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맘이 답답해서 털어놓을 곳이 없다. 추석을 맞이하여 옥돔도 진공포장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어제는 제주시에 옥돔포장 사러 갔다왔고, 오늘 늦은 오후에 일단 옥돔진공포장용 봉투 속에 속지를 집어넣고 라벨지를 붙이는 작업중에 "언니~. 아직도 한치 도착 안하멘" 하고 여동생 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래서 옆지기한테 "한치 도착 안했댄" 하니까
옆지기 왈, "택배직원이 도착지가 부산 끄트머리라 당일 배송이 힘들거라던데" 한다. 엥? 나도 모르게 짜증이 확~ 올라와 "왜 그걸 인제사 말하냐? 그럼 다시 전화를 해줘야지. ㅇㅇ는 내일부터 집에 없을거란 말야" 하고 말하고 그 상황을 동생한테 얘기했더니 "그럼, 아이스팩은 넣언?" 하고 동생이 다시 묻는다. 그래서, 다시 옆지기 한테 "아이스팩은 넣어수광~" 했더니 "아니"란다."악~~~~. 그럼 어떡하냐!"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 질렀다. 그리고 동생한테는 아무튼 받는 대로 한번 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냥 버리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끝자마자 옆지기가 갑자기 "일 그만하고 집에 가게" 하면서 버럭 화를 낸다. 엥? 이건 또 웬 적반하장!!! "왜? 라벨지는 낼 붙여도 오늘 속지작업을 다 해야지" 했더니 "네가 너무 짜증내잖아" 한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서방님~. 무사 특급배송 안된다고 전화 한번 안 해줘수광~. 아님, 무사 아이스팩은 안 넣어수광~" 하고 공손히 물어봐야 해?" 했더니 또 다시 화를내며 "일 그만해. 그만하고 집에 가게" 한다. 나도 화가 난 상태라 "이건 마무리 해야지!" 하고는 묵묵히 계속 진공봉투에 속지를 집어넣는 작업을 계속했다. 한참 나를 지켜보던 옆지기, 갑자기 휙 일어나 나가 버린다. 그것으로 상황 끝이다. 홍이는 살벌한 분위기 파악을 해 컴게임을 하다가 컴퓨터도 끄고 내 눈치를 보지만 수는 상황파악이 안 되는지 계속 종알종알 거린다.
묵묵히 속지 집어넣는 작업을 끄고 홍/수 챙기고 밖에 나와보니 옆지기가 보이지 않는다. 혼자 집에 갔다보다 하고 홍/수랑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왔던 흔적도 없다. 전기밥솥에 밥 안치고, 저녁준비가 끝났을때가 되서야 옆지기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자마자 살갑게 "화난~. 에이, 화났구나. 화 풉써. 내가 잘못 해수다." 한다. 그런데 이 말을 듣는 순간 더 화가났다. '지금 이 사람이 날 갖고 노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아무말 맙써. 일단, 밥이나 먹게" 하고는 묵묵히 저녁밥을 먹고 치웠다.
지금 옆지기는 샤워중이다. 근데 나는 생각할수록 더 열이나고, 속이 답답하고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