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 가면 책 읽을 시간이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던 책을 챙겨서 갔다.
엄마 얼굴 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데 오늘은
책 읽어드릴까요 했다. 싫다고 하실줄 알았는데 의외로 좋다고 하셨다.
마침 비제 르 브룅을 읽고 있던터라
마리 앙투와네트의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나: 엄마, 마리 앙투와네트라고 알아요?
엄마 : 몰라.
나 : (주절 주절 설명을 하다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 죽었어.
엄마: 아이구, 가스나 이쁘게 생겼는데. (우리 동네는 경상도)
비제 르 브룅이 그린 두 초상화를 보여드리면서
나 : 엄마, 어느 그림이 더 예뻐요?
엄마 : 이거 (위에 있는 사진)
나 : 왜요?
엄마 : 몰라, 그냥 이게 더 낫네.
잠깐이었지만 엄마랑 같이 미술책 보면서 이야기 나누니까 좋았다.
그러고보니 엄마랑 이런 이야기 한 것이 처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