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담배를 피운 흡연자라면 폐암에 대한 두려움이 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흡연자는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비 흡연자보다 20-30 배나 높기 때문이다.

몇일전  보건 보건 복지부는 흡연자를 대상으로한 폐암 검진 시험 사업계획을 발표하였다.

9월 12일 한겨레 신문에 의하면 “시범 사업 대상자는 55~74살이면서 흡연력이 30갑년 이상인 사람이다. ‘갑년’이란 하루에 피운 담배량에 흡연 기간을 곱한 것으로, 30갑년은 하루 한갑씩 30년을 피웠다는 의미다. 20년 피웠지만 하루 1.5갑을 피웠으면 역시 30갑년이다. 이와 함께 30갑년 이상 흡연자 가운데 금연한 지 1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도 검진대상에 포함된다.”

과연 수십년 담배를 피워온 흡연자가 폐암 검진을 받으면, 폐암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흡연자가 폐암 검진을 받는 다고 해서, 폐암으로 사망하는 것을 막을 수 도 없고, 또 폐암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도 없다.

폐암 검진으로 인한 이득과 해악을 신중하게 저울질 해본다면,   흡연자나 지인들에게 선뜻 폐암 검진을 권하기 어렵다.  아니,  오히려 가급적이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 이유는 세가지 정도이다.

먼저, 폐암 검진의 실익이 너무나 작다.

보건 복지부는 폐암 검진을 받으면, 흡연자의 폐암 사망률이 20% 감소할 것으로 말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과학적인 수치로, 미국의 2011년 발표된 폐암 검진 연구에서 나온 수치라고 한다. 폐암 사망률 20 % 감소는 과학적으로는 사실이지만,  일종의 통계를 이용한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다.

폐암 사망률 20% 감소가 나온 배경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흡연자가 암으로 죽을 확률은 약 5% 정도이다. 이들이 매년 폐암 검진을 받으면 폐암을 조기 진단하게 되고, 치료하면 폐암으로 죽을 가능성은 약 4%로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폐암사망율이 5%에서 4%로 , 즉 1/5 감소하게되고, 이것을 20% 감소라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 절대적( absolute )  감소율 1%에 지나지 않으나, 이것은 너무 적은 수치이므로 , 보다 듣기좋은 상대적 (relative)  감소율 20%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단지 통계를 이용한 말 속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폐암 검진을 받으면 폐암 사망률이 1% 감소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직하고 과학적으로도 올바른 태도이다.

둘째로 폐암 검진의 해약이 너무 크고, 우리나라에서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구에서는 대상 환자의 약 1/3 이 폐암으로 의심되는 부위가 있어서 정밀 검사를 필요로 하였고, 이들 중에는 수술까지도 받아야 하는 사람도 물론 있다. 이들 대다수, 95% 이상은 암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암이 아니라고 해도 “이제 안심해도 된다.” 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항상 혹시나 폐암으로 변하는 지 살펴보아야 하고, 언제까지나 불안한 마음으로, 결국은 더 많은 검사와 이에 따른 불안과 고통, 수술까지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모든 검사와 치료가, 애초부터 폐암 검진을 안받았더라면,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우리나라에는 폐 결핵이 많다는 것이다. 폐 CT에서 폐 결핵의 흔적과 조기 폐암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미국 보다 훨씬 많은 유사 폐암, 즉 사실은 폐암은 아닌데도 폐암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수가 있다. 미국 에서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폐암검진을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폐암 /폐 전공  의학자들이 특별히 이점을 들어 폐암 검진을 반대하고 있다.

셋째로는 폐암의 과잉진단의 우려가 상당히 있다.

폐암은 일반적으로 매우 치명적인 암으로 진행상태로 발병하면, 완치 가능성은 채 10%에 지나지 않는다. 조기 폐암은 완치 율이 높지만, 모든 조기 폐암을 치료한다고 해서, 폐암으로 죽는 것을 막지 못한다. 

