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성장하고 중산층이 늘어났지만 1980년대 광산노동자의 삶은 1970년대보다 더 나아지지 않았다. - P146
내 집과 내 차를 가진 중산층이 생겨나는 시대였지만 어떤 노동자들은 일자리가 축소되면서 직장은 물론이요 거주하던 사택에서도 떠나야 할 판이었다. 그들은 술을 핑계로 집 앞에 세워진누군가의 자가용에 분풀이를 했다. - P146
강릉과 양양 사이에 있는38선 휴게소에 적힌 설명처럼 분단은 "12개의 강과 75개 이상의 샛강을 단절시켰고, 181개의 작은 우마차로, 104개의 지방도로, 15개의 전천후 도로, 8개의 상급고속도로, 6개의 남북간 철로를 단절시켰다." - P174
해가 저무는 포구 구석에서 조용히 만나는 남녀를 흘깃 보고 ‘불륜‘을 연상하기는커녕 "고정간첩 아니야?"라고 하던 어른들의 말도 분단국가에서 관계에 대한 의심이 일상이 된, 경계선에 위치한 지역민의 언어였다. - P181
어머니는 하숙집을 훨씬 편하게 여겼다. 그 집에서는 어머니가직접적으로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그 대신 "노조원들이 들이닥쳐서" 사생활이 없다는 어머니의 불만은 "하숙생들이 들이닥쳐서" 사생활이 없다는 나의 불만으로 바뀌었다. - P191
풍요롭게 살고 있는 오늘날, 광물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 일상을 함께하는 철이 어느 땅에서 시작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한때 번성하던 광산은 왜 문을 닫게 될까. 양양광업소의 규모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수입산 철광석의 증가 때문이었다. 수입산 철광석의 증가로 이제는 직업 유지 자체가 어려워졌다. 국내 유일의 자철광산이던 양양광업소도 수입 철에 의해 가격 경쟁에서 밀리자 기업 입장에서는 계속 채굴을 하느니 문을 닫는게 나았다. - P247
광업은 자연에서 광물을 캐는 일이지만 이 광물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문명이다. 석탄으로 일으킨 산업혁명이지만 그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고, 이제인류는 오늘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다시 말해 광물의 쓸모는 문명의 과정에서 언제든지 가치가 달라진다. - P253
"당신 같으면, 죽을 만큼 부려먹다가 필요 없게 되었으니 아무런 대책 없이 쫒아내 버린다면 어떻겠소." •한강, 《검은 사슴>, 문학동네, 2017, 231쪽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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