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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 - 권정생 산문집
권정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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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을 읽기 전에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어서 검색을 해 보았다.

1990년 9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토요일, 일요일 8시에 방영되던 <몽실언니>이다.

오래전의 기억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인기리에 방영되었기에 많은 시청자들의이 많이 기억하는 드라마일 것이다.

6.25 전쟁이 시대적 배경인데, 가난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신체적 어려움 속에서도 동생들을 돌보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몽실이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물을 많이도 흘리게 했던 드라마인데, 권정생의 <몽실언니>라는 어린이들을 위한 창작동화가 원작인 것이다.

그리고 권정생이 쓴 동화인 <강아지 똥>도 생각이 나는데, 이 그림동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강아지 똥을 더럽다고 비웃고 천대하지만, 결국에는 강아지 똥이 민들레의 거름이 되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내용의 동화인데, 이 세상에서 보잘 것 없고 천대 받는 것들도 다 쓸모가 있음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권정생 작가의 <몽실언니>, <강아지 똥>은 모두 가장 낮은 곳의 이야기이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져다 주는 희망의 이야기들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이야기들이 작품으로 쓰여질 수 있었던 것은 권정생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었다는 것을 <빌뱅이 언덕>을 통해서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작가의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을 고국에 남겨 둔 채로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간다. 일본에서 권정생을 낳게 되고, 해방이후에 화물열차의 구석에 앉아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청소부였는데, 쓰레기 더미 속에서 헌 책들을 골라서 아들에게 읽히게 되고, 그것이 훗날 권정생이 작가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너무도 가난하여 집을 떠나 거지 생활을 하면서 떠돌아 다니다가 안동의 어떤 마을의 교회 종지기가 된다.

전쟁과 가난, 부모의 죽음과 작가 자신의 오랜 병고....

심지어 거지로 떠돌다가는 죽을 결심까지도 하였던 작가이기에 그의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 가난하고 병들고, 쓸쓸하고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언제나 희망이 살아 있는 것이다.

 

<빌뱅이 언덕>은 2007년 세상을 떠난 권정생의 산문집으로 이런 작가의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표현되고 있다.

 

 

책의 1부가 작가의 자전적 산문들이라면, 2부와 3부는 1970년부터 2000년대에 걸쳐서 우리들의 삶과 사회를 성찰한 산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인 빌뱅이 언덕은 작가가 1983년에 <몽실언니>를 쓰게 되어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가지고 작은 오두막집을 짓게 되는데, 그 언덕이기도 하고, 5년전에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서 유해를 뿌린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 빌뱅이 언덕은 작가가 살아서도, 죽어서도 함께 하는 그의 안식처인 곳이다.

이 책 속의 산문들은 이미 절판된 책 속에 담겨 있던 글들이 상당수에 달하기에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어서 안타까웠던 글들이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 가족 이야기, 6.25 전쟁 이야기, 오늘날의 교육, 종교, 통일, 평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글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주변에서 소재를 찾아서 썼기에 그 산문들을 통해서 작가의 삶의 모습을 좀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의 부록으로는 몇 편의 시와 함께 아주 짧은 동화 <30억 잔치>라는 글이 실려 있다.

 

 

 

빌뱅이 언덕

 

하늘이 좋아라.

노을이 좋아라.

 

해거름 잔솔밭 산허리에

기욱이네 송아지 울음소리

 

찔레 덩굴에 하얀 꽃도

떡갈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하늘이 좋아라

해질녘이면 더욱 좋아라.

- 안동문학 19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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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amsung - 세계 최강 삼성 경쟁력의 비밀
배덕상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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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쯤 전에 <인사이드 애플/ 애덤 라신스키 ㅣ청림출판 ㅣ 2012>를 읽은 적이 있다. 워낙 철통 보안으로 유명한 애플사이기에 저자인 애덤 라신스키가 애플의 내부에 숨겨진 이야기를 모두 취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내 놓기에는 역부족인 책이기는 했지만, 애플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애플사가 다른 기업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하게 된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 주고 있었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이나 경영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이었고, 스티브 잡스가 떠난 후의 애플을 누가 경영할 것이며, 경영자가 될 것으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런데, 국내 기업인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인사이드 삼성>이란 책은 <인사이드 애플>을 읽은 나로써는 비슷한 구성과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주저 없이 읽게 된 책이다.

