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법으로 금지 시켜야 한다.

 

2014년 의료계의 최대 화두는 갑상선 암이다. 나서서 공개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의료인이라면 도대체 이 갑상선 암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고민해 봤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 5천만의 나라에서 2011년 한해에만 무려 4 만 명 가까이 진단 받았을 뿐 아니라 매년 증가 속도가 무려 25% 에 이른다. 말이 25% 이지, 매 년 그 전해에 비하여 복리로 증가이므로, 지난 10년간 10배로 증가하여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급상승이다. 1980년대와 비교하면 무려 30 배로 증가하였으니, 말 그대로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세계 질병의 역사에서도 유래 없고, 말도 안 되는 갑상선 암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하여 무슨 침묵의 카르텔이라도 있는 것일까 ? 국민을 보호한다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도대체 무슨 역할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의료인, 시민단체, 환자단체, 국회의원 등 모두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인구 5천만의 나라에서 발생하는 갑상선암이 인구 10배인 미국보다 많을 수 있는가? 아무도 모르게 원자력 사고라도 난 것일까? 아니면 우리 음식물에 무슨 엄청난 갑상선암 발암 물질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냥 통계상의 오류일까?

 

만일 그 어떤 이유라도 실제로 갑상선 암이 이토록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 이는 곧 국가적 민족적 재앙이 될 것이다. 자동적으로 한반도는 사람이 살 수없는 위험한 지역이 되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실제로 갑상선 암이 이토록 미친 듯이 증가하지도 않았다. 다만 갑상선 암으로 진단받고 치료받는 사람만 미친 듯이 늘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실제로는 갑상선 암이 많이 발생하지도 않는 나라에서 갑상선 암으로 치료 받는 환자는 10 배 이상 증가했을까?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그 원인을 충분히 짐작하고 있다. 바로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 때문이다.

 

멀쩡하게 잘 살 고 있는 사람에게 건강검진이라는 명목으로, 혹은 단순히 소화 불량,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하고 이들에게서 조그만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고 조직 검사를 하면 갑상선 암이라는 청천 병력 같은 진단이 따르게 된다. 이들은 졸지에 소화불량 환자에서 갑자기 갑상선 암 환자가 되어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평생을 암 환자로 약을 복용하며 지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운명을 맟게 된다.

 

만일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이들의 99% 는 자신의 갑상선에 조그만 결절이 있는지도 모르고 평생을 살았을 것이다. 이들 중 극히 일부는 5년이나 10년이나 혹은 20년 후에 목에 멍울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아서 갑상선 암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그때 수술 받아도 이들의 10년 생존율은 95%가 넘을 것이다. 갑상선 암이 원래 그런 병이다. 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갑상선 암은 대부분 여성으로 50 대 이후에 특히 6-70대 여성이 목에 멍울이 생겨서 진단을 받게 되는 암이다. 그때 치료해도 완치율이 95%가 넘는 암이다. 기본적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갑상선 암 자체가 드문 병이며, 2-30대 젊은 연령, 특히 남성에게는 그야말로 극히 보기 드문 암이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은 너도 나도 갑상선 초음파를 받는 바람에 2-30대 여성, 젊은 남성들마저도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수술을 받는 글자그대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자주 보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대에는, 무엇보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 크다. 국민을 보호한다는 대한민국 정부는 무려 10년 넘게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하였음에도, 그건 걸린 사람의 책임이라는 듯이 아무런 대책 없이 수수방관 하고 있다. 갑상선 암이 많아지니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너도 나도 덩달아서 초음파 검사를 받고, 따라서 갑상선 암은 더욱 많아지고, 두려움이 두려움을 키워서 이대로 가면 갑상선 암 발생은 글자 그대로 핵폭탄처럼 폭발할 상황이다. 당장 국가적 조사팀을 마련하여 실태를 파악하여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국민을 보호한다는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책임이다. 도대체 어떤 국가가 암 발생률이 30 배가 늘어났는데도 그냥 보고만 있다는 것인가?

 

물론 의료인의 책임도 엄청나게 크다. 소위 조기 검진이라는 명목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건강검진 갑상선 암 초음파 검사를 대학병원과 국립 병원에서 버젓이 하고 있다. 아예 내놓고 갑상선 암 생산 공장을 차린 것이나 다름없다. 갑상선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들도 냉정히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야야 한다. 과연 2-30 대 나이에 갑상선 암을 진단하는 것이, 또 무작정 수술하는 것만이 환자를 위하여 올바른 일인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암 발생률을 연구한다는 암 역학자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통계만 내면 끝인가?

