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 미술 전문기자의 유럽 미술관 그랜드투어
김슬기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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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은 렘브란트의 <야경>이다. 왜일까. 서양미술사에서 처음으로 전통적인 대규모 초상화에 서사적 가치를 부여한 혁신적인 그림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에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 있다면 네덜란드에는 <야경>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_ 암스테르담 국맂 미술관 중 - P346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입장하고 숙제를 하듯 관람해야 하는다른 나라의 초대형 미술관과 달리, 내셔널 갤러리는 무료 입장으로 개방된 미술관임에도 오히려 여유 있는 감상이 가능한 경우가많았다. 한가한 시간대에 쾌적한 관람을 즐길 수 있는 방들이 곳곳에 있어서다. 심지어 런던에서 1년을 살게 되면서 사시사철 마음대로 갈 수 있었다. 겨울에는 추위를 피하러 들렀고 여름에는햇살을 피하러 들렀다. 지나가다 그림 한 점이 궁금해 잠시 들를때도 있었다. - P387

"위대한 화가란, 삶의 어느 순간, 즉 단어와 사물이 낡아서 투명성외에는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을 때, 텅 빈 빛, 꺼진 불꽃의 둥지, 색이 없는 작은 벽에 도달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늘 생각해왔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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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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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에게는 못날 자유가 없었다. 유능하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이 거친 장시간 노동을 자녀 양육과 병행해 수십 년간 이어나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언니들이 버텨준 덕분에, 전사처럼 싸운 덕분에, 내가 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_ 언니들의 어깨 중 - P73

나는 어느 날 갑자기 깨진 접시처럼 내 인생에서 떨어져나간사람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야멸차게 돌아섰던 사람들, 영문도 모른 채 내게서 멀어져간 사람들. 아마도 실금 때문이었을 것이다. 거기엔 어떤 사건이랄 것도 없었다. 우리 안에 차곡차곡 쌓여간 실금들만이 있었다.

_ 우리가 멀어져갈 때 중 - P82

우리의 상사들이 의견 반박과 복도에서 인사하지 않는 행위를 가장 견디지 못하는 것은 다 사랑받고 싶은 동물적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언어에서 메시지가 아니라 뉘앙스가 의미의 팔 할인 이유다.

_ 우리가 멀어져갈 때 중 - P83

실금이다. 너는 나의 비겁이 싫고, 나는 너의대책 없는 신랄함이 버겁다. 제도 바깥으로 나올 것도 아니면서 노상 징징거리고 있는 내가 실은 나도 싫다. 그렇지만 나는, 온통 뽀족한 너도 실은 제도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한다는 것을 눈치챈다. 우리는 피차 정직하지가 않다.

_ 우리가 멀어져갈 때 중 - P84

기쁨을 좋아하는 척하며 사람들 속에 너무 오래 있었다. 허위가 보였고, 가식이 보였다. 기쁨의 통속성에, 관계의 표피성에,
행복의 피상성에, 그 형이하학적 정념에 종종 구토감을 느꼈다. 형이상학을 향한 한 줌의 비루한 욕구가 포기되질 않았다.

슬픔 수집가 중 - P96

그렇다. 나는 아직도 기쁨을 좇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있다. 생의 비의를 알고 있다면 당신은 그렇게 기쁠 수 없다. 당신의 기쁨은 무지에 기반해 있다. 나는 당신이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픔을 더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슬픔에 대해 도란도란 더 많이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_ 슬픔 수집가 중 - P101

더 슬프고 더 현명한 사람A sadder and a wiser man. 깨달음이란기쁨과 함께 오지 않고 슬픔과 함께 온다는 것. 사람을 더 현명해지도록 만드는 것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라는 것. 더 현명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더 슬픈 사람이며, 그것이 내가 그토록강렬하게 슬픔의 수집가가 되려던 이유였던 것이다. 나는 삶을잘 살고 싶다. 진짜 삶을 살고 싶다. 삶의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싶다. 삶의 폭력을 현명하게 잘 헤쳐나가고 싶다. 그러려면슬퍼야 한다. 슬픔에 귀 기울여야 한다. 슬픔만이 나를 그 길로안내할 수 있다.

_ 슬픔 수집가 중 - P106

어엿한 중산층이 된 기득권자들이 옛날의 자기연민에 빠져 스스로를 약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꼴불견이다. 자기연민은 어떤 경우에든 대체로 추하다. 지독한 자기애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_ 내가 가여울 땐 <엘리제를 위하여>중 - P119

자신의 오류를 정직하게 직시하고 끊임없이 수정하는 것도 용기요,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것도 용기다.