삼성은 우리나라 총생산량의 10%를 점유하는 기업으로 경제 경영 전문 잡지인 <포브스>에 의하면 글로벌 기업 순위 20위에 들어가는 세계적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사이드 삼성>도 <인사이드 애플>과 같이 삼성의 역사와 경영 방침,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소개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는데, 그것은 나의 선입견일 뿐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삼성을 구성하는 인력인 삼성맨에 대한 이야기이다.

삼성맨의 채용, 승진, 퇴사, 업무 분위기, 그들의 일상, 문화 등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삼성맨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어야 도움이 되는 책인 것이다.

저자는 삼성맨들의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첫 번째 사례인 2009년 삼성 전자 xx 센터에 입사한 신입사원 12 명의 스펙을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명문대만을, 높은 스펙만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삼성의 인재 선발 기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입사원 SVP 과정, 시간표 등도 공개한다.

삼성의 PDCA 원칙은,

P : Plan, D: Do, C /Check, A : Act 이다.

 

 

신입사원 뿐만 아니라 경력 사업의 채용 사례도 소개된다.

그러나 삼성맨이 되었다고 해서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삼성에 입사한 1년차들의 약 30%가 퇴직을 하게 되고, 과장급으로 올라가면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한 퇴직이 더 많다는 것도 삼성맨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이야기해 주는 대목일 것이다.

" 삼성맨은 누구나 될 수 없으며, 삼성맨으로 버틴다는 것 또한 업무에 대한 열정과 끈기없이는 불가능하다. " (p. 123)

이밖에도 삼성의 회의문화, 회식문화, 업무 분위기 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은 삼성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알고 싶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가져다 주는 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에 입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인 것이다.

같은 책이라고 해도 그 책을 읽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전혀 아무런 도움을 줄 수도 없는 책이 있는데, <인사이드 삼성>이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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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소도시 여행 - 예술가들이 사랑한 마을을 걷다
박정은 글 사진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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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보고 싶은 곳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여러 도시들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스티브 베리가 쓴 <호박방 1,2 / 스티브 베리 ㅣ 밝은 세상 ㅣ2006>을 읽고 부터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군대에 의해서 문화재 약탈이 이루어졌는데, 그때 사라진 호박방을 소재로 쓴 책인데,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그 소설의 소재인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은 그후에 완벽하게 재현되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과 함께 제정러시아의 옛 모습을 보고 싶다.

그곳과 함께 여행해 보고 싶은 곳이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도시 마다의 특색이 있고, 카톨릭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고,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다닐 수 있기에 가보고 싶은 곳이다.

 

스페인에 관한 여행서적이나 여행 에세이는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다.

그중에 한 몫을 하는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책으로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노터봄 ㅣ 민음사 ㅣ 2010>가 가장 수준높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스 노터봄'은 이 책을 통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게 되는 성당과 수도원의 건축 양식의 에 대한 설명에서 부터 시작하여 문학과 예술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소개해 주고 있기에 여행에세이의 장르를 뛰어 넘어서 문학적, 예술적 차원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들려주던 종교적인 순례길, 명상의 길에서 벗어나 '세스 노터봄'만의 독특하고 차원높은 새로운 순례길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스 노터봄'의 < 산티아고 가는 길>은 다른 산티아고 관련 서적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스페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을 갖고 읽게 된 <스페인 소도시 여행>은 시공사의 여행관련 책인 소도시 여행의 시리즈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은은 열 다섯 살 때 배낭여행을 꿈꾸었다고 한다.

소녀가 꿈꾸었던 꿈은 이루어져서 그녀는 세계 60여 개국을 여행한 여행작가로서 여행관련 서적을 쓰기도 하고, 방송출연, 여행 관련 강연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쓰기 전에 그녀는 이미 스페인을 몇 차례 다녀왔는데, 출판사의 원고 청탁을 받게 되어서 다시 한 번 스페인의 소도시를 찾아 떠난다.

스페인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소도시를 이 책 속에 담았다고는 하지만, 책 속에 소개되는 도시들은 이미 대부분 잘 알려진 도시들이다.

