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포드 이야기 1, 2]의 서평을 써주세요
미트포드 이야기 1 - 내 고향 미트포드 - 상
잰 캐론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  내가 생각하는 좋은 마을은?  

   
    아파트에 처음 입주했을때만 해도 같은 층에 사는 이웃들끼리 연락을 자주 나누고 소식을 알았었는데, 군대를 다녀온 이후, 사람들도 많이 바뀌고, 무신경해져서 그런지 6집중 4집만 알고 있다. 세세한 정보라기보다 그 집에 누가 사는 정도라고 할까?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고 하지만, 점점 더 각박해지는 점도 있고, 굳이 내 소식을 드러내 알려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마음에 속 마음을 잘 털어놓기 힘들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음놓고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을이 좋은 마을이라 생각한다. 마을이 유지되려면 연세많은 마음 따뜻한 원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양각색이고, 때로는 좌충우돌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서로 마음을 다독이는 곳이 이상적인 좋은 마을이라 생각한다. 소담스러운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이상적이라고 할까. 꿈꾸는 좋은 마을은 이렇다. 미트포트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 곳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인정이 넘치는 티모시 신부가 거주한 소박한 마을 미트포드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이야기들.


  주님의 교회에서 헌신적으로 목회일을 하는 60세의 신부(개신교 계열인 성공회 소속으로, 명칭은 신부로 불리지만 결혼에는 자유로움.) 티모시는 교회사무실에 들어가려 열쇠를 더듬는 중, 집채만큼 큰 검은 개 바나바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을 목격한다. 우울하고 지쳐있는 그에게 다가온 야생의 개는 거칠지만, 특이하게 성경을 읊을 때면 고분고분해진다. 마을에 수다스럽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시간제 비서 에마는 바나바를 싫어하지만,  팀(티모시) 교수는 강아지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마을에서 가장 좋은 집을 가진 미스 새디씨가 베르메르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을 교회에 가져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종지기를 했던 러셀의 손자 둘리는 어머니가 신경과민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해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되고, 러셀이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병원에서 앓게 되자 팀 신부가 그를 떠맡게 된다. 새로 이사한 동화작가 미스 신시아 코퍼스미스와의 에피소드, 의사 하퍼와 죽음을 앞에 둔 올리비아, 우체부 헤럴드와 사랑에 빠진 13살 연상의 에마, 당뇨병으로 쓰러진 신부를 돌보게 되는 가정부 퓨니, 첫사랑으로 인한 화재와 아픔을 가진 새디, 유골함에 갑작스럽게 발견된 보석 등 작은 마을에 개성이 뚜렸한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훈훈하게 전개된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따스한 마음으로 자기만의 신앙을 실천하는 티모시 신부의 고뇌를 따라 가다보면, 소소한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개발의 위협속에서도 꿋꿋하게 소박한 마을을 지켜내려는 에스더 시장과 서로 정겹게 인사나누며 작은 일들을 부딪쳐나가는 작은 마을의 일상을 보다보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요양원을 짓는데 큰 돈을 낸 미스 새디가 마음 속 간직하고 있는 슬픈 사연과 대머리 신부님과 동화작가의 관계, 사라진 보석 사건의 진상은 1편에서 소개되지 않는다. 크게 느껴지는 사건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많이 기도하고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풀어가는 티모시 신부가 있기에 마을이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교회를 다니는 에마와 헤럴드가 결혼하게 되었을 때, 헤럴드가 요청한 두 목사가 함께 교회를 주관해주었으면 하는 요청에도 즐겁게 수락하는 티모시 신부의 모습은  서로 다른교파의 교회사이에는 경쟁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신앙의 본 목적에 맞게 포용하는 넓은 마음을 볼 수 있었다고 할까.  