 

끝으로, 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의 책임도 너무나 크다. 마치 비싼 돈을 주고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지름길인 양, 끊임없이 멀쩡한 사람을 겁주고 부추이고 있다. 최첨단 건강검진과 조기 진단이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전해대니, 2-30 대 젊은이마저 2-300 만 원짜리 건강 검진을 받겠다고 건진 센터를 찾아오는 코미디 만화나 해외토픽에 나올 것 같은 상황이 전국의 대학 병원 건강 검진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다.

 

모든 병의 조기 진단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마치 사람은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는 말처럼 그저 선언적인 말일 뿐이다. 오히려 의학적으로 조기 진단이 필요하거나 실제로 가능한 질병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된다. 말할 필요도 없이, 과도한 건강 검진은 대단히 해로울 수 있다. 건강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어렵고 힘들지만, 적절한 식사와 운동, 휴식 등 자신의 노력만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식사와 운동과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무작정 약이나 수술, 최첨단 검사기계를 들이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4 만 명의 사람들이 건강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고 암 진단을 받아 수술, 방사선 치료,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6개월에 한번 씩 초음파 검사를 하고, 매년 CT 검사를 받으며 재발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 매년 수만 명에게 벌어지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제 갑상선암 문제는 이미 의료계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진은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더 이상 편안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 건강을 담보로 겁주고 위협하여 암 환자로 만드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법으로 중단시켜야 한다.

 

더 이상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와 정부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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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4-02-26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멀쩡한갑상선 떼내고 평생 홀몬약을 먹는 말두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있죠지금

마립간 2014-02-26 15:18   좋아요 0 | URL
(완전히 멀쩡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멀쩡한 갑상선 떼내고 평생 홀몬약을 먹는 말두안되는 상황 ; 에 일조를 하면서 밥벌이를 하여도 앞으로 (사실 여부는 알수 없지만) 생계가 막막하다는 공포가 대부분 의사들의 공감대죠.

이 공포 부분을 다스리지 않고 이 현상이 조절될 수 있을까요?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4317

Ralph 2014-02-27 11:04   좋아요 0 | URL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도 아무도 문제 삼지않는 것이 더 말도 안되는 것이지요. 무섭고 두려운 세상입니다.

비연 2014-02-2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살면서 그냥 넘어가고 모르고 살아갈 수 있는 것들도 지나치게 파헤쳐서 사람들을 환자로 만들고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달사르 2014-02-2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검진 좀 제발 자주 안했으면 좋겠어요. 1년마다 검진이라니요..ㅠ.ㅠ 사소한 위염도 없는데 직장인이면 무조건 건강검진을 해야되고, 그 건강검진 때문에 없던 위염도 생길 정도..

갑상선 쪽은 특히나 더 큰 문제네요. 조그만 결절 쯤이야 문제도 아닌데 괜히 검사해서 결절이 있네 없네 사람 겁만 주고 말이죠.

얼마전까진 사람들이 일부러 갑상선암 검사 받던데요. 걸리면 보험금이 많이 나오니까 로또 맞았다면서 좋아하구요.ㅠ.ㅠ 요새는 그나마 보험금이 많이 깍여서 검사를 덜 하려나..

Ralph 2014-02-27 11:02   좋아요 0 | URL
건강 검진을 염심히 받아도 조금도 건강해지지는 않지요. 원자력 병원 홍연준 교수가 번역한 " 과잉진단 (병원에 가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의학 지식)를 권합니다.

마립간 2014-02-27 11:27   좋아요 0 | URL
Ralph님, 건강 검진을 열심히 받아도 조금도 건강해지지 않습니다. 단지 건강 검진을 통해 건강한지를 확인하는 것이죠. 과잉진단에 문제는 의료 영역 역시 자본주의 사회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moonnight 2014-02-26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달밤이라고 합니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너무 공감하는 내용이라 참지 못하고 댓글을 쓰고 있네요.
요즘 갑상선 수술 받고 약 드시고 계신다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최근 수년간 실로 폭발적인 증가를 한 듯보이는데 무서울지경입니다. ㅠㅠ

Ralph 2014-02-27 10:54   좋아요 0 | URL
저도 무섭고 두렵습니다. 정부도, 국회도, 시민단제도, 의료인도, 신문 방송도 침국으로 일관하고있습니다.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그냥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오히려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더많이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군요.. 무슨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겠는데요.

