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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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예은작가님의 「스노볼 드라이브」를 읽기 전에 많은 분들이 박소영작가님의 「스노볼」이 연상된다고 하셔서 얼마나 연상되려나 싶어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온 3권의 책 중 제일 먼저 읽기 시작했는 데 솔직히 연상이 되기는 하지만 그 것을 떠나서 금방 읽을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뛰어난 가독성이 인상깊었습니다.
앞서 「스노볼 드라이브」의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눈이 엄청 내리는 영하의 날씨를 지속되는 이상한 계절에 주인공인 전초밤 역시 「스노볼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10대의 여성이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스노볼‘의 전력을 공급해주는 고된 일을 하고 있다는 점과 ‘스노볼‘이 아주 중요한 매개체라는 점이 비슷하게 여겨지네요.
그렇지만 「스노볼」에서는 고된 일을 하던 전초밤에게 ‘스노볼‘에서 온 디렉터 차설이 찾아오고 ‘스노볼‘의 제일 인기많은 액터인 고해리의 대역을 제안하여 고해리가 되는 전초밤이 ‘스노볼‘에서 24시간 생활하는 모습이 ‘스노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드라마같이 보여지는 것에 저 역시 그 드라마에 빠져버렸습니다.
고해리의 가족들이나 고해리가 이본그룹의 사람들과 만나고 최연소 기상캐스터가 되어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는 모습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아 460여쪽이나 되는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렸고 재밌었지만 결코 가볍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박소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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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드라이브 오늘의 젊은 작가 31
조예은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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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 31번째로 조예은작가님의 「스노볼 드라이브」가 출간되어 읽어보기에 앞서 작년 10월에 출간된 박소영작가님의 「스노볼」이 연상된다는 글을 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스노볼」,「스노볼 드라이브」이라는 비슷한 제목과 눈이 엄청 내리니 당연히 기온도 갈수록 떨어지는 재난과 같은 상황, 주인공의 연령대가 10대라는 점. 그리고 ‘스노볼‘이 아주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에서 유사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제가 박소영작가님의 「스노볼」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읽고 남기신 리뷰와 소개글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당연히(!) 알아챘고 제가 읽은 「스노볼 드라이브」에서는 주인공인 백모루가 영원히 녹지 않는 가짜 눈으로 인해 황폐화된 세상에 있으며 시체나 쓰레기등을 녹지 않는 눈으로 덮거나 눈을 태우는 일을 하던 중 자신의 이모가 ‘스노볼‘만 남긴 채 사라져버리자 이모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더군요.
여기서 ‘스노볼‘을 주구장창 모으던 새엄마가 자신이 다니는 중학교의 이사장으로 있고 아버지또한 연구소에서 나름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있는 집 자식인 이이월이라는 인물이 당연히 백모루와 부자연스럽지만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제가 사는 부산에서도 최근에 잠시나마 잘 녹지 않던 함박눈이 내리기는 했지만 그 것이 영원히 녹지 않고 피부에 닿으면 발진을 일으키고 피까지 난다면 당연히 무서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저에게 모루의 이모처럼 자꾸 신경이 쓰이고 차마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될지언정 누군가와 함께 이 재난과 같은 세상 속을 해쳐나간다면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드라이브‘하듯이 잘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읽으면서 슬그머니 알게 해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비슷하다고 여겨진 박소영작가님의「스노볼」을 재밌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언급하신 것 같은 데 마침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 왔으니 읽어봐야겠습니다.)
조예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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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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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출판사에서 경장편소설분량의「새소설」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데 이번에 「트리플Triple」이라는 시리즈를 새로 선보이는 데 세 편의 단편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그 시리즈의 첫번째작가가 박서련작가님의 「호르몬이 그랬어」이네요.
전작이었던「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데 당연하게도 세 편의 장편소설보다 먼저 쓰였고 짧은 단편이기 때문에 다르게 느껴지지만 쓰여진 순서대로 실린 2008년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2009년 (호르몬이 그랬어), 2010년 (총)을 읽으면서 ‘예‘를 사랑했고, 나의 연인이었던 ‘1‘과 ‘2‘의 연인이었던 나를, 오랫동안 만났지만 무심하게 핸드폰 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하던 ‘누군가‘가 결혼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를 만나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아비와 이혼하지 않은 모친은 자기보다 열살 정도 어린 내게 삼촌이라 부르라던 젊은 남자와 연애하며, 새벽에 서빙알바를 하며 나의 생계를 책임져주던 ‘너‘를 사랑하던 나를 눈으로 읽으면서 저 또한 그 당시에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존재하고 있었던 ‘나‘를 찾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 단편들을 쓰지 않았더라면 세 편의 장편소설은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듯, 그 시기를 지나오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저 또한 없었을 것이라고 세 편의 단편이 실린 「호르몬이 그랬어」를 통해 다시 한번 느껴집니다.