  거친 환경으로 예쁜 마을 사용하지 않고 제멋대로인데다 폭력적인 둘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랑으로 대하려 노력하는 신부의 모습과 때론 그 분을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는 인간적인 모습이 함께 드러내었기에 더욱 더 신부에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앙적으로 완벽한 신부가 아닌, 인간적이고 모자란 면을 기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 따스하고 훈훈한 분위기는 거기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폭력, 섹스, 강간 등의 거친 갈등의 요소라던지, 증오, 원한 등의 강렬한 대립되는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마을 속의 작은 에피소드만으로 큰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상상의 도시가 아닌 실제 존재하는 미트포드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일까? 이탈리아계, 홈리스, 정신이 많이 약해 도움이 필요한 미스 로즈와 엉클 빌리 커플이 등장하지만, 흑인 마을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백인들만 사는 마을인 걸까. 웨슬리를 검색해 보았는데, 검색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웰컴투 동막골』을 보는 듯한 훈훈한 이야기에 이끌려, 하 권을 읽지 않을 수 없다.  

  마을지도에 그려진 풍경을 숙지하고, 책을 읽어가면서 확인하는 일이 불편하지 않는 이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라 생각한다. 10명이 넘는 등장인물과 많은 집과 건물을 이해하지 일이 불편한 독자에게는 즐거움보다는 외워야 할 것이 많은 압박으로도 느껴질 수 있다. 미국이라는 도시가 기독교신앙을 가진이가 많아서 그런지, 전체적인 배경이 기독교 중심이다. 불교, 이슬람교 등의 문화적 다양성보다는 기독교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가 불편하지 않는 이가 읽으면 당황스럽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자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성경구절이 크게 불편하지 않고, 따스한 마을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다. 종교적 색채를 여유롭게 뛰어넘을 수 있다면, 꽤 괜찮게 구성된 자극없는 훈훈하면서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맛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자극적인 내용 없이,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온화한 가족소설을 좋아하는 기독교인.

   종교의 관념에 자유로운 이야기.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삶과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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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포드 이야기 2 - 내 고향 미트포드 - 하
잰 캐론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큰 사건들이, 하나씩 정리되다.

  전편에서 등장한 보석에 대한 비밀과  심장병으로 인해 연인이 되지 못했던 올리비아와 하퍼 의사의 안타까운 사랑, 미스 새디가 오랜세월 간직해 둔 첫사랑의 비밀과 두 번째 연인과의 사연, 신시아 와의 관계 등의 숙제들이 하나씩 풀려간다. 하편에서 새롭게 벌어지는 사건은 티모시 신부 곁을 지키던 큰 강아지 바나바의 실종과 찾기위한 노력, 그리고 거친 환경에서 자란 둘리와 신부와의 갈등이다. 힘들고 속상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순간적인 기분에 끌리지 않고, 하나하나 대응해 나아가는 티모시 신부의 노력이 마을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할까. 보석 강탈, 연애, 화재, 첫사랑, 버려진 사랑 등등 인간의 의지로 선택하기 힘든 여러가지 사건들이 잔잔한 문체 속에서 펼쳐진다.
 
 
#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미트포드 마을.
  
   
   누구나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미스 새디와 미스 로즈의 오빠, 그리고 미스 새디의 아버지, 미스 새디의 어머니와 올리비아 등 작은 마을 속에는 상상을 넘는 큰 사연들도 넘쳐 흘렀다. 하지만,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과 풀어가는 열쇠의 방향이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하다고 할까. 신앙의 큰 넓은 틀 속에서 포용하는 느낌이다. 기독교에 대해 그리 친근하지 않기에 작위적으로 보이는 느낌도 많앗지만, 신실한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는 그런 고통도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편가르기가 왕성한 한국사회와 달리, 같은 믿음아래에 포용하는 인간적인 매력이 넘쳤기에 더욱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우리 사회도 같은 믿음을 넘어, 같은 인간이라는 마음아래 서로 관용적으로 바라보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소설이었다.

  자본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정도로, 신문의 역할이나 자본의 위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신실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넘치는 마을의 풍경은 중세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끊임없는 갈등과 미움등이 넘치는 현대사회와는 매우 달라보이지만, 실제로 미드포트와 같은 소도시가 미국에는 존재한다고 한다. 농촌의 자치마을의 촌장이 티모시 신부로 바꾼다면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까. 현대와 매우 달라보이는 이 소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잊기 쉬운 따뜻한 정과 사랑, 그리고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 9편의 시리즈로 펼쳐지는 첫 시발점의 책.
 
