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노벨레 (구) 문지 스펙트럼 9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백종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독일, 또는 독어독문학권 작가'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괴테나 쉴러, 카프카 정도밖에 없지만,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독어독문학권 작가 '슈니츨러'라는 인물도 꽤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작품을 읽게 되었다. 비슷하게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프로이트가 극찬을 했다는 작가 슈니츨러의 대표작 중 하나인 「꿈의 노벨레」이다.

꿈의 노벨레, 즉 꿈이야기라고 해석되는 이 작품에서는 부부가 주인공이다. 남편 '프리돌린'과 아내 '알베르티네'의 가정은 겉보기에 매우 부유하고 행복하며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밤만 되면 부부는 내면의 욕망을 끄집어내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결국 과거의 욕망을 드러내고, 남편은 아내의 이야기에 질투하고 상심하여 일하러 나간다.

그러면서 밤새 많은 일을 겪는 프리돌린. 진찰하러 간 궁정고문관의 딸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창녀에게 설레임을 느끼며, 환락 파티에 참여하는 것이다. 환락 파티에서 정체를 들킬 위기에 놓이지만 어떤 여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오는 프리돌린. 그 후 다시 집에 돌아오는데..

집에 오니 부인도 이상한 꿈을 꾸었다며 이야기해준다. 그 꿈 역시 성적 욕망으로 가득찬 꿈이었다. 분노와 질투를 느낀 프리돌린은 다시 집을 나가고 그 여자들을 찾아나서지만 이제 잡을 수 없이 저 멀리 있을 뿐이다. 그렇게 소설은 성적 욕망으로 점철된 사람들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며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세상에, 인간에게 내재된 욕망, 그것도 거의 금기시되는 성적 욕망을 끄집어내어 이토록 적나라하게 드러낼 줄이야. 성적 쾌락을 위해 방황하고, 성적 유희를 쫓아다니며 밤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색하고 낯설며 낯부끄러우면서도 불편하게 다가왔다. 정말 굳이 인간의 내재된 욕망을 끌어내서 소재로 써야했나하고 불평할만 하겠다.

그래도 진짜 프로이트가 칭찬할 만하다. 그 내재된 욕망과 심리에 대한 묘사가 글로써 무척이나 탁월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남편은 현실에서 실제적으로, 아내는 꿈에서 몽환적으로 표현되어 서로 대조를 이루는 것이 주목된다. 처음에는 남자만 그렇게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는 게 이상해 보였는데 여자도 머...음.. 그냥 개인 차이인 것 같다.

분명 프리돌린의 행위는 불쾌해 보이지만 그를 비난할 수만은 없을듯하다. 최소한 그는 자기 감정에 충실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입히지 않은 것이다. 자기 감정과 욕망을 억제하고 사는 게 미덕인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것을 무시하고서 행동한 그의 모습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내는 비록 꿈에서만 그러한 것을 꿈꿨지만 누구나 그러한 마음이 있는 것도 같다. 다만 억제할뿐..

작품을 보면서 딱 떠오른 것이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이었다. 큐브릭의 유작으로서 니콜 키드먼과 톰 크루즈가 부부였을 당시 동반 출연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는데, 이 작품에서 환락 섹스 파티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은밀하고 놀라우리만치 대담한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원작이 이 소설이었다니 또 놀랍다.

아무튼 인간의 성적 욕망은 못 말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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