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과잉의료 - 의사도 당하는 의료 오남용에서 살아남는 법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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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아과를 비롯한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부족하여 의사의 수를 , 즉 의과대학 정원을 늘여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당연히 의사 협회에서는 극렬히 반대할 것이다. 공급과 수요의 원칙상,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  수입이 줄것이니, 당연히 반대 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국민들은 혹은 정부는,  의사 수가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의사들이 국민 건강을 위하여 열심히 일할 것이니,  따라서 의사 수의 증가는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를 할 것이다, 


그러나, 의사가 늘어나면 국민들이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하게 고려할 점이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료에서" 의사는 의료의 공급자일 뿐 아니라, 사실상 "소비자" 혹은 의료 소비의 실질적인 결정권자 역할을  겸하기때문이다, 의료에서 누가 어떤 약을 혹은 어떤 검사를 받을 것인지, 혹은 얼마나 자주  검사와 치료를 언제까지 받을 것인지를, 또 의료 시설과 비용에 얼마나 비용을 쓸 것인지에 대하여,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의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두통으로 의사를 만났을 때,  의사가 뇌암일지도 모르니 가장 비싼MRI 검사를 해야 한다면,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피검사를 해보니 앞으로 심장병에 걸려 급사할 위험이 있으니,   이런 저런 약을 평생동안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피검사 및  이런 저런  검사를 정기적으로 평생 해야 한다고 하는  의사 선생님의 지엄하신 말씀에 감히 토 달 수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건강 검진을 해보니, 우측콩팥에  조그만 덩어리가 있고, 암이 아닐 지도 모르지만, 만에 하나 암일 수도 있으니, 수술로 콩팥하나를 떼어내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사려깊은 의견을, 누가 거부할 수있을까? 암을 조기에 진단해야 하니,  앞으로 누구나 20 세 이상은   매년. 전신 CT를 포함해서 각종 검사를 거금을 들여서 해야 한다면, 의사들이 한 목소리로 외쳐댄다면, 과연 누가 이를 반대하고, "내가 암 걸리면 니가 책임질래 ? " 하는 비난을 감수하고 다른 목소리를 낼 수있을 것인가 ? 


 환자가 많은 약을 복용하고, 많은 검사를 하고, 많은 수술을 받을 수록,  의사 혹은 병원 혹은 의사 제약사-수술기구, 의료기기 제작사의 연합체  -이들을 포함한 모든것 : 이를 의료산업 복합체 (Medical Industrial Complex) 라고 한다- 가 돈을 번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겟는 가 ?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의사라면, 자신이 혹은 자신의 가족과 직원이 수입이 감소되는 것을 각오하고, 환자를 위하여 필요없는 검사와 수술 , 약을 처방하지  않겟지 만, 이러한 유혹에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의사도, 마침 당신의 담당의사가 재벌의 아들이 아니라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면, 누군가의 주장대로, 이런 양심적인 의사들은 의산 복합체가 활동하는 21세기 이전에 이미 굶주림으로 멸종했을 수도 있다. 


현대 사회는 이미 극심한 의료과잉, 과잉진단,  과잉 치료의 시대라는 것이 이 시대의 현인, 의사이자, 오랜동안 현대의학을 비판해온, 피터 괴체는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은,  " 이발사에게 내가 이발할 때가되었냐고 묻는 것과 같다 " 고 말한다. 결국 누가  어떤 약을 먹고, 어떤 검사를 하고, 어떤  치료를 받을 것 인가를  의사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 이책을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면 의사를 안믿고 어떻게 하란말이냐 ? 의 대답이 이책인 샘이다. 즉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경찰이 많아지면 치안이 확보될 것이고,  군인이 많아지면 나라는 더 안전해지고,   항상 국가와 민족을 위해 불철 주야 일하시는 국회의원을  두배 늘이면 아무래도 국민들의 삶도 크게 좋아질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나 간단한 원리로 돌아간다.  21세기는 무슨 약이든 무슨 치료든 원하는 것은 무었이든 가능한 멋진 신세계이다.   앞으로 의사는 늘어날 것이고, 병원도 늘어날 것이고, 받아야 할 검사도 약도 수술도, 당신의 건강과는 상관없이  무한정으로 늘어날 것이다.  훌륭하신 의사 선생님이 아주 많은 시대, 즉 최첨단 의료과잉의 시대에  자신의 건강을다른사람의  판단에 맡긴다면,   그 책임도 결과도 고스란히 자신의 몫일 수밖에 없다.  의료과잉에 시대에 살아남기위한 방법은, 황당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찾아보고, 확인하고,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이책의 부제목처럼, 과잉 의료는 의사도 피할 수없다, 아니 오히려  의사 간호사이거나, 혹은 가족이 의사이거나, 주위에 의사 친구가 있다면, 더 위험하다, 오히려 더 과잉 의료의 피해자가 될 수있다. 따라서  설사 당신이 의사라 할 지라도, 친구가 가족이 의사일지라도,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현대의학의 주 고객은 아주아주 건강한 사람이다,  과잉의료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그들의 미소와 자비로운 선의와 따뜻한 보살핌으로부터 내 자신을 보호하기위해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최첨단이자 너무나 풍요로운 의료 과잉 시대에 자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을 알려주는 서바이벌 매뉴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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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초음파 검진에 대하여 드리는 말씀