 
  1994년에 첫 책이 출간되었는데, 시리즈는 9편으로 끝났지만, 티모시 신부를 주인공으로 해서는 2007년에 한 권, 그리고 2010년 출간 예정으로 책이 집필되고 있다고 한다. 미트포드와 흡사한 노스캐롤라이나 블루리지 블로잉록에서 생활했던 저자가 그려낸 책은 처음에는 많은 인기를 얻기 못했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조금씩 인기를 얻다가 2천만건이 넘는 매우 많은 책이 팔렸다. 개신교에 대한 믿음이 강한 미국적인 분위기와 섹스, 마약 등의 거친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잔잔한 감동이 있기에 아이들에게 읽히기 좋은 책이였기 때문에 많이 팔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구절과 믿음이 이끄는 삶을 당연히 하는 분위기를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소소한 감동이 가득찬 이야기로 느낄 수 있는 잔잔한 소설이다. 신앙을 믿지 않는 이에게도 다정한 손길로 다가가 깊이있게 그의 말에 경청해주는 대머리의 60대 노신부 티모시가 있다는 건 마음에 큰 축복이라고 할까. 이런 신부님이 있다면, 하느님을 믿지 않더라도 일요일에 열리는 교회에서 연설을 듣고 싶은 마음이다. 어느 단체에서나 벌어지는 소소한 갈등과 반발, 그리고 어린나이에 격게되는 성장통들을 큰 마음으로 이해하고 다가가는 티모시 신부의 언행은 깊이 숙고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의 계파에 연연하지 않고 찾아가고 초대하는 열린 마음이 멋졌다고 할까.
 
  봉사의 마음에 너무 빠져, 휴식시간을 갖지 못하고, 당뇨병인데 신도가 가져온 오렌지 케이크에 마음이 끌려 결국 먹고 큰 탈이 나게 된다. 작은 유혹에도 벗어나지 못하고 둘리의 반항에 마음 상해하는 인간적인 면이 가득했기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 완벽하지 않기에 화도 내고, 신시아를 얻기위해 라이벌인 앤드루에게 거짓말도 하지만, 반성하고 고치려는 인간적인 신부의 모습이 와 닿았다고 할까. 변화와 결혼에 대한 그의 깊은 고심은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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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고바야시 요리코 외 지음, 최재혁 옮김 / 돌베개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 렘브란트와 함께 '빛'하면 생각나는 '회화의 달인'.

 

  어려서 미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하지 못하면, 어른이되어 미술에 다가서기가 참 힘들다. 감수성이 사라지고, 현실과 피폐한 감성으로 미술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느낌보다는 값어치와 내적 의미보다는 다른 면모들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처음 화가의 작품에 빠져들었던 건 렘브란트의 자화상이였고, 그의 작품 <야경>을 보며, 빛의 화가 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렘브란트에 못지 않게, 빛의 색감을 미묘하게 잘 표현한 화가를 말하라고 한다면, 베르메르를 꼽고 싶다. 영화 <진주목걸이 소녀>에서 보이는 델프트의 풍경과 실내 공간 안에서 탁월하게 그려내는 그의 그림들은 렘브란트의 선명한 명암대비와 또다른 빛의 미묘한 매력에 빠지게 한다.

  조금 더 베르메르에 대해 잘 알고 싶다는 마음을 이기지 못해 고른 책이다. 검은 배경에 등장한 진주귀걸이 소녀의 모습과 매혹에 방점을 찍은 제목, 그리고 현재와 과거,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는 목차의 간결함, 베르메르의 작품이라 인정된 모든 작품들이 소개되었다는 말을 듣고, 휘리릭 넘겼을 때 풍성하게 담겨있는 사진과 도판에 끌려 고른 책이다. 영화에 등장한 소심하고 아내에 억눌린 사내로 표현된 화가의 실제의 삶에 대해 알고픈 마음이 고른 책인데, 책은 기대 이상의 많은 점을 알려준다.


# '신비'와 '의혹'의 안개를 걷어낸, 균형잡힌 베르메르 입문서.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현제 베르메르의 작품이라 평가받는 진품과 위작논란이 논의되는 모든 작품이 도판으로 소개된다는 점이다. 한 권만으로 베르메르의 작품을 다 훑어 볼 수 있어 좋았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를 실제로 구현했을 때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바닥에 우유를 쏟게 되는 원근법이 무시된 비밀을 밝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베르메르가 평생을 살고 묻혔던 델프트의 현재모습과 그때의 정경을 조명하고, 4시기에 걸쳐 변화하는 베르메르의 삶과 작품을 하나씩 밝혀간다.

