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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도서관
차인표 지음 / 사유와공감 / 2026년 5월
평점 :
내가 차인표의 첫 소설을 읽은 건 2009년 경이다.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영화배우가 쓴 소설은 과연 어떤 내용이고 얼마나 공감을 줄 것인가 하는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했다.
그 소설이 <잘 가요 언덕>이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내용은 일제 강점기의 강제 징용, 위안부 문제가 다루어 졌다는 것이다.
" 소설의 무대는 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 마을. 엄마를 해친 호랑이를 잡아 복수하기 위해 호랑이 마을을 찾아온 소년포수 용이, 촌장 댁 손녀딸 순이, 그리고 일본군 장교 가즈오를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에서 우리는 악역을 맡은 이조차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잘 가요 언덕은 가해자에 대한 이해와 피해자에 대한 깊은 연민이 어우러진 용서와 화해의 공간으로 독자에게 각인된다. " (출판사 소개글 중에서)
그리고 그 다음 작품인 <오늘 예보>이다.
"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트있게 그려냈다. IMF 때, 우연히 한강변에서 울고있는 남자를 보고 그냥 지나쳤던 기억과 갑작스런 동료의 죽음을 경험한 뒤 그는 글로써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 (출판사 소개글 중에서)
이렇게 차인표의 장편소설 2편을 읽었다. 그런데 2009년에 출간된 <잘 가요, 언덕>은 2021년에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으로, 2011년에 출간된 <오늘 예보>는 2024년에 <그들의 하루>로 개정 출판됐다.
차인표의 두 편의 장편소설을 읽으면서 본업이 작가가 아닌 차인표가 쓴 소설들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우연히 차인표의 새로운 장편소설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한 번의 호기심이 생겼는데, 내가 약 10년 이상 작가 차인표에 대한 무관심이었던 동안 그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고, 2025년에는 황순원 문학상과 손호연 평화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차인표는 그동안 꾸준히 작가로서의 탄탄한 명성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은 탄탄한 구성과 배경지식으로 한 편의 훌륭한 소설이라는 것을 읽으면서 느끼게 됐다.
소설의 화자는 '나'이다. 나는 작가로서 새로운 작품을 쓰기 위해서 동네 도서관을 찾는다. 물론, 순조롭게 작품을 쓰기가 힘든 날들도 있어서 카페 등을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동네 도서관이 소설을 쓰기 위한 장소가 된다.
이곳에서 노신사, 신춘문예에 도전하는 작가 지망생,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 등을 만나게 된다.
그가 쓰려는 작품은 고구려 시대의 화공 번각의 이야기이다. 번각은 비운의 사건을 겪은 후에는 자신이 본 것 이외에는 절대로 그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진대인의 명에 따라서 그의 죽은 후의 묘 안에 묘화를 그려 줄 것을 강요당하게 된다. 묘화를 그리든지 아니면 번각의 팔이나 목을 내 놓으라는 무서운 명과 함께
묘화의 주제는 용의 그림이다. 과연 용을 본 사람이 있을까, 전설 속에나 나오는 용.
그리기를 거절하는 그에게 용에 관한 기록 등이 전달된다. 기록을 읽고 용을 그려라.

본 적도 없는 용, 제각각 용에 대한 설명들이 있기는 하지만, 용을 봤다는 사람을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의 구성이 흥미롭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작가인 내가 꿈 속에서 본 용을 소재로 용의 이야기를 써서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는 작품을 쓰면서 고구려의 번각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편의 소설을 쓴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무도 못 봤는데, 누구나 안다고 말하는 '용'

탄탄한 배경지식과 색다른 구성이 이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한다. 기존의 유명 소설가만이 생각할 수 있는 구성과 전개이다. 물론, 차인표는 이미 황순원 문학상 등을 받은 당당한 소설가임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우리동네 도서관>을 통해서 차인표라는 작가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