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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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소란스럽다. 대한민국은 더 시끄럽다. 왜? 바로 '먹을 것' 때문이다. 사람에게 먹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살기 위해 먹는건지, 먹기 위해 사는건지 모르겠다는 말도 있고. 다 먹고 살라고 하는 짓이라는 말도;; 암튼! 요지는 사람에게 먹는다는 행위, 먹는 것, 먹을 것, 음식은 정말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먹을 것 때문에 세상이 난리가 아니다. 원자재값 급상승으로 식량이 모자란 나라에는 비상이 걸리고, 식량이 그나마 풍부한 나라는 수출문을 꽁꽁 닫았다. 그야말로 전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급부상한 것.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먹을 것 때문에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AI는 전국으로 퍼져 닭·오리 등의 음식 매출은 뚝 떨어졌다. 게다가 식량위기를 핑계로 옥수수 등 GMO 작물까지 들어온댄다. 그야말로 지금 대한민국의 음식 상황은 '최악'이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아무튼 이러한 상황이라고 해서 절망만 하고 있으면 안되겠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직접 행동하는 게 좋겠지. 그리고 여기, 지금의 이러한 난리를 그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바라볼 학자가 쓴 책이 있다. 침팬지 연구가로 알려진 '제인 구달'이 쓴 「희망의 밥상」이다.

우선은 누구나 가질법한 궁금증. 침팬지를 평생 연구한 사람이, 갑자기 왠 음식에 관한 책?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녀가 이 책을 쓴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침팬지를 사랑한다는 것은 동물을 사랑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어떤 것을 어떻게 먹는 게 진정으로 잘 먹는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러므로 음식 문제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에 관해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녀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웰빙바람부터 해서 지금의 이러한 식량위기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관한 여러 이슈들이 이 책에 모두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에 대안까지 제시되어서. 마치 그녀가 미래를 예측이나 한듯 문제들을 정확히 집어내어 조목조목 거론하고 비판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한 게 참 존경스럽다. 그래서 참 배울 게 많다.

예를 들어 GMO식품을 놓고 봐도, 책에는 GMO가 나타나게 된 배경부터 역사, 여러 실험과 사례를 통한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대처 방안까지가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얼마나 친절한 구달씨인가!ㅋ 그녀 덕분에 나도 GMO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얼마 안되어 우리나라에도 GMO가 들어온다는 말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 것이다. 정말 아는 것이 힘인 것 같다.    

또한 이 책을 보면 누구나 한번쯤 '채식주의자가 되어볼까?'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도 최근에서야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몇명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해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특히 한 친구가 말한 '과연 우리 인간이 동물을 먹을만한 권리나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라는 대답이 기억에 남는다. 정확히 제인 구달이 이야기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진다.

많은 동물들이 인간이 먹을 음식을 위해 희생된다, 그것도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태어나면 정말 말도 못하게 취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그렇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살다가 나중에는 인간에 의해 허무한 죽임을 당하고 인간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불쌍하다거나 안타까운 감정을 떠나서, 이건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다시 돌아와 인간의 음식에 대해 말한다면 이건 참 쉽지 않은 문제다. 동물들이 그렇게 허무하게 살다 죽임을 당한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고기를 먹지 말자?! 아니면 고기를 먹더래도 동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먹자?!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개개인의 문제이지만, 적어도 동물들이 자라나는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은 동감하게 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하루 아침에 고기를 안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고기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지 말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만 해도 책을 읽으면서는 '채식주의를 한번 해볼까?'하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금세 잊어버렸다. 머랄까, 음식- 특히 고기를 먹는 것은 배를 불리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욕구를 넘어선 욕망 충족? 고기를 먹었을 때의 그 포만감과 만족감 그리고 행복? 이런 것 때문에 고기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결국은, 책을 통해서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한번쯤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고 고기를 먹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동물들이 어떻게 자라나고 또 죽임을 당하는지, 또 어떠한 다양한 채식주의들이 있는지 등을 알게 된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이건 참 솔직한 이야기이지만, 채식주의자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ㅁ;

이외에도 패스트푸드와 관련된 비만 이야기, 유기농 식품이나 지역 특산품의 장점에 대한 설명, 글로벌기업들의 여러 나쁜 작태와 횡포 등 부정적인 모습, 물 위기 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정말 우리가 음식 문제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그나마 속시원히 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제인 구달이 음식에 관한 글을 쓴 이유는 결국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촉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음식은 그냥 우리 인간이 먹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모든 동식물이 관련되어 있고, 사람의 건강 및 행복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결국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광우병 쇠고기'라 불리는 음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고.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과 여론을 보면서, '음식이란 게 무척이나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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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사랑을 만나다
이해숙 지음 / 시금치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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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높고 푸르러서 항상 우러러 보게 되는 것. 먼가 거대하게 느껴져서 인간의 범접을 밀어내는 듯 싶지만, 인간이 다가오면 두 팔 벌려 따스이 품는 자연. 그래서 사람들이 가끔 산에 오르면 그렇게 신선하고 탁 트인 기분을 느끼는가보다. 이러한 산을 꾸준히 오르면서 산행기로 엮었다니, 흥미롭도다. 참여연대 '산사랑' 회원인 이해숙님의 「산에서 사랑을 만나다」이다.