  200년간 주목받지 못하고, 다작을 하지 않았던 베르메르는 지금의 디카의 초기모델이였던 '카메라 옵스큐라' 논쟁과, 위작, 예술테러로 곤혹을 치르는 베르메르의 작품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신비와 논란을 하나씩 벗겨내기 시작한다. '신비한 화가'가 아닌, 계산된 연출에 능했던, 그의 면모와 네덜란드의 당시 시대적 상황, 작품이 변화하는 큰 흐름 등을 한 권의 책으로 어렵지 않게, 그의 주장에 귀기울일 수 있었다. 풍부한 도판과 컴퓨터 CG등의 다양한 과학적 검증의 시도가 작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였다고 생각한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게 베르메르에 대해 다가길 수 있게 하는 친근함이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카메라 옵스큐라' 사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위작들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소신이 책 안에 담겨있다. 시간이 흘러 과학적 접근이 다양화 되면, 또다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에, 현재까지의 베르메르에 대한 평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된 '아트테러'와 베르메르 작품이 왜 많이 표적이 되었는지 논의한 구치키 유리코의 책이 요약된 9장은 한 권의 책에 두 권의 책의 내용이 담겨있어, 덤을 얻는 느낌이었다.


# 사후에 재평가된 화가가 아닌, 그 당시에서도 유명했던 베르메르.


  책을 읽고나자, 신비감에 빠진 화가가 아닌, 당대에 30세의 어린 나이에 길드의 이사가 되는 등, 세속적으로 성공했던 베르메르의 모습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장모와 함께 살 수 없었던 상황과 오랜 시간이 뒤에 결혼을 인정받은 모습, 그리고 돈을 수금하기 위해 그림에 집중할 수 없었던 환경, 사후에 11명의 아이를 둔 아내가 파산신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등 현실속에서의 예술가의 모습을 깊이 볼 수 있었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서 살던 화가가 아닌, 인간적이고 현실의 영향속에서도 끊임없이 주류의 흐름을
모방하면서도, 모방에 빠지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한 세계와 공간을 만들어낸 '연출된 세계'의 달인이였던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당대에도 높은 그림가격을 받았던 그의 그림을 보고, 한 사람밖에 등장하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던 프랑스 화가와의 에피소드는 작품을 읽는 중에 문화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작품에 대해 세세하게 잘 알지 못했지만, 베르메르의 한 생애를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었다고 할까. 고향을 사랑하고, 새로운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화가로서 치열했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베르메르의 연보와 그의 그림이 담긴 미술관의 소개는, 좀 더 풍성하게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실마리를 남겨 두었다. 60이 넘기전에, 그의 작품을 도판이 아닌, 실제 눈으로 보고 싶은 소원 하나가 생겨났다. 연보또한 에피소드와 그의 작품 시기가 표현되어 다른 연보보다 조금 더 세심한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었다. 작품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도 글자와 그림이 서로 어색하지 않게, 그림에 집중하고 글을 통해 깊이있게 다가설 수 있게, 많이 신경쓴 흔적이 보였다. 그림때문에 글 읽는 것이 불편하지 않아 좋았다.

  현재의 델프트의 사진을 보며, 네덜란드의 현재를 떠올리고, 작품을 통해, 17세기의 네덜란드의 풍속에 대해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잘 담겨있는 책이라고 할까. 베르메르의 작품을 깊이있게 알고 싶어하는 사람보다는, 베르메르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문외한에게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

  지인과 함께 베르메르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싶을 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한 권의 책은 길어서 이야기를 나누려면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림은 하나의 작품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기에 대화하기에 좋다. 한 작품을 시작으로 해서, 다른 작품으로 그러다 모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을 때는 깊이있는 관계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 작가의 인생을 흐름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느껴지는 생각의 차이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에 대해 깊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을 함께 하고 싶은, 매력적인 책이다. 아직도 진행되는 위작과 옵스큐라 논쟁은, 다른 서적들을 보면서,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야겠다. 베르메르에 대한 흥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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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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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망망 대해에 구명보트 하나. 혼자서도 버티기 힘든데, 호랑이라니!!!
  

