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공부한 지 거의 한 달이었습니다. 오늘 시험 답안지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시험이든 긴장이 없을 수가 없겠지만,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좀 느긋했던 거 같습니다. 일종의 자만심 혹은 자신감이랄까. 특히 건설 시공학이나 재료학은 그래도 명색이 건설회사에서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게 있고 게다가 서당개 3년은 넘었으니 아는 것도 더해서 모종의 사전 지식이 있었다고 생각했죠. 오히려 심리나 교육 부분은 낯설고 생소해서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거 느낌이랄까요.

 

결과는 자만했던 시공학에서 겨우 과락을 면했더군요. 스스로에게 무척 쪽팔려서야 참 나 원. 매일 실질적으로 입찰에 대한 업무보면서 입찰 과정을 하고 있으면서 시험으로 나오는 문제조차 오답. 큰 착각했더군요. 답을 보니 이런 기절할 지경으로 미친 ....왜 착각했을까 도저히 자신에게 이해할 수 없더군요. 아니 어떻게 너무나도 잘 아는 문제인데도 착각할 수 있을까? 순간 판단력이란 것이 이렇게 확정적이지 못했다는 게 정말 긴장 타더군요. 채점하면서 도저히 믿기질 않아서 헛웃음만 납니다. 시공학은 너무나 뻔한 것이고 공부할 때도 기출문제는 거의 다 맞췄기 때문에 별로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실제 시험에서는 익히 선현하게 아는 것도 틀리는 오류를 범하고 익숙하던 것에 대해 전혀 낯선 자매 뷰 현상을 겪습니다. 답지를 체크해 나가면서 시공학에 의외의 오답이 나오는 순간 파르르 손이 떨리더군요. 아 과락인가? 평균을 넘고 과락이라면 이게 또 무슨 난감한 시험인가 싶었거든요.

 

항상 사진을 찍을 때면 시간 앞에서 파르르 떨리는 긴장감을 사진으로 표현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삶이란 이렇게 떨리는 것들의 연속이고 산다는 것은 끝없는 시험의 과정 속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긴장을 하고 떨림이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산다는 존재의 증명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기야 이런 시험의 결과가 인생에 있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실질적인 이득이 생기는 것도 아니죠. 누구는 자격증 따면 수당이 올라가니, 취업에 도움 되니 등등 하겠지만 저는 그런 게 전혀 없거든요. 자격증 없어도 일하는데 특별히 제약도 없는데 이 긴장을 즐기는 것이, 어쩌면 삶이란 이런 것이라는 떨림이고 떨림의 긴장이 스릴로 다가오는 이상한 취미인가 봅니다.

 

다시 또 2차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2차는 1차 시험 보다 난이도가 높지는 않아도 시험 과정 자체가 다르거든요. 필답고사라서 거의 문제를 암기해야 하니 찍기 따위는 통하지 않으니까요. "달달달" 외워야 시험 볼 수 있으니 공부가 더 어렵죠.  하나의 과정이 끝남으로 또 새로운 과정의 시작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이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의 떨림이 없을 수가 없다는 것.

 

오늘 시험 보고 나서 와이프 출근하기 전에 커피 내려고 공원에 나갔는데 봄바람이 무척 불더군요. 바람이 부니 나뭇잎들이 사시나무같이 떨고 이파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빛들이 잎사귀에 반사되어 더더욱 찬란함의 떨림이 요동을 칩니다. 네 살아 있음의 떨림. 바로 삶이란 곧 떨림이기 때문이죠. 떨리는 것이 모든 존재의 기본이죠.. 전자도 떨고 우주도 크게 보면 다 떨림입니다. 존재 스스로의 마스터베이션이 떨림이겠지요.ㅎㅎㅎㅎ 탁탁탁~응?

성원에, 덕분에 모두 알라딘 이웃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떨릴 수 있게 달려야죠. 하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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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미 2017-05-07 19: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아직 2차 시험이 남아있지만...마지막까지.최선을 다하시라는 진부한 응원을 합니다.

yureka01 2017-05-07 19:46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2차는 1차 면제가 2년간 유효하니 차근차근 과정을 밟을까 생각중입니다.
시험에 벼락치기는 취향에 맞지 않더라구요..ㅎㅎ

stella.K 2017-05-07 1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떨림. 그런데 우린 왜 그걸 가급적 회피하고 살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떨림을 즐기며 사는 것도 좋겠죠?ㅋ


yureka01 2017-05-07 19:58   좋아요 5 | URL
문제는 늘 그렇더라구요.떨리면 과도하게 떨리고..
떨지 못하면 미동도 없는 죽음처럼 말이죠....

아마 떨림은 피할수 없다면, 적정한 긴장감을 찾아가는 것이 좋을듯...

