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대한 감각 트리플 12
민병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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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의 12번째로는 민병훈작가님의 「겨울에 대한 감각」입니다.
2년전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던 소설집「재구성」을 읽을 기회는 있었지만 읽으려는 시도를 해보지는 않았는 데 3편의 단편 (겨울에 대한 감각), (벌목에 대한 감각), (불안에 대한 감각)과 짧은 에세이 (당신을 통한 감각론), 민음사 편집자로도 알려진 박혜진 평론가님의 해설 (감각을 위한 논리) 까지 읽고 나서 들은 느낌은 해설을 쓰신 박혜진 평론가님도 쉬이 읽지 못하셨다고 하셨는 데 혹시나 읽기를 시도했더라면 저 역시 쉽게 읽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수긍이 갔습니다.
단편의 제목에 쓰인 ‘겨울‘, ‘벌목‘, ‘불안‘, ‘감각‘이라는 단어를 소리내 읽어보며 춥고 건조한 ‘겨울‘에 울창한 숲에서 땔깜으로 쓰던 어떤 용도를 가지고 나무를 ‘벌목‘하고 난 민둥산의 모습은 황폐하여 ‘불안‘한 ‘감각‘을 느끼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지만
이게 정답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더군요.
단순히 1955년 겨울에 태어나 2005년 여름에 돌아가신 아버지나 환자의 핏자국을 지우다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번져가는 핏자국을 문지르는 간호사(겨울에 대한 감각), 벌목을 하는 인부들때문에 밤낮으로 고통을 받으며 뜻하지 않게 동료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고모의 집에서 살고 있는 인물(벌목에 대한 감각), 배를 타고 머나먼 항해를 하는 선장과 선원 그리고 도중에 마주친 사체들(불안에 대한 감각)같은 내용적인 것보다 소설 속에 툭하고 던진 것 같지만 의도적일 수도 있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떠올리며 (당신을 통한 감각론)의 ‘당신‘이 제가 아니며 저와 일치하는 것은 손꼽을 정도로 적지만 작가님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항들을 다시 한번 읽어가며 당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려고 합니다.
민병훈작가님, 작가님의 자연과 저의 자연이 공존하는 이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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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날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9
오한기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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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올해 2월 이후로 구매하는 것을 잠시 접었어요.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일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고 나이가 들어서 책을 읽는 것에도 염증을 느끼기도 해서 나름 고민을 했지만 충동적으로 결단을 내렸죠. 그래서 심심하고 허전해서 영화 DVD타이틀을 다시 모으기 시작했고 지난 4월에는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에서 내려 서울로 가는 KTX열차를 타고 동대구-김천구미-대전-천안아산을 거쳐 서울역에 도착하여 서울지하철을 타고 남영을 지나 그 다음역인 1호선 용산역에서 내려 아이파크몰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나오니 눈 앞에 용산전자랜드가 보였고 거기 2층에 있는 애플뮤직이라는 곳에 가서 영화 DVD 타이틀을 구매하고 다시 1호선을 타고 남영-서울역-시청을 지나 종각역에서 내려 영풍문고 본점을 찾으려고 무진장 걷다보니 결국 영풍문고 본점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신간 도서를 잠시보다가 음반,DVD매장에 들렸지만 기대했던 거와는 다르게 많이 없어서 하나만 구매하고 서둘러 서울역으로 돌아와 다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온 적이 있었고 2주뒤에 또 다시 충동적으로 서울행 KTX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바로 다음역인 시청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탔는 데 내.외부순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강변역에 내려 강변테크노마트에 들렀다가 지하철을 타고 교대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 바로 다음역인 남부터미널역 주변에 있는 국제전자상가에 들렀다가 신도림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청량리행 급행열차로 서울역으로 돌아와 다시 부산으로 가는 여정이 있었는 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2월 25일에 출간된 핀시리즈 소설선 39번째인 오한기작가님의 「산책하기 좋은 날」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2달 전에 서울로 두 번이나 간 것이 누가 봐도 ‘산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을 저도 잘 아는 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목동이 아닌 묵동-중화동-상봉동, 이문동, 월계동-한국예술종합학교-의릉, 학동-부산 송정동이 아닌 송정동, 하계동-중계동-상계동-당고개, 창동, 월곡동-종암동-공릉동, 응봉동-금호동-하왕십리동-행당동-신당동, 자양동-광장동-아천동과 같은 서울의 지역들을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산에 사는 저에게는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크리스토퍼 놀런(해설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으로 표기되기도 하네요.)감독이 연출하고 제가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동일인물인지 궁금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쓰던 리볼버 권총을 자양동 우리은행에서 앵무새 잭의 계좌 계설을 요구하는 장면에 출연(68쪽에서 ‘출연‘하자는 제의에 영화 따위에 ‘출현‘ 해서 뭐하나, 얼굴이나 팔리지하며 거절하는 오한기가 나오는 데 오타가 아닌 의도한 게 맞는 서죠?)하는 배우 오한기의 모습이 인상깊기도 하네요. 만약 극장에 개봉하면 보러 가고 싶은데 말이죠.
