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보이저2호가 목성의 중력을 차올리며 더 먼 우주로 길을 떠나던 날, 스윙바이란 용어를 처음 접했다.
목성을 빙빙돌며, 그 거대한 중력의 힘을 발판으로 멀리 날아가던 날, 골리앗과 다윗이 떠올랐다.
작지만 강한 돌팔매를 통해 저 거대한 골리앗같은 우주로 향해 날아오른 보이저 2호.
다누리도 날아올랐다.
태양을 향해 던져진 돌팔매가 돌아돌아 이번엔 달로 떨어질 예정이란다.
이런걸 BLT궤도라고 한다는데, 리본처럼 예쁜 모양이다.
원래는 지구를 돌면서 조금씩 멀어져 달에게 가려했으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태양의 중력을 이용하기로 한 것,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연료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무거워진 이유는 섀도우캠을 달기로 했기 때문이란다. 미국에서 부탁한 것으로, 이걸 달면 나사에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새도우캠은 달의 그림자지역을 관찰할 예정이다.
다누리호에는 이 새도우캠이외에도, 자기장 탐사장비(지질 등 관측) 광시야 편광카메라 (달빛 성분 조사) 고해상 카메라와 통신실험장치, 감마선 감지기등을 가지고 달로 간다.
크기나 무게는 예전 소형차 티코만하다고 한다.
다누리는 달에 도착하는 즉시 정보등을 모아 경기도 여주에 있는 ‘심우주지상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한국최초 달 탐사 목적 우주선 다누리호에 대한 설명, 그리고 왜 우리가 달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달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가장 가깝고 친근하고 아름답고 시가 되고 노래가 되며, 그리움과 외로움 혹은 친구가 되는 존재?
신선과 항아와 토끼들이 혹은 두꺼비가 사는 곳?
신라는 초승달, 백제는 보름달이란 나라의 흥망성쇠를 점치는 이야기에서, 허난설헌의 시에서, 혹은 이이가 풀어냈다는 과거 시험에서도 달의 흔적은 남아있다.
어느 나라든 달의 이야기든 여신이든 대부분 갖고 있다.
나를 따라다니는 달, 밀물과 썰물, 달의 모양변화로 만들어진 달력 등 달은 가깝고 친근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달에 그토록 가고 싶었던 것일까.
하늘로 대포를 쏘아올리던 소설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그리고 그 미사일 기술로 우주로 날아가 달의 중력에 따라 궤도를 돌던 스푸트니크호가 탄생한다.
아폴로 11호가1969년 달에 발을 디딘 날, 소련의 루나 3호가 달의 뒷면을 촬영한 날.
친근한 존재 달에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에서는 운석충돌구덩이나 모양, 그 현상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어 연구하기 수월하다고 한다.
달에 가기 위한 노력들 속에 많은 기술들이 발전하고 만들어졌다. (마거릿 해밀턴은 아폴로 우주선의 오류상황을 대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레이더 기술 발전과 방화복 개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 및 통신의 발달까지 우주 개발에서 파생된 기술들이 많다.)
어릴 적 읽은 동시 중에 달이 계속 따라온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오는데, 달과 나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설혹 내가 움직인다고 해도 거리상 아무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00미터쯤 떨어진 간판을 보면서 앞이든 뒤든 1센티미터씩 옮긴다고 간판의 글씨가 더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조금 더 커선 달 하면? 일명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란 데니스 호프란 인물이 떠올랐다. 본인 마음대로 달을 점유하고 달땅을 판매하는 이, 그냥 약간 돌아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무려 140억 넘게 벌었다니 천하의 사기꾼이다. 그러면서도 혹시? 미래의 내 후손이 아니 그때 조상님은 달 땅 안 사두고 뭐했냐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설마 장난같던 코인 따위가 진짜 돈을 벌 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면 일런 머스크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스페이스X덕에 우주로 1키로의 무게를 보내는데 삼천달러면 가능해졌다고 한다. 이 사람도 정말 특이하다. 자신이 타던 자동차 로드스터를 우주로 보내, 지금 그 자동차는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고....아 이 차엔 마네킹이 타고 있는데 이름이 스타맨이며, 자동차 네비엔 당황하지마!(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의 첫 문장)라는 문장이?! 라고 생각했지만 천재다. 우주 자동차 로드스터,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광고인데다가, 인공위성 고유번호를 달고 있기까지 하다고.
(스페이스엑스에서 제공한 사진)
12월쯤이면 달의 궤도에 들어선다고 한다. 다누리호가 무사히 달에 착륙하기를.
고생한 과학자분들, 그리고 왠지 짠하게 느껴지는 대학원생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