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리스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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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어떤 손님이 찾아올까

태양이 2개인 곳, 솔라리스 행성.
같은 지구인끼리도 소통하지 못하면서, 서로를 잘 알지못해 진짜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면서, 이 곳 솔라리스의 바다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 상실과 아픔으로 늘 힘든 존재다.
그런 기억들이 소환되어 손님이란 이름으로 형상화되어 찾아온다.
누군가에겐 의미없는 손님이 되고
누군가에겐 수치심이 손님이 되며
누군가에겐 죄책감이 손님으로 찾아온다.

죽지 않고 찾아오는 그들, 예전 내 추억속의 그들이 맞기나 한걸까.
나의 과거가 실체를 가지고 서게 될 때 어떤 마음이 들까.
꺼내고 싶지 않은 숨겨둔 욕망이 스스로 움직여 내게 말을 건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자신의 잘못으로 떠나보냈다 자책했던 연인의 귀환이다.
애닳고 그리웠던만큼 어떤 존재이든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같은 결말을 향하는걸까.

잠든 사이, 내 뇌 속 서랍, 가장 깊숙이 숨겨둔 편지와 죄책감들이 그리움과 간절함으로 형상화 되어 내 옆에 몸을 누인다.
누굴까.
솔라리스가 보내오는 손님은 환영인걸까, 아니면 실체하는 것일까.
그녀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주인공은 머물러야 하는것일까, 아니면 그 때처럼 이별을 반복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움에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리움보다 죄책감이 앞서는 사랑, 사랑한다는 그의 말은 과거의 그녀에게 하는 말일까, 아니면 새로운 존재의 그녀에게 하는 말일까.

(솔라리스의 배경묘사나 미모이드, 솔라리스 행성의 바다에 대한 이야기등 흥미롭고 신선하다. 죽은 자의 귀환이란 소재지만,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아니다. 그리워하는 이들이 기억하는 모습으로 돌아온다. 원본은 없다. 단지 보고싶어 되돌리고 싶어 후회하는 이들이 차곡차곡 모아놓고 숨겨놓은 그들이 돌아온다. 죽고 난 후의 일들도 마치 컴퓨터의 오류처럼 기억하는 이 낯선 존재, 원본을 사랑했던 이들이 간직한 추억들, 즉 원본의 복사본들이 다시 한번 복사되어, 기지를 뛰어다니고, 혹은 켈빈의 옆에 누워 당신을 사랑하는 하레이라 말한다.
당신의 부끄러운 기억이라고, 숨겨둔 욕망이라고 말한다.)

(작가님이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대학 동문이라신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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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6-04 22: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행성에 가면 내게는 어떤 게 찾아올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 책일 것 같아요~ 스콧님 리뷰 예전에 봤는데 미니님 리뷰도 보니 마치 읽은 것처럼 생각해보게 되네요ㅎ

mini74 2022-06-04 22:59   좋아요 4 | URL
전 좀 무서웠어요. ㅎㅎ 스콧님 리뷰 넘 좋았지요. 책 재미있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6-04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통~ 옆에 사는 사람조차도 이해 못할 때가 많죠.
솔라리스 행성의 바다 이야기 흥미진진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미니님 리뷰는 감각적이에요^^*

mini74 2022-06-04 23:02   좋아요 3 | URL
솔라리스의 바다에 대한 설정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 과학적 지식 철학적 물음이 적절하게 섞였으면서 재미도 있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

페넬로페 2022-06-05 0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내용의 책인것 같아요.
솔라리스행성에서 나도 한 번 지내보고 싶어요. 나에겐 어떤 손님이 찾아올지 궁금한데 그런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야하지만 전 좀 당황하고 허둥될 것도 같아요^^

mini74 2022-06-05 08:38   좋아요 4 | URL
그러고보니 손님을 대하는 모습도 과학자들마다 달랐어요. 저도 그럴듯 ㅎㅎ

그레이스 2022-06-05 10: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페르니쿠스와 동문이신 작가님 소개때문에 웃었어요
요새 5,6학년 아이들하고 <코스모스>읽고 있는데, 케플러의 태양계 모형도 보면서 케플러운동법칙을 만들었던 그도 어쩔수 없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동시에 상상력이란 과학에 있어 중요한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ini74 2022-06-05 08:40   좋아요 4 | URL
우와. 코스모스 ! 저도 저희 아이랑 같이 읽었는데 다큐가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상상력하니 이론물리학자들이 생각나네요~~