예약구매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 데 받아보니 2쇄여서 조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교보문고나 오프라인 서점에 찾아가봤지만 역시나 2쇄본이어서 과연 1쇄본은 어디서 구매하신분들이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고 자음과모음출판사에 문의하여 1쇄본을 구매할까(구병모작가님의 「아가미」와 「파과」도 그렇게 구매했던 기억이 나네요.)했지만 그냥 받아들일까 합니다.
박서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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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의 자세 소설Q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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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Q 시리즈 10번째는 김유담작가님의 「이완의 자세」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선녀탕에서 24시만수불가마사우나로 명칭이 바뀌고 건물이 증축되어서도 여탕의 세신사로 일하는 엄마 오혜자와 무용을 배웠고 전공했지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무용을 그만두게 되는 딸 유라의 이야기와 역시 야구밖에 몰랐으나 부상으로 인해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만수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 세신사로 일하는 오혜자로 인해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도 잠시나마 동네목욕탕 세신사로 일하시던 할머니에게서 보살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매일 목욕탕에 가지는 않았고 가끔씩 목욕탕 여탕에 할머니가 때를 밀면서 저를 보살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에서야 이해를 하지만 당시 생업을 유지하느라 낮에는 문을 잠궈놓고 밤에 목욕탕에서 돌아오실 할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으며 대소변을 해결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렸기에 빨리 할머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삿짐센터에서 이삿짐인부로 있었던 저희 아버지가 저를 보기 위해 할머니의 집에 갔으나 문이 잠겨 있어 굉장히 애를 먹으셨던 기억도 나고 나중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할머니께서 집으로 찾아와 저를 키우고 싶다고 하셨던 생각도 납니다.
사실 그 때 이후로 여탕에 가본 적도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도 쉽지는 않았는 데 형편상에 어려움도 있었으나 같이 손잡고 대중목욕탕에 갈 사람이 없었기도 했으므로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한다는 것은 설이나 추석 당일에나 갈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겼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집에 샤워기도 있고 욕조도 있어서 딱히 대중목욕탕에 갈일이 없었는 데 어느 무더운 여름날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서 대중목욕탕에 한 달정도 목욕비를 선불로 내어 간 적도 있었습니다.
한때는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길, 메이져리그에 진출하여 크게 이름을 알릴 야구선수가 되길, 자신의 엄마처럼 지긋지긋하게 살지 않길 바라던 때가 그들에게 있었으나 한계를 느끼거나 실패에 부딪쳐 방황하던 「이완의 자세」속 인물들을 보며 한때 막연하게나마 꿈이나 다짐같은 것이 있었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아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했던 제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들은 시작이라도 했지만 시작도 하지 않아 실패를 경험하지도 못한(실패를 경험할까봐 두려워서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이 맞겠죠.)제가 다시 희망이나 목표를 가지며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또 제게 주어진 인생이 지겹도록 길지 아닐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돌아가는 건조기를 바라보며 ‘이완의 자세‘를 취해봅니다.
(생각해보니 여탕에서 수리부인과 엄마가 옥신각신하는 장면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김유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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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영원했다
정지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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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웰링턴이라는 인물에 대해 정확히 1950~60년대에 미국출신이지만 국적을 버리고 체코에서 살던 현앨리스의 아들이자 의사였던 정웰링턴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정지돈작가님의 장편소설「모든 것은 영원했다」를 읽었지만 사실 긴 이야기나 역사 속 유명한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왠지 모를 어려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서 3번이나 읽으려고 시도했으나 끝내 포기하신 어떤 분처럼 좀처럼 쉽사리 읽혀지지가 않았습니다.
특히 미래를 전망함이라는 부분은 정웰링턴과 선우학원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정웰링턴이라는 인물에 대해 작가님이 체코에 체류하는 에세이같은 느낌이 강해서 잘 읽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의사였지만 누구도 굳이 검색하지 않고서는 접하기 어려웠을 정웰링턴의 삶에 대해 또는 동유럽에 속하는 수도가 프라하인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슬로바키아가 빠진 체코라는 국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가게 된다면 이 소설 덕분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를 읽었을 때가 문득 떠오르네요.
정지돈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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