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다 못읽었다.
아니 다 못읽겠다.
읽다 보니, 탄식만 나와서 더 이상 페이지가 넘어 가지질 않는다.
세월호 이후, 우리는 좀 변할 줄 알았지만,
경쟁 무한의 시대에
그들의 불행을 배려할 능력을 상실했다.
국가의 서비스가 이렇게 형편없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그래, 이렇게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무시해도 더 이상 따지지 말자는 분들은,
묻지도 따지지 않아도 된다.
다만, 똑같이 침몰하는 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때,
제발 누굴 원망이나 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세상은 배푼대로 거두어져야 하고
뿌린대로 나야 하는 이치가 재대로만 작동되길 바랄 뿐이다.
구조에 참여했던 민간 잠수사 한명이 또 자살했다.
외상 트라우마로 이미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을텐데,
그들의 맺힌 한을 외면한 책임은
결국 이 국가 조직의 침몰을 가속화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건국 100년도 안된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패망의 길을 갔던
무수한 과거의 국가들의 전철을 답습하는 모양을 너무 닯았다.
정의가 무너지고, 배려가 사라지고,
비리가 횡행하고, 공감이 불감증이 되어 나타나는
현상은 망했던 현상과 비슷하게 따라 간다.
고대로 부터, 비리로 망한 나라는 부지기수로 많아도,
청렴으로 망한 나라는 역사상 없었다.
비리는 불공정을 낳고 불공정은 이익을 편중시킨다.
마치 배의 무게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꼴이다.
사회가 점점 균형을 잡지 못하고 수평을 잃어간다.
세월호는 국가의 시스템에 대한 균열이다.
과연 균열을 봉합될 것인가.??
균열이 더 벌어져 침몰할 것인가??
일터의 현장에서는 하루에서 수십명이 죽어 나가고,
비정규직 파견 일에 노동자들이 떨어져 죽고,
하물며, 사법고시 패스하고 검사하던 젊은이가
상사의 갑질에 못이겨 자살까지 하는 형국은
이게 진짜 진행형 아니겠나 싶어서 말이다.
책 읽은들 뭘 할 수 있을까.
은둔형 허무주의가 고개를 처든다.
요즘 책을 펴도 읽히지가 않는다.
이미 이제는 책에서 나온 모든 지적한 것을 바꿀 수 없는데,
여기서 더 나온다 하더라도
더구나 더 책을 읽은들,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몰라서 못바꾸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잖아.
나는 넉살머리가 좋지 않아서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다.
한가지 통계 =>
미국인구 약2억명이 넘는다. 한해 총기사고로 죽은 사람 10000명이 넘음.
한국인구 약5000명, 한해 자살자수 10000명이 넘음.
인구는 1/4인데 죽는 사람이 비슷함.
어느 기자의 컬럼에서, 외국은 자신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지만,
한국은 내부로 돌린다 라고...
그래서 스스로가 제일 좋은 화풀이 불만의 대상이 된다고 했다.
물론,전부 동의할 수 없지만 일견은 고개 꺼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