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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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쑤언은 레즈비언이 코리안이나 아메리칸과 동급의 말이라도 되는 양 저리 쉽게 떠들어젖히고 있는 것이다. 찌니네뿐만 아니라 이장의 마음도 어쩐지 홀가분해졌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집주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 P101

기희의 욕은 고무공처럼 통통 튀는 소녀의 앙탈 같은 느낌인데 노동의 현장에서 갈고닦아 그런가 쑤언의 욕은 그야말로 욕답게 걸판지고 찐득했다. - P105

아이고, 부처는 여그가 부처구만. 쪼까내라고 그 난리친 집구석을 다 도와준다 그네이. - P150

서울에서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들은 다들 그랬다. 고통이나슬픔은 물론 자신의 비루함, 열등감 같은 것은 저 수면 아래 깊숙이 묻어놓고 수면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살았다. 물론 수면 아래 묻어두었던 묵은 상처나 감정을 일순간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은 더러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알아보는 눈을 기르고 걸러내는 방법을 숙련하면서 찌니들은 어른이 되었다고 자부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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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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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평한것이 있다면 오직 세월 하나, 세월 앞에선 무엇도 견뎌낼 재주가 없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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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부희령 지음 / 사유악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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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은 지금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역시 지금이 아닌 순간에는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그러자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고 머나먼 과거 어느 순간에반짝인 별빛을 보고 있다는 기쁨이 그의 몸에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 P182

가짜 그림자를 그려 달라는 사람도 없고. 한때 부유함은 탐욕의 상징이었고, 가난은 덧없는 사물들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가치 있는 태도였지. 가식이었을망정, 하지만 이제는 거꾸로가 되었어. 부유함은 명예이고 가난은 수치일 따름이야." - P188

이해하시겠습니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들어야 우리 회사에 돈을 꾸러오는 이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불평등은 우리의 힘입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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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부희령 지음 / 사유악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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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람이었다가 구름이었고 비였으며 흘러서 바다로 가는 강물이었다. 공기이면서 불이고 물이면서 땅이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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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부희령 지음 / 사유악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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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실패했다. 요즘 사람들은 열차 안이 콩나물시루가 되는 출퇴근 시간에는 처지가똑같아 일찍 일하러 가는 옆 사람을 밀치며 욕한다. 열차로 이동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얻고자 승강장에서 시위하는 이들 탓에 일하러 늦게 간다고 화를 낸다. 주 120시간을 일하면 돈을 많이 벌어서 좋다고 말한다. 사람으로 대접 못 받고 일만 해야 하는 진짜 억울함을 모른다. 세상이 변했다. 귀신은 빈둥대고 사람은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귀신으로 남기로 했다. - P56

우리는 한 그루 나무인 적이 없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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