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욕창 수술을 위해 입원했던 엄마는 거의 두 달만에 

처음으로 바깥 바람을 쐬셨다.

상처부위가 덧날까봐 너무 너무 조심스러워서 시도해보기가 힘들었는데

어제 드디어 휠체어에 태우는데 성공했다.

엄마의 시선에서 보이는 것은 옆 건물과 산이 전부였는데,

건물 밖으로 나오니 너무 너무 좋아하셨다.

더운 바람이지만 자연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고,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찡그리는 모습에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

병원 근처 카페에서 쥬스를 마셨다.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 원색의 차들이 지나가면 예쁘다라고 감탄하셨고,

건너편 건물에 쓰여진 알파벳을 읽으시고,

길 가에 피어있는 꽃, 나무에도 감동을 받으셨다.

카페에 쓰여있는 글도 읽어보라고 했더니 또박또박 읽으신다.

기억은 조금씩 흐려지시는데 글은 잘 읽으신다. 

다행이다. 

카페에서 나와 병원 주변을 간단히 산책하고 들어가니 1시간 반이 흘러있었다.

별 것 아닌듯한 이 시간이 나에겐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상처가 좋아지면 빨리 모시고 가야지.

그때까지 엄마 화이팅 !!!


ps 엄마가 알파벳을 읽으시는 것을 처음 봤다.

   가까이 살아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도 이런 새로운 발견을 하다니......

   







외출하려는데 현관 난간에 비둘기 한 마리가 앉아있었다.

더워서 그늘을 찾아온 것인지.

똥만 제발 싸지마라.

놀게 놔두고 조용히 문 닫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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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7-06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07-06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휠체어 탈 수 있게 돼서 다행이네요 함께 카페에 가서 주스도 마셔서 좋으셨겠습니다 그런 시간이 소중하겠네요 앞으로도 그런 시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희선

march 2025-07-09 22:23   좋아요 1 | URL
두 달만에 첫 바깥 바람을 쐬신거라 제가 감동했어요.
우리에겐 평범한 장면들이 엄마가 누리기엔 어려운 것들이라니 맘이 안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