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의 선택 1~3 세트 - 전3권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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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운명과 행운의 여신. 또 적어 본다. 포르투나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마치 우리 드라마에 나왔던 도깨비처럼. 생명체에게는 모두, 그게 무엇이든 각자의 생을 지켜 주는 포르투나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


지나간 일이 되고 역사가 되고 보면 그때 그 일이 그러했던 일이었구나 싶은 게 있다. 이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똑같은 기회가 와도 누군가는 붙잡고 누군가는 놓치고, 누군가는 이겨 내고 누군가는 굴복하고. 오래 전 로마 시대 때의 이야기를 읽는데도 전혀 예스럽지가 않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 그대로인 것처럼 보인다.  


카이사르는 아직 젊다. 젊으면서도 신통하게 처신한다. 그 젊은 나이에 그렇게 처신했다면 그렇게 성공할 만하다 싶다. 무척 현실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결국 작가가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힘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을 확인했다.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반란 과정을 읽으면서 알게 된 건데, 나는 검투사가 스포츠맨인 줄 몰랐다. 검투사는 검투사끼리 상대를 죽이는 게임을 하는 줄 알고 있었다. 상처를 입힐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게 목적은 아니었던 건데 내가 모르는 채로 착각하고 있었던 거다. 그저 싸우는 게 싫어서, 노예를 싸움꾼으로 만든 것이라면 당연히 죽임을 놀이로 여겼을 것이라고, 아무 근거도 없이.


노예 제도나 여자에 대한 관습이나 결혼 지참금 제도나 하다못해 불륜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많은 세계다. 그중 단연코 압도적인 요소는 '돈'이다. 기원전 그 시대에도. 돈을 얻기 위해 전쟁을 하고, 돈을 얻기 위해 결혼을 하고 이혼도 하고, 돈을 얻기 위해 암살도 하고. 누군가는 시키고 누군가는 희생하고.


로마법,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어떻게 그 지루한 과정을 버텨 내었던 건지, 그래서 지금의 법의 권위를 얻게 되었겠지만. 적어도 법 준수에 있어서만큼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뜻일 테니, 사람의 의식 수준으로 본다면 이천 년이 지난 지금보다 모자란 점은 전혀 없다고 해야겠다. 오히려 지금이 어느 한편으로는 잔머리 더 굴리는 세상이라고 해야 하겠지.      


이제 새 책으로 들어갈 것이다. 본격적으로 카이사르를 응원하게 될 것 같다. 이 책의 신기한 점 하나-등장하는 중심인물을 매번 응원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가 어떤 사람이든. 이 또한 작가의 역량 덕분일까?  (y에서 옮김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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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원두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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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동기는, 결론적으로 따져 봤을 때, 대체로 비슷하다. 돈, 여자, 복수, 권력 정도? 이런 것 때문에 법을 어기고 살인을? 단순하게 보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데 이게 또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누군가에게는 제 목숨과 바꿀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생의 무거운 책무로 느껴진다고 하는 걸 보면. 


중국 오렌지, 탄제린. 살인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된 탄제린 껍질. 희생자는 탄제린을 먹었나 안 먹었나. 이 중국의 오렌지는 이 소설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다 읽고 나면 흠, 이번에도 속았던 것인가, 아니, 꼭 그렇지는 않은데, 다 알려줬는데도 내가 못 알아챈 것이니, 내 추리 사고력의 한계이자 편견인가, 그럴 지도, 도대체 알아내는 게 없군, 흠흠흠......


소설 내내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엘러리 퀸이 반복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독자들에게 도전해 보라는 대목까지 소설 안에 제시해 놓고 있으니 반복되는 내용 안에서 단서를 잡고 범인을 성공적으로 추측해 내라는 의도일 텐데. 그렇다고 이게 꼭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겠지만, 아니, 더 어렵게 느껴지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하겠지만. 아무튼 나는 범인의 근처에도 못 갔다네. 핑계는 댈 수 있다. 내가 서양의 종교와 그 배경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너무 없었던 탓이라고. 


우표 수집, 이런 상황이 생길 수도 있구나. 내게 있는 우표수집책의 진가가 살짝 궁금하다.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을 텐데, 그 안에 팔 수 있는 우표가 있기는 할까, 그래도 수십 년이나 된 것인데. 찾아서 한번 들여다보아야겠다. (y에서 옮김20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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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전영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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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마음에 드는 그림이라 고른 책이다. 작가에 대해서도 여백서원에 대해서도 작가가 평생을 괴테에 대하여 연구한 사람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리고 이만큼 다 알았다. 표지 그림에 반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서운했을 일인가. 


