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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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각도를 토대로 상황을 복구하면, 누군가 바로 앞에서 죽어가고 소방당국과 의료진, 시민이 응급처치에 나서는 와중에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렌즈를 현장에 겨누고 녹화 버튼을 누르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10.29 참사 당시 촬영된 영상이 증언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다름 아닌 구경꾼들의 존재.

_ 좋아요와 리트윗, 그 이상 중 - P24

목격은 눈으로 직접 보는 일이고, 구경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보는 일이다.

_ 좋아요와 리트릿, 그 이상 중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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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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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감 재단사나 가죽공예 전문가들이 쓰는 수제 가위를보라. 전문용 가위의 특징이란 모두 손잡이가 얼마나 편하고피곤을 덜 느낄 수 있느냐에 모여 있다. 피스카스 가위의 우수함이란 결국 손잡이 디자인의 차별성이다. 페라리 자동차의 가죽 시트를 만드는 장인들은 피스카스가 아니면 작업하지 않는다. 감각으로 찾아낸 최고의 도구란 이유일 것이다.

_ 피스카스 중 - P529

파타고니아의 방향과 소명은 혼선을 만들지 않는다. 물건을 쓰지 않으며 살아갈 방법은 없으니, 제대로 만든 물건을 오래 쓰고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자는 것이다. 물건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 단순한 방식을 그대로 실천한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뽑아낸 원사로 옷을 만드는 파타고니아다. 얇은 재킷 하나를 만드는 데 약 34개의 페트병이 들어간다. 코튼 제품은 친환경유기농 면화로 만든 원사만을 쓴다. 몇 배나 더 드는 비용까지 감수하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일지 모른다.

_ 파타고니아 중 - P535

나 또한 책상 위에 놓아 둔 메모지 박스를 보며 다짐한다. 그렇다. 차분하게 세상을 보지 못하면 흥분뿐이다. 핏대올려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이젠 안다. 제 할 일이나 제대로 잘하면 그만이다. 간결한 문구에 담긴 내용은 결코 작지 않다. 메모지를 꺼내들면 낱장의 밑부분에도 또 쓰여 있다. Keep Calm and Carry On. ‘진정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침착하게 굳건히 앞으로 나아가라’, ‘흔들리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얼마든지 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킵 캄 앤 캐리 온 메모지 중 - P542

큰 도시인 마르세유가 비누 생산의 본산 역할을 자연스레 맡게 된다. 비누 원료인 올리브가 풍부하고 면직물 린넨산업도 발달해 수요가 넘쳤던 까닭이다. 아랍의 오리엔탈식비누 제법이 전승되어 마르세유 비누로 정착된다. 바로 올리브유에 소다를 섞고 바닷물을 이용해 만든 ‘블랙 소프BlackSoap‘라는 비누다.

_ 마리우스 파브르 중 - P546

옆에서 지켜본 양재중 어란의 비법이란 시간과 인간의 노력, 자연의 바람이 전부였다. 산란기의 튼실하고 싱싱한 참숭어를 경매로 사들였고, 바로 알을 채취해 알집 표면의 실핏줄까지 외과 수술만큼 섬세하게 제거했다. 비린 맛을없애기 위해서다. 이를 절이고 말리는 과정이 이어진다. 말리는 그릇은 미송판을 썼고, 자연 바람이 부는 지리산 농장의 건조장으로 옮겼다. 건조할 때 전통 방식이라는 참기름대신 문배주를 쓰는 게 달랐다. 반복해 발라 한 달 가까이 자연 건조해 만든 게 양재중 어란이었다.

_ 양재중 어란 중 - P552

정작 유럽제 안경에서는 아르누보 문양을 찾아보기 힘들다. 형태의 답습도 없다. 기능주의 디자인의 간결함을 강조한 세련된 형태와 색채가 더해져 있다. 하쿠산은 재료도접근 방식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하쿠산안경은 좋은 시대를 뜻하는 ‘벨 에포크belle époque’의 화석 같기도 하다. 세상은 재미있다. 1970년대를 겪었을 리 없는 젊은이들이 외려 하쿠산에 열광하고 있다. 첨단 시대엔 과거의모습이 오히려 새롭고 좋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변화의 속도에 지친 이들의 복고 취향은 흥미롭다.

