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노예 - 현대인들의 생활에 대한 고찰&반성&지침서

부유한 노예
로버트 라이시 지음, 오성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열심히 미래를 준비한다며 이리저리 바쁘게 지내는 나의 삶. 이러한 나의 삶은 과연, 행복한 것일까. 이런 생각, 이런 반성, 이런 성찰을 할 틈도 없이 지내던 가운데 읽게 된 「부유한 노예」는 나에게 무척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가 노동부장관을 하며 안락한 생활을 하다 어느 날 한순간의 생각으로 선택을 했다는 것부터가 놀라웠고,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느껴온 것들을 속 시원하게 말해 주니 참 좋고 고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현대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그 발전 속도는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 내가 군대를 가기 전과 군대를 갔다 온 후의 학교와 사회의 변화에 경악했던 것처럼, 저자는 너무나 급속도로 변하는 현실에서 사람은 점차 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각 장의 제목부터가 서글프게 다가왔다. ‘이제는 어울리지 않는 신의’, ‘자신을 팔아라’, ‘줄어든 가족’, ‘돈 주고 사야하는 관심’,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지역 사회’ 등의 제목은 각박한 무한 경쟁의 현실을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어쩌다가 사회가 이렇게 변했는지, 돈이 정말 무엇이길래 사회를 바꾸고 사람들을 바꾸어 놓는지, 사람들은 왜 점점 돈만 쫓는지,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부터가 돈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나 또한 그러한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책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급속도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신경제의 단점에 대해 언급하고 대안적인 삶을 제시해주면서도 동시에 시시각각 변하는 무한 경쟁, 그리고 고속으로 성장하는 경제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더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 잘 살 수 있느냐를 말해주는 것에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나는 3장 ‘기크&슈링크’와 7장 ‘자신을 팔아라’가 가장 인상 깊었다. ‘기크&슈링크’ 편은 신경제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혁신의 핵심들을 제시했는데, 그래서 특정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창조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기크’, 시장을 잘 파악하여 사람들의 욕구를 잘 충족시킬 줄 아는 사람들을 ‘슈링크’라고 명명했다. 그러한 사람들이 신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저자의 견해에 무척 동의한다. 좀 더 특별하고, 창조성과 상상력을 잘 발휘하며, 동시에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매력을 뿜어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멋진가. 나도 좀 더 그러한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7장 ‘자신을 팔아라’에서는 신경제에서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고 있는데, 나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까지 들었다. 특히 ‘자신의 판매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교훈은 평상시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눈에 띄었다. 인맥을 넓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 즉 인맥이 넓은 사람과 친해지는 것임을 배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