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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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들의 노래는 세계의 근본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 노래가
‘본풀이‘이다. 제주도 무당들의 본풀이는 대하소설처럼 웅장한 구도를 갖는다. 본풀이는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마침내 설명하고 거기에 언어를 부여한다. 그래서 그 노래는 신들의 노래가 아니라 인간의 노래다. 경북 지방 무당들의 본풀이는 흙의 근본을 이렇게 풀어낸다.

_ 흙의 노래를 들어라 중 - P30

모든 석양은 장엄하다. 그것은 생을 껴안고 간다. 큰 것이 아닌 보다 작고 하찮은 생들까지. 산의 석양은 우리들 상처입은 생을 장엄 속에서 위로한다. 괜찮다. 다 괜찮다고.

_ 지옥 속의 낙원 중 - P40

소쇄원 · 식영정뿐 아니라, 다른 많은 정자들도 그 불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불우한 자들이 낙원을 만들고 모든 낙원은지옥 속의 낙원이다. 소쇄원에는 산수유가 피었다.

_ 지옥 속의 낙원 중 - P43

삶은 소설이나 연극과는 많이 다르다. 삶속에서는 언제나 밥과 사랑이 원한과 치욕보다 먼저다.

_ 망월동의 봄 중 - P50

대동강은 어떤가. 가보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서해의 힘은 더욱크게 하구로 파고들고 연안으로 안겨올 것이 틀림없다. 서해와 달의 당기고 끌리는 모습이 저러하므로 조국의 서쪽 강들은 서해에닿는 하구에서 저마다의 사랑과 저마다의 소멸의 표정을 따로따로 갖는다.

_ 만경강에서 중 - P53

갈대는 빈약한 풀이다.
바람 속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풀은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것들은 태어날 때부터 늙음을 간직한다. 그것들은 바람인 것처럼 바람에 포개진다.
그러나 그 뿌리는 완강하게도 땅에 들러붙어 있다.

_ 도요새에 바친다 중 - P65

이승의 연안에 내리는 다윈의 배고픈 새들은 멸절과 멸절 사이의 시공을 울면서 통과하는 필멸의 존재로서 장엄하다. 저무는 만경강 하구 갯벌 위로, 새들은 돌아오고 또 돌아온다. 새들은 살아서 돌아온다.

_. 도요새에 바친다 중 - P66

바람 속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풀들은 빛나는 꽃을 피우지 않고,
영롱한 열매를 맺지 않는다. 갈대나 억새가 그러하다. 갈대는 곤충을 부르지 않고, 봄의 꽃들처럼 사람을 유혹하지도 않는다.

_ 도요새는 바친다 중 - P67

4월의 빛나는 산하에서는 겨울을 난 갈대숲이 가장 적막하다.

_ 도요새에 바친다 중 - P67

숲의 힘은 오래된 것들을 새롭게 살려내는 것이어서, 숲 속에서 시간은 낡지 않고 시간은 병들지 않는다.

_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 중 - P69

숲의 신성은 마을 가까이에 있고,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오대산의 전나무숲과 가리왕산의 단풍나무숲과 점봉산의 자작나무숲들도 일제히 깨어나고 있을 것이었다.

_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 중 - P73

퇴계의 산행은, 돌아서서 산과 함께, 산을 데리고 마을로 내려오기 위한 산행이고 인간의 마을을 새롭게 하기 위한 산행이다. 마음속으로 산을 품고 내려오려 해도 산은 좀처럼 따라오지 않는다. 휴일의 날이 저물고 사람들 틈에 섞여 산을 내려올 때, 성인은 벌써 산을 다 내려가서 마을에 계신다. 천하에 무릉도원은 없다.
ㅡ_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 중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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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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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수 없는 모든 길 앞에서 새 바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 아무것도 만질 수 없다 하더라도 목숨은 기어코 감미로운 것이다. 라고나는 써야 하는가. 사랑이여, 이 문장은 그대가 써다오.

_ 책 머리에 중 - P9

봄의 꽃들은 바람이 데려가거나 흙이 데려간다.

_ 꼬피는 해안선 (여수 돌산도 항일암) 중 - P19

동백은 피어서 군집을 이루지 않는다. 개별자로 피어나는 그 꽃들은 제가끔 피어서 제가끔 떨어진다. 절정에서 바로 추락해버린다. 그래서 동백이 떨어진 나뭇가지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문득 있던 것이 문득 없다. 뜨거운 애욕의 정념 혹은 어떤 고결한 영혼처럼.

_ 여수 돌산도 항일암 중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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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역사 -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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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새로운 공간에 필요한 에티켓이 나타나는 것은 낯선 공간에 친절과 배려를 주입함으로써 그곳을 개개인에게 전화적인장소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즉, 기자, 비행기, 병원 등은 기숲의 발달이나 정책 변화로 개인의 일상에 갑자기 나타난 공간이지만 매너를 통해 그곳들을 더 나은 사회적 장소로 활용하자는것이 에티켓북이 역설하던 지향점이었다.

_ 새로운 공간에서의 에티켓 중 - P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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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문장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이 삶의 질문을 마주하며 밑줄 그은 문학의 말들
스티븐 킹 외 지음, 조 패슬러 엮음, 홍한별 옮김 / 이일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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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시가 소중한 까닭은 이 순간에 머무르라고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이미 일어난 일을 붙들고 괴로워하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고 쓸데없이 고민하지 말라고 한다. 시는 현재에 살라고 당부한다.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주변에 있는 아름다움을 그냥 보라고. - P86

우리는 "삶에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삶은 시작과 끝 사이에 있는 작은 등불, 우리 존재 이전의 공허와 이후의 공허 사이에 존재하는 빛나는 공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 P98

"페로(하지만) 당연히 같아, 미히타(아가). 네 삶이 예술이야.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 네가 날마다 살아가는 방식이지. 노래는 노래가 아니라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말이야. 책은 책이 아니라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면서 날마다 하는 선택이고"

_ 파트리시아 엥헬, 「사랑이 아니야, 파리라 그래It‘s Not Love, It‘s Just Paris]]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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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영혼, 발효의 모든 것 - 지구촌 발효음식의 역사, 개념, 제조법에 관한 기나긴 여행
샌더 엘릭스 카츠 지음, 한유선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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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한다. 여러분은 주위에 나누어주고도 남을 만큼 발효음식을 넉넉히 만들게 될 것이다. 발효음식을 만들면서 가장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이웃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돈을 줘야만 물건을 얻는 그 퍽퍽한 경제 구조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요즘 집에서술을 빚는 다른 사람들과 맥주나 벌꿀주를 서로 바꾸어 마신다. 우리집은 언제나 사워크라우트를 담그는 유리병으로 넘쳐난다. 역시 다른사람들과 김치나 피클을 주고받기 위해서다. 발효음식에 심취한다는것은 발효인들의 공동체에 발을 들인다는 의미다. 발효인들은 누구보다 유쾌하고 별나며 관대한 사람들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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