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일찍 잠을 깼다. (잠을 깨게 된 이유를 적었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눈꼽을 떼기도 전에 스마트폰 앱 북플을 열어보게 된다. 밤새 올려진 글들을 챙겨서 읽고, 좋아요 그리고 댓글을 달고 있는 나를 불현듯 느낀다.
북플이 생기기 전이라면, 지금과 같이 이른 아침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었을 테지만 이제는 책 대신 북플이구나. 최근에 제법 익숙해지기는 하였지만, 이미 몸에 밴 습관처럼 심심풀이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알라딘 서재 늦깎이로, 북플 덕택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형편 없는 글재주임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가끔 글을 써서 올리기도 하지만, 스마트폰 앱 북플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리뷰와 페이퍼 글을 읽고 댓글을 달면서 여기서 보내는 시간이 근래 들어 늘어났다. 설상가상 평형이 기울어진 저울처럼 책을 읽는 시간보다 북플을 통해 서재에 올려진 글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지난 주말 병원에 동행했던 아내한테 경고를 받는 지경이 되었을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거두절미하고, 북플은 마치 거대한 책처럼 느껴진다. 다시 말해서 북플이 수백만 필자가 꾸미는 방대한 수필집 같다. 알라딘 서재 주인장이 필자가 되어 매일 올리는 글이 모아지면서 당연히 책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나.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북플에서는 알라디너가 (책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포함하여) 사는 이야기를 글로 쓰고, 그 글을 읽고 공감하고 댓글로 의견을 나누면서 사람을 알아간다. 적극적으로 서재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매일 인사말을 건네기도 하고 응원과 격려도 오간다. 의견과 반론을 주고 받으면서 토론도 벌어진다. 가상 공간이라서 현실감이 떨어지고 시간이 걸리는 것만 아니라면 새로운 신세계를 만끽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 한 번 더 용기를 낸다. 아침 일찍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삼아 내가 사는 이야기 한 편을 북플 수필집에 남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