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 가면 책 읽을 시간이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던 책을 챙겨서 갔다.

엄마 얼굴 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데 오늘은 

책 읽어드릴까요 했다. 싫다고 하실줄 알았는데 의외로 좋다고 하셨다.

마침 비제 르 브룅을 읽고 있던터라

마리 앙투와네트의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나: 엄마, 마리 앙투와네트라고 알아요?

엄마 : 몰라.

나 : (주절 주절 설명을 하다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 죽었어.

엄마: 아이구, 가스나 이쁘게 생겼는데. (우리 동네는 경상도)


비제 르 브룅이 그린 두 초상화를 보여드리면서 


나 : 엄마, 어느 그림이 더 예뻐요?

엄마 : 이거 (위에 있는 사진)

나 : 왜요?

엄마 : 몰라, 그냥 이게 더 낫네.


잠깐이었지만 엄마랑 같이 미술책 보면서 이야기 나누니까 좋았다.

그러고보니 엄마랑 이런 이야기 한 것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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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7-06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07-06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과 함께 책을 보신 건 기억에 남을 듯하네요 앞으로도 책 읽어드리거나 함께 보시면 좋겠네요 어떤 책을 봤는지 기억하는 것도... 그림이 비슷하면서도 다르군요 저 각도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march 2025-07-09 22:24   좋아요 1 | URL
엄마가 건강하실때 함께 못했던 것들이 자꾸 맘에 걸려요. 생각보다 공유한 것들이 많이 없었더라구요. 항상 이렇게 후회를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