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 씨의 이런 욕구는 부르디외가 말한, 자신의 가치관을 사회적 기준으로 만들고 이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는 상류층의 욕구와 닮아 있다. 자신들의 생활양식이 ‘당연히 추구해야 하는 것‘, ‘교양 있는 것‘으로 인정받을수록 상류층의 사회적 지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도영 씨가 바라는 것도 결국 자신의 가치관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갖는 것"이었다. - P144
나는 오늘날 1인가구라는 사회집단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체화된 문화자본은 생활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생활역량이란, 사람이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요리, 빨래, 청소를 능숙히 해내는 살림역량이 대표적이다. 오늘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필요한 지식을 빠르게 얻어내는 정보력도 빠질 수없는 생활역량이다. 생활역량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해야 하는 1인가구에게는 더욱 필수적이다. - P147
주변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일상적인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를 구별 짓지 않고 받아들이는 이 느슨한 개방성 속에서, 이제 도시에서는 사라져 가는 1차 집단의 정서를 느꼈다. 생활세계를 매개로 한 자연스러운 연대가 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 P169
이처럼 연령, 성별, 직업의 차이를 막론하고 1인가구에게 살림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에 가깝다. 요리는 ‘누군가를 먹이는 일‘에서‘배를 채우는 일‘로, 청소는 ‘함께 사는 공간을 돌보는 일‘에서 ‘견딜만한 수준의 정돈‘으로 바뀐다. 살림은 생명을 살리는 행위에서 생명을 겨우 붙드는 행위가 된다. - P198
돌봄관계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서로를 향한 관심, 상대를책임지려는 마음, 기꺼이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을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돌봄의 이런 속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기계적 소셜 네트워킹은 1인가구에게는 오히려 비인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가까운 지역사회 안에서 지속 가능한 돌봄공동체를 형성하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1인가구가 외발자전거로 서커스하듯 살림을 이어가지 않아도 되는 일상이 가능해진다. - P217
다만 그 층위가 다를 뿐이다. 저소득층에게 가성비가 비용 절감이라면, 고소득층에게는 시간 절약이다. 시간을 아끼려고 직장 근처에 살고, 배달 음식을 시키고, 세탁을 맡긴다. 어느 쪽이든 윤택함이나 건강함과는 거리가 멀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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