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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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케로라는 사람, 고등학교 때 윤리 공부하면서 알게 된 로마 철학자. 그뿐, 그가 어떤 철학자였는지, 그 시대에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게 전혀 없었는데 이 책으로 그를 제대로 읽고 있다(소설이긴 하지만). 카이사르의 여자들 2권이라 그의 여자들 이야기가 주를 이룰 줄 알았는데 의외로 키케로와의 대립 구조로 채워져 있다. 남자들의 갈등 관계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게 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수없이 많은데도 내가 무리없이 읽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외울 수 있다는 게 아니다. 외우기는 커녕 구별도 안 되는데, 심지어 누가 누구와 편이고 누구와 적대관계인지, 족보가 어떻게 된다는 건지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읽는 게 아닌데도 전체 줄거리를 따라 가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이렇게 이름들은 순간순간 잊어버리고 넘기는 것 같은데 전체 흐름은 기억에 남아 있으니, 무슨 조화인지 싶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계속 읽고 싶고, 이렇게 읽을 수 있기도 하고.

연설을 잘 하는 능력, 연설로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능력이 아주 중요한 시대였다. 이 연설이 때로 웅변이 되기도 하고 변호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로마 시대의 법을 만들고 지키고 집행해 나가는 데에 연설이 참 큰 역할을 했던 모양인데,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싶다.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전달하면서 설득해야 하니 공간도 신경써야 했을 것이고, 자신의 편이 되도록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말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했을 것이고. 그에 필요한 분야가 발전할 수밖에 없었을 것임을 낱낱의 사례로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소설이지만 역사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흥미로워지기만 한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에 의해 죽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 데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키케로를 이기고 자신의 영향력을 점점 키워나가는 카이사르가 어떻게 그런 결말을 맞게 되는지 내용이 기대된다. (y에서 옮김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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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 (완전판)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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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었다. 다 아는 내용이다 싶으면서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던 소설 중의 하나. 책을 잡기만 하면 이렇게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을. 하기야 이런 마음으로 미루어 둔 소설이 어디 한두 권인가 싶기는 하지만.

이 소설은 나만의 추억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내가 한창 라디오로 드라마를 들을 때니까 중학생 때였을 것이라고 여겨지기는 하는데 어쩌면 고등학생 때였을지도 모른다. 성우들이 멋진 연기로 들려 주던 일일연속극. 지금의 텔레비전 일일연속극 막장 드라마에 비하면 훨씬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때 그 어느 날, 여름 납량 특집으로 만들어진 건지 그냥 추리극장으로 방송된 건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을 제작해서 들려 주었다. 열 명의 손님이 초대된 섬에 열 개의 인형이 있었고 한 사람씩 죽을 때마다 인형도 하나씩 사라진다는 전개. 연속극은 하루에 한 명씩 죽는 설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김없이 인형 노래가 흘렀다. 음산하고 처량한 목소리로 줄어드는 인형의 갯수를 말하던 노래.

나는 그 연속극을 끝내 다 듣지 못하고 말았다. 너무 무서웠다.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귀로 듣고 상상만 하는데도 얼마나 무서웠던지 모른다. 게다가 노래는 또 얼마나 대단했던지 지금까지도 그때 받은 인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때는 이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라디오 드라마인줄로만 알았으니. 한창 시간이 흐르고 이 작가를 알게 되고 이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도 섣불리 읽지 못했다. 뭐가 그리 무서웠던 것일까. 내용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으면서.

오늘 비로소 이 소설을 읽고(범인이 누구였는지 미리 알고 읽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도무지 읽어낼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작가의 구성 능력에 감탄했다. 그 시대에 이런 소설을 쓰다니.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남기다니. 전집에서 이제 두 권 읽었다. 흐뭇하다.(y에서 옮김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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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0 소설 보다
김혜진.장류진.한정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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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 실린 작가는 김혜진, 장류진, 한정현 세 사람이다. 이렇게 한 자리에 달랑 세 편만 읽다 보니 내 취향 쪽과 아닌 쪽이 확연히 구분이 된다. 이걸 좋다고 봐야 할지 그렇지 않다고 봐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김혜진의 글과 장류진의 글은 진지하게 빠져서 읽었고 한정현의 글은, 음, 아직은 와 닿지 않았다. 더 읽다 보면 괜찮은 쪽으로 바뀌기를 기다린다.