스페인 여행자라면 꼭 가보는 곳들로 채워져 있다.

첫 이야기로 테루엘을 소개해 준다. 이 곳에는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만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견줄 만한 '디에고와 이사벨'의 이야기가 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테루엘의 연인들은 관 속에 누워서도 못 이룬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듯하다.

저자는 테루엘의 관을 들여다 보다가 돌장식 틈으로 미이라의 모습을 보기까지 했다고 하니...

 

 

유럽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유럽인들의 죽음에 대한 시각은 우리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비엔나의 중앙묘지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스트라우스 등 음악가들의 묘가 있는데, 묘를 형성하는 조각들이 아름다워서 마치 공원을 찾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유럽의 성당은 지하나 뒷뜰이 묘지로 형성되어 있는데, 성당 뒷뜰의 묘지들은 각종 조각들과 꽃들이 어우러져서 휴식공간처럼 이용되기도 한다.

책 속에는 한 지역의 이야기가 끝나면 'travel memo'로 가보기, 맛보기, 머물기, 둘러보기 등에 관한 정보를 실어 주고 있다.

 

 

스페인의 음식인 하몽과 파에야.

그리고 발렌시아에서 맛보아야 그 맛이 진짜 맛이라는 오르차타와 파르톤을 맛보며 그녀는 여행을 계속한다.

스페인에서 어찌 가우디를 빼놓을 수 있겠는가.

사르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2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도 공사중인데,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는 언제 완공이 될 것인지 모른다고 했으나, 이 책에서는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단다.

100% 헌금으로 짓는 성당이라고 한다.

2010년 후반부터 성당 내부가 공개되었는데, 성당은 3개의 파사드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를 소개해 주는 사진 속에 예수의 부활 나이 33을 뜻하는 마방진, 성당 입구의 상징 중의 알파와 오메가.

 

 

부드러운 빛이 사선형태의 빗살 무늬를 타고 내려오는 천국의 느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길을 떠나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검은 성모상을 만난다.

 

 

 

예술가 달리의 그림은 많이 보았지만, 달리와 갈라의 이야기는 드라마틱하다.

달리는 자신이 존경하던 사람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야반도주를 하는데, 그들의 사랑의 흔적은 달리 박물관, 달리의 집에서 찾아 볼 수 있다.

 

 

 " 여행은 지역마다 독특한 테마가 있다. 어떤 곳의 테마는 역사고, 어떤 곳의 테마는 음식이다. 그런 면에서 마드리드의 테마는 미술이 아닐까? 16세기 황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최고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느니 말이다. " (p. 252)

마드리드에서 만날 수 있는 거장들은 피카소, 벨라스케스, 고야, 무리요 등.

 

 

 

 

 

 

저자는 자신이 언젠가 걸었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를 다시는 걷지 못할 줄 알았건만, 그 길 위에 또 서게 된다.

 

 

 

 

그 길에 관한 이야기는 책 속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 길에 대한 내용을 읽고 싶으면 다른 책을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하면 떠오른는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프라도 미술과, 구겐하임 미술관, 마앙, 투우....

이런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스페인 소도시 여행>의 시원한 블루의 책 표지는 무더위를 날려준다.

 

 

물론, 스페인의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워서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 아니지만, 언젠가 스페인의 이 길 저길을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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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
엘리엇 부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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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라는 책제목을 보는 순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삶을 자신의 의지로 끝내는 자살이란 행위를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가벼움과 함께 나열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나는 시원한 커피 한 잔 보다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책 제목에 끌리게 되고, 브라운 톤의 차분한 느낌의 책표지에 끌리게 된다.

 

 

책이 도착한 날, 책의 종이 질감때문인지 500 페이지의 책의 부피는 너무도 두껍게 느껴진다. 한 사흘은 읽어야 할 것처럼.

책을 펼치는 순간, '이런 이런.... ' 책 소개글을 분명히 읽었건만 이런 책이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책의 제목인 '자살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는 '알베르 카뮈'의 글을 인용한 것이며, 책 속의 모든 내용은 철학자, 작가, 시인, 예술가, 과학자 등 272 명의 글을 인용한 것이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272 명의 글 중에서 인용한 글들로 짜집기 되었던 것이다.

