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의 생활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했으니 모든유배자가 김만중처럼 ‘노자 묵고‘였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도 사람들의 시선에서 김만중은 팔자가 좋아 일하지 않고도 ‘놀고먹는 할배‘였을 뿐이다. 섬사람들에게 김만중은 오히려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유배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육지 중심· 양반 중심. 유배자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섬사람들의 입장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_ 남헤 노도 중 - P266
섬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천대받고 소외되어 있다. 기본적인 교통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응급 환자가 생겨도 운이 나쁘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는 일이 적지 않다. 섬에는 아직도 섬을 지켜줄 장군 신이 필요한 것일까. 여자의 ‘최장사‘ 이야기를 들으며 상념에 젖는다._ 여수 여자도 중 - P173
"아이들이 둥지를 떠난 뒤에도요. 나이가 들어 향수에 젖은 채 인생을 돌아볼 때조차도. 그때조차 자식을 갖지 않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더라는 거죠."_ 실루엣 중 - P182
그때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우리가 다른 단계로, 좀 더 깊은 단계로, 끝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것을.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저 멀리 마당 끝자락은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지만 그곳 어둠 속 어딘가로 그들이 돌아왔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세탁실 벽 주위를 느린 동작으로 선회하며 아마도 그 숫자를 점점 불려가고 있을 그들이._ 벌 중 - P230
"모르겠어." 나는 말했다. "어쩌면 참을성이 더 많아졌겠지. 나 자신에게 거는 기대는 확실히 낮아졌고."_ 히메나 중 - P289
"이십대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탐색하는 시기인 것 같아. 하지만 삼십대는 최고의 성과를 내는 시기지."_ 넝클식물 중 - P45
수국은 범의귀과에, 불두화는 인동과에 속한다. 잎을 보면 차이를확연히 알 수 있다. 수국은 잎이 딱 깻잎처럼 생겼지만, 불두화는 단풍잎 모양으로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피는 시기도 불두화는 초파일 즈음이고, 수국은 6~7월 장마철이다. - P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