2023
현재 대한민국의 갑상선 발생율은 세계 평균의 10 이상이며,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15 배에 달합니다. 지난 20 여년간 대한민국의 기형적으로 높은 갑상선암 발생율은 세계 의학계에서 괴이하고도 흥미로운 현상이었습니다. 이토록 많은 갑상선 암이 유독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지난 10 년간 수많은 임상 연구와 역학 연구 결과가 NEJM, Lancet, JAMA 최고 권위의 의학 저널을 통하여 발표되었고, 수많은 국내 해외 의학회에서 토론하였고, 명백히 규명되었습니다. 유래없이 기형적인 대한민국의 갑상선 발생율의 원인은 자연재해나 특별한 발암물질이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건강에 도움이 것으로 기대하고 받은 무심코 받은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비롯한 무분별하고 과도한 건강검진의 결과로 치료하지 않아도 위험 갑상선 암을 굳이 찾아내어 진단한, 갑상선암 과잉진단 때문이라는 것이 의학적 결론입니다.

 

현재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국가적으로나 일반 의료 시설에서 직접 권하지 않습니다. 이는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며, 증상이 없는 경우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직접적으로는 권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만, 직간접적으로 혹은 단순히 건강에 도움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환자들이 요청한다면, 의료진으로서 이를 무시하거나,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입니다.  

 

따라서, 갑상선암 과잉진단 사태의 해결은 소비자 시민의 현명한 선택으로 해결할 있습니다. 우리는 유래 없는 대한민국의 갑상선 쓰나미를 종식시키고, 불필요한 갑상선암 과잉 진단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래 두가지를 권고합니다.

 


1.
어떤 경우라도, 상세한 상담과 진찰을 거쳐서 의료진으로부터 갑상선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권유 받지 않았다면, 절대로 무심코라도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요구하거나, 자발적으로는 받지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그래도 하는게 좋지 않을까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받은 갑상선 초음파 검진으로 인하여 평생을 원치 않는 갑상선 환자로 살아야 수도 있습니다.

2.
과도한 건강에 대한 염려로, 건강검진 목적으로 CT, MRI, 초음파 등이 포함된 고비용의 검진을 자발적으로는 받지 것을 권고합니다. 과도한 방사선 노출뿐 아니라, 굳이 치료가 필요치 않은 양성, 과잉진단으로 인하여 추가 검사나 치료로 인하여 오히려 건강에 해를 칠수 있습니다

 

두가지 권고 사항이 지켜진다면,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갑상선암 발생율은 급격히 감소하여 세계 어느 나라 와도 비슷하게 것이며, 이상 과잉진단으로 원치 않은 갑상선암 환자가 되는 상황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유례없는 대한민국 갑상선암 과잉진단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기대합니다.

 

 

갑상선암 과잉진단 저지를 위한 시민 연대

 

갑상선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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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의료 - 현장 의사에게 듣는 현대 의학의 자화상
셰이머스 오마호니 지음, 권호장 옮김 / 사월의책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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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잘아는 지인이 그동안 도시에서 오래 살았으니, 이젠 나이가 들어서 자연을 벗하고 살고자 시골에 주택을 구입하여 이사할 것을 고려했다가, 자녀들이 극구 반대하여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녀들의 반대 이유는 노인이 되면 여러가지 병에 시달릴 수도 있고, 응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가급적 병원이 가까운 도시에서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다.  


자식들이 부모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지만, 이 말을 듣고는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또다른 한편으로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한동안 마음이 가라 앉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껴야 할 자녀들의 권고가, 왜 이렇게 허탈한 쓴 웃음마저 짓게 하는 것일까?