새파랑 2022-06-05 1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배경은 sf 인데 내용은 감성적인거 같아요~!! 보내오는 손님이 실체하는거면 좋겠네요 ^^

mini74 2022-06-05 11:32   좋아요 3 | URL
사파랑님에겐 도선생님 찾아오는거 아닐까요. 자네 나랑 게임을 시작하지 ㅎㅎ 그러면서 카드를 펼치는데 ㅋ ㅋ죄송해요 새파랑님 ㅎㅎ

미미 2022-06-05 1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저 새벽에 좋아요만 눌러놓고 지금들어왔어요🖐
산문이 된 리뷰네요~♡ 어떤 작품이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왔으면 싶은 사람들이 와야하는데
엉뚱한 사람이 옆에 누우면 안되는데 때릴수도ㅋㅋㅋㅋ😳

mini74 2022-06-05 12:54   좋아요 3 | URL
실험, 살인, 사랑 … 손님에 대한 과학자들의 처우가 다양해서 ㅎㅎ 때릴수도 없고에서 빵 터쳤어요 ㅎㅎㅎ 비오는 일요일 즐겁게 보내세요 미미님 *^^* ❤️

바람돌이 2022-06-05 15: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솔라리스라는 공간을 창조해내는 능력에 완전 깜놀했어요. 이 작가 천재죠?
저는 솔라리스가 너무 좋아서 램의 다른 작품도 읽으려고 지금 줄 세워놓고 있어요. ^^ 작가님이 코페르니쿠스와 동창이라는데서 빵 터집니다. ㅎㅎ

mini74 2022-06-06 10:17   좋아요 2 | URL
정말 천재 인정입니다. 묘사며 문장이며 이야기들 넘 좋아요 *^^*

scott 2022-06-06 0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솔라리스>넘 ㅎ 좋아해서
친구네 냥이 새끼 태어나자마자
<솔라리스>라고 이름을 지어줬어여 ฅ́˘ฅ̀

mini74 2022-06-06 10:18   좋아요 2 | URL
솔라! 솔라리스! 이렇게 부르면 넘 귀여울듯 합니다. ㅎㅎ제 친구는 어버님이 상록수 읽으시고 넘 좋으셔서 이름을 영신으로 지었다 하시더라고요 ~

레삭매냐 2022-06-06 0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려 콜페니쿠스와 동문이라뇨 -
대단합니다 증맬루.

오래 전에 오멜라스 버전으로
읽었는데, 새 번역으로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네요.

mini74 2022-06-06 10:20   좋아요 3 | URL
표지가 정말 ㅠㅠㅠ 맘에 안들어서 슬펐습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06-06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대학 동문이라니, 갑자기 이 책의 작가가 오래전 사람처럼 들려요.
표지가 형광초록색이라서,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요즘엔 대형서점을 가지 못해서 실물을 보지 않고 책을 사니까, 생각했던 것과 느낌이 조금 다른 책도 있긴 해요.
잘읽었습니다. mini74님,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mini74 2022-06-06 20:56   좋아요 3 | URL
차이가 많이 나는 선후배 ? ㅎㅎㅎ 그죠. 책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표지 보면 좀 속상한 생각 들어요. 표지때문에 꺼릴까봐 ㅎㅎ 서니데이님도 편한 밤 보내세요 ~

서니데이 2022-06-07 2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다시 읽다가, 이전에 보았던 일본 영화와 책이 생각났어요.
죽은 사람들이 돌아오는 건 같은데, 장르가 하나는 호러, 또 하나는 판타지 였습니다.
mini74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 초반엔 날씨가 조금 덜 덥고, 다시 더워진다고 해요.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mini74 2022-06-08 11:39   좋아요 2 | URL
저는 스티븐 킹 소설도 생각났어요 묻은 이들이 돌아오는*^^*

희선 2022-06-10 0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죽은 사람이 돌아오면 반가울지... 아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가울 듯하네요 여기 나오는 사람은 그걸 무서워하는 것 같군요 솔라리스라는 행성이 사람 마음을 읽고 그런 걸 보내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희선

mini74 2022-06-10 08:23   좋아요 2 | URL
생각보다 많은 책들에선 반기지 않더라고요 ㅠㅠ 행성의 마음 !! 이 확 와닿습니다 희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