위대한 사람은 그 사람 자체로도 위대할 수 있다. 더하여 그 위대한 사람을 흠모하는 사람을 위대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 책의 사정과 비교해서는 안 될 만큼 가벼운 말이겠지만 이런 것이 덕질의 근본인가 한다. 흠모하고 응원하고 따르는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 사람 자신도 바뀌게 되니까. 


어려서부터 내게도 흠모하는 대상이 자주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흠모는 지극히 가볍고 순간적이면서 감정적이었다는 것을 알겠다. 무겁고 진지하였더라면 나의 생도 지금과 많이 달랐을까? 그러지 못했을 것을 알면서도 섭섭해진다. 딱 이만큼이 내 그릇의 크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작가가 부러웠기 때문이다. 괴테라는 사람도 부럽고 괴테를 공부한 작가의 열성도 부럽다. 내게는 없었을 이 자질. 


작가는 계속 제안한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 무시할 것인가, 어쩌면 나는 어려서 익히 들었음에도 결국 내 것으로 삼지 못했던것 같다. 그 시절이라고 훌륭한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니었을 것이고 내게도 누군가 훌륭한 당부를 해 주었을 것이나 알아듣지 못했던 것. 지금의 작가가 젊은 영혼들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심정이, 내게는 이제 이 말들이 들리고 이 상황이 보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 주는 이가 있어도 무안하겠다. 


작가는 경기도 여주에 여백서원을 짓고 괴테의 작품들과 살고 있다고 한다. 하나를 깊이 연구하는 자세를 갖지 못하고 여럿을 넓고 얕게 아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온 나를 돌아본다. 나는 또 이런 사람이니 이대로 받아들이련다. 길은 달라도 방향은 같다는 것을 믿으니까. 이 책처럼 좋은 글을 읽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나는 나대로 충분히 체험하고 있으니까.

시인이란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분의 글을 읽고 내가 어찌 함부로 살 수 있을까요. 워낙 약하신 분이라 이만큼 버텨주시는 것도 너무 고맙지만, 이런 귀한 분들이 정말이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이 땅덩이 위에, 긴 시간 동안 계셔주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 P60

어디서든, 장엄한 자연 속이면 더더욱, 자신을 만나는 순간은 아름답습니다. 그것이 인간과 그 공동체에 대한 통찰로 이어지면 더더욱 그렇지요. 만난 것이 굳이 운명까지는 아니어도, 스스로 느낀 그 어떤 기쁨과 놀라움을 평생의 업으로 이어가는 것이라면, 그런 지혜를 확인하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 P157

세상이 진정으로 나아지려면, 정치인들부터 부디 주관을 내려놓고 사심 없이 의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하겠지만 우리가, 무력감만 끝없었던 시대를 지나 이렇듯 새로운 걸음도 뗄 줄 아는 우리가, 우리의 뜻에다 꾸준함을 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시작하든 첫 마음을 잃지 않고, 무엇보다 누구든 제자리에서 하던 일에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각자 자기 일을 성심껏 해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불의에 대해 눈 부릅뜰 줄 알아야겠지만 주변 또한 돌아볼 줄 알고, 분수 넘게 이것저것 사느라 혹은 허겁지겁 남 따라가느라 허덕이던 손길로 제 옷깃도 좀 여며볼 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의 자긍심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요. 모두가 뜨거운 가슴으로 자기 안의 등불을 켜는 시간이야말로 그 모든 것을 위한 성찰의 시간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P161

돌아보면 글을 배워 좋은 글들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만나고, 글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또 같은 글을 읽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게도 되고…… 얼마나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는지, 그 사람들의 마음속이야말로 제 삶의 천상적 지분인 것 같습니다. - P190

세상 무엇이든 더이상 놀랍지 않을 때, 그 무감각은, 생물학적 연령이 어떻든 이미 실질적인 삶의 종말인지도 모릅니다. - P203

남을 아껴주고 키워줌으로써 미미했을 수도 있는 그들 자신의 삶이 얼마나 찬란히 빛났는지, 빛나는지를 꼭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 P209

도토리 키 재기 하느라 여념이 없고, 자기보다 조금만 더 커 보이면 미워하느라 공연히 스스로를 괴롭히고, 남도 괴롭히고 공기까지 오염시키는 일, 그런 좀스러운 일은 웬만하면 하지 않아야 우선 각자 저 살기가 좀 나아질 것 같고 사회가 건강해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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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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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만의 힘이 아니다. 기억력이 더 앞선다. 기억을 하고 있어야 논리도 가능하다. 이 사실을 얼마나 자주 잊고 사는지. 기억력이 얼마나 중요한 힘인지를. 


