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는 미술관 - 그림 속 잠들어 있던 역사를 깨우다
김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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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성 중심사회에서 아름다움, 부, 명예, 지식은 권력이다. 푸코는 그 권력이 자신들과 다른 것들을 비정상으로 치부하고 억압하며 감시하고 처벌한다고 보았다. - P323

원시 시대 신과 소통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한 샤먼도 어찌 보면 광인이었다. 생각과 가치관은 늘 바뀌어 왔다. 과거의 비정상은 현재의 정상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 경우도 있다. 진짜 문제는 나와 우리는 정상이고 너와 너희는 비정상이라는 독선적 이분법이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일까? 자신의 좁은 관점에 따라 선과 악 혹은 정상과 비정상을 칼같이 가르는 그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 삶과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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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미술관 - 그림 속 잠들어 있던 역사를 깨우다
김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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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두 사람을 매혹할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클레오파트라의 장점은 외모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다. 그녀는 육체적 아름다움을 넘어선 매력을 지녔다. 이집트 역사상 최고의 격동과 혼란의 시기, 20여 년 동안 안정적으로 국가를 통치했던 클레오파트라는 지성, 매력, 화술, 정치적 통찰력을 지닌 유능한 파라오였다. - P91

중세 교회는 애욕을 가장 깊은 지옥에 가야 하는 무거운 죄로 여겼다. 하지만 단테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안타까운 사랑에 연민을 느껴 <신곡》에서 비교적 죄가 가벼운 이들이 가는 제2지옥에 배치한다.
그래도 어쨌든 지옥에 떨어트려 가혹한 고통을 겪게 만든다. 이 점에서단테는 최초의 르네상스 휴머니스트인 동시에, 기독교적 세계관에 머문 중세인이기도 했다. 현대인에게는 아무리 불륜이라도 남녀가 사랑때문에 지옥에 간다는 것이 지나치게 느껴진다. 하지만 중세에는 정욕이 지옥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7죄 중 하나였고 단테 역시 이들을 지옥에 보내 교훈을 주려고 한 것이다. - P104

카트린은 피렌체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문화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의 식문화에 충격을 받았다.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금속 잔으로 술을 마시는 것을 미개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프랑스 궁정의 귀족들에게 이탈리아의 우아한 식사 에티켓을 소개했다. 카트린은 은색 포크와 고급스러운 도자 식기를 선보였고 테이블을 식탁보, 냅킨, 꽃과 장식품으로 세팅했다. 뷔페식 식사가 아닌 코스 요리를 차례대로 맛보는 방식을 도입했다. 새로운 식문화는 섬세한 크리스탈 잔, 유약을 바른 도자기 접시, 자수 식탁보 등 이탈리아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프랑스의 상류층 가정으로 빠르게 퍼졌다. - P161

이렇듯 오스만 제국에서 영국, 프랑스, 미국에 이르기까지 커피하우스는 새로운 정신의 물결에 영감을 주는 장소, 뛰어난 지성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갓 내린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담소하고 토론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 처음엔 단순히 이국적인 동양의 음료를 파는 상점으로 시작했지만 곧 정치와 사상, 문화, 예술, 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이끈 요람이 되었다. 이곳은 계몽주의의 씨앗이 뿌려지고 자란 비옥한 토양이었다. 커피하우스의 공기는 커피 향뿐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바꿀 새로운 정신으로 가득찼다. 활발한 대화와 비평의 교류 속에서 문화사에 빛나는 고전과 걸작들도 탄생했고, 유럽과 미국에서는 현대 민주주의 산실로서의 역할도했다.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변혁과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어쩌면 오래된 커피하우스의 정신을 기억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 P177

향신료는 동서 문화권의 교류를 촉진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결정했던 중요한 요소였다. 아랍 향신료 상인들은 상품의 공급처를 비밀로 부쳐 신비감을 조성하고 향신료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지어내 유럽인에게 강렬한 판타지를 불러일으켰다. 향신료는 단순히 인간의 감각적인 미각에 즐거움을 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꿈과 상상력이라는 정신적 영역과도 관련된 물품이었다. 강렬한 맛과 향기에서 발견한 신비와 유혹은 미지의 낙원에 대한 환상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향신료는 콜럼버스에서 바스코 다 가마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대범한 모험과 탐험의 촉매제였다.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 금단의 식물에 대한 탐닉은 사람들의 삶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 P192

설탕은 유럽인에게는 맛의 세계를 확장시킨 풍미였지만 노예에게는 죽음의 사자였다. 설탕 산업이 호황을 누리자 노동력은 점점 더 많이 필요했고 노예 무역도 급증했다. - P202

400년 전 정물화에 부와 물질주의를 경계하고 욕망을 자제하려는 종교적 장치 ‘바니타스‘ 개념이 있었다면, 오늘날의 먹방이나 먹스타그램에서는 음식이 일종의 물신 숭배의 대상이 된 듯하다. 먹고 마시며 짧은 생을 향유해야 한다는 ‘즐거운 인생‘이 현대인의 종교다. - P215

왜 미술사에서는 루크레티아의 죽음을 미화한 그림이 이토록 많은것일까? 주제 자체가 영웅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유도 있겠으나, 어떤점에서는 견고한 가부장 사회의 윤리와 가치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있다. 루크레티아는 폭력의 피해자지만 육체의 순결을 잃은 이상 죽어야만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술은 종종 한 사회의 가체 체계를 충실히 반영한다. 그리고 예술 작품이 묘사하는 여성의 모습은 여성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깊은 영향을 준다. - P290

서양미술 작품에서 흑인은 주로 육체 노동자, 하인, 노예들로 나타난다. 또 네덜란드 정물화에서는 일종의 사치품으로, 「흑인 여자의 강간」과 같은 장르화에서는 성적 노리개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아메리카 원주민과 아프리카인은 문명화되지 않은 미개인, 기독교도가 아닌 야만인에 불과했고 자신들이 이들의 풍습과 문화를 교화시켜야한다는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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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문장들 -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시인의 말들 문장 시리즈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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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 P82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다 - P98

탁배기 한잔에 어스름이 살을 풀고
목메인 달빛이 문 앞에 드넓다 - P120

달빛에 퍼득이는 수면은 재빠르게 페이지를 넘긴다
여기 달 귀퉁이는 언제나 접혀 있다 - P124

사는 동안 무엇을 성취했느냐고 사람들이 물으면
슬픔이라고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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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문장들 -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시인의 말들 문장 시리즈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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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P32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P38

나는 비애로 가는 차 그러나 나아감을 믿는 바퀴 - P40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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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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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은 칸딘스키와 함께 추상화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화가로, 칸딘스키의 작품을 ‘뜨거운 추상‘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교해 ‘차가운 추상‘이라고 불립니다. 칸딘스키가 다양한 선과 강렬한 빛깔로 표현이 풍부한 그림을 그렸다면, 몬드리안은 절제된 논리적 질서에 의한 그림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콤퍼지션 시리즈>를 봐도 그렇습니다. 수직과 수평의 선들을 이용한 구조적인 표현이, 마음을 질서 있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면서도 색의 활용에서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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