마립간 2014-02-27 11:05   좋아요 0 | URL
혹시 주위에 이런 분은 안 계신가요? ;

'여태 결절이라고 하면서 암의 이야기는 없더니, 이제 와서 암이라고?'하면서 화를 내는 분이나
병원에 여러번 다녔는데, 왜 '갑상선 검사'를 안해 이제 암진단을 받게 하냐고 하는 분들.

Ralph 2014-02-2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내는 사람도 있고, 고소하겠다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게 두려워서 미리미리 모든 검사를 권유하다 보니 이 지경에 이르럿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들의 자업 자득인 면도있지요. 그러나 전문의료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해야 할 듯합니다.

마립간 2014-02-27 12:57   좋아요 0 | URL
전문의료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에 저도 동감하지만, Ralph님 역시 전문의료인의 책임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에 동감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나라의 의료시스템은 '공유지의 비극'을 유발하게 하는 형국입니다. 전문의료인의 도덕적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Ralph 2014-02-2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지경에 이른 국가적 책임은 물론 정부이지만, 개개인 환자에 대한 책임은 역시 환자도 의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Ralph 2014-02-27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임 소재르 따지자는 것은 아니고, 아무도 관심갖지 않은 이일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가? 입니다.

마립간 2014-02-27 14:07   좋아요 0 | URL
사실 의사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불필요한 환자들이 검사받고 수술받고 방사선 동위 원소 치료를 받는 바람에,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치료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기보다 구체적인 해결, 실천방법이 마땅하지 않는 것이죠.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도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일 수 있고요.) Ralph님이 쓴 글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본격적으로 논의가 된다면 그도 바람직한 일이겠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정치/언론은 대중들의 인기 영합에, 공무원은 복지부동에, 의료인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 민감한 터라 ...

마립간 2014-02-27 14:16   좋아요 0 | URL
참고적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관해서는 국제적으로 과잉(에 해당하는지 모르겠지만,) 진료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guideline이 개정되었습니다.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다시 진료를 강화하는 방향을 돌아설 가능성도 농후합니다만.

Ralph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의료계와 인연을 맺는지 모르겠습니다만, Ralph님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의료인은 의료계 내에서는 상대적인 소수입니다. 힘이 없죠.

그리고 유방암 선별 검사 글을 읽었는데, 검진과 유방암과 비슷한 관계에 전립선 암도 있습니다.

Ralph 2014-02-2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안현수 선수같은 사건이 터져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웃음 거리가되어 해외에서 주목해야 국내 언론에서 다룰 것이고, 그래야 국회와 정부가 나설 것이고, 그러려면 엄청나게 많은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피를 흘려야 되겟지요.

Ralph 2014-02-2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립선암 검사는 이미 "효용없음"으로 폐기되었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검사받고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하고 있지만요.

마립간 2014-02-27 14:49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병원에서 어느 환자의 전립선암 진단을 놓쳤다면, 그 병원은 악소문에 병원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죠. 반대로 암진단을 하였다면 명의로 소문날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포함한 한 가정의 생계를 담당하는 가장이라면 의료인의 양심만으로 다른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죠.

Ralph 2014-02-27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의가되고 돈도버는 일을 않하긴 결코 쉽지않죠. 그래도 한때는, 순진한 시대에는, 의사, 성직자, 교수 이 세가지 직업을 성스러운 직업 "성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지요.. 전설적인 시대였지만요.. 요즘 이렇게 생각하는 바보는 없겟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럴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도 꽤 있지 않을까요?

마립간 2014-02-27 15:53   좋아요 0 | URL
(명의가 되고 돈도 벌려는 것도 쉽지 않고요.) 어째든 명분만 강조되는 순진한 시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런 의미에서 의료라는 분야도 (당연히 윤리적인 면을 소홀하면 안 되겠지만) 수익이라는 직업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효율적일 수가 있습니다.

단지 걱정되는 것은 법제가 국가/국민 전체에서 고려되는 것이 아니고 몇 힘이 있는 집단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죠. (강자 집단에 재벌, 대형 병원, 기득권 의사, 영리 보험 vs 약자 집단에 환자, 작은 의원, 후배 의사 등이 해당되겠죠.)

종교계, 법조계, 언론계는 경험이 없어 잘 모르겠고요.

마립간 2014-02-27 16:01   좋아요 0 | URL
의료 체계가 무너져도 의료는 존재할 것입니다. 아마 이런 식이 되지 않을까요. 돈이 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서 충수돌기염 수술을 하고, 미국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고, 가난한 사람은 외국 의사 (이때의 외국 의사는 경제력이 우리보다 뒤져 환률 때문에 국내에 돈을 벌기 위해 들어 온 의사)에게 진료 치료 받고.