독자인 나는 기억력 면에서 꽤 애처로운 처지다. 애써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읽고 나면 훌훌 사라지고 만다. 읽는 그 순간에만 앞뒤 사정으로 이해되면 만족한다. 그러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앞서 있었던 사건이나 증거나 증언들을 다시 되새겨야 할 때면 내 힘으로는 아무 것도 떠올리지 못한다. 엘러리가 말을 하고 나서야 그랬었지 싶고 어떤 때는 그랬었나 싶기도 하고. 이러함에도 추리소설을 읽는 내 취향은 끝도 없이 이어질 듯하다. 당연히 재미있으니까.


관이 소재다. 책 제목에 나오는 나라의 이름이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큰 역할을 맡은 게 아니라는 것을 이 시리즈 세 번째 책에 이르러 알게 되었다. 남은 책들도 이를 고려해서 읽게 될 것이다. 작가들이 소소한 재미를 위해 꾸민 장치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려나.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먼 나라의 이름은 아무래도 기본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곤 하니까.


책 분량이 두꺼워서 아주 마음에 든다. 읽는 내내 남은 페이지가 두둑해서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한 만큼이나 든든했다. 범인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는 답답함보다 도대체 어떻게 범인을 잡게 될지 알아가는 기대감이 더 컸으니까. 엘러리가 실수했다고 계속 한탄하는 그 판단조차 내게는 신기하게만 보이는 추론 과정이었고. 


유명 화가가 그린 그림이 추리소설이나 비슷한 장르의 범죄 영화(드라마)에서 주요 소재로 쓰인다는 점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결국 돈이라는 것일 테니까. 화가 자신은 정작 알지도 못할 자신의 그림값. 누가 갖느냐 하는 게 이리도 관심의 대상이 될 줄이야. 진품도 가품도 따지고 보면 돈과 연결되어 일어나는 현상.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실제로 화가의 그림 한 점 갖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짐작으로도 알 수 없는 일이고. 


다음에는 어느 나라의 소품을 이용한 글을 읽어 보려나. (y에서 옮김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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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 요가 일러스트 - 사진으로 설명하는 알기 쉬운 요가 안내서
마틴 커크 외 지음, 석선정 옮김 / 침묵의향기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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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하다 보면 가끔씩 궁금한 점이 생긴다. 내가 무얼 하고 있나, 내가 하는 동작이 맞나, 이 동작이 어디에 어떻게 좋은 건가, 선생님은 더 말이 없으시고... 조금은 알고 있고 많이는 모르는 요가에 대한 관심으로 구해 본 책이다. 사진으로, 자세한 설명으로 읽는 동안에는 재미도 있고 도움도 얻는다.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는 내 약점이 여기에서도 확실히 발휘를 하고는 있지만.


몸으로 해야만 얻는 기술이나 능력은 분명히 몸으로 해 보아야만 얻을 수 있다. 책만으로는 절대로 안 된다. 달리기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달리기를 잘 하게 되는 게 아니라거나 수영에 대한 책을 읽는다고 물 위에 뜰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요가도 마찬가지다. 동작들을 어느 정도 익힌 후에 이 책을 보면 확실히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바는 '하타'라는 용어다. 책 제목에도 이 말이 들어 있고 차례를 통해 1장에서 하타 요가에 대해 서술해 놓았으리라 짐작했는데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어쩌면 훨씬 전문적인 자료를 찾아 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동작들은 낯익다. 잘 되는 게 있고 아직 덜 되는 게 있다는 정도로 낯선 느낌은 없다. 내가 하타 요가에 익숙해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뭔지는 모르지만 시키는 대로 하고 있으니 하타 요가를 잘 하고 있다고 봐도 될 듯하다. 


가끔씩 펼치면 이로운 사진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몸의 어디에 좋고 어느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을 보면서 정작 요가를 하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는 것을 또 생각해 낸다. 그래, 그걸 어떻게 일일이 떠올리며 한단 말인가. 되도록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게 가장 중요하고 기본 자세인 것을. 


하타 요가에 대한 정보 탐색을 좀더 해 봐야겠다.  (y에서 옮김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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