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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셰익스피어의 4대 희극 중 하나인 작품, 「한여름밤의 꿈」. 말로만 듣던 작품을 직접 보게 되었다. 원문도 있었지만 역시 해석이 어려운 관계로 한글 번역판을..ㅋㅋ
아테네의 군주 '시시어스'의 성. '라이센더'와 '허미아'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허미아의 아버지 '이지어스'는 딸을 '디미트리어스'에게 주기로 해서 둘의 결혼에 반대한다. 디미트리어스는 허미아를 사랑하고, '헬레나'는 디미트리어스를 사랑한다. 헐..4각 관계이다. 결국 라이센더와 허미아는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려 하고, 이를 안 헬레나는 디미트리어스에게 알리는데..한편 '퀸스', '보톰' 같이 일반인들로 이루어진 극단원들은 시시어스의 결혼 무대를 위해 연극을 준비한다.
한편 요정의 세계에는 왕 '오베론'과 여왕 '타이테니아'가 살고 있다. 타이테니아가 바람을 펴서 오베론은 복수를 위한 작업을 한다. 하지만 부하 '퍽'의 실수로 그것은 라이센더에게도 미쳐 넷은 더욱 혼란 상태에 빠진다. 한편 보톰은 퍽의 장난으로 당나귀가 되고, 오베론의 타이테니아는 보톰을 사랑하는데..
모든 것이 오베론의 손에서 뒤바뀌었다. 사람들은 깨어났고, 그것은 단지 한여름밤의 꿈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잘 되었고, 이제 극단들의 연극이 있은 후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다.
헐..! 어찌 이렇게 독특하고도 디양한 이야기가 녹아있을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다. 작품에는 딱히 주인공도 없고, 악역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 세계만이 아닌 요정의 세계가 나오기도 하고, 어떤 인간은 두 세계를 넘나들기도 한다. 한 마디로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다양한 이야기로 나타난다.
인간 캐릭터들의 사랑으로 인한 위기뿐만 아니라, 요정 캐릭터의 사랑으로 인한 위기 또한 어느새 말끔히 해결된다. 그것은 단순히 한여름밤의 꿈이었다는 간단한 설명만으로 말이다. 무언가 대단히 코믹하고 어이없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셰익스피어가 노린 희극의 효과 같다.
게다가 이 희곡 안에서는 '극중극'이라는 특이한 구조가 쓰여서, 희곡 안의 극 안에 또 다른 극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총 5막 중 마지막 5막은 4막까지의 전체적인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전체적인 이야기가 끝난 다음 희곡 속 캐릭터들이 연극을 벌이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매우 신선했다.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희극의 모습,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던 게 아닐까.
이 희곡 안에서는 어떠한 사건이 벌어지고,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위기가 어떻하며, 왜 그런 게 발생했고, 어떻게 풀리는지 등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모든 것이 잘 풀렸고 모든 게 해피엔딩으로 돌아갔다. 희극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이다. 셰익스피어는 그러한 요소들을 잘 살렸음에 틀림없다.
전에 그의 또다른 작품인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 적이 있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은 워낙 유명하고 그 플롯도 쉬워서 기억하지만 「햄릿」은 플롯이나 인물의 성격 등이 복잡해서 자세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두 작품은 희극보다는 비극에 가까워서, 이번에 처음 접한 셰익스피어의 희극이 더욱 재밌었다. 어렵지도 않고,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작품 말이다. 요정의 등장은 참 최고!
진짜 언제 한번 셰익스피어 4대 희극과 4대 비극도 읽어봐야는데.. 아무튼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 아직도 평가받고 있는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의 작품이 왜 그토록 추앙을 받는지, 그가 얼마나 영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