당연히 의사의 말을 잘 듣고, 약을 잘 복용하고,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모든 병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정말로 이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인가?


세머스 오마흐니 박사는 자신의 경험과 방대한 의학, 과학, 인문학등의 인용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지난 50 년간의 의료의 충격적이고도 어쩌면 서글픈 변화를 세심하게 기술하고있다. 간단히 요약한다면, 현재의 의료는 이미 과거의 그것이 아니다.. 이미 너무 많이 변화 했으며, 이제 의료는 더 이상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무병 장수라는 불가능한 꿈을 미끼로, 올지도 않 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질병 위험성을 과장하고, 죽음의 공포를 조장하여, 멀쩡한 사람에게 가지가지 새로운 이름의 질병을 낙인 찍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환자를 양산하여, 더 많은 사람에게 온갖 새로운 검사를 받게 하고, 더 많은 수술을 받게 하고, 효과가 의심스러운 온갖 새로운 약을 더 오랫동안 복용케 하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결과적으로는 누군가에게 더 많은 부를 축적하게 하는 소위 의료 산업 복합체이라는 기이한 형태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의학연구는 지금 너무 병들어 그 자체가 환자가 되어 버렸으며.. 모든 과정마다 오류와 논리적 모순으로 얽혀있다. (p114)


의료는 아픈사람, 죽어가는 사람, 취약한 사람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보건의료에 얼마만큼의돈을 쓸지는 필요에 근거해야지 감상주의에 근거해서는 안되며, 특별한 이해관계나 특정 환자의 로비에 근거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p170)


의산 복합체는 우리에게 막대한 비용에 비해 빈약하고 미미한 위안 만을 주고있다. 의산복합체의 주된 관심사는 자신의 생존과 지속적인 지배력이며….. 임상 진료는 방대한 산업으로 변해서 주로 퇴행성 질환과 노화에 관심을 두고 (종합검진, 질병인식개선, 질병 팔이, 예방적 처방을 통하여) 전체 인구집단을 환자로 몰아가고있다.” (p321)


물론 저자는 의학 발전 혹은 현대 의료가 수많은 사람을 질병으로부터 구하였고, 과거라면 극심한 장애와 고통 속에 살아야 할 살아야 할 환자 생명을 구하는, 수많은 기적을 행한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항생제의 개발로 과거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콜레라, 결핵 등 각종 감염 질환을 해결하였고, 심장 수술과 심장 혈관 스텐트 기법은 심장 질환자의 수명을 극적으로 연장 시켰으며, 인공 관절 수술을 비롯한 각종 첨단 수술은 과거 같으면 평생을 불구로 고통 속에 지내야 할 사람들에게 다시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암은 이제 절반 이상이 완치가 되고, 과거 죽음과 동의어로 불리던 진행 암 마저도 완치되거나 삶이 연장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환자가 부지기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현대 의료는 이제 완전히 병든 의료가 되어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폭발적인 과잉 진단과 이에 따른 과잉 치료, 효과가 의심스러운 약을 기적의 신약으로 둔갑시키는 임상시험을 포함하여, 과거 같으면 당연하다고 판단해야 할 사소한 삶의 문제,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등) 을 심각한 질병으로 둔갑시켜 멀쩡한 사람에게 끊임없이 약을 복용하게 만드는 삶의 의료화 (medicalization),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의학 연구, 등을 꼽고있다. 당연히 현대 의료는 전폭적인 개혁이 필요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변형된 의료 체제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기에, 또 너무 많은 헛된 희망에 취해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의료 개혁을 이루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고있다.

 

질병과 고통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는 삶의 과정과 병존할 수 없다. 삶의 과정 자체는 개인과 환경 사이의 연속적인 상호 작용인데, 종종 손상과 질병을 가져오는 투쟁의 형태로 나타난다. 질병으로부터의 완전하고 지속적인 자유는 인간 복락을 위해 설계된 에덴 동산이라는 상상으로부터 나온 꿈에 불과하다. 질병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건강과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 (p309, 인용문)

 

