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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책 + 오디오 CD)
이상교 지음, 한병호 그림, 신동일 음악 / 미세기 / 2007년 3월
품절
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빈집>
사실 이 책은 작년에 미세기에서 나왔던 구름골 이야기 여름 편인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책 이후 이번에 나온 봄 이야기 <꼭 보고 말테야>가 나았다는 말을 듣고 책을 보다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책이어서 내 눈에 띄였다.
워낙 유명한 작가분이시라 집에도 이상교 선생님의 동시그림책이 있고 다른 책도 읽어서 무척 궁금해졌다.
과연 왜 <빈집> 이라고 했을까> 그리고 과연 어떤 내용의 동시일까 너무 알고 싶었다.
처음엔 책을 받고 내가 먼저 읽었다. 아이가 학교에 갔기에 빨리 와서 함께 읽고 싶었고, 또 음악도 들으면서 멋진 시 한 편을 읊고 싶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두 번째가 되었을 땐 시디를 함께 틀었다.
그냥 배경음악이 아니라 책 뒤에 나온 설명대로 여러 악기가 등장해서 연주하는 음악... 정말 굉장했다.
사실 책에 써있지 않았다면 난 어떤 악기였는지도 몰랐을테고 또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나에겐 오케스트라에서 함께 연주된 악기가 아닌 따로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흔치 않은 시간이었다.
자꾸 듣는다면 외울 수 있을 것 같고 또 악기의 음색 역시 귀에 익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즐거워진다.
할머니와 아기, 장롱에 항아리, 심지어 강아지 집까지 다 데리고 이사를 가는데 왜 집은 그냥 두고 하는 것인지...
처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에겐 정말 그럴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고...
예전에, 그러니까 우리 아이 다섯 살 무렵 친한 친구가 평수가 꽤 큰 아파트에 살았었다. 정말 커서 거실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정도였으니...
우리 아이는 나중에 그 친구가 다른 곳으로 이사간다고 하니 내게 이렇게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엄마, ㅇㅇ 네 집 이사가니까 우리가 그 집으로 가자. 얼마나 넓은데..."
우리 아이는 그 친구가 이사를 가면 그 집은 비어있고 원하는 사람이 그냥 들어가 살 수 있을거란 단순한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집을 놔두고 간다고 다락과 툇마루, 문지방, 댓돌이 운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멋진 표현일까!
나도 정말 이사를 많이 다녔지만 이사를 가야하나보다. 그리고 이사를 하고 나면 정리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게다가 이사가는 걸 서운해서 끝까지 문을 열고 지켜보는 대문.
나도 이사할 때면 다음에 이사올 사람을 위해 문을 잠그지 않고 열어놓았던 적이 있었기에 그 때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일까?
어디선가 나타난 도둑 고양이 한 마리
그러더니 다른 동물들을 불러모아 같이 살자고 한다.
고양이랑 토끼 등 동물 친구들을 빈 집을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
안마당, 부엌 아궁이 앞, 지붕 위도 좋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골라 앉아서 쉴 수 있는 멋진 빈 집.
동물들이 각자 자리를 정하고 있는 그림이 너무나 재미있다.
그러더니 정말 이번에는 식물들이 나타난다.
들깨야, 엉겅퀴야,
도깨비바늘아,
우리가 살러 가자,
대신 살러가자.
이제 빈 집엔 동물들과 함께 멋진 식물이 자라고 있다.
행복해보이는 고양이의 표정.
그리고 빈집에는 왜 풀이 많은지도 살짝 알려주는 멋진 시.
빈집 음악도 단순히 피아노 연주가 아닌 정말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서 우리들에서 멋진 연주를 하고 있다.
빈집 음악을 만드신 작곡가 신동일 선생님의 말처럼 빈 집이 주는 쓸쓸함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느껴보자.
아이와 함께 빈 집 혹은 텅 빈 건물이 주는 느낌이 어떤지 함께 경험해보리라 생각도 했다.
책 마지막 페이지엔 <빈집>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즉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다 등장한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빈집> 동시가 함께 실려있어 다시 한 번 동시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오른 쪽 페이지에는 이 책의 글을 쓴 이상교 선생님과 그림을 그린 한병호 선생님의 짧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어떻게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작가의 이야기.
작은 것 하나에서도 놓지지 않았던 작가의 관찰력과 호기심이 멋진 <빈집>을 탄생한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나중에 작가의 <빈집> 원화 2회 전시회가 5월 일산 주엽 도서관에서 있을거란 말에 빨리 그 날이 와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 빈 집으로 놀러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