, 고도와 고독은 산이 가진 새로운 매력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발생하는 위험 요소를 무시할 순 없다. 산은 많은 위험과 곤경을 통해 자기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즐거운 모험으로 가득 찬 환경을 제공했다.

_ 공포를 좇아서 즁 - P148

이따금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지금 살아있는 자들을 크게 고무시켰다. 왜냐하면 이것은 적어도 사망 가능성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도록 하고, 또한 죽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등산의 본질이었기 때문이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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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마음 - 매혹됨의 역사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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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이런 배경도 이야기가 발생한 지점도 나를 몹시 흥분시켰다. 그들의 발자취가 닿은 곳들의 황량한 살풍경이 나를 귀신처럼 홀렸다. 고산과 극지는 자신의 황량함을 흑백의 이원 대립적 색채 가혹하리만큼 극도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인류의 가치관마저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는 양극으로 갈라졌다. 용기와 비겁함, 휴식과 전력 질주, 위험과 안전, 착오와 올바름 등 매정한 자연환경의 본질은 모든 것을 이토록 간결하게 나누어버렸다. 내 삶에도 이토록 명확한 선들이 있어 인생의 우선순위가 단순해지기를 원했다.

_ 흘림 중 - P18

지형의 위험과 풍경의 아름다움, 무한한 공간, 이 모든 것의 철저한 쓸모없음 따위가 말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산의 높은 해발고도가 극지 탐험의 고위도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결점‘은 있었다.
그들은 그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죄악 곧 인종 차별, 성차별, 뿌리 깊은 우월 의식, 더러는 사그라들 줄 모르는 속물주의에 포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용기엔 날카로운 자아 중심주의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이러한 습성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가 봤던 모든 건 미지의 찬란한 빛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불가능할 정도로 용감한 사람들이었다.

_ 흘림 중 - P20

이것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산이 아니라. 내가 꿈꾸어왔던 ‘완벽한 산‘이다.

_ 흘림 중 - P23

17세기와 18세기 초반의 전통적인 상상력에 따르면, 자연경관이 인류에게 얼마만큼 진가를 인정받느냐는 주로 농업 생산력에 달려 있었다. 목초지, 과수원, 방목장, 방대한 면적의 농경지-이곳들이야말로 풍경의 이상적인 구성 요소였다. 다시 말해 ‘길들인(개간된 경관, 쟁기질이 되어 있다거나 울타리가 쳐져 있다거나 도랑이 만들어진, 인간이 질서를 부여한 풍경들만이 매력적이었다.

_ 흘림 중 - P35

만약 많은 상인이나 군인, 순례자, 선교사가 그래야 했던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한다면 산허리나 산과 산 사이를 다녔지, 결코 정상을 타고 넘지는 않았다.

_ 흘림 중 - P37

존 러스킨이 공간의 끝없는 명쾌함이자 지치지 않는 빛의 성실성"이라고 부른 공기의 복잡한 미감은 의심할 여지 없이 19세기 후반의 사상을 다채롭게 했다.

_ 흘림 중 - P37

초기 산악인들을 움직이게 한 감정과 태도는 오늘날까지 서양인들의 상상 속에서 번창하고 있으며 오히려 흔들림 없이 고착되어 성행중이다. 산악 숭배는 수많은 사람에게 본능이 되었다. 솟구침, 사나움, 차가움, 이 모든 것을 이제 무의식적으로 숭배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이미지들은 더 거친 야생에 대한 간접 경험에 굶주린 도시화가 진행된 서구 문화에 스며들었다.

_ 흘림 중 - P40

다시 말해 풍경을 바라볼 때 우리는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본다.

_ 흘림 중 - P41

산은 늘 그곳에 남아 있고, 그들의 물리적 구조는 지질과 날씨의 영향에 의해 차차 재구성되겠지만, 산에 대한 인류의 인식을초월해 산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_ 흘림 중 - P42

우리가 산을 자연의 엄청난 힘이 천년이라는 무수한 세월 동안느릿느릿 공들여 완성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바라볼 때, 우리의 상상력은 숙연한 경외감으로 가득 찰 것이다.