왜 조기 폐암을 치료해도 폐암으로 죽는 것을 막지 못하는 가? 그 이유는  폐암 검진으로 찾아낸 폐암은 암은 죽음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폐암이 아니라, 매우 천천히 진행되거나, 진행 암으로 되지 않는 나태한 (indolent) 암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태한 암을 치료하면, 폐암 치료율은 높아지지만, 결국 암으로 죽는 사람은 구하지 못하게 되고, 말하자면 불필요한, 헛된 치료만 하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폐암 검진을 열심히 받아, 폐암 치료 율이 현저히 올라가도, 전체적으로 폐암 사망률은 1% 밖에 감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가지를 고려한다면,  흡연자가 폐암 검진에 참여하여 방사선에 노출되고, 수많은 비용을 들이고도, 건강상의 이득을 볼 가능성은 많아야 1%에 지나지 않으나, 불필요하게 검사를 더 받아나 하고, 치료 안 해도 좋을 나태한 암까지 치료받아야 하는 가능성은 최소 30% 이상에 달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아도, 30 년 이상 흡연과 공해에  시달려온 폐를 최첨단 CT를 사용하여 샅샅이 조사했는데,  “ 아주 좋아요, 깨끗합니다. 안심해도 좋습니다.” 라고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폐는인체의장기중에서 아주 커다란 장기이다.  이중 어는 한군데라도, 아주 조그마한 이상이라도 나타나면, 추가로 CT 검사와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하고, 설사 암이 아니라고 해도 혹시 암으로 바뀌지 않을 까 하는  마음으로,  평생 유사 암환자로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또 그러한 대가를치르고도 폐암 사망률을 1% 낮추는 게 고작이라면,  그러고도 폐암 검진이 유용하다고 할 수 있을 까?

더구나 폐암으로 죽지 않는 다고 해서, 다른 병으로 죽지 않는 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폐암 검진을 받은 그룹의 평균  수명연장은  6% 증가한다. 이를 절대적인 연장 효과는 0.3 %, 즉 페암 검진을 받아서 조금이라도 오래살 가능성이 0.3% 증가하는 것이다. 

폐암 검진뿐 아니라, 암 검진은 부작용이 광법위하고 크기때문에 , 수명 연장 효과가 분명해야 실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폐암 검진에 대한 연구는 수없이 많았지만, 수명연장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표된 2011년 연구 하나뿐이다. 유럽과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는 아직도 자신의 국민을 대상으로 연구를 직접하고 있다. 현재  폐암 검진을 권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미국뿐이며, 그 정치적/사업적 이해관계와 해악과 효용성에 대한 논란으로 인하여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폐암 검진은 소요되는 천문학적 의료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그리고 대상 흡연자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크다. 암으로 의심되는 부위가 있다는 말을 들고 평정 심을 유지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폐암 검진은 정부가 복권을 사도록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것도 흡연자의 건강을 대가로 치러야 하는 복권이다. 단 1% 만이 건강상의 효과를 보고, 나머지 99%가 건강상의 손해를 보는 복권이나 다름없다.

정책을 담당한 몇몇 공무원과 의료 전문가가 의기 투합하여 무조건 밀고 나가면 결국은 실행에 옮겨질 것이지만, 후일 유럽이나 다른 연구에서 부작용만 크고, 효과는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 동안 폐암 검진으로 유사 암이나, 과잉진단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그 많은 고통은 어쩔 것인가?

폐암 검진은  지금 진행되는 유럽의 폐암 검진 연구 결과를 기다려보고, 또 폐암 검진에 소요되는 에산의  1%라도 투자하여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효용성 연구를 한 다음에 그 결과를 보고 충분히, 더 신중해게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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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주 2017-01-0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지가 담배를 많이 피셔서 검색해서 글을 읽어보게 되었는데요.공감이 가네요.. 걱정이 많이되긴 하지만..
검진을 받아보라곤 아야기하기 힘들것 같아요 ㅜㅜ
이걸 현실적으로 받아들여도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