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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한걸음 -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좋은 소설이란 내가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이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해도,공감한다고 하는 건 별개의 문제일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이 책은 나에게 정말 좋은 소설이었다.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아니었다.
계속 곱씹어 보게 되는 글들이 많았다고 해야할까?
단순해보이지만,단순하지 않은 생각꺼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었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보면서 어느 누구하나 에이 저건 아니야,너무 과장이 심한데 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처한 입장이 다르고,고민하는 문제가 모두 달랐지만,그건 모두 내 주변의 이야기,나의 이야기였다.
10대의사촌이나 30대의 연수와 그의 친구들,아버지,어머니까지.
나이를 막론하고 그 시점에 산재하고 있는 문제들은 너무나도 많다.
임신을 놓고 두 친구의 입장이 달랐듯,보는 관점에 따라서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닐 수 도있는것이다.
요즘 현대병이라고 하는 우울증만 보더라도,다른 사람은 그렇게 얘기할지도 모른다.호강에 받쳐서 그렇지......하지만,당사자는 아닐 것이다.
동남의 자살을 보아도 '짜식,취직 못했다고 자살까지 하냐' 하지만,그에겐 얼마나 절실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릴수 밖에 없었을까? 공감이 간다.
중요한건 나의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름대로 해결점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선영이의 결혼,은미는 불임클리닉을 열심히 다니면서 간절히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명희와 민경이도 새로운 목표를 위해 도전,아버지의 취업,우리의 주인공 연수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면서 공모전을 준비하는것 등등.
나의 삶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나의 10대,20대,30대.
나도 많은 고민을 하며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힘들다 느낄때도 있지만,살아나가는건 사랑이 있고,희망이 있기때문일거다.
난 오늘도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 적들과 싸우면서,맑음을 위해 한걸음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