'아니, 다른 사람들의 글을 가지고 이렇게도 자신의 글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경이로움(?) 이 든다.

이런 구성과 조금 다른 구성의 글들도 있는데,

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오른쪽 글을 말한 사람의 사진을,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 사람이 쓴 한 구절의 글,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엘리엇 부가 자신의 생각을 적어 넣은 한 구절, 그리고, 그 문장들을 영문으로 다시 적어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272 명의 공저자와 저자의 대화글이라고 해야할까.

 

 

 

" 이 책에서 온전히 저자의 목소리를 내는 곳은 ‘서문’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그들의 언어를 빌어 자기 생각을 엮었으며, 272명의 ‘친구’들의 말에서 나온 700여개의 인용quote으로 이루어져 있다." ( 출판사 책소개 글 중에서)

저자인 엘리엇 부는 한국인으로 건축사무소 대표였으나, 지금은 하와이에 거주하면서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인문공간 정보융합'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굉장한 다독가인데, 한 번에 20권의 책을 쌓아 놓고 그 중의 한 권을 한 장이나 일부분을 읽고 나서 다른 책을 앞서 읽은 주제와 관련된 장이나 그렇지 않은 장을 읽는 식으로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런 독서 방법이 아마도 <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와 같은 책을 펴내게 된 것이리라.

" 이 책은 인문공간의 탐험기록서다.

이 책은 일종의 항해일지와 같은 것이다.

이 책은 이를테면 지도와 같은 것이다. " (서문 중에서)

 

 

그렇다면, 여기에서 인문학과 인문공간의 정의를 알아 보아야 할 것이다.

" 인문학은 보통 문학, 사학, 철학을 의미한다.

(...)

인문공간은 문예, 역사, 사유를 의미한다. " (서문 중에서)

그는 자신은 독창적인 생각의 작가가 아니기에 '인문공간'의 단편들을 수집한 것이고, 그것이 바로 이 책

임을 이야기한다.

 

 

"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한 군데 머물면 한 페이지까지 인새이다. - 세이트 오거스틴

독서는 세계 여행이다.

독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출장만이 있을 뿐이다. - 엘리엇 부 " (p. 143)

 

 

 

400 페이지 정도의 글은 이런 '인문공간'의 단편을 수집한 것이고, 그 뒷 페이지는 이 책의 공저자라고 할 수 있는 272명의 이름, 그리고 그 뒷 페이지부터는 이 책의 각 파트의 영문 원문이 실려 있다.

참으로 특이한 책.

책제목까지도 인용한 글이라니...

그런데, 같은 주제에 대한 공저자들의 각기 다른 글들, 그리고 같은 생각의 글들을 읽는 것은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한 책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뭔가 모를 어색함이 엿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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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1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이런 내용이군요!!!
라일락님 소개 고마워요. 담아갑니다.^^
책을 읽는 또 다른 방식이 되겠어요.

라일락 2012-07-10 15:17   좋아요 0 | URL
책을 구입하고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출판사의 소개글만으로는 정확하게 책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서평도 좋지만, 이런 책은 책의 구성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을 듯해서 이렇게 서평을 올렸습니다.

커피 2012-07-1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있던 책인데, 이렇게 미리 보게 되니 좋네요!
리뷰 잘 봤어용 ^^

라일락 2012-07-13 18:43   좋아요 0 | URL
이 책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네요.
어떤 책인지 아마도 짐작이 가실 것 같네요.
책제목에 많이 끌리시더라구요.
 
가짜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의 미실행 작전
마이클 케리건 지음, 박수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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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 2차 세계대전을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1939년부터 1945년에 걸쳐서 세계 각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이기에 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도 상당히 많이 있다.

추억 속의 외화 중에 <전투>라는 외국 드라마가 있다. 일요일 저녁 골든 타임에 방영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당시에는 미군과 독일군이 싸우는 전쟁 이야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나이에 본 외화이다.