_ 하쿠산 중 - P560

LP의 부활과 아날로그풍 유행이 요즘의 첨단이다. 서울이태원엔 비닐 레코드와 CD만을 취급하는 음반 전문 매장
‘바이닐 앤드 플라스틱VINYL & PLASTIC‘이 있다. 주 고객은 LP를 처음 보거나 사용해 본 적 없는 젊은이들이다.

_ 오르토폰 SPU 카트리지 중 - P565

복순도가의 막걸리에선 과일과 꽃 향기가 난다. 자연 탄산의 청량감이 더해진 톡 쏘는 맛은 깔끔하다. 한 모금 넘기면 잔향이 꽤 오랫동안 남는다. 쌀과 누룩이 시간을 머금어만들어 낸 자연 발효의 향과 맛이다. 사케에서 받았던 충격이 되살아났다. 같은 쌀과 제법으로 만든 막걸리가 엉망일수 없다는 확신은 옳았다. 우리에게 좋은 술이 없었던 게 아니다. 그동안 제대로 만들지 않았을 뿐이다.

_ 복순도가 손막걸리 중 - P571

좋은 음악을 듣는 쾌감이 즐거움의 내용이다. 같은 음악도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쾌감이 달라진다. 이어폰으로듣는 음악은 좋은 오디오를 통해 듣는 것보다 못하다. 아무리 좋은 오디오도 공연장에 가서 직접 듣는 것보다 못하다. 연주자의 호흡이 느껴지고 손의 현란한 움직임까지 보이는음악이란 얼마나 생생한가. 공감각으로 다가오는 온몸의 반응은 음악적 흡인력을 극대화한다.

_ 레트로그래프 마카롱 중 - P575

약은 체하며 남의 경험을 빌려 과정을 단축시킨다 해도 별 소용없다. 내 것이 빈약하면 선택을 주저하게된다. 취향은 행동으로만 드러나는 법이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라이프스타일이란 결국 시간과 돈, 노력을 아낌없이 써서 만든 게 맞다.

_ 타임모어 피시 스마트 전기 케틀 중 - P582

하드 케이스인 리모바의 확장성과 무거움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작은 바퀴로 인한 불만도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리모바는 불편마저 감수할 이유가 있다. 리모바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사용자를 돋보이게 한다는 데있다. 살아온 역사를 담아도 부서지지 않을 듯한 캐리어의강인함 멋지지 않은가.

_ 리모바 중 - P603

자동차 여행이 잦은 나는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를 자주마신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커피 한 잔이 나오는 편리함은 놀랍다. 더 놀라운 것은 커피의 맛이다. ‘세상에!‘란 탄성이 먼저 나올 정도다. 커피 머신의 상표를 유심히 보았다. 스위스제 ‘유라jura‘ 제품이다. 고가의 커피 머신을 편의점에서쓴다. 커피 맛까지 미세하게 따지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겨냥한 대처다. 나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싸고 맛있는 커피는 GS25 편의점의 것이라 확신한다.

_ 드롱기 프리마돈나 중 - P608

이 모든 기능을 갖춘 도구가 있을까? 있다! 그것도 우스워 보이는 철판 한 장에 다 들어 있다. 이름은 ‘베르크카르테WERKKARTE’의 ‘인터페이스 카드 Interface card‘다. 인터페이스는 컴퓨터용어로 더 익숙하다. 서로 다른 두 장치를 이어 주는 부분 혹은 매개체를 뜻한다. 디지털 세상의 접속 방법처럼 얇은판에도 각기 다른 기능들이 매개되고 결합되었다. 철판 한장으로 된 도구는 기막힌 작명으로 의미를 더했다.

_ 베르크카르테 중 - P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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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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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은 과거의 아름다움과 결합되었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체험주의자들은 불필요한 것을 빨리 덜어 낼 줄 안다.

_ 몰스킨 중 - P351

발상의 전환이 만든 멋진 성공은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러준다.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능력은 빼어난 인간들의 특징이다.

_ 쓰리엠 포스트-잇 & 홀더 중 - P357

좋은 물건은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배려가 그 출발이다.