-레슬리 스티븐 1871년 - P49

적설은 햇살 아래서는 금빛으로 반짝였지만 그림자 아래서는 마치 연골처럼 보드랍고 매끄러운 회백색으로 보였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51

한 화산 분화구의 꼭대기에서 천체의 운행을 관측하던에드먼드 핼리는 그 ‘불타듯 붉은 전령사‘를 추적한 뒤 자신의 이름 따 ‘핼리혜성‘이라 명명했으며, 1759년에 그것이 정확하게 되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군주들의 사망, 들판을 뒤덮는 폭풍우, 가뭄, 난파선, 역병, 지진 등 문명화된 땅을 폐허로 만들 재앙이 임박했다고 예언한 수천 장의 팸플릿이 유럽 전역에서 인쇄되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53

버넷은 최초의 지질학적 시간여행자이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탐험가, 모든 국가 중에서 가장 낯선 국가인 ‘머나먼 과거‘에 다다른 한 명의 정복자였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61

그 깊고 끝없는 시간의 심연을 탐구하다보니 마음이 점점 황홀해지는 듯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65

산의 현재 외관은 지구의 지형을 결정하는 침식과 융기의 끊임없는 순환 주기 속의 한 단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67

산에 오르는 경험은 위로 향하는 공간 이동일 뿐만 아니라 세월을거꾸로 넘나드는 시간 이동이기도 하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70

비록 우리는 ‘돌‘이시간을 지연시키는 항노화, 항부패화석총, 비석, 기념비, 조각상)의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우리 자신의 가변성과 비교할 때에만 맞는 말이다. 더 큰 지질학적 연대의 맥락에서보면 암석은 다른 어떤 물질만큼이나 연약하고 변하기 쉽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80

산의 단단한 바위가 시간의 마모에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는 일은 반드시 인류의 몸이 섬뜩할 정도로 덧없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도록 하기 때문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81

우선, 지구의 과거 연대에 대한 19세기의 매혹을 강화했다. 찰스 라이엘이 지질학 원리에서 영리하게 관찰한 화석들은 ‘생생한 언어로 쓰인 ・・・) 자연의 오래된 기념물들이며, 지질학과 같은 고생물학은 사람들에게 ‘풍경‘을 ‘역사서‘로 읽는 방법을가르쳐주었다. 확실히 19세기 전반에 지질학은 인기 있는 과학이었다. 심지어 1861년 빅토리아 여왕조차 광물학자를 고용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87

협곡과 산봉우리는 대문자로 쓰인 글씨 같았고, 계곡물과 개울은 얽히고설킨 조각 같았으며 산등성이의 꼭대기와 계곡의 밑바닥은 근사한 세리프 같았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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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마음 - 매혹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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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에 오르는 마음이여,
나의 마음속에 산이 첩첩이 솟아오르네… - P7

나는 사람들을 매우 험난한 등반으로 내모는 저항할 수 없는
‘열정‘을 생각했다. 어떤 실패의 선례도 그들을 만류할 수 없다.
산봉우리는 심연처럼 억누를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 테오필 고티에, 1868년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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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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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네의 어린 시절 어떤 점이 그가 성공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동시에 성공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든 것인지를 알아내는 데 거의 집착하고 있었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90

이 세상의 이파리들은 단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만들어진 같은 종류의 단순한 기계를 수없이 많은 경우의 수로 응용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임무에 인류의 운명도 달려 있다. 이파리들은 당을 만든다. 살아 있지 않은 무기물에서 당을 만들수 있는 것은 우주에서 식물이 유일하다. 우리가 태어나서 먹은당은 모두 식물의 잎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뇌에 포도당을 계속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우리는 죽는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상황이 나빠지면 간은 지방이나 단백질에서 포도당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지방과 단백질도 애초에 다른 동물이 먹은 식물의 당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피할 길은 없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는 이파리에서 만들어진 당을 연료로 태우며 뇌의 시냅스 안에서 이파리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97

이 가루가 오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이 우주에 단 한 사람, 나뿐이었다.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이 넓고 넓은 세상에서 나, 작고 부족한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이다. 나는 나만의 독특하고 별난유전자들이 모여서 생긴 존재일 뿐 아니라 창조에 관해 내가 알게 된 그 작은 진실 덕분에, 그리고 내가 보고 이해한 그 진실 덕분에 실존적으로 독특한 존재가 되었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105

민들레에서 수선화, 양치류에서 무화과, 감자에서 소나무에 이르기까지 땅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은 두 가지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쓴다. 하나는 위에서 오는 빛,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래에 흐르는 물이다. 두 식물 사이의 경쟁은 한 가지 동작으로 결정된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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