그리고 절친 정지돈이 일하는 라이프북스에 실제로 가보고 싶고 하필 「가정법」속지에 ‘오한기 개새끼‘라고 적혀있었는 데 정지돈이 하지는 않았겠지만 오한기작가님의 그림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작품이라서 그런 욕을 쓰지 않았을까하는 비교적 합리적인 의문이 들지만 제가 하지는 않았어요.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오늘은 여름에 제가 싫어하는 접어들었고 비까지 내리는 그야말로 산책하기 좋지 않은 날이지만 저 또한 산책하기 좋은 날을 기다리려고 합니다.
오한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만 작가님의 글씨 또한 잘려나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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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플랜트 트리플 11
윤치규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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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읽고 글을 남기시는 분이나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거나 책을 구매하여 읽고 그의 대한 느낌등을 글로 꾸준하게 남기시는 분들을 보면서 대단하게 느껴지면서도 저도 그러고 싶은 데 여유가 없어서라는 핑계로 제가 해왔던 일들이 부정당했다는 기분에 사로잡혀 책을 읽지도 구매하지도 빌리지도 않고 한동안 DVD타이틀들을 모으기만 했었습니다.
구매했으면 봐야 하는 데 보지는 않고 모으기만 하는 제 자신을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타인을 그것도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2022년 첫번째 자음과모음 트리플시리즈이자 11번째로 출간된 은행에서 일하시고 글을 쓰시는 윤치규작가님의 「러브 플랜트」를 서평단활동이 벌써 끝나고 남을 6월에서야 읽어보았습니다.
연애(일인칭 컷) - 결혼(완벽한 밀 플랜) - 이혼(러브 플랜트)의 과정을 거치거나 거치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세 편의 단편과 작가님의 지나온 연애를 포함한 모든 것의 내력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모든 연애의 기록)와 짧지만 인상적인 해설(사랑과 분리된 연애)까지, 비록 저는 연애-결혼-이혼 그 어떤 것도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하게 3편의 단편들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드라마나 웹툰에 거의 빠지지 않는 연애이야기가 흥미롭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아 아무 것도 겪어보지 않은 제가 3가지 단편 속의 인물들이나 그 인물들의 사연과 행동들에 대해 어떻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 싶었는 데 손이 많이가고 관심을 자주 기울이며 그만큼 결실을 맺는 데 오래 걸리는 화분 속의 식물들처럼 저 역시도 책을 읽고 그의 대한 느낌들을 글로 쓰는 데 오래 고민하고 그만큼의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고 언제쯤 그 결실을 맺을 지는 몰라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윤치규작가님또한 늘 설레이는 오늘이기를 바라며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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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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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 창비교육에서 출간된 교사이시기도 한 강석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에 실린 단편 7편을 지면에 발표하신 순서대로 읽어보았습니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등단작 (우따)는 프랑스 파리에서 학교를 다니며 사람들이 말하는 빛나는 것을 입에 물고 태어난 이른바 ‘금수저‘ 이지만 정작 리버풀에서 온 아프리카계인 ‘우따‘라고 부르는 제임스 T. 