_ 용기의 장르들 중 - P135

정치에는 근본적으로 문학적 속성이 있어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달변가에게 유리한 점이 많지만, 정치는 문학과 달리 논픽션이라 이 서사의 주인공들은 반짝스타로 쉬이 발돋움은 해도 클래식의 주인공으로 오래 남는 경우는 드물다.

_ 고통의 속지주의 중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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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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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도피하는 사람은 도피를 꿈꾸지 않는다. 그냥 도피한다. 도망치고 싶지만 울면서 맞서는 사람들이 늘 도피를 열망한다. 그렇게 도망치고 싶었으면서도 나는 차마 그것을 결행하지 못했다. 머물기의 괴로움. 이것이 내 삶의 핵심 주제였다.

_ 프롤로그 중 - P7

유리병에 커다란 돌멩이를 집어넣는다. 하나 더 넣는다. 또 하나 넣는다. 하지만 병을 가득 채우지는 못한다. 틈새의 빈 공간들은 오로지 작은 모래들로만 채울 수 있다. 내 인생엔 그 모래들이 없었다. 커다란 돌멩이들만이 덜그덕거리고 있었다. 물론 모래만으로는 그 병을 다 채우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돌멩이만으로도 병은 채워지지 않는다.

_ 프롤로그 중 - P12

열정적 사익추구자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 내 협애한 마음의 장벽. 물론 돈 좋다. 엄청 좋다. 그렇지만 가장 좋지는 않다. 돈이 가장 좋은 사람은 나랑 안 된다. 돈은 아무리 좋아봐야 두 번째로 좋아야 하는 것이다. 당장 생존을 도모할 방도가없을 때가 아니고서야 돈이 가장 좋을 수는 없다.

_ 우리가 우직했던 순간들 중 - P38

미학의 정점에는 윤리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윤리적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윤리적이지 못한 존재들이 그래도 윤리적이고자 온 힘을 쥐어짤 때, 부끄럽기 싫어서, 차마 부끄러울 수 없어서, 눈질끈 감고 옳은 일에 자신을 내던지는 어떤 숭고의 순간들을 나는 사랑한다. 누가 보든 말든(봐주면 더 보람차겠지만) 내게 이익이 되든 손해가 되든(이익이 되면 더 좋겠지만) 해야 할 일을 우직하게 하는 사람들, 하기로 약속한 일은 어쨌든 끝내 해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이렇다 할 보상도 없다. 그 일을 우직하게 계속하고 있을 유인이 언제나 부족하다. 그렇지만 그들은 태생이 우직하므로 그렇게 우직하게 일생을 산다. 그들은 승리하지 못한다. 보상도 없이, 보람도 없이, 패배감 속에서, 그렇지만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그렇게 산다. 나는 우직하고 싶지만 마냥 우직하기엔 약아 빠진 인간이라서, 언젠가는 흉내 내는 이짓마저도 때려치울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라서, 이런 사람들을 목격하게 될 때면 울면서 달려가 부둥켜안고만 싶다. 당신들에게 상을 주고 싶은데 내가 가진 것이 없네요.

_ 우리가 우직했던 순간들 중 - P52

하지 않은 일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거기엔 보상이 없다. 고독한 길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주목이라는 재화를 놓고 경쟁하는 시장이어서, 해선 안 될 일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얻는 게 없다. 누가 더 주목받는가의 경쟁에서 무서운 속도로 도태될 뿐이다.
한자리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만이 장땡이다. 어떻게 했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길고 화려한 이력서가 없다면 너는 루저다. 세상은 당신이 하지 않은일 따위에는 아무 관심도 없답니다. 억울하면 출세하세요!

_ 하지 않은 일들, 하지 않은 말들 중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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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 미술 전문기자의 유럽 미술관 그랜드투어
김슬기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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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는 많은 상징이 숨어 있다. 인문학의 상징인 악기와 과학 도구, 명성의 상징인 월계관, 전쟁의 상징인 갑옷 같은 큐피드의 전리품이 발아래 흩어져 있다. 큐피드가 승리의 상징인 V자로 벌린 다리 뒤에는 권력의 상징인 왕관도 보인다. 큐피드는 별이 총총한 푸른 지구의에 앉아 있어서, 마치 온 세상을 이긴 것처럼 보인다. 사랑이라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열망이 인류의 모든세속적, 도덕적, 지적 가치를 정복할 수 있다는 은유가 그림에 숨어 있는 것이다.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이스』에서 사랑의 힘을이렇게 묘사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Omnia vincit amor.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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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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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턴이 제기한 이론에 따르면, 지구에서 일어나는 변화는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그의 이론은지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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