저명한 법인류의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수 블랙 박사는 수많은 죽음의 현장을 기록한 또다른 책 남아있는 모든 것에서 삶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 아니다라 고 말하고있다. 오히려 죽음이 두려워서 재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수 블랙 박사 자신은 고통스러운 병의 치료는 받겠지만, 삶을 연장하기 위한 의료, 예를 들어 심장병을 예방하는 스타틴 복용 등, 소위 건강을 증진시키는 의료는 거부할 것이라고 말하며, 때가 되면 아무도 없이 혼자서 죽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책, “병든 의료는 과거 우리가 알던, 혹은 지금도 충실하게 믿고있는, 하지만 이미 사망 해버린  과거 의료에 대한 웅장하고 품격 있는 추도사 이자, 어떤 의미에서는 전혀 다른 의학 즉  현대의학 사용 설명서일 수도 있다. 영리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이 왜 이약을 먹고있는 지, 혹은 왜 자신이300만원이나 드는 최고급 건강검진을 받고있는 지에 대하여, 혹은 의사가 왜 이런 저런 말을 하는 지에 대하여, 혹은 왜 의사가 걱정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뿐만 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렴풋이 나마 짐작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50년간의 의학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일반인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듯도 하다. 아마도 의료인이라고 할 지라도, 오랜 경험과 치열한 고민이 없다면, 저자의 의견을 쉽게 받아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의료인이든 일반인이든, 누구나 부지 불식 간에 이런 저런 환자가 되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검사와 치료라는 의료의 컨베이어 벨트 위의 삶을 벗어나려면, 무엇보다도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기적과 해악을 자유자재로 동시에 행하는 현대 의료를 현명하게 이용하려면 꼭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쉽지 않은 책을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훌륭히 번역해 주신 역자와 편집자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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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제임스 르 파누 지음, 강병철 옮김 / 알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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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원래 제목 ( The Rise and Fall of Modern Medicine)은  유명한 로마제국 쇠망사” (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 를 연상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번역서의 제목도 매력적이지만, 저자의 의도는 단순히 의학사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 을 넘어서는, 다른 의도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의학이 마냥 발전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있다.

저자, James Le Panu은 이 책에서 현대 의학도 로마제국과 마찬가지로 흥망성쇠를 겪고있으며, 1980년대를 기점으로 쇠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대의학의 대부분의 놀라운 성공, 이를 테면, 항생제 발견, 심장 수술, 인공 관절 등은 대부분 1980년 이전에 우연을 발판으로 한 의학자들의 노력으로  얻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엄청난 성공은 계속되지 못하였고, 1980년 이후에는 사실상 별 특별히 놀라운 의학적인 발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성공과 발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보니, 사회이론이나 역학 등을 이용하여 조그만 변화를 마치 엄청난 변화인것처럼 미화시키거나,  실제로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유전학적 치료 등을 사탕발림으로 포장하여, 혹은 대중매체를 활용한  선전으로, 마치 새로운 신약이 엄청난 효과를 같는 것처럼 믿도록 대중을 세뇌하여, 필요치도 않은 약을 많은 사람에게 투여하거나 ( 예를 들어, 스타틴 등) , 병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고혈압, 심장병 암 등 )  의학 효과를 부풀리고, 건강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과잉치료, 과잉진단) , 여러가지 문제점을 일으키고있다 (the Fall)는  주장이다.

이러한 현대의학의 쇠퇴로 인하여, 4개의 모순된 현상 (Four Paradoxes) 이 나타났는데, 첫째는, 현대의학을 시술하는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의 자긍심이 오히려 낮아졌고, 둘째는, 현대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니 오히려 건강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과거보다 더욱 높다는 것이다. 셋째는, 현대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비주류 의학 말하자면 동종 치료 등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과 의존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네째로는 결국에는 환자들이 혹은 국가가 지출해야 할 의료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만 가고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현대의학이 정말로 발전하였다면, 의료인은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고, 현대인은 건강에 대한 염려를 버리고, 행복하게 살수 있게 되며, 당연히 비과학적인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야 하며, 병을 쉽게 치료하여 의료 비용도 줄어들어야 하는 데, 현실은 완전히 반대로 가고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의료가 발전하면 당연히 건강 걱정없이 편안하게 잘살아야 하는데, 돈은 돈대로 쓰고,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가는 세상이 온 이유는 무엇인가?

책에서 인용한 의학 역사 이론가인 로이 포터의 주장을 보자.

