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클래식 그래픽 노블
조지 오웰 원작, 피도 네스티 지음, 강동혁 옮김, 염승숙 해설 / 사계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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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어서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하면서도 정작 나는 읽어 보지를 못했는데, 사계절에서 <클래식 그래픽 노블> 시리즈의 한 권으로 나와서 너무 좋다. 나는 만화 세대가 아니어서 만화책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요즘 아이들은 만화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들 눈높이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보았다. 다행히도 이 책은 말풍선이 난무하거나 위아래로 옮겨가면서 읽는 형식의 만화가 아니라 각 컷이 일정 크기로 되어 있어서 만화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나도 읽기에 편하게 되어 좋다.

줄거리는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통제 사회에서 핵심 간부는 아니지만 정부 기관에서 일하고 있던 39세의 윈스턴 스미스가 자기 사회의 기만성을 눈치채고 그 사회를 전복시키고자 하는 단체인 형제단에 가입하고자 하지만 자기 상사였던 오브라이언에 의해 체포되고 고문을 당해 결국에는 빅브라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윈스턴은 결혼이나 성마저도 당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 사회에서 줄리아를 만나 진짜 사랑을 하게 되지만 고문을 당하자 자기가 받던 고문을 그녀에게 해달라고 할 정도로 변하게 된다. 정말 끔찍한 세상이다.

이 사회에서는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도 날조하고 당을 부정했던 사람은 처형당하는 것뿐 아니라 그가 존재했던 사실조차도 없애버린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단순화시켜 사고의 틀을 제한하며, 텔레스크린이라는 집안에도 설치된 감시 장치를 통해 사람들의 표정까지도 관리한다.

빅브라더가 일생생활을 감시하고 기억과 말을 통제하며 전쟁이라는 공포를 조성해서 사람들을 마음대로 지배하는 것을 보면서, 기억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으며 비판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일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현실에 안주하면서 무비판적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으라고 많이 추천했는데, 이 책도 적극적으로 권해야겠다. 만화여서 읽기도 쉬우며 그림이 책 내용을 강인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그 의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보게 한다. 빅 브라더가 외치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알쏭달쏭했던 구호의 참뜻을 이해하며, <1984>는 현재에 안주하고 있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역사책을 읽고 현시대를 살펴보며 미래를 전망해 보는 것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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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을 위한 축구 교실
오수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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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를 하고 있어서 축구를 좋아하는 우리집 남자들이 저녁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유명 선수들도 총출동한데다 우리나라의 대결 팀이 약체여서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집 남자들 덕에 그다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웬만한 축구 규칙을 알 정도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구를 위한 축구 교실>을 보니 흥미가 생겼다. 예전에 박현욱 작가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소설을 읽으면서 유럽 축구 리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매우 흥미롭게 봤던 적이 있다. 이 책도 그런 기대를 가지고 봤다.


외계인이 축구 경기를 제안했다는 설정이 매우 재미있다


사건의 시작은 형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으며 하늘에서 축구를 관전하는 등 놀라운 능력을 가진 외계인들이 지구에 와서 축구 시합을 제안하면서 경기에서 이기면 각 선수마다 소원을 한 가지씩 들어주겠다고 하면서 시작된다. 이에 전 지구적으로 축구팀 만들기 붐이 일어난다.

<지구인을 위한 축구 교실>의 주인공 욘 올슨은 전직 2군 프로축구 선수였으나 무릎을 다쳐 축구를 그만둔 뒤로는 이런 소식에도 흥미가 당기지 않는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너무나 쪼들리고 있는 데다,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낚시 친구인 리오의 마사지 덕분에 다친 무릎이 기적적으로 낫자 다시 축구할 마음을 갖게 된다. 그가 축구 교실을 열고 수강생들이 늘자 외계인과의 축구 시합에 참여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그 수강생들의 실력으로는 축구팀 결성이 상당히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팀이 만들어져 외계인과의 경기가 성사되지만 욘은 경기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팀은 지게 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욘은 다시 팀을 꾸려 결국 경기에 이기고 소원을 말하게 된다.

외계인에게 축구란 이런 의미일까? 이렇게 재미있는 문장이 많다.


이렇게 흥미로운 설정이라 축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욘의 축구팀에 온 사람들의 면면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고통이나 인생 과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의 해결에 주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결국 이 책은 축구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저마다 고난이나 인생 과제를 해결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오수완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데, 재미있었다.

 

축구의 진정한 의미를 들려주는 책 뒷표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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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류 & 파충류 톡톡북(TOK TOK BOOK) Vol.2 도마뱀(Lizards) - 90만 유튜버 다흑×한국양서파충류협회의 스페셜 아트 생태도감 양서류 & 파충류 톡톡북(TOK TOK BOOK) 2
문대승 외 지음 / PY러닝메이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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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전라남도에 여행을 갔다가 풀밭에서 도마뱀을 본 적이 있는데, 처음이어서 아주 신기했다. 그리고 도마뱀의 일종인 카멜레온의 그 화려한 색상 때문에 도마뱀에 대해 관심도 많고, 집 근처 쇼핑몰에서 했던 애완 도마뱀 전시회에서도 전혀 몰랐던 종들을 본 적이 있어서 도마뱀이 무척 궁금했는데, 이렇게 도마뱀만을 소개해 놓은 흥미로운 책이 나와서 반가웠다.

