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인생 한입 41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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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샐러드라는 음식이 있다. 감자를 삶아서 으깨고 거기에다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재료를 넣어 섞은 것. 나는 삶은 계란과 마요네즈를 섞은 게 좋은데 여기에다가 다른 여러 가지를 섞을 수 있겠다. 이 책 속에 전후편으로 나오는 에피소드 역시 각자 다른 형태의 감자 샐러드를 좋아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고. 음식이라는 게 그렇지, 같은 재료를 써도 다른 맛이 나고 다른 요리가 되고 좋아하는 강도가 다르기도 하고.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요리 드라마 역시 이런 변화를 신기하고 절묘하게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다 똑같은 것보다 다 달라서 어쩌면 더 오래 살아남는 게 아닐까? 요리든 사람이든 관계든.

튀김을 좋아한다. 야채튀김. 이번 호에는 튀김에 대한 에피소드도 나온다. 며칠 전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시장에서 송이버섯을 봤는데 아주 비쌌다. 날것으로 그냥 먹어도 맛있다는데 튀기면 더 맛있으려나, 너무 비싼 재료라 그냥 먹는 사람이 많다는데... 같은 이야기만 나누었다. 글쎄, 튀김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굳이 먹겠다는 시도를 하지는 않을 듯하다. 이렇게 만화 속 인물들의 체험으로 입맛을 달래도 괜찮으니.


이번 가을은 짧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에피소드에 유독 마음이 머물렀다. (y에서 옮김202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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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둑 호첸플로츠 1 일공일삼 87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글, 요제프 트립 그림, 김경연 옮김 / 비룡소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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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라는 영역에 대한 호감도 호기심도 적은 편이다. 지금이 오히려 나아진 쪽이고 어렸을 때는 더 그랬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면 딱 싫어했을 정도이니까. 그럼에도 글은 읽었다. 읽을 글이 주변에 달리 없었던 탓일 것이다. 

마법에 관한 동화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삼 찾아낸 책이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 가운데 마법사가 나오고 이 마법사가 아이를 가둬 놓고 감자를 깎게 한다는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 있었다. 다른 내용은 전혀 기억에 없는데 이 기억만은 뚜렷했다. 감자튀김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고, 그때까지 감자를 깎아 본 기억이 없는 나로서는 마법사가 아이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감자를 깎도록 시켰다는 게 나름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기억하는 것으로 봐도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긴 충격.

단지 이 내용만으로 책을 찾아 냈다. 주인공은 마법사가 아니었다. 도둑 호첸플로츠였다. 독일 동화였다니, 아버지는 그때 어떤 사정으로 이 동화책을 사 주셨을까? 내가 어떤 동화책을 좋아하는지 모르셨음에 틀림없었으리라. 아이는 다들 마법을 좋아할 것이라고 여기셨을 수도. 어쩌면 이 동화 때문에 내가 마법의 세계를 더 멀리하게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작은 마녀'라는 동화책도 내가 마법의 세계를 멀리하는 데 한몫을 했다고 기억한다.)

시간은 흐르고 흘렀고 나는 동화책을 읽는 어린이가 아닌 어른으로 이 책을 읽었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는 이 동화, 역시 무섭다. 도둑 호첸플로츠도 무서운 범죄자이고 마법사 츠바켈만도 나쁘고 무서운 마법사다. 제멋대로 하는, 남의 것을 무조건 내 것으로 여기는,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닌, 그래서 더 무시무시한 악당들. 아이들에게 이런 동화를 읽혀야 했던 당시 상황을 내 마음대로 짐작해 본다면? 교육이었을까? 아이가 어른 말을 듣지 않으면 이렇게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현실을 동화로 알려 주려고 했던 것일까? 경찰 아저씨는 어찌 그리 무능하고 답답하게만 등장하시는 것인지.(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경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어린이들이 읽고 쓴 독후감을 보았다. 어린이들의 맑은 정신이 세월에 찌든 나보다 훨씬 낫고 현명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아무렴, 이런 무서운 글에서도 그들의 방법대로 감동과 교훈을 얻고 있다니 다행이다.  

2권과 3권이 나와 있다. 도둑 호첸플로츠가 탈출하나 보다. 카스페를과 제펠이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y에서 옮김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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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40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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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국화술 편이었다. 옛날에는 음력 9월 9일을 중양절이라고 부르고 국화술을 마셨다는데. 올해 날짜를 찾아 보니 10월 11일로 나온다. 다음 주 정도에는 절기상 국화가 만발할 수도 있겠다. 활짝 핀 국화를 보며 술을 마시고 차를 만들어 마셨단 말이지? 우리네 옛사람들은. 그리고 이를 풍류라고 여겼겠지? 오늘날 우리가 바다뷰, 계곡뷰, 호수뷰, 어쩌고뷰... 하는 것처럼.