우드와 함께 ‘아아아미(AAami)‘ 로 불리며 은근히 인종차별받았던 인물이 필리핀 출신인 마리엘에게 벌어진 일을 공론화하지 않고 조용히 덮으려던 교장에게 상해를 입혀 교도소에 수감된 우따를 면회하러 가는 2000년도와 지금 현재와는 많이 달라져 있지만 어떤 것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실천문학」봄호에 발표하신 (공중 정원) 또한 아파트 내에 위치한 공중 정원의 밖에는 아름다운 해운대 바닷가가 있지만 그 곳에서 고성방가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공중 정원의 밖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느껴졌고 그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던 성호와 혜란부부가 마냥 소설 속에서만 국한되지 않는 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각자 이루고자 했던 꿈을 실현되기 위해 열심히 갈고 닦았지만 키가 작아 농구 경기에서 깍두기 신세를 면하지 못한 동생과 결국 교내 아나운서가 되지 못한 누나가 등장하는 2018년「문학3」3호에 발표하신 (앵클 브레이킹), G 팰리스에 살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게 되는 B고등학교 교사와 그의 아내가 될 여자친구 영주의 이야기이자 2020년 「황해문화」 가을호에 (다운타운 베이비)로 발표했던 (길을 건너려면),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방과후 강사가 학교의 방역을 책임지는 일이라도 살아야 하기에 마다하지 않고 하는 코로나가 극심할 때 발표하신 (디스 이즈 포 유)와 2002년 월드컵과 같은 해에 벌어진 비극으로 인해 촛불시위를 하던 중 뜻하지 않게 방송국 카메라에 잡히자 촛불을 끄고 도망치는 부끄러운 흑역사가 생긴 인물(그런 식의 여름)과 축구계의 판타지스타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의 애칭이 이름이 된 개가 사라져 개(알레)를 한 시간 반동안 찾았으나 결국 못찾게되는 미발표작 두 편까지 읽어버린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의 아름다운 표지를 다시 한번 눈여겨보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강석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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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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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어 서점」,「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 「므레모사」에 이어 드디어 김초엽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인 「방금 떠나온 세계」에 실린 7편의 귀중한 단편들을 읽어보면서 완벽한 존재는 없으며 우리 모두 크고 작은 결함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꼈으며 그 것을 크게 의식하거나 의식하지 않거나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나 상황과 주변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기에 김초엽작가님의 작품 속의 인물들은 크고 작은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로 의식하지 않거나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러한 모습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주된 장르가 SF라서 다소 생소한 설정들이 많았지만
단편들 하나 하나 내뿜는 입자들이 다소 슬프면서도 신념을 가지며 자신들이 한 선택을 끝내 저버리지 않아 더 안타까웠어요.
(최후의 라이오니)의 올 수 없는 라이오니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최후를 맞이하는 셀과 그의 곁에서 그의 마지막을 함께해주었던 라이오니가 아니지만 셀을 위해 라이오니가 되어준 로몬, 결코 춤을 출 수가 없으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춤을 배우려고 하는 (마리의 춤)의 마리, 세번째 팔을 몸에 장착하려는 로라를 여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로라를 사랑하고 있는 (로라)의 진, 원형 인류이기에 숨그림자를 떠나버린 조안과 숨그림자에 남을 수 밖에 없던 (숨그림자)의 단희, 몰입을 경험하며 짧은 생을 마감하려는 벨라타의 사제 노아와 그를 말리려는 외부인 이정, 그리고 신과 같은 존재로 남을 오브의 (오래된 협약), 결코 (인지 공간)으로 들어 갈 수 없으며 들어가지 못하고 떠나버린 이브와 그를 위해 끊임없이 스피어로 연구하는 제나, 울산에 있을 대관람차에서 각자 다른 것을 보게 되는 현화와 현지자매의 (캐빈 방정식)까지...... 다루고 있는 배경, 주제와 각각 시공간이 달라도 느껴지는 감정들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는 것, 확실히 첫 소설집보다 조금 더 가까이 제 곁으로 다가온 것을 「방금 떠나온 세계」를 읽으며 이제 막 방금 떠나온 그 세계들을 향해 안녕, 또 만나자! 하며 다시 돌아 올 수 없다 하더라도 손을 흔들어주고 싶었어요.
김초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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