Ralph 2014-02-27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리적인 면을 조금이라도 고려하는 의료인이 실제로 있을 까요? 종교계나, 법조계, 언론계에서도 조금이라도 윤리적인 면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립간 2014-02-27 17:05   좋아요 0 | URL
저는 어느 업종이든지 구성원의 도덕성 분포가 대개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농업이든, 수산업이든, 출판업이든, 교직이든, 의료계이든, 법조계이든, ... 정치까지 포함해서요. 윤리적인 사람/비윤리적인 사람의 분포가요. ; 단지 몇 업종은 일의 특성상 윤리가 더 강조되죠. 의료, 종교, 언론, 교직 등. 인적 구성원의 도덕성 분포는 Ralph 님의 직장에 있은 사람들의 분포와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근거는 없습니다. 제 추정입니다.

베르나르베르베르 '개미'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성원을 선택적으로 골라내도 일정 분포를 갖는다는 이야기.

마립간 2014-02-27 17:13   좋아요 0 | URL
의료계, 법조계, 종교계, 군 등에 각각 윤리적으로 생각되는 분으로 몇분이 떠오릅니다만,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변절했을지도 모르구요.

마립간 2014-02-2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위 글을 읽어보니, 만약 갑상선 초음파 법으로 금지한다면 ; 많은 수의 환자는 아니지만, 검사 받고 수술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이런 환자들을 위해서 의사에게 불법을 무릅쓰고 진료를 하라는 뜻인가요, 진료를 포기하라는 뜻인가요?

위 이야기와 상관없지만, 의료계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서 ; 의사들의 방어진료라는 입장에서 접근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달사르 2014-02-27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 님. 랄프님이 말씀하신 것은 갑상선을 초음파 검사로 아예 하지 말자, 가 아니라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매년, 혹은 2년에 한 번씩 하는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항목에서 빼자, 라는 의미입니다.

본인이 갑상선 쪽이 의심스러워서 개인적으로 검사를 의뢰하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병원에 내원했을 때 의사가 갑상선 쪽에 의심스러운 소견을 제시해서 초음파 검사를 하거나, 하는 경우는 당연히 초음파 검사를 해야지요.


그러니까,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황에서 건강검진으로 인한 과잉진료의 폐해, 초음파에 과다 노출 등으로 인해 새로운 질병의 발생, 등의 이유로 인해서 건강검진 목록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빼자고 포스팅에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그리고, 랄프 님은 의사 시니 당연히 의료계에 관심이 없을 수 없겠지요.

Ralph 2014-02-27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맞습니다. 저는 단지 건강검진 목적으로하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치료야 그대로 해야되지요. 그리고 법으로 금지하자고 했지만, 실제로 이런 법이 만들어지 가능성은 없겟지요. 국회의원님들이 그렇게 한가하신분들이 아니거든요. 결국 앞으로도 계속 건강검진은 좋은것으로 알고, 초음파 검사를 받아 갑상선 암환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마립간 2014-02-28 07:49   좋아요 0 | URL
Ralph님이 의사셨군요. 제 댓글이 민망합니다.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 81가지 이유'가 링크되어 있어서 ... 그렇게 까지 생각지 못했습니다.

저의 마지막 댓글은 (의사가 아닌 일반인에게) 질문을 유도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의도는 건강 검진으로써의 갑상선 초음파와 질환에 의한 꼭 필요한 검사를 무엇을 구분할 수 있느냐, 그 기준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것입니다.


달사르 2014-02-2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지로 저의 경우에도 3년 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에 아주아주 작은 결절이 발견되었어요. 6개월 후에 다시 확인해서 자라는지 안 자라는지 체크를 하자고 하더군요. 근데 제 생각에는 갑상선항진이나 저하 같은, 당장 치료를 요하는 그런 종류의 질병도 아닌데 고작 점 만큼이나 작은 결절 하나 가지고 6개월 마다 내 목에 초음파기를 갖다대는 일은 하기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이후로 아직까지 검사 안 하고 있습니다. ^^

검사 목적으로 자꾸 초음파를 하다보면 혹시나 그 초음파 때문에 결절이 자랄 수도 있는 일이고, 또 내 목에 결절이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하다보면 그 생각 때문에 마음의 병이 들어 결절이 실지로 커질 수도 있는 일이고 말이죠. 뭐든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듯이. 차라리 검사 전이 더 나았겠다, 싶더라구요.