제목처럼 저자는 산을 사랑한다. 왜 산을 사랑하냐면은 딱히 속시원히 말하기 힘든 게 정답일듯. 그냥 산에 오르면, 무언가 특별한 게 있다고나 할까?! 땅에서는 느끼기 힘든 그 무엇, 오늘도 그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산을 오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국내에 산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보통 북한산, 도봉산, 인왕산, 설악산, 지리산, 무등산, 한라산, 백두산, 관악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덕분에 이름 모를 산들도 둘러볼 수 있었다. 언젠간 꼭 둘러보고 싶은 산들.. ^^

그리고 이러저러한 산을 오르면서 저자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대해 솔직히 썰을 풀어내는 것도 재미있다. 때론 더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 그리고 만족을 느끼고, 때로는 왜 왔을까 후회도 잠깐 하면서, 또 때로는 같이 못온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마치 내 맘 같이 여겨지는 것. 그렇게 산에 오르면서 인생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기에, 저자도 나도 사람들도 산을 사랑하는 것일게다.

게다가 실크로드와 안나푸르나까지! 직접 가본 필자가 부러웠고, 광활한 대지와 압도적인 자연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산은 자연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자연으로의 회귀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아, 인왕산에서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정말 좀 더 짬을 내어, 산을 오르고 싶다. 산내음 느끼며 고단한 인생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도 풀고, 자연의 아름다움도 한껏 느끼고, 정상에서의 시원함도 맛보고, 맛난 식사도 함께 하고, 산사람들과 정도 나누고, 도시들을 보면서 사람사는 곳의 정취도 만끽하는 그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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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종말
제프리 삭스 지음, 김현구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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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이 세계 속에서 경제는 그동안 급격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부를 누리는 사람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에 따라 좀 더 좋은 것, 멋있는 것, 진귀한 것 등도 속속 등장하고.. 이렇게 세계 평균적으로 봤을 때 모든 사람이 잘 살게 되었다라는 말이 이제는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

하지만, 경제는 더더욱 성장하고 통화량은 점점 커지고 하면서 세상은 발전을 거듭한다지만, 과연 지금 세상을 '빈곤 없는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과 질병 때문에 죽어가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날로 확대돼 가진 사람은 더 먹으려 하고, 가난한 사람은 더더욱 못먹게 되는 현실이 아직도 펼쳐지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의 절대적 빈곤이 나아졌다지만,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빈곤 국가들을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이러한 세계의 모습에 대해 당당히 '빈곤의 종말'을 선언한 작가가 있으니, 바로 「빈곤의 종말」을 쓴 '제프리 삭스'다. 스스로 여러 실험과 연구를 거쳐 절대적 빈곤의 종말을 위해 애쓰고, 현장에서 그 나라의 빈곤 개선을 위한 정책들을 내놔 도움을 주며, 나아가 2025년까지 절대적 빈곤의 종말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제안하는 그의 모습에서 정말이지 아무리 한 개인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느낀다.

그는 그래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 속 빈곤 실태에서부터 소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국제 기관이라는 IMF와 세계은행의 잘못된 점, 빈곤 퇴치를 위한 초국가적 노력 현황 등을 소개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현장에 투입돼 경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볼리비아, 폴란드, 러시아, 중국, 인도, 케냐 등의 사례를 인용하며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상대적 부국들의 행태를 꼬집으며 빈곤의 종말을 위해서는 전 세계 국가, 기관, 정부, NGO 및 개개인 등 모두가 동참해야 함을 호소한다.  

무엇보다도 그의 글은 명쾌해서 좋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시원하게 풀어내는 것이다. 2025년에는 절대적 빈곤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대전제를 여러가지 사례와 통계, 전문지식 및 경험 등을 통해서 설득하는 것은 참 인상적이다. 

