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소도시 여행 - 예술가들이 사랑한 마을을 걷다
박정은 글 사진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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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보고 싶은 곳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여러 도시들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스티브 베리가 쓴 <호박방 1,2 / 스티브 베리 ㅣ 밝은 세상 ㅣ2006>을 읽고 부터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군대에 의해서 문화재 약탈이 이루어졌는데, 그때 사라진 호박방을 소재로 쓴 책인데,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그 소설의 소재인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은 그후에 완벽하게 재현되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과 함께 제정러시아의 옛 모습을 보고 싶다.

그곳과 함께 여행해 보고 싶은 곳이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도시 마다의 특색이 있고, 카톨릭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고,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다닐 수 있기에 가보고 싶은 곳이다.

 

스페인에 관한 여행서적이나 여행 에세이는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다.

그중에 한 몫을 하는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책으로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노터봄 ㅣ 민음사 ㅣ 2010>가 가장 수준높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스 노터봄'은 이 책을 통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게 되는 성당과 수도원의 건축 양식의 에 대한 설명에서 부터 시작하여 문학과 예술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소개해 주고 있기에 여행에세이의 장르를 뛰어 넘어서 문학적, 예술적 차원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들려주던 종교적인 순례길, 명상의 길에서 벗어나 '세스 노터봄'만의 독특하고 차원높은 새로운 순례길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스 노터봄'의 < 산티아고 가는 길>은 다른 산티아고 관련 서적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스페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을 갖고 읽게 된 <스페인 소도시 여행>은 시공사의 여행관련 책인 소도시 여행의 시리즈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은은 열 다섯 살 때 배낭여행을 꿈꾸었다고 한다.

소녀가 꿈꾸었던 꿈은 이루어져서 그녀는 세계 60여 개국을 여행한 여행작가로서 여행관련 서적을 쓰기도 하고, 방송출연, 여행 관련 강연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쓰기 전에 그녀는 이미 스페인을 몇 차례 다녀왔는데, 출판사의 원고 청탁을 받게 되어서 다시 한 번 스페인의 소도시를 찾아 떠난다.

스페인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소도시를 이 책 속에 담았다고는 하지만, 책 속에 소개되는 도시들은 이미 대부분 잘 알려진 도시들이다.

스페인 여행자라면 꼭 가보는 곳들로 채워져 있다.

첫 이야기로 테루엘을 소개해 준다. 이 곳에는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만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견줄 만한 '디에고와 이사벨'의 이야기가 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테루엘의 연인들은 관 속에 누워서도 못 이룬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듯하다.

저자는 테루엘의 관을 들여다 보다가 돌장식 틈으로 미이라의 모습을 보기까지 했다고 하니...

 

 

유럽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유럽인들의 죽음에 대한 시각은 우리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비엔나의 중앙묘지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스트라우스 등 음악가들의 묘가 있는데, 묘를 형성하는 조각들이 아름다워서 마치 공원을 찾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유럽의 성당은 지하나 뒷뜰이 묘지로 형성되어 있는데, 성당 뒷뜰의 묘지들은 각종 조각들과 꽃들이 어우러져서 휴식공간처럼 이용되기도 한다.

책 속에는 한 지역의 이야기가 끝나면 'travel memo'로 가보기, 맛보기, 머물기, 둘러보기 등에 관한 정보를 실어 주고 있다.

 

 

스페인의 음식인 하몽과 파에야.

그리고 발렌시아에서 맛보아야 그 맛이 진짜 맛이라는 오르차타와 파르톤을 맛보며 그녀는 여행을 계속한다.

스페인에서 어찌 가우디를 빼놓을 수 있겠는가.

사르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2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도 공사중인데,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는 언제 완공이 될 것인지 모른다고 했으나, 이 책에서는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단다.

100% 헌금으로 짓는 성당이라고 한다.

2010년 후반부터 성당 내부가 공개되었는데, 성당은 3개의 파사드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를 소개해 주는 사진 속에 예수의 부활 나이 33을 뜻하는 마방진, 성당 입구의 상징 중의 알파와 오메가.

 

 

부드러운 빛이 사선형태의 빗살 무늬를 타고 내려오는 천국의 느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길을 떠나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검은 성모상을 만난다.

 

 

 

예술가 달리의 그림은 많이 보았지만, 달리와 갈라의 이야기는 드라마틱하다.

달리는 자신이 존경하던 사람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야반도주를 하는데, 그들의 사랑의 흔적은 달리 박물관, 달리의 집에서 찾아 볼 수 있다.

 

 

 " 여행은 지역마다 독특한 테마가 있다. 어떤 곳의 테마는 역사고, 어떤 곳의 테마는 음식이다. 그런 면에서 마드리드의 테마는 미술이 아닐까? 16세기 황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최고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느니 말이다. " (p. 252)

마드리드에서 만날 수 있는 거장들은 피카소, 벨라스케스, 고야, 무리요 등.

 

 

 

 

 

 

저자는 자신이 언젠가 걸었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를 다시는 걷지 못할 줄 알았건만, 그 길 위에 또 서게 된다.

 

 

 

 

그 길에 관한 이야기는 책 속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 길에 대한 내용을 읽고 싶으면 다른 책을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하면 떠오른는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프라도 미술과, 구겐하임 미술관, 마앙, 투우....

이런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스페인 소도시 여행>의 시원한 블루의 책 표지는 무더위를 날려준다.

 

 

물론, 스페인의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워서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 아니지만, 언젠가 스페인의 이 길 저길을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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