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이 사는 나라 책읽는 가족 16
신형건 지음, 김유대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2월
구판절판


노랑 빨강 파랑 풍선 풍선 풍선이
서로 잘났다고 고개 빼들며 뽐내지만
다 소용 없는 일이야
어디 제 힘으로 뱃속을 채웠나
남이 불어 주어서 그런 모습이 됐지
주둥이에 맨 실을 풀어 볼까, 어찌 되나?
가시에 한 번 찔려 볼래?
빵!-56쪽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
-우린 함께 있어 따듯하단다
너도 이리 오렴!

따로 오똑 선 엄지 손가락이 대답했지.
-혼자 있어도 난 외롭지 않아
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98쪽

화가 날 때 빈 깡통을 뻥
차 보는 것은 얼마나 상쾌한 일이야.
발끝에 채인 깡통이 때굴때굴
신나게 굴러가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화가 풀리곤 하니까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았어
친구들한테 따돌림받고 돌아오는 길
힘없이 툭, 차 본 깡통은 오히려
나를 더 울적하게 했어.
누가 돌멩이를 집어 넣었을까?
때구루루 구를 때 마다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 소리가 내 마음 속에서
더욱 크게 울리고 있었어.-107쪽

갈매기가 울 때마다 바다는 하얀 손으로 파란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조가비를 꺼내어 하나씩 하나씩 모래밭에 올려 놓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배고픈 갈매기는 칭얼대며 푸른 멍이 든 바다의 등어리를
자꾸자꾸 쪼아대고 있었다.-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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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4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여기 2006-03-24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는 이런 좋은 구절은 찾지도 못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