  가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방이 둘러막힌 작은 섬에서, 며칠간 혼자서 지내고 싶다고 할까. 현실이 팍팍하고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상상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상상의 여행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기 마련이다. 죽을고생을 하면서 혼자서 여행을 하고 픈 이는 없을테니까.  

  <파이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났던 책은 <로빈슨 크루소>였다. 혼자서 섬에 표류해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 로빈슨 크루소가 눈에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은 자연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인간이 아닌, 부족한 식량과 식수에 구명보트안에서 벵골 호랑이와 함께 지내야 하는 생존의 위협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77일간 그들이 생존을 위해 행했던 생존기는 눈물겹다 못해,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를 믿고 싶을 정도까지 이르게 한다. 

 
#  1장을 주목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파이가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표류되기 전,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이야기와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의 3가지 종교의 모든 신앙을 가지려 노력한 에피소드가 1장에, 정치적 환경의 변화로 캐나다로 동물원을 이주하려는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동물들을 일본 소유의 파나마 국기를 단 배에 싣고 여행을 떠나던 중 배가 침몰해서, 15살에, 혼자서 구명보트에 남겨진 277일간의 표류기가 2부, 277일간의 긴 여행끝에 멕시코에 도착한 파이와 침몰한 배의 원인을 알고 싶어 찾아온 일본관리의 인터뷰가 3장이다.  

  가장 읽기 힘든 부분이 1장이라고 생각된다. 침몰과는 상관없는 파이의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하지만, 이 1장을 세심하게 읽어야, 2장에 등장하는 파이와 호랑이와의 사투와 힘겨운 상황에서도 매일 신에게 기도하는 파이를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종교만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 기독교의 사제, 이슬람교의 수피, 힌두교의 브라만의 주장에, 파이가 이야기 한 "간디는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고 말했다며 그저 신을 사랑하고 싶었다"며 3가지 모두의 종교를 가지려 애쓰고, 3개의 신자가 되었던 파이의 행동과 동물원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나게 해 주는 발언과 동물들은 자기영역과 먹이가 유지되면 절대 싸우려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그래도 동물은 동물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버지가 가르쳐준 굶주린 호랑이가 염소를 잡아먹는 장면을 통해, 위기상황에서 언제든지 난폭해질 수 있는 동물의 성품을 경험한 에피소드는 전체 이야기의 큰 두 축을 지탱해 주는 복선이다. 동물원에서 오랜시간 동물의 습성을 관찰한 결과, 동물이 조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면, 그리고 희망도 믿음도 기원할 수 없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파이가 스스로 삶을 멈추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계속 살아내는 이유의 복선은 1장에 다 담겨있다.

  책은 두 번 사람을 놀라게 한다. 2장에서의 생생하고 치밀한 묘사는 정말 277일간 벵골호랑이와 함께 지낸 경험을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어떻게 호랑이와 사람이 살 수 있지? 에서 와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할만큼 호랑이와의 생존기의 묘사가 치밀하고 섬세하다. 독자를 배 한가운데로 옮겨놓고, 파이와 호랑이의 동거생활을 지켜보게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작가의 빼어난 상상력과 묘사는 책장을 다음으로 계속 넘기게 한다. 하지만, 사람을 잡아먹는 해초와 나무가 결합된 섬이라던지, 미어캣이 사는 독특한 섬에 대한 묘사와 우연처럼 다가오는 날치떼의 습격은 문명인들이 이해하기에 힘들어 보인다. 두 번째 놀람은 멕시코에 도착하고 난 후, 사고의 원인을 발견하려는 일본인과 파이의 이야기인 3장에서 나타난다. 사실을 알고 싶어하는 일본인 관리에게 파이가 들려주는 동물이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는, 차라리 동물이 등장하는 파이의 이야기를 믿고 싶게 만든다.
   

#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날 수 있다는 신념!
  