특히 미국, IMF, 세계은행 및 자유주의 시장경제 등을 비판하고 ODA 등의 초국가적 노력을 끌어내는 부분은 깊이 와닿는다. ODA Watch를 하며 KOICA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ODA 또는 Aid라고도 풀이되는 대외원조, 빈곤의 종말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삭스가 주장하는 여러 가지 것들의 그 내면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왠지 모르게 적잖이 실망하게 된다. 우선 ODA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의 대외원조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는 왠지 공여국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측면을 취한다. 미국이 대외원조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미국에 이익이 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대외원조는 순수히 빈곤 퇴치와 불평등 개선을 위해서 행해져야 함에도 노골적으로 공여국의 이익을 거론하는 삭스의 발언은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그가 주장하는 발전이라는 게 오로지 '경제성장'에만 치우쳐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저명한 경제학자이고 실제로 여러 나라의 경제 분야에서 맹활약하며 그 나라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반드시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했다고 해서 빈곤이 없어져 간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GDP, GNI 등 가시적 경제지표는 늘어났을지 몰라도, 막상 원래 부자였던 사람만 더 잘 살게 되고 가난했던 사람들은 더욱더 빈곤에 처하게 되는 현실이 얼마나 많은가. 따지고 보면 상대적 빈곤의 격차는 더 커졌을텐데.. 

이러한 우려는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나 식량 위기 등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빈곤한 국가는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식량 위기가 닥쳐 곡물가는 상승하고 식량을 비축한 국가는 수출을 금지하는 실태에서 식량이 부족한 나라의 서민들은 점점 굶어간다. 이 또한 빈곤의 확장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과연 경제성장으로 그 나라가 발전했다고 확언할 수 있겠는가?

정말이지 요즘 세상을 보면 '빈곤의 종말은 멀기만 하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애초에 빈곤의 종말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불가능했을 것 같기도 하다. 태초의 인간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는 둥의 성악설을 떠나서, 아무튼 인간이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존재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고보면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도 누구는 더 착취하고 더 많이 누리고, 누구는 더 나누려하고 더 함께 하려하고, 누구는 죽지 못해 살고 평생을 병마와 굶주림과 싸우다 허무하게 죽는 세상이 참.. 서글프고 불공평한 것 같다. 오 하나님- 저들에게 무슨 죄가 있기에...

하지만 빈곤의 종말이 불가능하게 생각된다 해도, 우리는 오늘도 여전히 그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만이 희망이며, 사람들의 힘이 하나둘 모일 때만이 오늘도 빈곤의 종말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거기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만을 지금은 말할 수 있다. 마더 데레사가 남긴 말씀을 다시한번 가슴에 새겨본다.

 "저희가 하는 일은 바다의 작은 물방울이지만 저희가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작은 물방울마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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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의 평화수업 - 소년원에서 명문대학 로스쿨까지, 감동적인 교실 이야기
콜먼 맥카시 지음, 이철우 옮김 / 책으로여는세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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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란 무엇일까? 우리가 보통 평화라고 하면 세계의 평화, 비둘기, 전쟁 반대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평화는 정말이지 다양한 부분부분이 지향하는 지향점인 것 같다. 통일, 인권, 반전, 환경부터 국제개발협력, 봉사,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마음의 평화 등 거의 모두가 원하는 것, 바로 평화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원해도 정작 평화를 느끼고 평화롭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에 대한 생각 차이부터 평화의 길을 향한 의지의 정도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그런데 여기, 그러한 평화를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19년 동안이나 꾸준히. ‘평화를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너무나도 부드럽게 바뀌게 만든, 「19년간의 평화수업」이다. 

저자 '콜먼 맥카시'는 소년원, 명문사립고등학교, 로스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학교에서 행했던 평화수업을 소개한다. 5개 나누어진 학교는 누가 봐도 참 다양하다. 그래서 그는 각각의 학교 아이들의 관심사와 수준에 맞게 평화를 가르친다. 

처음에는 관심 없어하고 어려워하던 아이들, 차츰 콜먼의 부드럽고 위트 있으며 끈기 있는 가르침에 동조하고 즐거워한다. 그의 수업은 분명 주입식 교육이 아닌 것이다. 자연스럽게 평화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의하며,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일화를 접해보는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이 더욱 빛난다. 

