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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소금 -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맛내기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지음, 길혜연 옮김 / 뮤진트리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책을 받았을 때, 아주 얇은 것에 먼저 놀랐다가, 초반 몇 쪽을 읽다가 한 번 더 놀랐다. 하염없이 늘어놓은 듯한 구절들을 읽으면서 어라, 이 생각 나도 해 보고 싶은데, 반짝 하고 내 머리 안에서 뭔가가 울렸던 것이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지냈던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 그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다는 소박한 내 의지를 찾았다고나 할까.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어떤 게 있을까.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일에는 어떤 게 있을까. 거창하고 대단한 것 말고, 쉽게 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오로지 마음의 여유를 붙잡지 못해 못하고 있는 것. 안 해도 그만이지만 이왕 할 수 있다면 하루의 그 순간으로 하루가 행복해지고 일상에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그런 일. 지속력이 없어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지만 매일 한두 가지씩이라도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싶다. 오늘 좋았던 일,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일, 그렇게.
혼자 힘으로 해내기 어려울 것 같으면 친한 사람들끼리 약속처럼 주고받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작가가 친구에게 편지를 보낸 것처럼.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날 좋았던 일의 인상을 나누어 보는 일. 이 숙제를 하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안 보던 하늘도 쳐다보고, 스쳐가는 나무도 바라보고,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도 관찰하게 될 테니.
<책이 너무 얇아서, 내용이 아주 사소해서, 뭔가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권하지 못하겠다.> (y에서 옮김20131103)
(다음은 이 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 내가 좋아하는 일과 일치하는 것들) 15 ...손으로 쓴 편지,...모두 잠든 한밤중에 혼자서 깨어 있기,...사진 앨범 뒤적이기,... 16 수공업 장인의 작업하는 모습 관찰하기 18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쳐다보기 20 브래드 피트의 미소 21 낙엽 밟으며 걷기 22 따뜻하지만 너무 뜨겁지 않은 모래 위 걷기 24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의 애끓는 신중함 27 대형 퍼즐 완성하기 30 아름다운 날 오후 느지막하게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약간 허기를 느낄 때,...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듣기 39 언덕 꼭대기에서 탁 트인 풍경 바라보기 68 이브 생 로랑의 멋진 스모킹이나 잡지에서 얼핏 본 여신 같은 드레스를 동경해 보기 70 여자 친구와 함께 크루즈 여행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