  위기와 아무것도 기댈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인간은 결국 생존하기 위해 동물보다 더 잔인해 질 수 있다는 사실과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있어도 신념이 있다면, 인간이 극복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경기도 힘들고, 삶이 더 나아질 것 같기도 않고, 세상은 벵골 호랑이가 보트 아래 방수포에서 사는 것처럼 팍팍하고 무섭기만 하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바다'의 재발견으로 어렵사리 버텨낸 파이에 비하면, 내 삶은 아직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고, 희망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여정은 파이의 인생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년시절에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동물원들의 동물을 관찰 할 만큼 생존을 보장받고 여유있게 생활하다가, 어느 한 순간 삶의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고난을 통해,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날들이 온다. 그때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신에 대한 믿음, 아니면, 살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믿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현실의 삶은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어렵게 새로운 섬에 발길을 딛지만, 그 곳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무서운 곳일수도 있다. 그렇게 헤매다가 자기만의 안식처를 찾게 되는 것이 인간의 삶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다 ...

  의심을 인생철학으로 선택하는 것은 운송수단으로 '정지'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하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파이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상상의 이야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을 믿는 종교를 가진 이들은 이 책을 통해 '신앙'과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고, 무신론자나 종교를 가지지 않는 이들은, 삶을 지탱해 주는 자기만의 '신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보면 우유에 빠진 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살아남기 위해 수없이 몸을 움직였기에 개구리가 우유를 치즈로 만든 것처럼, 신념을 가지고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짐으로써 인간은 힘겨운 삶을 버텨낼 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만든 공간이 너무나 파격적이라서 그 상황에 빠져, 소설의 실화여부를 확인할 염두도 내지 못했다. 그만큼 흡입력이 강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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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 - TBWA KOREA가 청바지를 분석하다
TBWA KOREA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 아무도 모르게,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청바지.

  
  두껍고 질긴 무명으로 만든 파란색 바지를 청바지라 이야기한다. 패션 모델들은 청바지 하나와 면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뽐낸다. 모델이 아니더라도, 체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파란색 바지인 청바지는 너무 흔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만큼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꼭 청바지를 입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입을 수 있게 집에 한 벌 정도는 장롱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1849년 골드러쉬와 함께, 황금을 캐기 위한 열망으로 모두가 미국으로 모여들던 그때 튼튼하게 입기 위해 만들어진 청바지는 16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여러가지 외양을 바꾸면서 때론 명품프리미엄으로, 누군가에겐 저자의 싸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의 문화와 힘이 세계에 큰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 생각해보니, 청바지는 코카콜라, 맥도날드, 스타벅스와 함께 미국문화의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누구나 많이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코 읽어본 이는 많지 않은 고전처럼, 청바지에 대해 누구나 조금은 알고 있지만, 조금 깊이 들어가면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역사서를 보는것처럼 사실을 기술하는 것이 아닌, 즐겁게, 톡톡튀는 개성 넘치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9개의 그림이 모여 하나의 큰 그림이 되고, 각 그림마다 메세지가 살아있는 독특한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 신입사원을 훈련시키기 위해, 내어준 하나의 과제! "청바지를 읽어라!"

    

  광고회사에 새로 입사한 패기있는 신입사원 7명에게 "청바지를 읽어라!"라는 하나의 숙제가 주어졌다. 청바지라는 소재를 가지고, 누군가는 청바지의 탄생에 주목했고, 다른 이는 미국문화와 상징을, 다른 이는 저항의 수단이었던 이념을, 또 다른 이는 프래그머티즘으로 불리는 실용이라는 코드를 읽었다. 보헤미안과 부르주아라는 서로 상반되는 문화의 세계를 보보스로 통일한 매개가 청바지였다고 본 이도 있고, 월급의 10분의 일이 넘는 값비싼 프리미엄 청바지를 수선하기 위해, 싼 청바지 하나 살 돈을 지불해야 하는 문화적 트렌드에 주목한 이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청바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청바지가 인간을 선택한다는 의견까지 하나의 문화적 잣대로 자리잡아버린 청바지를 해석하는 이도 있었다. 다양한 시선이 공존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청바지의 탄생부터 현재의 영향력과, 미국역사의 큰 틀의 변화까지, 사회, 문화의 눈으로 바라보는 150년의 청바지 역사를 살피고 있다.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트렌드를 먼저 읽어내고,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일까.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광고를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과 달리, 치밀하고 깊게 인간의 문화를 들여다보는 그들의 생각의 깊이가 느껴졌다. 각자의 생각들이 겹쳐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졌고, 그 책은 청바지의 흐름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꽤 괜찮은 안경이 되었다.  

