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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된 미래」를 펴낸 '녹색평론사'에서 역시 발벗고 출간한 책,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책은 이렇게 제목에서부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쥐어준다. 뭐, 글에서는 분명 '경제성장이 안되도 우리는 풍요로울 것이다'라고 말할 것임은 안봐도 뻔하지만..ㅎ
책에서는 먼저 현실주의를 걸고 넘어진다. 그런데 그 현실주의가 우리가 흔히 아는 현실주의가 아닌, '진정한 현실주의'를 거론하는 것이다. 진정한 현실주의자가 되려면, 먼저 현실을 바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맞는 말이다. 단순히 막연히 아는 정보로만 현실을 인식하기보다는 직접 체험하거나 통계 자료를 검토하고 여러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 관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필요하겠지^^
이렇게 '진정하게 현실을 바라보자'라는 취지에서 이제 글은 군사법과 경제 발전으로 넘어간다. 특히 저자가 미국인임에도 일본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일본에 관한 이야기와 사례가 많이 나온다. 특히 일본의 PKO와 관련한 내용은 흥미로웠다. 얼마 전 PKO에 대해 조사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일본의 PKO는 흠.. 역시.. 자위대의 PKO 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의견에 뜻을 같이 하고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경제발전. 경제성장으로 빈부격차는 더 커지고, 사람들은 오히려 더 많이 일하게 되었으며, 현대의 빈곤은 오히려 경제발전 때문에 생긴 '상대적 빈곤'의 영향이 더 크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제로성장'과 '대항발전'을 내놓는다. 더불어 경제 민주화까지 거론하면서 저자는 당당히 경제성장이 안되도 좋다고 외친다-
솔직히 그렇다. 우리가 '발전' 또는 '개발'이라고 하면 대부분 '경제발전, 경제성장'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너무 이 쪽으로만 치우치다보니, 윤리나 법은 무시되기 일쑤고 발전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의 입장은 도외시하며 발전하면 무조건 풍요롭고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과연 정말 그럴까?
물론 인간에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개개인에 따라서, 또 마음가짐에 따라서 그 기준은 다를 수 있고 풍요로운 행복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발전은 왠지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신만 돈 많이 벌고 떵떵거리고 살면 행복할까? 그렇다고 하는 사람에게굳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만..
경제성장이 불필요하던, 즉 자급자족하며 가진 그대로 만족하며 살던 옛날 사람들은 풍요로운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시대가 변해서 그러기 힘들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자신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한다면 뒤쳐지고 풍요롭지 못하겠지. 단지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두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물론 다분히 이상적이다. 경제성장보다는 다른 쪽 - 환경 문제나 빈곤 문제 등에 더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여 다같이 풍요롭게 사는 쪽을 택하는 게 제일 좋은 것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 다만 그냥 그런 것 같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자신부터라도 먼저 경제성장(돈 많이 버는 것)에만 목 매달지 말고 다른 방법이나 방향(자연과의 조화, 더불어 살기, 경제 민주화의 형성)과의 조화를 통해서도 풍요로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권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암튼 음.. 우리나라가 MB가 대통령 된 후 MB가 경제 발전에 안달난 이 때에 이런 책 읽고 글 쓰는 게 웃기긴 하다ㅎ 진짜 아직은 경제성장이 대세인 것도 같고.. 아무튼 언젠간 꼭, '제로성장'과 '대항발전'을 통해 풍요로움을 이룩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