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2
박준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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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눈에
반달이 자주 비쳤다

반은 희고
반은 밝았다_ 인천 반달 중 - P15

청파동의 밤길은 혼자 밝았다가
혼자 어두워지는 너의 얼굴이다

_ 관음 중 - P28

별 밝은 날
너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_ 지금은 우리가 중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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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부는 바람
현기영 지음 / 한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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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시대는 전쟁과 난리로 들끓는 난세였지만, 그의 공동체 주위 500리 안에는 평화로운 자연 세계가 보존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비록일제의 가혹한 통치 아래일망정 노자의 공동체처럼 가능한 한이상에 가까운 사회에 접근해보자는 꿈을 품었던 것이다. 전쟁과 폭압정치가 횡행하던 춘추전국시대에 반전론을 펴고 국가의 민중 수탈을 성토한 노자는 무위자연을, 즉 ‘자연에따르는 것이 도‘라고, 위정자는 모름지기 무위로서 무사로서 정치하라고, 백성에게 간섭 말고, 백성의 자치 능력에 맡기라고 설파했다. - P173

지금이야말로 탈중심의 변방 정신이 필요한 때다. 지구를파괴하고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본의 무한 질주에 제동을 걸려면 이 거부와 저항의 변방 정신이 아니고는 안 된다. 자본 운동은 질주의 관성만 있고, 자신을 멈춰 세울 이성이 없기 때문이다. - P179

"난 프랑스인이기에 앞서 인간이다. 내가 인간인 것은 필연이지만 내가 프랑스인인 것은 우연이다"라고 한 몽테스키외의 명언을 빌려 다음과 같이 소리쳐 본다. - P200

우리 사회에 독소처럼 퍼지고 있는 정치적 냉소주의와 허무주의는 바로 이 양비론의 결과임은 물론이다.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은 기득권층의 승승장구를 보장해줄 뿐이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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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부는 바람
현기영 지음 / 한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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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의 참사는 국가폭력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기 때문에 더욱그러한데, "민중을 보호하는 대신, 도리어 민중을 파괴해버리는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의문을 품게 될까봐 두려운 것이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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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부는 바람
현기영 지음 / 한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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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상업주의를 배격하고, 동시에 일상과 미시를 절대시하는 편견도 버리자. 일상의 작은 이야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큰 이야기, 강한 이야기도 중요하다. 거시서사의 복권을 위해 물심양면의 격려가 필요한 때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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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기쁨과 슬픔 - 인간이 꿈꾼 가장 완벽한 낙원에 대하여
올리비아 랭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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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원래 세상의 더욱 해로운 충동에 맞서는 곳, 세상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나다른 생명체를 더욱 배려하는 피난처였지만 이제는 공동의 비용으로 누리는개인의 사치가 되었다. (…) 나는 정원이 동시에 많은 것이 될 수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고, 열려 있지만 닫힌 곳.

부지런한 벌은 일을 하면서
우리만큼이나 시간을 계산한다.
그토록 달콤하고 유익한 시간을
허브와 꽃이 아닌 무엇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앤드루 마벌, <정원>

식량 재배는 불안한 시기의 본능적인 행동이며 팬데믹과 전쟁 때 정점에 이른다. 정원 가꾸기는 발을 땅에 붙이게 하고, 마음을 달래고, 유용하고, 아름다움을 더한다. 그것은 느슨한 나날을 바쁘게 만들었고 사무실의 일상에서 갑자기 해방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정원을 가꾸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갇혀버린 현재의 순간에 순응하는 방법이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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