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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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사랑과 행복에 대한 몇가지 고찰

 

1.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한평생 인생 동안 자신이 누구를 사랑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누군가를 어떻게 그리고 왜 사랑하게 되는지도 예측 불가다. 그래서 사랑만큼 가장 재미있고 스릴넘치며 짜릿한 경험도 없다.

 

2. 하지만 사랑은 러시안 룰렛 같은 게임에 가깝다. 사람은 목이 졸려 죽기 직전 최고의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러시안 룰렛도 사느냐 죽느냐의 긴장감이 극도로 달할 때의 그 스릴 때문에 유행했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툭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금방 터질 것만 같이 행복에 부풀어 올라 있다. 그러나 풍선이 어느 순간 터지듯이, 행복도 사랑이 날라가면 터지게 된다. 그 순간 그는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다.

 

3. 이렇게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에 인생의 극과 극을 경험하게 되는 사람은 미치게 된다. 행복에 미쳤다가, 절망에 미친다.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태어난 한 인간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 때문에 흔들린다는 걸 알았을 때, 그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게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 그러한 가벼움은 그를 둥둥 떠다니게도 하지만, 쉽게 내동댕이 치게도 한다.

 

4. 그렇지만 결국에는, 인간은 끊임없이 행복해지고 싶은 욕망을 추구하는 동물인지라, 결국에는, 가벼움을 선택하고 만다. 가벼워져야 행복해질 수 있다. 이 때의 가벼움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단순해야 속 시원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기분 좋다. 살아 숨쉬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될 때, 사람은 비로소 참을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가벼움을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5. 그렇게 존재의 가벼움을 절실히 느끼고 언젠가는 심히 괴로울 때도 있겠지만, 지금은 괴로움 이전에, 가벼워짐으로써 행복을 느끼고 싶다. 소소한 것에서도 웃음을 찾고, 별일없이 살아도 마냥 즐거운 그런.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벅차게 행복한 가벼움. 그러한 가벼움이 나에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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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 The housem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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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라는 단어는 굉장히 도발적이고 치명적이다.

하'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지으며, '下'女라는 의미를 놓고 보면 마치 사람 사이에 위아래가 있듯 아랫사람으로 비하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Maid라는 어휘에서도 드러나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된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단어에 깔린 저의는 과연 누구의 발상일까.

당연히 남자들의 머릿 속에서 나온 생각이다.

가사는 여자가 돌보는 일이고, 하찮아보이는 것은 고용된 아랫여성이 하는 것이며, 주인의 말이나 지시사항을 고스란이 따라야한다는 발칙한 상상- 그것이 현실화된 존재가 바로 하녀인 것.

 

하지만 그만큼 가정일에 대해 빠삭한 것도 그녀.

주인은 '돈'이라는 편리함으로 그녀를 사고, 그녀를 믿으며 집안일을 맡긴다. 그것이 어떤 영향을 가져오게 될지는 염두에 두지도 않은채-

 

영화 속 하녀는 그래서 더욱 도드라진다.

자신의 젊음을 무기로, 잠깐이나마 주인의 몸을 뺏고, 결국 주인의 미래까지 흔들어놓는 것이다.

그러나 그래서 더욱 슬프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결국 선택한 짓이 그것밖에 안된다는 것이..

 

의도적인 블랙코미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에로보다는 스릴러에 가깝고, 그보다는 코미디에 가까운, 다분히 사이코틱한 드라마.

원작은 이러지 않을텐데. 무언가 더 진중할텐데.

 

그나마 배우들 보는 재미로 살았다.

유유자적 전도연, 시크 윤여정, 마초 이정재, 도도 서우, 카리스마 박지영까지-

다만 『오래된 정원』의 그 임상수 감독이 맞나 의아했을뿐..

 

또 그나마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봐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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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 - Little Miss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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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독특한 가족이다.

 

이론과 실제가 판이하게 다른 대학강사 리차드 후버,

남편에게도 신물 내고 가사일도 진저리치는 쉐릴 후버,

아직도 철 덜 든 사람처럼 마약과 섹스 찬양자인 할아버지 에드윈 후버,

남친한테 차여 자살을 기도했다 마악 퇴원한 외삼촌 프랭크 후버,

니체를 존경한 나머지 입을 딱 닫고 사는, 전투 조종사가 꿈인 드웨인 후버,

그리고 외모는 상관 않고 오직 미인대회 우승을 꿈꾸는 올리브 후버.

 

모두가 나사 하나쯤은 빠진 듯한, 뭔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이들이다.

과연 그들은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의 조그마한 햇살 아가씨 때문에 떠나게 된 여행.

역시 사람은 어디를 가고 무슨 일이 있어야 상처가 곪아 터지는 법.

 

그래서

프랭크에게 벌어지는 회환,

에드윈에게 일어나는 사건,

드웨인에게 다가오는 충격 등은

짠하면서도 뭔가 필연적으로 느껴진다.

