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학교 뒷문을(우리집에선 뒷문쪽이 가까와 입학식 하는 날부터 뒷문만 드나들고 있다.) 나오자마자 "엄마, 알림장에 숙제 인" 한다. 그래서 얼렁 펴 봤더니 어제까지는 선생님의 프린터물이 붙여있던 알림장에 오늘은 5개 항목이나 되는 것을 꾹꾹 연필로 눌러쓴 알림장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우와~. 임지홍 너가 썬? 대단하다이" 했더니 이녀석 대뜸 "아니, 친구가 썬" 한다. 에잉? "왜, 선생님이 칠판에 쓰면 그냥 따라쓰면 되잖아, 지홍이 너 따라 쓰는 건 할수 있네~" 했더니 "아니~. 이거이 컴퓨터로 나와. 컴퓨터로 나오면이 그거 쓰는 건. 나도 2번까지 써신디~ 다 끝나버련." 한다. "그래서 너 친구가 써줬나" 했더니 "응" 한다.

에구구,  지난 겨울이 시장에 있는 간판들 띄엄띄엄 읽기 시작하고, 자기 이름 또박또박 잘 쓰길래 학교 갈 준비는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먼저, 아직도 학교는 칠판수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해 버린 내가 문제다. 내가 이것저것 너무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이 사태는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바. "지홍아, 엄마 하나만 부탁할께. 저기~. 이거, 알림장 내용 쓰다가 다 못 쓰면 친구한테 써 달라고 하지말고, 나중에 쉬는시간 되면 친구한테 '누구누구야, 알림장 좀 빌려주라. 나 아까 다 못써부난."하고 말행 친구꺼 보고 지홍이가 따라쓰기. 어떵? 할 수 이시크냐?" 했더니 "응, 알안" 한다. 그래도 쉽게 "응"이라고 대답해 주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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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0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못써부난, 이시크냐, 알안
이런 말은 다 사투린가요?? 신기해서요 ...^^ 재밌네요 귀엽구요 ㅎㅎ

치유 2007-04-0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은 맑습니다.^^&
홍이의 모습에 귀여운 정말 일학년 같은 병아리를 느낌니다..
초등학교 일학년다운데요..너무 이뻐요..그래도 홍이가 다 못섰다고 써준그 친구가 넘 이쁘구요...홍이는 시작을 아주 잘하고 있어 제가 아주 기분좋으네요..^^&
요즘 컴으로 수업하는것은 아시지요??그곳은 아닌가??ㅜ,ㅜ

세실 2007-04-0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사투리 재미있네요...
뭐 그러면서 배우는거죠~ 넘 걱정하지 마세요.

무스탕 2007-04-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크게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이제 1학년인데요, 뭘...
슬슬 책 읽고 쓰고 하면서 익숙해 지는거지요. 칭찬과 격려를 많이해주시면 더 잘할거에요 ^^

물만두 2007-04-0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짝꿍 잘뒀네요. 차차 배워가면 되죠^^

홍수맘 2007-04-0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2님>네. 저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렇다 쳐도 홍/수 입에서 나오는 사투리를 들을때마다 우리도 어떨땐 ㅋㅋ 하고 웃는답니다.
배꽃님> 왔어요 ~ ^ ^.
세실님,무스탕님,물만두님> 네. 그냥 맘 편히 가질려구요 ^ ^.

마노아 2007-04-0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경이 예뻐요. 엄마와 아들의 모습. 덕분에 웃고 가요^^

홍수맘 2007-04-0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예삐 봐주셔서 감사해요 ^ ^.

소나무집 2007-04-05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말도 마세요.
우리 아이 학교는 입학 다음 날부터 바로 알림장 쓰고
숙제도 하루도 안 빼놓고 내주던데요.
우리 아들도 쓰기가 안 되는 바람에 무지 애먹고 있습니다.
그나마 알림장에 써오는 건 전부 소리 나는 대로여서 해독이 필요할 지경이죠!
한 달을 그렇게 하고 나니까 이젠 알림장 쓰기 싫다고 안 써오는 날은 없어요.
가끔 빼먹는 건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