이제까지는 소다츠가 술을 마신다는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읽었는데 40권 정도에 이르니 소다츠가 누구와 마시는지, 작가가 어떻게 구성해 놓았는지도 보인다. 이제서야? 나는 이 시리즈의 만화(비슷한 구성의 만화 포함)를 읽을 때는 전혀 집중을 안 하나 보다, 못하는 건가?, 아니 너무 집중했나? 인물이 펼쳐 놓은 앞뒤의 연결 고리에 도대체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으니. 그저 술이 좋아 술을 마시고 나머지는 몽땅 잊어버리는 술꾼처럼.  

독신인 소다츠가 종종 술을 함께 마시는 여성이 몇 있다. 아무와도 연애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작가가 숨겨 놓은 경계선이 절묘하다. 오래 술을 마시려면 소다츠가 결혼을 안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술을 좋아하고 늘 마시는 남편이라면? 아무리 안주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요리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몇 권 안 남았다. 현실보다 아주 천천히 나이를 먹고 있는 소다츠.  지금처럼 일도 잘하고 건강도 지키면서 좋아하는 술을 계속 마실 수 있게 되기를. 나는 이제 만화 속 주인공에게도 안부를 전하는구나. (y에서 옮김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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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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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란 무엇이던가. 연애하는 느낌은 혹은 기분은 어떠하던가. 나는 연애를 했던가, 지금 하고 있는가, 더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에 따르자면, 이 이야기를 책의 제목처럼 모조리 연애로 본다면, 나는 연애를 많이 해 보았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하게 될 듯하다. 문제는 내가 이 감정과 과정들을 연애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에 있기는 하겠지만. 결국 연애라는 것도 개개인이 인정하는 농도가 다른 감정이 아닌가 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누구는 연애로 여기고 누구는 아니라고 여기고. 


이야기들은 짧고 소박하고 단촐하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히 무겁다. 이런 감정조차 연애로 본다고? 연애라고 볼 수 있다면 연애다. 만나기 전, 만난 직후, 만나면서, 만난 지 오래, 헤어지면서, 헤어진 후에 이르기까지 한순간도 한 지점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일렁이며 떠도는 마음. 연애라는 게 꼭 젊은 청춘들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어려도 나이 들어서도 상대를 향한 내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면,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다면, 더 오래 그의 곁에 머물러 있고 싶다면, 그게 다 연애의 감정이라고 한다면 말이지. 


그래서 애틋하다. 어쩌면 우리는 사는 동안 오로지 연애를 하고 있는 듯도 하다. 자신과 함께 하는 이, 그 사람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 헤어지게 되는 그 순간까지 아니 헤어진 후에도 좋았다고 싫었다고 그리웠다고 지겨웠다고 무수한 변덕 속에서 맺고 맺는 이야기들이 곧 연애가 아닐지. 


나는 갑자기 내가 고집하던 연애의 영역이 확 넓어졌음을 느낀다. 언젠가부터 '내 삶에 연애는 무슨', 하며 산뜻하게 접고 살았는데, 그게 전혀 아쉽지도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연애라는 게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것도 연애의 한 형태인 것이다. 이렇게 여긴다고 해서 남편을 향한 설렘이 당장 마구마구 솟아나는 건 아니지만 나 아닌 다른 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든 마음쓰임을 연애라고 불러도 좋다면, 그래, 이것도 연애인 셈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세상에 혼자라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생길 것이다. 그때 떠올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대상이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점과 상관없이 떠오른다면, 그로 인해 울적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이 달래지는 기분이라면, 그게 바로 연애의 감정이 아닐까. 그 이야기가 바로 그만의 연애소설이 아닐까. 


다들 따뜻한 연애소설을 만드는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참에 나도 새삼스러운 관심을 기울여볼까?  (y에서 옮김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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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호박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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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호박을 어떤 대상으로 받아들일까? 식물 혹은 먹을 거리? 그게 무엇이든 언제부터 좋아할까? 나는 호박을 언제 알게 되었을까? 아득하기만 하여 기억에도 없는데 어느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키워서 먹는 것으로. 아주 어려서 노란 호박꽃잎으로 소꿉놀이를 했던 기억도 있는데 꽃잎 아래에 매달리는 호박 자체는 못 봤다. 꽃만 보고 열매는 못 봤던 셈.

호박죽, 호박전, 호박나물, 호박스프, 호박튀김... 호박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된다. 호박을 재료로 한 음식을 다 좋아하는 게 아니어서 나는 호박을 좋아한다고 또 안 좋아한다고 잘라 말할 수가 없다. 어떤 호박은 좋고 어떤 호박은 안 좋고? 호박전은 잘 먹는데 호박나물은 그다지...

내가 좋아하는 그림 속 생쥐 14마리가 호박씨를 심어 키운다. 커다란 호박이 될 때까지 지켜가면서. 마침내 수확을 하고 각종 음식을 만들어서 함께 먹는 장면까지 풍요로운 그림들이다. 호박파이도 호박크로켓도 아주 먹음직스럽다. 만들어 먹을 줄은 모르고, 맛있는 것은 알고.

14마리 생쥐들이 보여 주는 이야기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할아버지 생쥐부터 어린 생쥐까지 대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쥐들에게도 고부간의 갈등이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면서. (y에서 옮김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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