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의 미실행 작전
마이클 케리건 지음, 박수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제 2차 세계대전을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1939년부터 1945년에 걸쳐서 세계 각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이기에 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도 상당히 많이 있다.

추억 속의 외화 중에 <전투>라는 외국 드라마가 있다. 일요일 저녁 골든 타임에 방영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당시에는 미군과 독일군이 싸우는 전쟁 이야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나이에 본 외화이다.

그래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시청했었다. 드라마 속의 손더슨 중사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독일군은 냉철하고 잔인한 반면에, 미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지헤가 있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 드라마인데도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또 생각나는 영화로는 <콰이강의 다리>가 있다. 주제곡이 경쾌하고 발랄한데 특히 음악 속의 휘파람 소리는 지금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말, 태국의 밀림지역에 잡혀온 포로들이 다리를 건설하는 이야기인데, 그들이 힘들게 건설한 다리를 폭파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영화나 소설, 드라마를 통해서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사실들을 단편적으로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또한 제 2차 세계대전은 전쟁 지역이 넓고, 피해규모도 큰 만큼 전쟁에 얽힌 비화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가짜 전쟁>에서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사실이 아닌 전쟁 중에 실행하고자 계획을 세웠으나, 어떤 이유로 인하여 실행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전쟁이 끝난지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주요 기록물이 공개되게 되었다. 그 기록물들은 당시의 정치 지도자들끼리의 서신. 작전 문서, 전쟁 중의 사진, 작전 지도, 비밀병기에 관한 설계도나 그림 등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알게 된 미실행 계획들은 일어날 뻔한 사건들이기에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만, 그런 계획들이 실행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자료들은 그당시의 전쟁 상황을 뒷받침해주는 것이고, 전쟁의 실체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에 한 번쯤 살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책 속에 소개된 사례중에 몇 가지 예를 들면,

독일군의 바다사자 작전의 경우에는 독일군의작전 계획 지도와 영국군이 예상한 독일군의 상륙 계획의 지도가 책 속에 함께 실려 있다.

 

 

 

두 지도를 통해서 독일이 이 작전을 오랫동안 수립하는 과정에서 영국군에게 정보가 흘러 들어갔기에 그 계획을 꿰뚫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작전이 실행되었다 하더라도 독일군에게는 큰 피해를 가져다 주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슈래프널 작전도 시행관련 문서와 취소 관련 문서가 함께 실려 있다. 빛바랜 문서들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비밀병기에 관한 내용들은 자세한 설계도까지를 싣고 있다.

1941년말 영국은 폭탄 속에 독침을 넣어서 공중에서 살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수백만 개의 바늘에 탄저균과 포스겐 독가스를 넣어서 독일의 전역에 죽음의 씨앗으로 뿌리는 것이다.

폭탄 속에 바늘 3만개를 넣는다는 계획으로 독침 개발은 성공하나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은 보류된다.

 

 

위조지폐로 영국 경제를 무너뜨리고자 한 베른하르트 작전있다. 위조지폐를 만들어서 폭격기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전도 특수작전용 자금이나 암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정도로 사용되었을 뿐, 영국의 경제를 마비시킬 만큼의 위력을 발생시키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위조지폐를 공중에서 투하할 폭력기를 동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못한 작전 중에는 요인 납치 작전 여러 건이 있다. 교황 12세 납치 작전, 주요 전쟁 지도자 암살 음모 등이다.

특히 히틀러 암살 계획은 한 두 번 세운 작전이 아니다. 독일군에 의해서도, 연합군에 의해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세워 졌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히틀러는 운 좋게 피해 나갔던 것이다.

뭇솔리니의 암살 계획도 영국군에 의해서 계획이 되지만, 뭇솔리니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할 경우에 이탈리아 국민들의 사기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는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탈리아 국민을 애국심으로 단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한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원폭투하.

그 시점에서 일본에 원자폭탄을 꼭 투하해야만 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들이 있다. 바로 원폭 투하 직전까지 계획되었던 작전 중에 다운 폴 작전 있었다. 미 공수부대와 보병들이 함께 규슈를 공략하는 작전이다. 이 작전이 실행되기 직전에 원자폭탄을 투하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계획은 했으나 실행하지 않은 작전들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연도별로 5장으로 나누어서 소개해 준다.

각각의 작전들이 수립되게 된 배경, 작전을 실행했다면 성공했을 것인가, 성공했다면 전쟁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하는 것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가짜 전쟁'이란 책제목이 어느 정도는 책의 내용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가 아닌 책의 부제처럼 '미실행 작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읽기가 쉬울 것이다.

책 속에는 전쟁의 원인, 발단, 과정 등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기에 어느 정도의 학습 후에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는 제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들.

지구상에서 이런 전쟁들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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