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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 전집 2 - 연인희곡총서 4, 장막극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이주영 옮김 / 연극과인간 / 2000년 8월
평점 :
아마 '러시아의 대표적인 희곡 작가'하면 대부분 안톤 체홉을 떠올릴 것이다. 그의 4대 작품이라는 「바냐 아저씨」,「세 자매」,「갈매기」,「벚꽃 동산」. 그 중에서 「세 자매」를 읽었다.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고, 배경은 항상 세 자매의 집이며, 각 막마다 1년씩의 시간 차이가 난다. 막마다 계절도 각기 다르고 하루 중의 시간도 각기 다르다. 여기에서부터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돋보이는 것이다.
세 자매인 올가와 마샤, 이리나는 오빠인 안드레이와 살고 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돌아가신 지 1년 뒤에 막이 시작된다. 1막에서는 군의관 체부띄낀과 남작인 뚜젠바흐, 군인인 숄료늬이, 그리고 마샤의 남편 꿀l긴, 멋진 장교 베르쉬닌, 안드레이의 애인 나따샤, 유모인 안피사, 의회 심부름꾼인 페라뽄뜨 등 인물들이 나온다. 세 자매는 모스크바를 그리워하고, 이리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며, 베르쉬닌이 등장한다.
2막에서는 안드레이와 나따샤가 결혼했고, 안드레이는 고독해하며, 마샤와 베르쉬닌은 사랑에 빠진다. 뚜젠바흐와 숄료늬이는 다투고, 이리나는 일을 하게 됐지만 짜증을 내며 여전히 모스크바를 그리워한다.
3막에서는 대화재가 일어나고, 올가는 짐을 챙기려 하며, 나따샤는 유모를 싫어한다. 체부띄낀은 의료사고를 일으켜 괴로워하고, 이리나는 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안드레이는 도박으로 돈을 잃은 채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 4막은 여러 일들이 일어난다. 이리나는 다시 새 직장을 얻고, 올가는 교장이 되며, 군인들은 떠난다. 이리나는 뚜젠바흐와 결혼하려 하지만..
이렇게 작품은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뱉어내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이 많은 것이다. 먼저 작품에 딱히 주연이 없다. 모두가 주연이고 주인공이며 조연인 것이다. 함께 어우러져 멋진 희곡이 되었고 어느 인물 하나 빠질만한 사람이 없다. 특별히 꼭 한명 주연을 뽑으라면 나는 이리나를 뽑겠다. 가장 극적인 인물이고 극적인 사건을 제일 많이 겪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나 하는 행동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들의 대사는 이상하게 보이고, 암울하게 느껴지며, 무언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은 것이다. 200년, 300년 후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꿈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며,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이지만 특별한 나날의 모습을 잘 그려내는 것이 작가의 탁월한 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 어쩌면 베르쉬닌 말처럼 사람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겠다. 미래에는 분명 행복할 거야 :) 지금은 비록 아닐지라도-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