 “아이러니컬 한 것은 서구사회가 건강할수록 점점 더 의학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의료인 각종 매체, 제약회사의 강요에 가까운 광고에 의하여...... 치료 가능한 질병의 진단이 확대된다. 공포감이 조성되면 혼란에 빠져 신뢰성이 의심스러운 각종 검사에 매달린다……  의료기관들이 정상적인 상태를 의료 화하고…… 잠재적 위험을 질병으로 전환시키고.. 사소한 문제를 복잡하게 치료하려는 욕구를 느끼게……의학의 미래가 전혀 즐겁지 않은 삶을 약간 연장시키는데 불과하다면 얼마나 수치스러운 운명인가!” (493 p)

물론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사들의 문제는 의료가 세분해가는 과정에서 오는 것이고, 건강염려증은 건강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이고, 대체의학의 관심은 아직 주류 의료에 비하면 약소할 뿐이다.  더불어 앞으로도 사회 이론, 혹은 역학연구 (epidemiology), 유전학에 의하여 획기적인 의학의 발전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을 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가, 즉 고통에 처한 환자를 돕는다는 이젠 과거의 숭고한 사명을 넘어서,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하는, 혹은 벌지 않으면 쓰러져서 붕괴할 수밖에 없는, 비지니스로, 의료 산업으로 변해버린 상황은 명확한 사실이다.  

의사들의 자긍심이 낮다는 것은 오히려 이러한 현상과 더 관계가 깊을 듯하다. 의사는 허가 받은 도둑놈으로 이미 찍힌 지 오래 일 뿐 아니라, 빈 말로라도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이라 든 지, 혹은 병자를 보살 핀다고 말하는 것 조차도 입에 담기조차 쑥스럽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환자를 위해서 일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더 이상 환자의 생명과 관계되는 의료인, 내과 외과 등의 소위 메이저 과목은 의과대학 학생의 선망 과목이 아니다. 요즘 시대에서 바람직한 의사는 땀 흘리고 고뇌하는 의사가 아니라, “유능한 의사”, 말하자면 환자 치료로 고민하지 않고, 편안하고, 유명하고 돈도 잘 버는 의사일 것이다. 의사와 환자간의 관계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관계라기보다는, 이미 법률적인 관계, 언제라도 소송으로 번질 수 있는 관계, 혹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혹은, 환자 측에서는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다른 유능한 의사나 대체의학을 찾아가야 하는 관계로 변하였다.

이미 알려진 혹은 특허가 만료된 기존의 약품을 조금 변형시켜서, 대규모의 임상시험과 과학적인 통계 기법을 적절히 적용하여, 마치 기적의 약으로 믿게 하여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이 소위 신약 개발의 전형적인 형태가 되었다.

연구 최고 책임자인 의사가 제약회사의 명을 받들어 1년에 2개월씩 자리를 비우고 미국 아시아로 여행을 마당에 이러한 신약들이 선전하는 것만큼의 효과가 있겠는가? “ (501p)

기업과의 밀월 관계가 이런 수준이면 연구와 견해의 독립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봐야 한다 “ (501 p)

물론,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현상은 당연히 의사들의 잘못은 전혀 아니다. 원래 의료는 단지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을 제공하 듯, 아픈 사람을 돌보아 주는 행위였을 뿐이다. 그런 의료가 이젠 사회의 변화에 따라, 특히 과학이라는 포장재로 멋지게 포장하여,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거대한 의료 산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의사 간호사는 이 과정에서, 생명을 구하고 아픈 사람을 돌보는 숭고한 위치에서, 거대 산업의 말단 사원이 되었으니, 무슨 자존심이 남아있을 것인가.

현대 의료는 끊 없는 발전과 진보에 대한 환상과 열망, “기적의 치료법를 만들어 내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아 무서운 괴물로 변하고 말았다.  비유한다면, 안정장치가 부실한 초고속 열차일 수도 있다. 속도는 빨라지고 편안해 졌으나, 따라서 사고의 위험도 커지고, 사고가 났을 때 더 위험할 수 밖에 없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 사상자는 개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사회전체에 광범위한 피해를 유발할 수 밖에 없다.