_ 쓰리엠 포스트-잇 & 홀더 중 - P360

세련된 뉴요커나 아프리카 오지의 원주민 모두 먹고 싸고 돌아서면 흔적이 남는다. 사는 방식의 우위를 떠벌리는 일은 멋쩍다. 산다는 건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다. 하루를 돌아. 눈 떠 잠들 때까지 앉았다 일어난 뒤를 보면 쓰레기가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삶을 사는 이들은 자연의 순환 속에 몸을 맡긴 유목민들이다. 문명이란 쓰레기 더미 속에 뒹구는 일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_ 심플휴먼 버터플라이 중 - P364

미술공예운동의 출발은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에서 비롯됐다. 그 영향은 전 유럽으로 퍼져 빈의 아르누보를 만들어 냈고, 독일 유겐트슈틸의 바탕이 된다. 이런 흐름은 바우하우스로 연장되고 바야흐로 디자인 시대가 열리게된다. 북유럽에선 간결한 노르딕 디자인으로, 미국에서는 대륙적 호방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스티클리는 문화적 맥락으로 보면 유럽의 디자인 감각을 미국식으로 완결한 거다.

_ 스티클리 의자 중 - P369

인간은 자연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창조의 역량을 키워간다. 우모羽毛 이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14세기 이래 700년의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 죄 없는 오리의 털을 벗기지 않아도 되는 합성섬유인 캐시밀론을 만들어 냈다. 구스다운을 대체한 캐시밀론은 인류의 따뜻한 잠자리를 쉽게 해결해 줬다. 게다가 값도 싸서 전 세계에서 각광받았다.

_ 코지타운 중 - P382

칼에 조예 깊은 선학들의 조언을 들었다.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같이 ‘오피넬OPINEL‘을 칼의 상징성이 물씬 풍기는 명품으로 꼽았다. 프랑스의 조제프 오피넬 Joseph Opinel이만든 오피넬을 보고 단번에 반했다. 대장장이의 아들은 새롭고 혁신적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남들이 하지 않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칼을 만들고 싶었다. 1890년 자신의 이름을 붙인 칼을 세상에 내놓는다. 먹이를 베기 위한 날카로운 칼날과 손에 쥐기 편리한 손잡이가 달린 접이식 칼이다.

_ 오피넬 증 - P406

이럴 때 슬그머니 ‘이케아IKEA‘ 매장에 들른다. 바우하우스가 지금까지 사업을 벌인다면 이케아와 같은 모습이었을것이다. 기능에 충실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을 지닌 디자인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어 했으니까. 게다가 규격화와 모듈화를 통한 대량생산으로 가격까지 낮춰 모두가 쓸 수 있길원했다. 값싸고 실용적인 이케아 가구와 생활용품은 바우하우스의 철학을 그대로 녹여 냈다. 전 세계 사람이 이케아에 열광하는 이유다. 특히 유럽에선 열 명 가운데 일곱은 이케아 침대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의 힘은 놀랍다.

_ 이케아 벽시계 중 - P412

장서표와 일반 판화는 큰 차이가 없다. 크기와 격식만지키면 된다. 소재도 제한이 없으며 취향에 따라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표현법을 펼친다. 모양도 사각형,
원형, 삼각형 등으로 다양하다. 우표 크기에서부터 엽서만한 것에 이르기까지 크기도 제각각인 듯 하지만, 일반적으로 5~10센티미터 정도로 만들어진다. 책에 붙여야 하는 것이니 전체의 조화를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서표에는 라틴어 ‘엑스 리브리스 EX-LIBRIS‘라는 국제 공용표식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_남궁산 장서표 중 - P424

바우하우스 공부를 통해 "본질이 곧 아름다움"이라 배웠기 때문이다.

_ 보이 중 - P437

취향의 선택이어야 생활의 물건이 빛난다. 취향은 선호의 감정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골라내는 능력이란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사들인 물건이어야 일관성을 지닌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자신의 취향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형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연에 가까운 생활 방식이나 존재감도 포함된다. 물건의 선택으로 자기표현을 하는시대의 속성은 보편화되고 있는 중이다.

_ 무인양품 중 - P442

독일에 다녀온 이들이 선호하는 선물 아이템이 헹켈 스멜 리무버다. 값도 비싸지 않아 인기가 높은 모양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조밀한 재질감의 금속 광채가 눈에 들어온다. 스테인리스강의 재질 등급은 150개가 넘는다. 비슷해 보여도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스테인리스강의 표면을 보면 대략의 품질이 가늠된다. 좋은 재질은 금속광택의 깊이감이 다르다. 붉은빛이 감도는 헹켈의 표면 질감은 남다르다. 중국산과 비교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_ 헹켈 스멜 리무버 중 - P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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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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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바흐를 보고 생각했다. 왜 우리는 일상의 불편과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문제들에 둔감한가. 거창한 구호에 솔깃하면서 정작 삶의 디테일은 소홀히 하는 불균형을 알아채지 못한다. 세상의 온갖 일이란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빛난다. 잘 보기 위해들이대는 확대경 하나가 불편한 삶의 균형을 잡아 준다. 의지로 되지 않는 일엔 쓸데없이 맞설 이유가 없다. 이를 풀어나갈 궁리를 하는 게 조화다. 둘의 균형으로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이야말로 멋지지 않은가.