여튼 감사합니다.ㅋ

dys1211 2017-05-07 20: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순간 떨림이 수단이 되기도 하죠.^*

yureka01 2017-05-07 20:09   좋아요 2 | URL
물론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7 20: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 답안지에 채점하신 점수를 보고 먼저 과락 면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차 합격 축하드립니다. 서술형인 2차는 페이퍼로 단련되신 유레카님께 유리하지 않나 기대해 봅니다^^:

yureka01 2017-05-07 21:26   좋아요 4 | URL
한과목에서 계속 틀리니 과락 때문에 손이 바들바들 떨리더군요.ㄷㄷㄷ.
떨어진건가 싶었죠. 너무나도 뻔한 문제에 오답낸거 보고 ,,머리를 쳤습니다.ㅠ.ㅠ
서술형은 깡그리 외워야만 답을 쓸 수 있으니 더 어렵죠..
각오 단단히 해야죠..그런데 산하나 넘으니 또 산이 기다립니다.휴..
덕분에 기운 받아서 또 열심히 달려야죠..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7-05-07 20: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격증 시험은 결국 자신의 시험인 셈이죠. 그리고 어쩌다 한 번 떨림이 좋은 거죠. 2차 시험이 또다른 떨림을 줄 테지요. 남은 관문인 2차 시험도 잘 치뤄내시라고 응원을 보탭니다! ^^

yureka01 2017-05-07 21:28   좋아요 4 | URL
네.전 다른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시간을 허투로 쓰지 말라는 경각용이었거든요...
네 또 시작입니다..아...
산을 오르듯이 거친 숨결을 사랑하자....라는 마음으로~~~

프레이야 2017-05-07 2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2차에도 좋는 결과 있길 바래요

yureka01 2017-05-07 21:28   좋아요 4 | URL
다시 열심이라는 다짐해야겠습니다....
이거 딴다고 누가 상주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각오해주는 용도로는 좋더군요...
감사합니다.

2017-05-07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7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7-05-07 2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달 공부해서 1차 패스. 대~단하십니다.
(이 경우 대단 =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절대 아님 ㅋ)
유레카님은 좌뇌와 우뇌가 골고루 발달한 분인가 보네요.
인문학적 사유와 공학적 지능을 골고루 지닌.
우좌지간 축하합니데이~~~ 가까이 살면 술 한잔 사드리겄구마는~

yureka01 2017-05-07 22:34   좋아요 2 | URL
ㅎㅎ 대가리 단단한거 맞습니다..
어찌나 굳어서 신축성이 없던지요..
이 시험이 머리에 연성을 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씁니다..

삶에 긴장과 떨림은 탄성을 높여주거든요..
존재의 항복점 길러야하니까요 ㅋㅋㅋ

여튼 덕분에 공부하게 된거 같아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응원 받으니 더 신나게 공부하겠습니다~ㅋ

비연 2017-05-07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쓰셨어요^^ 2차까지 전진!

yureka01 2017-05-07 22:35   좋아요 2 | URL
이게 다 도전할 수있는 이웃들에게 받은 소위 기리빨이라는 거죠..
감사합니다..2차도 열공하겠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5-07 23: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업심리 및 교육 점수 높네요^^
인문학적 감성을 가진 공대생..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인데..
그냥 그렇다구요ㅋ
2차 시험도 기분좋은 긴장감으로 준비하시기를..

yureka01 2017-05-07 23:41   좋아요 3 | URL
안전에 대한 교육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그래서 하나의 과목으로 되어 있는 이유겠죠.
실제로 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교육을 안전 관리자 담당해야할 부분이니까요.
사고의 반 이상이 안전교육이 안되서 불안정한 상태로
작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그런듯합니다.
옹기 받아서 2차도 준비하겠습니다.
다..이웃분들 응원 덕분이죠..

2017-05-07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7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비종 2017-05-08 0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떨림과 떨림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공명이기도 하죠.^^(아니, 이런 밤중에! 하니처럼 달리는 글에 홍두깨같은 댓글이라니!!^^;)
화이팅입니다~ㅎ

yureka01 2017-05-08 12:36   좋아요 2 | URL
네 함께 울림과 떨림이 만나면 공명현상..맞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5-08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8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8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8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8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8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08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험칠 때 가장 아쉬운 순간이 문제를 푸는 순간, 공부할 때 많이 봤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것입니다. 시험 다 치고나면 그거 때문에 허무해요.. ^^;;

힘들어도 조금만 더 고생해서 2차 시험 역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

yureka01 2017-05-08 23:57   좋아요 0 | URL
어이없고,기막히고,,,황당하기 까지 하죠..ㅎㅎㅎ
시험이란 과제가 주는 지식의 비극적 코미디라서요..
헛웃음 나는데 특효약이 너무 익숙한 것을 몰라 볼 때라서 말입니다.ㅋ

황인석 2017-05-09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또 다른 세계가 있었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새옹지마...한 단계 올라서신 것 확실 한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yureka01 2017-05-09 11:11   좋아요 1 | URL
혹시 황하님???
왠지 맞을듯합니다....
네 책 세상입니다.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네이버 사진 블로그와는 좀 다른 분위기랍니다..ㅎㅎㅎㅎ
잘 오셨어요 ~

2017-05-10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2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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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2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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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23: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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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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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