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포드 이야기 1, 2]의 서평을 써주세요
미트포드 이야기 1 - 내 고향 미트포드 - 상
잰 캐론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  내가 생각하는 좋은 마을은?  

   
    아파트에 처음 입주했을때만 해도 같은 층에 사는 이웃들끼리 연락을 자주 나누고 소식을 알았었는데, 군대를 다녀온 이후, 사람들도 많이 바뀌고, 무신경해져서 그런지 6집중 4집만 알고 있다. 세세한 정보라기보다 그 집에 누가 사는 정도라고 할까?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고 하지만, 점점 더 각박해지는 점도 있고, 굳이 내 소식을 드러내 알려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마음에 속 마음을 잘 털어놓기 힘들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음놓고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을이 좋은 마을이라 생각한다. 마을이 유지되려면 연세많은 마음 따뜻한 원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양각색이고, 때로는 좌충우돌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서로 마음을 다독이는 곳이 이상적인 좋은 마을이라 생각한다. 소담스러운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이상적이라고 할까. 꿈꾸는 좋은 마을은 이렇다. 미트포트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 곳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인정이 넘치는 티모시 신부가 거주한 소박한 마을 미트포드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이야기들.


  주님의 교회에서 헌신적으로 목회일을 하는 60세의 신부(개신교 계열인 성공회 소속으로, 명칭은 신부로 불리지만 결혼에는 자유로움.) 티모시는 교회사무실에 들어가려 열쇠를 더듬는 중, 집채만큼 큰 검은 개 바나바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을 목격한다. 우울하고 지쳐있는 그에게 다가온 야생의 개는 거칠지만, 특이하게 성경을 읊을 때면 고분고분해진다. 마을에 수다스럽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시간제 비서 에마는 바나바를 싫어하지만,  팀(티모시) 교수는 강아지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마을에서 가장 좋은 집을 가진 미스 새디씨가 베르메르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을 교회에 가져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종지기를 했던 러셀의 손자 둘리는 어머니가 신경과민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해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되고, 러셀이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병원에서 앓게 되자 팀 신부가 그를 떠맡게 된다. 새로 이사한 동화작가 미스 신시아 코퍼스미스와의 에피소드, 의사 하퍼와 죽음을 앞에 둔 올리비아, 우체부 헤럴드와 사랑에 빠진 13살 연상의 에마, 당뇨병으로 쓰러진 신부를 돌보게 되는 가정부 퓨니, 첫사랑으로 인한 화재와 아픔을 가진 새디, 유골함에 갑작스럽게 발견된 보석 등 작은 마을에 개성이 뚜렸한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훈훈하게 전개된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따스한 마음으로 자기만의 신앙을 실천하는 티모시 신부의 고뇌를 따라 가다보면, 소소한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개발의 위협속에서도 꿋꿋하게 소박한 마을을 지켜내려는 에스더 시장과 서로 정겹게 인사나누며 작은 일들을 부딪쳐나가는 작은 마을의 일상을 보다보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요양원을 짓는데 큰 돈을 낸 미스 새디가 마음 속 간직하고 있는 슬픈 사연과 대머리 신부님과 동화작가의 관계, 사라진 보석 사건의 진상은 1편에서 소개되지 않는다. 크게 느껴지는 사건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많이 기도하고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풀어가는 티모시 신부가 있기에 마을이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교회를 다니는 에마와 헤럴드가 결혼하게 되었을 때, 헤럴드가 요청한 두 목사가 함께 교회를 주관해주었으면 하는 요청에도 즐겁게 수락하는 티모시 신부의 모습은  서로 다른교파의 교회사이에는 경쟁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신앙의 본 목적에 맞게 포용하는 넓은 마음을 볼 수 있었다고 할까.  

  거친 환경으로 예쁜 마을 사용하지 않고 제멋대로인데다 폭력적인 둘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랑으로 대하려 노력하는 신부의 모습과 때론 그 분을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는 인간적인 모습이 함께 드러내었기에 더욱 더 신부에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앙적으로 완벽한 신부가 아닌, 인간적이고 모자란 면을 기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 따스하고 훈훈한 분위기는 거기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폭력, 섹스, 강간 등의 거친 갈등의 요소라던지, 증오, 원한 등의 강렬한 대립되는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마을 속의 작은 에피소드만으로 큰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상상의 도시가 아닌 실제 존재하는 미트포드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일까? 이탈리아계, 홈리스, 정신이 많이 약해 도움이 필요한 미스 로즈와 엉클 빌리 커플이 등장하지만, 흑인 마을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백인들만 사는 마을인 걸까. 웨슬리를 검색해 보았는데, 검색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웰컴투 동막골』을 보는 듯한 훈훈한 이야기에 이끌려, 하 권을 읽지 않을 수 없다.  

  마을지도에 그려진 풍경을 숙지하고, 책을 읽어가면서 확인하는 일이 불편하지 않는 이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라 생각한다. 10명이 넘는 등장인물과 많은 집과 건물을 이해하지 일이 불편한 독자에게는 즐거움보다는 외워야 할 것이 많은 압박으로도 느껴질 수 있다. 미국이라는 도시가 기독교신앙을 가진이가 많아서 그런지, 전체적인 배경이 기독교 중심이다. 불교, 이슬람교 등의 문화적 다양성보다는 기독교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가 불편하지 않는 이가 읽으면 당황스럽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자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성경구절이 크게 불편하지 않고, 따스한 마을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다. 종교적 색채를 여유롭게 뛰어넘을 수 있다면, 꽤 괜찮게 구성된 자극없는 훈훈하면서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맛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자극적인 내용 없이,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온화한 가족소설을 좋아하는 기독교인.

   종교의 관념에 자유로운 이야기.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삶과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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