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가니
보리스 삘냐끄 외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러시아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작가 '보리스 삘냐크'와 '유리 올레샤'가 쓴 작품을 모아놓은 책, 「마호가니」. 보리스 삘냐크의 작품 제목이기도 한 이 책의 작품 중에서 나는 유리 올레샤의 「질투」를 읽었다.

모더니즘 문학답게 작품은 매우 독특하게 다가온다.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에서 우선 1부는 '까발레로프'의 시선을 따른다. 그는 '안드레이 바비체프'의 도움으로 그에게 얹혀산다. 까발레로프는 취미이자 특기인 관찰하기, 엿보기를 살려 이반 바비체프의 모습과 일상을 관찰한다. 1부에는 그러한 관찰의 모습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안드레이 바비체프는 모더니즘에 적합한 인물로, 항상 바쁘게, 열심히,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간다. 돈을 벌어 식당 '25코페이카'를 여는 게 목표이다. 그는 까발레로프뿐만 아니라 '볼로쟈 마까로프' 등 길거리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도 좋아한다. 까발레로프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덤덤하게 그리는 듯 싶지만, 거기에는 질투심이 가득 드러난다. 그는 자신과 안드레이를 비교하며 자신은 왜 그렇게 구닥다리같이 살아야하고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잘 살아야하는가, 하고 질투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볼로쟈까지 질투한다. 비슷한 처지임에도 서로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편 작가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안드레이의 안 좋은 면도 많이 드러나는데, 너무 부와 명예만 추구한다던가 형 '이반'을 업신여긴다던가 조카 '발랴'를 마음대로 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2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2부에서는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나가고, 까발레로프가 아닌 이반 바비체프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어찌 보면 괴짜같고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이반, 그러나 이반에게 더 정과 관심이 가는 것은 왜일는지..

이렇게 이야기는 까발레로프&이반 바비체프 vs 안드레이 바비체프&볼로쟈의 대결 구도로 가는듯 싶다. 전자는 모더니즘에 적응하지 못하고 낡은 감정들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가지고 있고, 후자는 모더니즘에 잘 적응하여 상류 사회에 편승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물론 두 부류 다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전자 쪽이 더 인간답게 느껴진다. 물질이 너무나도 발달한 현대 문명에서, 전자 같은 사람들은 분명 더 버겁겠지만, 더욱 옛 방식대로 살아가려고 할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물론 둘의 절충이겠지만..

모더니즘 문학답게 형식, 문체, 구성 등도 모두 평범하지 않다. '물건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등의 낯설게 하기 기법이나, 감정의 음모, 형식주의라든가 하는 것들은 분명 낯설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다. 도대체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하지만 인물들간의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확실하다.

현대는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로 가고 있는데, 과연 그러한 사회의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은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모더니즘 인간형과 포스트 모더니즘 인간형을 비교한 작품도 나왔으면 좋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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