<TOKTOK BOOK Vol. 2 도마뱀>의 저자는 9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색동물 전문 유튜버 ‘다흑’과 ‘한국양서류파충류협회’이며 책의 앞쪽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이 두 저자 사이트에 접속해 생생한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또한 이 책은 도마뱀 사진의 테두리 여백을 뜯어내서 도마뱀의 모습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고 해당 도마뱀에 대한 색칠 코너도 있어서 자기만의 책으로 꾸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놀이하듯이 종이를 뜯어내고 색칠하면서 도마뱀에 대해 여러 가지 내용을 읽을 수 있겠다.

도마뱀 사진 테두리를 점선대로 뜯어 입체북처럼 만들 수 있다



컬러링 코너가 있어 도마뱀을 직접 색칠해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QR코드를 통해 이미지를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도마뱀의 종류는 50종 정도인데, 도마뱀이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도마뱀을 지칭하는 영어 이름도 이구아나, 바실리스크, 리자드, 카멜레온, 드래곤, 아가마, 데빌, 게코 등 매우 다양함을 알았다. 내가 전에 봤던 도마뱀은 안 나왔기에 찾아보니 그런 것은 ‘도마뱀붙이’라고 하던데 도마뱀붙이도 종류가 여럿인 것 같았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도마뱀 정보는 종명, 학명, 원산지, 크기, 생태, 서식지, 종의 특성, 활동 시기, 먹이 등인데, 먹이나 활동시기를 그림 아이콘으로 보여주어서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색깔이 너무나 예쁜 도마뱀들. 활동시기나 먹이를 아이콘으로

표시해 놓아서 더욱 재미있다

나는 동물이나 식물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지구에 이런 것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고, 이들이 우리와 함께 산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구가 인간의 것만은 아님을 느낄 수 있고 그런 마음을 가진다면 환경에도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동식물 책의 읽기를 적극 권한다. 이 책 서문에도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있는 여러분을 위해 탄생’했다는 구절이 있다. 이 글처럼 그동안 우리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우리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이런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음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너무나 재미있고 도마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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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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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매혈기>로 유명한 중국 소설가 위화의 작품이다.

허삼관매혈기는 허삼관이 피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는 이야기다.

허삼관은 친자식이 아닌 일락이를 위해서도 피를 판다.

이런 찐한 부성애가 중국식 유머와 함께 섞여 있어 웃음과 눈물 사이를 오갔던 감동적인 작품이다.

이후는 나를 위화라면 좋게 보는 편견이 생겼다.

영화 <인생>도 보았는데, 그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해서 더욱 위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위화가 10개의 단어로 자기 시대의 중국과 자기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 10개 단어는 인민, 영수, 독서, 글쓰기, 루쉰, 차이, 혁명, 풀뿌리, 산채, 홀유다.

이 중 나는 직업이 직업인만큼 독서, 글쓰기, 루쉰 부분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고교 졸업 후 발치사가 됐던 그가 문화원 직원이 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해 작가가 된 이야기,

그 자양분이 된 독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봤고 그가 한 장을 할애해 쓴 덕분에 루쉰에게도 흥미가 생겼다.

더불어 문화대혁명기의 중국의 상황과 경제 개방 후 변모된 중국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위화처럼 5개의 키워드로 내 인생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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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놓는 소년 바다로 간 달팽이 24
박세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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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 드라마 <연인>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처음에는 이 드라마가 별로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간 소현 세자 부부와 조선인 포로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관심있게 보고 있다. 찾아보니 당시에 60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포로로 끌려갔고 그 중 50만 명이 여자였다고 한다. 여기서 환향녀라는 말이 나왔고 이것이 화냥년이라는 속어가 되었음도 알 수 있었다.

이 책 <수를 놓는 소년>도 병자호란 때문에 부모를 잃고 하나뿐인 누나와 헤어져 심양에 포로로 끌려가 청나라 상인의 노예가 된 윤승이라는 소년의 이야기다. 윤승은 가업으로 수를 놓았던 어머니와 누나 덕에 수놓는 재주를 가졌고 이 재주와 노력을 통해 세자빈을 돕는 일을 하다가 곤경에 처하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 되고 헤어진 누나 소식도 듣게 된다.

주인공 윤승은 병자호란 때 포로로 심양에 끌려가 노예가 된다


드라마 <연인>에서도 피로인들이 겪는 고통이 잘 그려지는데, 이 책의 조선 소년 윤승도 청나라 상인의 집에 노예로 팔려와 고생을 하다가 자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옷에 수를 놓게 되고 그가 가진 빼어난 솜씨 덕에 자수 일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통 자수에 대한 표현이 나와 흥미롭다



서울공예박물관에 가면 우리 조상들이 수놓은 너무나 멋진 자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나는 이런 멋진 자수 작품들이 좋다. 이 책의 표지도 그런 자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그려져 있어 이 책을 소장하게 싶게 만든다. 그리고 책 내용 덕분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 자수 표현법도 알게 되었고 문자도의 의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전통 자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뒷표지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 과거에 있었던 한 사건으로만 보았던 병자호란 이면에 당시의 백성들이 겪었을 고통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의미가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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