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배층은 미시적인 저항을 통해 결국 국가를 곤경에 빠뜨린다. 정치인류학자 제임스 스콧의 연구에 따르면, 피지배층은 지연 전술, 은근한 의무 불이행, 좀도둑질,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지는 공유지 무단 점유, 험담, 경멸적 침묵 등 각종 미시적 수단을 통해 국가에 저항한다. 국가가 실패하는 것은 꼭 조직화된 대규모 투쟁이나 영웅적 혁명에 의해서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미시적인 투쟁 속에서, 국가권력은 잠식된다.
_ 자성, 스스로에게 부과되는 고통 중 - P161
명령하지 않아도 필요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세계……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치킨이 배달되는 세계, 다이어트를 하지않았는데도 날씬해지는 세계, 양념을 찍거나 붓지 않아도탕수육이 저절로 입에 들어오는 세계라니, 이것은 복음이아닌가. 우리는 내심 매사를 귀찮아하고 있지 않나. 누가 그랬던가, 우리가 일으킬 수 있는 ‘기적‘은 오직 ‘밍기적‘뿐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밍기적 유토피아‘가 실현된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게으른 사람들에게 큰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그 유토피아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사형통하는 세계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만사형통하는 세계인가.
_ 하지 않는 것이 하는 것이다 중 - P183
푸코가 보기에, 유럽에 본격적인 근대가 도래하기 이전 권력이 자신을 행사하고 재확인하는 방식의 특징은 과잉과 과시로 가득 찬 소비 행위‘였던 것이다.
_ 부러우면 지는 거, 아니 지배당하는거다 중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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