1990년대 열광적인 갈채를 받으며 등장한 유방암의 고단위 항암치료는 수 만명의 슬픈 사연과 사상자를 남기고 사라졌으며,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각광 받던 신약은 암 유발한다는 것이 뒤늦게 발견되어 십년 만에 판매가 중단되었다이외에도 수많은 소염진통제나, 위장약 등이 기적의 치료제로 미디어의 각광을 받다가 뒤늦게 발견된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상자와 소송 만을 남긴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미국 TV 화면에 전화번호와 함께, 이런저런 약을 먹은 사람들은 연락하면 큰돈을 벌 기회가 생긴다는 의료 소송 변호사의 광고를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원래 의료로 돌아가자는 저자의 주장은,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윌리엄 오슬러 경이 그토록 설득력 있게 환기시켰던 전통 속으로 의학을 돌려보낼 때가 되었다. 그래야 비로소 의사와 환자 사이의 친밀한 인간적 관계와 판단력과 건전한 상식이라는 영원한 가치가 작금의 천박한 동요 상태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둘 것이다. “(502p)

 대단히 감동적인 수사이지만, 그다지 가능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너무 깊숙이 비즈니스의 세계로 진입해버렸다.  이제 이 현대 의학이라는 고속 열차에 올라탄 승객은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 안전을 스스로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러한 모든 문제는 이 책에서 지적 한대로 과학이 의학을 소위 과학적이라는 테두리로 가두어 버린 것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인간 개인의 고통을 집단 화하고, 이를 숫자와 변환시켜 통계로 포장하여, 거대한 의료 산업의 상품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현재 의학의 창시자인 윌리엄 오슬러는 일찍이 이런 말을 남겼다.

의사의 주된 임무는 대중이 약을 먹지 않도록 교육 시키는 것이다. (One of the first duties of the physician is to educate the masses not to take medicine.) “

 

아쉽게도 그런 의사는, 산업화된 현대의학에서는 이미 멸종되어 버린 듯하다새로운 기적적인 치료법에 대한 찬사만이 각광받는 산업 의료의 거대한 정글 속에서, 이 책이 많이 널리 읽혀 지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훌륭한 책을 내어준 출판사와 번역자에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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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에 떨고있다.  이제 중국 한국 일본을 넘어 본격적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양상이다. ( 3월 7일 현재)  미국, 유럽등 모든 방송은 당연히 모든 뉴스의 첫소식이 코로나로 시작하고, 각족 특집 방송을 통하여 코로나 19 바이러스감염증의 모든 것을 다루고있다. 당연히 예방 수칙도 항상 거론되는데,  손씻기와 사람많은데 가지 않기, 거리두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있다. 한가지 더 강조하는것은 일반인은  마스크를 하지말라는 것이다. 이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현상과 다른 점이다. 한결같이 마스크는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은 필수이지만, 일반인은 쓰지말라고한다.  

왜 마스크는 의료인은 사용해야 하고 일반은은 쓰지말라하는 것인가 ? 
왜 의료인은 효과가 있고, 일반인에겐 효과가 없는가 ? 
의료인이 써서 효과있다면,  일반인이 써도 효과있어야 하지 않은가 ? 

일반인과 의료진의 마스크의 효과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요인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의료진과 가족은 환자의 호흡기에서 직접 분사되는 비말에 직접 얼굴이 노출되고, 이는 대단히 높은 확율의 감염가능성을 초래한다. 따라서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얼굴을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부위를 감싸는 보호장구가 필요하다. 물론 마스크를 포함한 모든 보호 장구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을 포함,  매우 새심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특히 오염된 마스크와 보호복은 대단히 위험하다. 당연히 수시로 교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접 환자를 대면하는 모든 의료진은 당연히 마스크를 포함한 적절한 보호장비를 갖추어야하며, 모든 장비는 철저히 관리되어야 한다.

이에 반하여, 일반인이 감염되는 경로는 다르다.  오염된 자신의 손에의한 감염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따라서 마스크의 보호작용은 극히 미미할 수밖에없고, 오히려 잘못된 관리로, 특히 손에 의해 오염된, 마스크는 오히려 더 감염을 유발하여 위험하다.   설사 비말에 의한 감염이라해도, 얼굴에 단단히 고정되지않은 허술한 마스크는 현실적으로 감염  차단효과는 없으며,  마스크를 썻으니 안심하는 마음에 위험을 인지하지못하여, 감염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혹시 모르는 직접 환자와의 접촉을 차단하기위해서는 .. 소위 거리두기,  즉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안가는 것이 유일한, 그리고 현실적인 예방책이다. 

현재 , 거의 매시간 전세계의 모든 방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이 되풀이 방송되고있지만, 전세계 어느 국가도, WHO를 포함한 어떤 보건 기구도,  일반인에게  마스크를 쓰란말을 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면 좀 낫겟지 하는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있고, 이는 특히 아시아 국가에서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그러나 의학적 사실은  잘못된 마스크의 사용이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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