현 상황을 소설로 그려 내는 일, 소설가에게는 슬픔이 될 때도 있고 사명이 될 때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일을 글로 써야만 하다니, 기가 막히면서도 이럴수록 더 써야겠구나 싶을 테니까. 김혜진의 글과 장류진의 글을 이런 상상을 하면서 읽었다. 작가는, 지어 내는 것만 하는 직업은 아니구나, 지어 낼 바탕을 현실에서 잘 붙잡아 내는 힘도 있어야 하는구나, 그게 많은 사람을 위로하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해야 할 힘이구나, 스스로는 퍽이나 고단하겠구나, 등등.

2020년에는 세상의 많은 작가들이 코로나 19와 관련된 글들을 써 내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해 본다. 바이러스 자체도 소재가 되겠지만 사회적 거리감이나 정서적 거리감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망가지는 낮은 위치의 사람들 이야기까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어느 시절에도 정답이 없었구나 싶다.

나는 내 일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을 뿐이다. 지금 상태로는.(y에서 옮김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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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2년차 - 들썩들썩 근질근질 읽으면 달리고 싶어지는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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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꾸준히, 2년에 걸쳐 할 수 있다면,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나도 내 몸을 움직이는 어떤 일을 꾸준히 하고 싶은데,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실천까지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내 몸의 한계, 내 몸으로 버틸 수 있는 체력의 한계가 궁금하기는 하다. 이제까지 내가 해 본 걸로 봐서는 2시간 정도의 걷기가 최대치였던 것인데, 이 작가가 풀마라톤 후 좀비가 될 정도로 뭉치는 근육통까지 즐기는 것을 보니 나도 그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렸을 때 체력검사를 하고 난 다음날 그런 경험을 하기는 했다(그때는 오래달리기도 하고 왕복달리기도 하고 윗몸일으키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고 등등 그래서 온몸이 뭉쳐 다음날 힘들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도로 그립기까지 하다).

작가의 팀 이름도 끌린다. 포상맥주팀. 달린 후에는 스스로에 대한 포상으로 맥주를 마시는 거다. 시원하겠지, 당연히. 짧게 걷고 난 뒤에 마시는 것도 시원한데, 3시간이나 5시간을 달린 후 성취감으로 마신다면 얼마나 흐뭇하랴. 게다가 이 작가 얼마나 먹는 것을 좋아하고 많이도 먹는지 이것도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맛있는 것 먹고 달리고 또 맛있는 것 먹고 그랬던 것을 그림으로 그려 책으로 만들고 책을 팔아 번 돈으로 또 마라톤 여행을 하고...... 몸과 정신의 조화, 일과 놀이의 조화라고 해야 할까.

도저히 달리지는 못하겠고, 걷는 일은 조금 더 해 봐야겠다. 일본의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 프로그램과 같은 우리의 걷기 프로그램을 찾아 봐야겠다.(y에서 옮김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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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수사국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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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8편의 이야기.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추리에도 긴 추리 짧은 추리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쓰는 쪽에서는 시도해 볼 만도 하겠다. 이 책처럼.

작가의 다른 글에서 익히 봐 온 인물들과 배경들이 맛보기처럼 등장하고 있는데 아마도 작가의 창작 창고 안에 다 들어 있던 것들이리라 짐작된다. 어떤 소재는 이 작품으로 어떤 공간은 저 작품으로 이리저리 보내고 당기고 섞으면서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것이 어떤 작품과 이어져 있는지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 자체는 없고 나는 그저 읽고 즐기고 다시 잊을 뿐이다.

기상천외하다는 상황의 이야기를 여럿 보았다. 피해자나 가해자가 죽으면서까지 엉뚱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경우는 딱 소설다웠고 영어 철자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몇 가지는 웃음짓게 해주었다.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의 차이로 범인임이 밝혀지다니. 우리 같으면 특정 지방의 사투리를 사용하다가 걸릴 수도 있겠다는 정도로 이해되기도 하고.

골치 아픈 생각 없이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고 남겨 둔다. 이 점이야말로 추리소설의 큰 효능 중 하나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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