  20초안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예술이라는 말처럼, 광고의 담긴 메세지는 어렵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라 생각된다. 한 편의 광고가 나오기 위해, 뒤에 숨겨진 수많은 노력들이 보였다고 할까. 문화와 트렌드를 잘 읽고, 사람들의 세상을 바꾸는데, 보이지 않게 광고가 큰 역할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7개의 발표로 이루어진 각 장은, 전체의 큰 틀로 보면, 사회문화 현상으로서의 청바지가 세상에 끼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5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사람들의 생각과 의식은 많이 변화했지만, 그 틈에서도 청바지는 생생하게 자신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자의 상처와 독충들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파란색 청바지는 누군가에게는 그 옷을 입기위해 자신의 체형을 바꾸고, 자유라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그 가치를 사는 대상으로 변하였다. 너무나 비싼 청바지와 값싼 청바지가 공존하는 문화는 손목시계가 시계로서의 역할을 휴대폰이나 다른 대상에게 많이 넘겨주고, 저가의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손목시계와 고급 수제품의 고가의 손목시계로 공존하는 것처럼 아직까지 잘 사람들의 생활공간에 잘 살아남아 있다.

 
#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청바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청바지를 통해 사회문화적으로 세상을 읽는 그들의 메시지는 컨셉에 맞게 잘 정리되어 있다. 기존의 활자로만 이루어진 책과 달리, 한 편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것 처럼, 다양한 디자인과 파격적인 글의 배치가 읽는데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책을 읽는다기 보다, 강연회의 연설자의 발표 원고를 본 느낌이다. 좋은 질문에 좋은 답변이 잘 나온 한 편의 책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과거와 현재를 읽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없다는 점이다. 청바지가 이렇게 태어나서 이런 변화를 거쳐서 아직까지 이렇게 살아남았다라는 꽤 정밀한 분석은 이루어졌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전망에 대한 생각할 거리는 보이지 않는다. 책의 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과거의 흐름을 통해 미래를 전망해 보고픈 욕망이 만들어낸 아쉬움이다. 이런 아쉬움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독특한 분석에 대한 매력이 강하기 때문에 만들어낸 급부라 생각한다.  

  애플의 I-pod를 통해 삼성전자가 플래시메모리를 팔아 많은 수익을 남기는 것처럼, 명품 청바지의 데님에 일본의 큰 제조업체가 아직도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 등 미처 알지 못한 사실들도 잘 담겨 있다. 주어진 사실들을 자신의 목적에 맡게 재배치하는 그들의 말하기 방식은, 글쓰기의 한 방식으로서도 매력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글쓰기의 방식의 변화를 담고 싶을 때, 찬찬히 살펴 생각의 변화에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의 샘물을 만난 느낌이다.   

  책을 읽고 난 후, 많은 의문과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나니, 지금 우리의 일상에 스며있는 다양한 사회현상의 이면과 청바지의 앞으로의 모습, 청바지만큼 흔하지만, 우리 일상에 스며있는 다른 대상은 없는지, 많은 질문을 하고 있는 내 모습과 답을 찾기에 부족한 나의 지식을 느낄 수 있었다. 부족한 지식에 작은 충격을 준 책이라고 할까. 인기 TV 프로그램일수록, 방영전에 꽤 많이 등장하는 광고때문에 많이 지치고 짜증이 났는데, 이제는 그 광고 뒤에 숨겨진 수많은 노력들에 대해, 그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낯선 분야에 대해 조금 관대해진 마음만큼, 세상을 보는 시각도 미세하게 넓어졌음을 느낀다.  

  하나의 제품이 인기를 얻는데에는 그 뒤에 숨겨진 많은 이들의 욕망이 숨겨져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조금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함도 좋지만, 대중성과 함께 시대에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좋은 광고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당신이 사는 집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경쟁'과 '당신만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어'라고 자극하는 광고가 아닌, '인간'에 주목할 수 있는 그런 광고 말이다.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어떤 광고를 만들어 내는지 잘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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