저는 마음의 병이 실지로 병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지라, 게다가 캔서 쪽은 걸린 사람들을 보면 대개가 마음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마음 푹 놓고 지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목에 멍울이 만져지면 그때 가보면 되니까요. ^^

그런데, 의약계 쪽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건강검진에서 결절이 발견되었다고 했을 시, 그 크기나 갯수에 상관없이, 충격을 많이 받겠다, 라는 생각은 드네요. 결절이면 무조건 암으로 이행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테고, 검사를 더 자주 하게 되거나, 수술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테니까요. 갑상선 암은 일반암과 케이스가 다르다고 아무리 의사가 말을 해도, 당사자의 불안한 마음은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는 뺐으면 좋겠습니다.

마립간 2014-02-28 08:26   좋아요 0 | URL
비유해서 다른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느 방에 할머니(부모를 대표하여)와 아이(우리들의 아이를 대표하여)가 놀고 있습니다. 방에는 10개의 전선이 나와 있는데, 9개는 전류가 흐리지 않고, 1개에는 전류가 흘러 만지면 사망하게 됩니다. 10개의 전선 중 어느 것이 전류가 흐르는지를 판단하는데 비용이 들게 됩니다. (이 비용은 편의상 평생 소요되는 갑상선 초음파 비용과 같다고 상정하죠.) 달사르님은 비용을 지불하고 전선에 전류가 흐르는지 검사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무시하시겠습니까.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100개의 전선 중 1개의 전선에만 전류가 흐릅니다. 검사를 하시겠습니까.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1000개의 전선 중 1개의 전선에만 전류가 흐릅니다. 검사를 하시겠습니까.

건강검진은 암공포증(에다가 중풍 공포증)을 기반으로 한 것이죠.

Ralph 2014-02-2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방암 검사를 몇살부터 할 것이냐, 몇년마다 할 것인가? 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수천억원을 들여서 임상 시험 연구를 하고, 끊없는 논의를 합니다. 초음파 검사 한번에, 내시경 검사 한번에, 유방암 검사 한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거든요..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를 알 수는 없지만요.. 그래서 신중하고 신중해야 하는데..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인데.. 요즘은 무슨 검사든 환자가 선택합니다. 그게 무슨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모르고.. 마치 택시 운저사가" 손님 어느 길로 가시겠어요 ?" 하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마립간 2014-02-28 08:07   좋아요 0 | URL
보험의 중도 해약률이 70% 정도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보험 판매에 유리한 설명만 듣고, 불리한 설명은 듣지 못했기 때문이죠. 의사도 마찬가지로 본인에게 유리한 설명만 하게 됩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환자가 갑이고, 의사가 을입니다. 선택은 갑이 하게 됩니다.

저는 이 현상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없고요.

마립간 2014-02-28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alph님께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 것입니다. (의학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4~5년 쯤, cancer screening 그 intervention 효과에 대해 meta-analysis 된 것이 발표되었습니다. 확실한 효과를 보인 것은 위암, 대장암인 것에 비해 간세포암HCC은 그 효과가 없었습니다.

과거 간세포암의 경우 진단 후 3개월을 생존한다는 것이 교과서에 실렸는데, 2000대 초반에는 진단 후 1년 정도를 생존했습니다. 진단 후 생존 기간이 늘어난 이유가 치료 효과보다는 조기 진단에 의한 time-leading bias가 작용한 것입니다. 실제 생존을 늘릴 것으로 보여지는 간절제술의 경우 간경변에 발생한 환자가 많기 때문에, 간이식의 경우 간 공여자가 제한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시술할 수 없습니다.

즉 간동맥화학색전술이나 항암치료는 그 효과가 미미하고, 수술의 경우 그 대상자가 적다는 점에서 간세포암의 선별 검사는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 그 효과가 약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간세포암 선별검사도 갑상선 암이나 전립선 암과 같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물론 간세포암의 경우 치명적이기 환자 당사자의 감정적 동요가 클 것입니다만.)

