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빨강 파랑 풍선 풍선 풍선이 서로 잘났다고 고개 빼들며 뽐내지만다 소용 없는 일이야어디 제 힘으로 뱃속을 채웠나남이 불어 주어서 그런 모습이 됐지주둥이에 맨 실을 풀어 볼까, 어찌 되나?가시에 한 번 찔려 볼래?빵!-56쪽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우린 함께 있어 따듯하단다너도 이리 오렴!따로 오똑 선 엄지 손가락이 대답했지.-혼자 있어도 난 외롭지 않아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98쪽
화가 날 때 빈 깡통을 뻥차 보는 것은 얼마나 상쾌한 일이야.발끝에 채인 깡통이 때굴때굴신나게 굴러가면, 나도 모르게스르르 화가 풀리곤 하니까그런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았어친구들한테 따돌림받고 돌아오는 길힘없이 툭, 차 본 깡통은 오히려나를 더 울적하게 했어.누가 돌멩이를 집어 넣었을까?때구루루 구를 때 마다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 소리가 내 마음 속에서더욱 크게 울리고 있었어.-107쪽
갈매기가 울 때마다 바다는 하얀 손으로 파란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조가비를 꺼내어 하나씩 하나씩 모래밭에 올려 놓았다.그런 줄도 모르고 배고픈 갈매기는 칭얼대며 푸른 멍이 든 바다의 등어리를 자꾸자꾸 쪼아대고 있었다.-1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