_ 에센바흐 모빌룩스 LED 중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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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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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간의 복원력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간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은 100가지가 넘으며, 그중에는 심각한 것들도 많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간 질환이 지나친 음주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만성간 질환 중에서 약 3분의 1만이 알코올과 관련이 있다. 비알코올성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은 들어본 적도 없는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간경화보다 더 흔하며 훨씬 더 당혹스러운 질병이다. 예를 들면, 이 병은 과체중이나 비만과 강한 관련이 있지만, 환자 중에서 건강하고 날씬한 이들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누구도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_ 몸의 화학 중 - P210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 기관들은 대개 기능이 떨어지는데, 콩팥이 더심하다. 40세에서 70세 사이에, 콩팥의 여과 능력은 약 50퍼센트 감소한다. 콩팥돌도 더 흔해지며, 목숨을 위협하는 콩팥 질병들도 흔해진다. 미국에서는 1990년 이래로 만성 콩팥 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70퍼센트넘게 증가했으며,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증가율이 더 높다. 콩팥 기능 상실의 가장 주된 원인은 당뇨병이며, 비만과 고혈압도 중요한 기여 요인이다.

_ 몸의 화학 중 - P215

방광의 한 가지 좋지 않은 특징은 쓸개나 콩팥과 마찬가지로 돌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_ 몸의 화학 중 - P216

"아니, 연골이에요. 연골도 아주 놀랍죠. 유리보다 훨씬 더 매끄러워요. 마찰계수가 얼음의 5분의 1에 불과해요. 연골 표면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면 얼음판에서보다 16배 더 빨리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겁니다. 연골이 바로 그래요. 게다가 얼음과 달리 연골은 부서지지 않아요. 압력을 받았을 때 얼음처럼 금이 가지도 않지요. 게다가 연골은 스스로 자라요. 살아 있어요. 공학이나 과학은 아직 그 정도 수준까지는 해낼 수 없어요. 지구에 있는 최고의 기술들은 대부분 바로 여기 우리 몸 안에 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가 거의 지극히 당연시하는 것들이고요."

_ 해부실 : 뼈대 중 - P222

무엇보다도 이 물질은 규칙적인 운동이 어떻게 알츠하미어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가라는 오래된 수수께끼를 설명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튼튼한 뼈는 오스테오칼신을 더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_ 해부실 : 뼈대 중 - P229

벤은 이렇게 말한다. "뼈는 강화 콘크리트보다 더 강하지만, 아주 가볍기 때문에 우리는 달릴 수도 있지요." 온몸의 뼈를 전부 더해도 무게가 약 9킬로그램에 불과하지만, 그 뼈로 우리는 1톤의 압박을 견딜 수있다. 벤은 이렇게 덧붙인다. "뼈는 몸에서 유일하게 흉터가 생기지 않는 조직입니다. 다리가 부러졌을 때, 완치가 되고 나면 부러진 곳이 어디였는지 알아볼 수 없어요. 굳이 그렇게 할 실질적인 혜택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뼈는 완벽해지고 싶은가 봐요." 더욱 놀라운 점은 뼈가 다시자라서 틈새를 채운다는 것이다. "다리에서 뼈를 30센티미터까지 잘라낸 뒤 틀로 고정시키고 일종의 늘리는 기구를 대면 뼈는 다시 자라서 이어붙을 수 있어요. 몸에서 그럴 수 있는 기관은 뼈밖에 없어요." 한마디로 뼈는 놀라울 정도로 역동적이다.

_ 해부실 : 뼈대 중 - P230

우리의 뼈는 중년 후반기부터 해마다 1퍼센트씩 무게가 줄어든다. 늙어갈수록 뼈가 부러지는 사례가 그만큼 늘어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노인들은 고관절이 부러지면 특히 더 고역스럽다. 고관절이 부러진 75세가 넘는 이들 중 약 40퍼센트는 더 이상 홀로 생활할 수 없게 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삶을 무너뜨리는 마지막타격이 된다. 10퍼센트는 30일 이내에 사망하고, 거의 30퍼센트는 1년이내에 세상을 떠난다.