Ralph 2014-02-28 08:54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암 선별검사, 즉 건강검진 목적의 암검사의 효과는 말씀하신대로 lead time bias로 여겨집니다. 실제로는 이득이 없지만, 수치상으로 이득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조기암을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다고 말하는 근거지요.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수있다"는 말처럼 공허한 말일 뿐인데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모든 암 선별 검사가 실제적 이득은 거의없고 과잉진단 의 위험이 훨씬 더크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큰 위험요소가 있는 극히 특별한 예외적인 개인 환자를 제외하고는 말이지요..
간 세포암 선별 검사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간암 전문가는 선별 검사를 추천하고는 있지만,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비교 연구 자체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상당부분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4-02-28 09:57   좋아요 0 | URL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저는 ... 기본적으로 의료 자체에 대해 회의가 있는 사람입니다. 의료가 인류에 공헌한 바가 미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기대 수명이 늘어난 것은 경제력의 증가로 영양 상태 향상과 생활 환경 개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학의 의미있는 발전이라고 하면 수혈에 의해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것, 소독에 의해 영아 감염이 줄었다는 것, 역학과 항생제에 의해 전염병이 줄었다는 것 정도.

하지만 저의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고민은 여전히 남습니다. ; 변호사가 악한 범죄자에게 최선의 변론을 해야 하느냐 ; 처럼 주어진 조건에서 질병에 관해만 생각하는 것이 최선인지, 국가, 생태계를 고려해야 하는지.

Ralph 2014-02-2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전쟁에서 부상을 당하면 대부분 죽거나 불구로 살아야 했습니다. 출산은 엄청나게 위험한 일이었고, 암에 걸리면 당연히 죽었고, 사고로 발이 부러지면 평생 불구로 살아야 했고, 미숙아는 대부분 살 수 없었죠.. 이모든 것이 바뀌었고, 의학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위대한 인류의 업적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그러나 의학 기술을 필요치 않은 사람에게 사용하도록 권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립간 2014-02-28 11:57   좋아요 0 | URL
(저의 반복되는 댓글이 선생님의 일을 방해하거나 감정적 동요를 일으킬까 조심스럽습니다만.)

제가 달사르님에게 제시한 전선에 관한 이야기가 의학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의학 기술을 필요치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시한 것입니다.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갑상선 초음파 규제가 검진과 비검진을 구분할 수 있은 객관적이 기준이 있을까라는 회의와 동일합니다. (마치 중고생들의 선행학습규제나 임대차 권리금 보호와 같이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Ralph 2014-02-2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로운 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구별하여 위험을 피할 수있는 방법이 만일 있다면, 어떤 비용이 들어도 아깝지않겠죠. 생명을 구하는 일인데요. 그런데 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구별치 못한다면.. 그게 문제인거죠. 생명을 구하지도 못하면서, 애꿏은 사람에게 고통만을 안길 뿐이라면..

Ralph 2014-02-28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석하게도 갑상선 초음파는 이것이 목숨을 해칠 위험한 암인지, 그냥 놔두어도 괜찮을 암인지 구별을 못합니다. 그러니 모든 갑상선 암을 치료 할 수 밖에 없고. 그결과로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 암이 1등인 세계에서 가장 기이한 갑상선암 천국인 국가가 되었습니다.

2014-02-28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lph 2014-02-2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의료가 상업화된 이시대에, 아니 어느 시대에 살더라도 , 의료인이나 어떤 직종에 종사하더라도 , 생각이 있다면, 고민없이 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4-02-28 14:18   좋아요 0 | URL
저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즐거웠습니다.

라온 2014-03-0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어려서 부터 목젖이 튀어나와서 갑상선의심이 있었는데, 증세까지는 아니지만 피곤함을 잘 느끼긴 했어요. 아이가졌을때도 피검사를 하긴 했지만 출산했고 피곤하면 좀 쉬고 이러면서 지내오다 저도 건강검진 그것도 유방초음파를 하다가 배려(?)덕에 갑상선도 봐줬다면서 결절있다고 1차병원에서 검사를 했지요. 검사비 60인가 하고난 결론은 - 사실 검사전에 검진에서도 의사분이 별거 아닐건데 하시면서 말을 흐리시더니, - 그럼 확실하게 해보자면서 했지요.
물론 결론도 괜찮다였고요. 결절이야 나이들면 생긴다고요.
정말 어이없었는데 글 읽으면서 정말 이해가 되네요. 어쩌면 그 의사분도 어쩌면 안해도 되는 검사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았는데 분위기나 흐름상 하지 말라고 하기에도 그러신 듯 했는데 여러가지로 문제가 느껴집니다.

Ralph 2014-03-0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자나 의사나 서로를 완전하게 신뢰할 수있어야 하는데,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환자도 의사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의사는 방어 진료를 하게되고, 환자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때는 2-3차로 다른 의사의 의견을 구할 필요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