특히 그의 수업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형수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수업을 통해 사형수들의 누명과 부당한 대우, 그리고 귀를 막아버리는 미국 재판소들의 실태를 낱낱이 토로한다. 물적 증거가 없는데도 목격자 한두사람의 증언만으로 사형을 선고하고, 교도소에서 사형수가 (평화수업 같은) 무언가를 할라치면 바로 다른 곳으로 내쫓고 독방에까지(!) 가두며, 사형을 확정했다 미뤘다 계속 번복해서 사형수 피를 말리는 행위까지 서슴치 않는단다. 민주주의를 자랑스레 내세우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들 사형수들은 대부분 가난한 흑인들이다. 이것은 분명 차별이자 인권문제인 것이다! 제대로 된 변호사도 선임 못받고, 변호사의 변호를 거들떠도 안보는 재판관들의 자세에 또 좌절하는 그런.. 그래도 끝까지 신념을 가지고 평화단체들과 힘을 합해 누명을 벗기 위해 싸우는 그들의 이야기가 참 와닿았다. 가까스로 무죄 판결을 받고 사회에 나와서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모습은 무언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여하튼 이렇게 콜먼의 꾸준하고도 확고한 수업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영향을 받고 삶 속에서 평화를 실천하게 된다. 평화봉사단에 들어가고, 인권 단체에서 자원활동하며, 교사가 되어 스승과 같이 평화를 가르치게 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마치 내가 콜먼이 된듯 흐뭇하다. 그것은 콜먼이 평화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서 함께 공유하고 더 나아가 같이 만들어나가는 과정까지 거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수업이 또한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그냥 평화의 소중함을 알고 평화로운 삶을 지향해야지.. 하고 생각하게끔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스스로 더 배우고 경험하며 평화라는 길로 쭉 나아가게끔 독려하는 것이다. 특히 평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 국가 정책이나 법 제도, 나라와 나라 간의 조약, 협정, 이해 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라고 하는 조언에서는 얼마 전 시작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자원활동이 떠올랐다. 분명, 지금 하고 있는 자활은 평화로의 적극적인 참여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평화단체에서 '평화학교' 같은 것을 실시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아직은 듣고 싶은 사람들만 참가해서 듣는 형식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콜먼 같은 사람이 나타나 다양한 학교들을 찾아가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에게 주입식 학교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것부터 우리에게 평화라는 게 무엇인지, 왜 우리는 평화를 배우고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지 등을 가르치는 평화수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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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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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를 펴낸 '녹색평론사'에서 역시 발벗고 출간한 책,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책은 이렇게 제목에서부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쥐어준다. 뭐, 글에서는 분명 '경제성장이 안되도 우리는 풍요로울 것이다'라고 말할 것임은 안봐도 뻔하지만..ㅎ

책에서는 먼저 현실주의를 걸고 넘어진다. 그런데 그 현실주의가 우리가 흔히 아는 현실주의가 아닌, '진정한 현실주의'를 거론하는 것이다. 진정한 현실주의자가 되려면, 먼저 현실을 바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맞는 말이다. 단순히 막연히 아는 정보로만 현실을 인식하기보다는 직접 체험하거나 통계 자료를 검토하고 여러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 관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필요하겠지^^

이렇게 '진정하게 현실을 바라보자'라는 취지에서 이제 글은 군사법과 경제 발전으로 넘어간다. 특히 저자가 미국인임에도 일본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일본에 관한 이야기와 사례가 많이 나온다. 특히 일본의 PKO와 관련한 내용은 흥미로웠다. 얼마 전 PKO에 대해 조사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일본의 PKO는 흠.. 역시.. 자위대의 PKO 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의견에 뜻을 같이 하고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경제발전. 경제성장으로 빈부격차는 더 커지고, 사람들은 오히려 더 많이 일하게 되었으며, 현대의 빈곤은 오히려 경제발전 때문에 생긴 '상대적 빈곤'의 영향이 더 크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제로성장'과 '대항발전'을 내놓는다. 더불어 경제 민주화까지 거론하면서 저자는 당당히 경제성장이 안되도 좋다고 외친다-

솔직히 그렇다. 우리가 '발전' 또는 '개발'이라고 하면 대부분 '경제발전, 경제성장'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너무 이 쪽으로만 치우치다보니, 윤리나 법은 무시되기 일쑤고 발전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의 입장은 도외시하며 발전하면 무조건 풍요롭고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과연 정말 그럴까?

물론 인간에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개개인에 따라서, 또 마음가짐에 따라서 그 기준은 다를 수 있고 풍요로운 행복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발전은 왠지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신만 돈 많이 벌고 떵떵거리고 살면 행복할까? 그렇다고 하는 사람에게굳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만..

경제성장이 불필요하던, 즉 자급자족하며 가진 그대로 만족하며 살던 옛날 사람들은 풍요로운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시대가 변해서 그러기 힘들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자신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한다면 뒤쳐지고 풍요롭지 못하겠지. 단지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두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물론 다분히 이상적이다. 경제성장보다는 다른 쪽 - 환경 문제나 빈곤 문제 등에 더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여 다같이 풍요롭게 사는 쪽을 택하는 게 제일 좋은 것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 다만 그냥 그런 것 같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자신부터라도 먼저 경제성장(돈 많이 버는 것)에만 목 매달지 말고 다른 방법이나 방향(자연과의 조화, 더불어 살기, 경제 민주화의 형성)과의 조화를 통해서도 풍요로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권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암튼 음.. 우리나라가 MB가 대통령 된 후 MB가 경제 발전에 안달난 이 때에 이런 책 읽고 글 쓰는 게 웃기긴 하다ㅎ 진짜 아직은 경제성장이 대세인 것도 같고.. 아무튼 언젠간 꼭, '제로성장'과 '대항발전'을 통해 풍요로움을 이룩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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