_ 해부실 : 뼈대 중 - P238

직립보행에도 대가가 따른다. 만성 요통이나 무릎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말해주듯이, 오늘날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치르는 대가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걸음걸이에 맞추어 골반이 좁아지는 바람에, 여성은 출산할 때 엄청난 고통과 위험을 안게 되었다. 최근까지 지구에서 인간만큼 출산할 때 사망 위험이 높은 동물은 없었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여전히 사망률이 가장 높은 동물일 것이다.

_ 움직이다 중 - P246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면역계도 강화하고, 호르몬 분비량을 늘리고, 당뇨병과 다양한 암(유방암과 대장암 등)에 걸릴 위험을 줄이고, 기분을 좋게 하고, 노쇠도 막아준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겠지만, 운동을 했을 때 몸에서 혜택을 보지 못하는 기관이나 계통은아마 전혀 없을 것이다. 적절한 양의 운동이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줄수 있는 알약을 누군가가 발명한다면, 그 즉시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약물이 될 것이다.

_ 움직이다 중 - P247

"면역계는 몸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관이다."
-마이클 킨치 - P273

더구나 면역계는 사람마다 독특해서, 일반화하기가 더 어렵고, 이해하기도 더 어려우며, 문제가 생겼을 때 치료하기도 더 어렵다. 또 면역계는 병균을 상대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독소, 약물, 암, 이물질, 심지어 자신의 마음 상태에도 반응한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몹시 지치면, 감염이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

_ 면역계 중 - P274

데이비드 베인브리지는 림프구를 "몸 전체에서 가장 영리한 작은 세포"라고 부른다. 거의 모든 달갑지 않은 침입자를 찾아내어 신속하게 공격 반응을 촉발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_ 면역계 중 - P276

염증은 본질적으로 몸이 손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싸우면서 생기는 열이다. 상처 주변의 혈관은 팽창하면서 상처 부위로 피가 더 많이 흐를 수 있도록 한다. 그럼으로써 침입자들과 맞서 싸울 백혈구를 운반한다. 그 결과 그 부위가 부풀게 되고, 주변 신경에 압박을가함으로써 압통이 생긴다. 적혈구와 달리, 백혈구는 순환계를 떠나서주변 조직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밀림을 수색하러 나서는 수색대원과 비슷하다. 침입자와 마주치면, 백혈구는 사이토카인이라는 공격용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몸이 감염에 맞서 싸울 때 열이 나고 아픈 느낌이 드는것은 바로 이물질 때문이다. 즉 아프고 쑤시는 것은 감염 때문이 아니라, 몸이 자신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증상이다.

_ 면역계 중 - P279

알레르기 질환자 수가 급증하는 이유로 가장 흔히 제시되는 것은 이른바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로 잘 알려진 것이다. 1989년 영국의학회지」에 런던 위생열대 의학대학원의 역학자 데이비드 스트래천이실은 짧은 논문에 제시된 가설이다(그는 위생 가설이라는 용어를 쓰지않았다. 그 용어는 나중에 나왔다). 아주 개략적으로 말하자면, 그 개념은 선진국 아이가 더 이전 시대의 아이보다 훨씬 더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며, 그래서 지저분한 것들과 기생생물들을 더 가까이 접하고 살았던예전 아이들보다 감염 내성이 덜 발달한다는 것이다.

_ 면역게 중 - P287

"눈앞이 흐릿해지기 시작할 때마다 바다로 가서 허파가 바다내음으로 가득 차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곤 하지."
- 허먼 멜빌, ‘모비딕(Moby Dick)』 - P291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면, 추운 날에 콧물이 줄줄 흐르는 이유는 추운 날씨에 욕실 유리창에 물이 줄줄 흐르는 이유와 똑같다. 허파에서 나오는 따뜻한 공기가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와 만나서 응축되면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_ 심호흡 중 - P293

흥미로운 점은 숨을 아주 오래 참았을 때에 느끼는 불편함이 산소 고갈 때문이아니라, 이산화탄소 축적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숨을 오래 참았다가 다시 호흡을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들숨이 아니라 날숨인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갇힌 공기를 내보내는 것보다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몸은 이산화탄소를 몹시 싫어하기 때문에, 새 공기를 마시기 전에 먼저 배출해야 한다.

_ 심호흡 중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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