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라는 공간적 특색과 ‘풍수지리‘라는 학문, ‘종교 건축‘이라는 특징이 만나산사는 한국 고건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 P120
무량사가 위치한 충남 부여 만수산은 꽃나무와 단풍나무가 많아서 모든 계절이 아름답습니다. 저는 특히 가을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단풍으로 물든 산이 배경일 때 고건축의 단청이가장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이죠. 색의 향연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_ 만수산 무량사 중 - P128
어떤 풍경에 집이 놓였는지, 집 안에서 밖을 볼 때 어떤 풍경인지 자연과 집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 P151
더는 사람과 상황을 ‘이것이다‘라고 정의하는 사람이 멋져 보이지 않습니다. 정의하기보다 모든 건 변하고 흘러간다는 걸 알고받아들이는 사람이 멋지고 대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사람이 주는 다정함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그렇게 되길 바라봅니다. - P161
또 그는 서양 건축이 학문적 지식이라면, 한국 건축은 경험의지혜라고 말합니다. 서양 건축이 자신의 미감을 표현하는 일이라면, 한국 건축은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에서건축은 관찰하고 분석하여 미적·기술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대상인 반면, 한국에서는 지식인일수록 자신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법도 등의 가치를 건축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합니다. 건축이란 자연을 느끼는 곳이자 마음을 다스리며 수행하는 공간이었기때문입니다. - P231
운주사 석탑의 층수와 형태는 조형미나 건축적 안정성보다하늘이라는 이상향에 닿고 싶은 염원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장인의 탑이 완벽하고 권위적인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를 뜻한다면, 구원에 대한 소망을 날 것으로 표현한 듯한 운주사의 석조물은 민중의 삶과 정서에 가깝습니다. - P278
관세음보살이 살아 있는지를 구원한다면 지장보살은 죽은 뒤의 영혼을 구원하는 존재입니다. - P290
석조물 하나로 봤을 땐 투박하고 완성도가 낮을지라도, 여러 개가모여 규모와 다양성을 가질 때 생겨나는 하모니는 특별합니다. 유명한 석탑을 따라 만든 ‘훌륭한 아류‘가 아닌, 운주사만의 빛깔을 가진 ‘고유의 것‘이기에 전달되는 감동이 있죠. 제가 계속 책을 쓰는 이유도 같습니다. 낱장이던 종이가 모여두꺼워지고, 하나의 서사를 가질 때 만들어지는 고유한 울림이 좋기 때문입니다.
_ 운주사 중 - P299
불교는 선종과 교종으로 나뉘는데 교종은 경전을 읽으며 불교를 이해하는 것이고, 선종은 깨달음을 통해 불심에 다가가는 것을뜻합니다. 봉은사는 깨달음에 가까운 절이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_ 봉은사 중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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