 

그들의 독특함은 특별함으로 바뀌고,

그들이 하나가 되었을 때 뿜어내는 아우라는

개성 넘치는 이들의 결정체로 폭발하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콩가루로 보일지 몰라도,

누구에게는 허술하게 생각될지 몰라도,

그들은 이제 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를.

 

신이 인간에게 아무 댓가 없이 준 두가지 선물이 바로

자연과 가족이라고 한다.

가족, 손쉽게 얻은 선물인만큼 손쉽게 스러지는 법.

곁에 있을 때 더 잘하자.

 

+ 왜 멀쩡하고 이쁜 원제를 놔두고,

한국 영화 제목은 맘대로 바꾸어놓았는지 원-

'작은 햇살'을 지닌 아가씨? 머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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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나잇 스탠드 - One Night 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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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그저 하룻밤이다. 365일 중의 하룻밤, 80 평생 중의 단 하룻밤.

 

그런데 그 하룻밤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럴수도,

누군가에게는 지루할수도,

누군가에게는 설렐 수도,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을 수도,

누군가에게는 천국 같을 수도,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게,

인생이거늘.

 

소년의 밤은 언제나 롤러코스터다. 그의 밤은 언제나 기다림과 설렘의 연속이다. 그녀의 걸음 소리, 그녀의 샤워 소리, 그녀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그에게는 삶의 전부요 행복이다. 그러나 그날밤, 그것은 지옥으로 바뀌고, 그의 하룻밤은 참 특별했다-

 

여인의 밤은 언제부턴가 고통이다. 사랑을 힘겹게 밀어낸 후, 자신을 내보이기가 힘들게 된 후, 그녀에게서 웃음은 사라졌다. 하지만 인연은 알 수 없는 곳에서 알 수 없는 때에 나타난다고 하지. 소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어느새 그 모습이 자기 삶의 특별함이 되었다. 그것은 천국으로 바뀌고, 그녀의 하룻밤 또한 참 특별했다-

 

육체적 쾌락보다는 정신적 일치감이 더 좋은 아내. 남자의 본능을 당연스레 숨기지 않는 남편. 스트레스를 섹스로 푸는 동생.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을 지닌 제수. 네 사람에게, 아니 한 사람에게는 아주 혼란스럽고 몽롱하며 길디긴 밤이 펼쳐진다. 그것은 정말로, 진짜 거기 있었을까, 아니면 꿈이었을까.

 

절친 외국인과의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러운 스킨십. 그러나 그것을 그가 느낀다면(!) 과연 그는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일까. 왜 그런데 여자친구와 같이 있는 그가 얄미운 걸까. 그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의 하룻밤은 누구의 것인가.

 

가볍게 톡 쏘는 데미소다 같은 맛에,

접촉을 통해 전해지는 순간의 짜릿함에,

몸+몸=마음이 되는 멋드러진 공식에,

브라보!

 

오늘도 러브러브♡

덧+ 이영훈 머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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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 The Hurt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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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레드 라인』

- 격전이 벌어지는 전장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위태로운 경계를 넘나드는 정신 세계를 그려냄.

 

『아버지의 깃발』

 - 전쟁 영웅이라 치켜세워지는 삶 속에서, 영웅 만들기 자체부터 영웅으로서 살아가기 자체에 대한 허위와 허무를 표현함.

 

그리고 『허트 로커』.

 

인간의 몸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환상의 순간을 제공하는 마약.

두근거리는 심장과 온몸을 감싸는 전율감으로 꼼짝 못하게 하는 섹스.

가장 쉽게, 또한 스릴 넘치게 맛볼 수 있는 승리라는 유혹을 뻗치는 도박.

 

셋 모두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감성의 한계를 넘어버리는 중독이라는 치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전쟁 - 폭력 혹은 살인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행위.

 

모든 것을 넘어서는, 인간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오르가즘.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이고, 열어보는 것 자체가 죄요, 도덕의 문제요, 삶의 한계선을 끊어버리는, 무엇보다도 중독성 강한 것.

 

하지만 전쟁이 그들처럼, 사회적 책임이 되고 삶의 중심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을 때, 집단에 속한 개인으로서 무기력감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자의든 타의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다가올 때, 과연 그때도 그들은 비난받아야만 하는가?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 걸까?

 

그들의 선택은 그들 스스로만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이고

그들의 행위는 그들 스스로만이 감내해야 하는 짓이란 말인가?

 

이미 치명적인 독에 빠진 이상,

삶의 무게중심이 그쪽으로 쏠려버린 이상,

자신이 비록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잘할 수 있고 해야만 되는 게 그거라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이상,

결국 마음은 이미 그곳에 있고 몸은 이미 그곳을 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뿐..

 

해결책은 단 하나, 근본적인 원인을 잘라내는 것일 게다-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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