그래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시청했었다. 드라마 속의 손더슨 중사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독일군은 냉철하고 잔인한 반면에, 미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지헤가 있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 드라마인데도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또 생각나는 영화로는 <콰이강의 다리>가 있다. 주제곡이 경쾌하고 발랄한데 특히 음악 속의 휘파람 소리는 지금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말, 태국의 밀림지역에 잡혀온 포로들이 다리를 건설하는 이야기인데, 그들이 힘들게 건설한 다리를 폭파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영화나 소설, 드라마를 통해서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사실들을 단편적으로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또한 제 2차 세계대전은 전쟁 지역이 넓고, 피해규모도 큰 만큼 전쟁에 얽힌 비화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가짜 전쟁>에서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사실이 아닌 전쟁 중에 실행하고자 계획을 세웠으나, 어떤 이유로 인하여 실행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전쟁이 끝난지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주요 기록물이 공개되게 되었다. 그 기록물들은 당시의 정치 지도자들끼리의 서신. 작전 문서, 전쟁 중의 사진, 작전 지도, 비밀병기에 관한 설계도나 그림 등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알게 된 미실행 계획들은 일어날 뻔한 사건들이기에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만, 그런 계획들이 실행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자료들은 그당시의 전쟁 상황을 뒷받침해주는 것이고, 전쟁의 실체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에 한 번쯤 살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책 속에 소개된 사례중에 몇 가지 예를 들면,

독일군의 바다사자 작전의 경우에는 독일군의작전 계획 지도와 영국군이 예상한 독일군의 상륙 계획의 지도가 책 속에 함께 실려 있다.

 

 

 

두 지도를 통해서 독일이 이 작전을 오랫동안 수립하는 과정에서 영국군에게 정보가 흘러 들어갔기에 그 계획을 꿰뚫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작전이 실행되었다 하더라도 독일군에게는 큰 피해를 가져다 주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슈래프널 작전도 시행관련 문서와 취소 관련 문서가 함께 실려 있다. 빛바랜 문서들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비밀병기에 관한 내용들은 자세한 설계도까지를 싣고 있다.

1941년말 영국은 폭탄 속에 독침을 넣어서 공중에서 살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수백만 개의 바늘에 탄저균과 포스겐 독가스를 넣어서 독일의 전역에 죽음의 씨앗으로 뿌리는 것이다.

폭탄 속에 바늘 3만개를 넣는다는 계획으로 독침 개발은 성공하나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은 보류된다.

 

 

위조지폐로 영국 경제를 무너뜨리고자 한 베른하르트 작전있다. 위조지폐를 만들어서 폭격기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전도 특수작전용 자금이나 암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정도로 사용되었을 뿐, 영국의 경제를 마비시킬 만큼의 위력을 발생시키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위조지폐를 공중에서 투하할 폭력기를 동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못한 작전 중에는 요인 납치 작전 여러 건이 있다. 교황 12세 납치 작전, 주요 전쟁 지도자 암살 음모 등이다.

특히 히틀러 암살 계획은 한 두 번 세운 작전이 아니다. 독일군에 의해서도, 연합군에 의해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세워 졌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히틀러는 운 좋게 피해 나갔던 것이다.

뭇솔리니의 암살 계획도 영국군에 의해서 계획이 되지만, 뭇솔리니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할 경우에 이탈리아 국민들의 사기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는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탈리아 국민을 애국심으로 단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한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원폭투하.

그 시점에서 일본에 원자폭탄을 꼭 투하해야만 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들이 있다. 바로 원폭 투하 직전까지 계획되었던 작전 중에 다운 폴 작전 있었다. 미 공수부대와 보병들이 함께 규슈를 공략하는 작전이다. 이 작전이 실행되기 직전에 원자폭탄을 투하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계획은 했으나 실행하지 않은 작전들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연도별로 5장으로 나누어서 소개해 준다.

각각의 작전들이 수립되게 된 배경, 작전을 실행했다면 성공했을 것인가, 성공했다면 전쟁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하는 것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가짜 전쟁'이란 책제목이 어느 정도는 책의 내용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가 아닌 책의 부제처럼 '미실행 작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읽기가 쉬울 것이다.

책 속에는 전쟁의 원인, 발단, 과정 등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기에 어느 정도의 학습 후에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는 제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들.

지구상에서 이런 전쟁들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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