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월요일. 날씨는 흐림. 기온이 낮아져서 겨울 초입의 한기가 느껴진다.
새벽 6시에 눈을 떴다. 잠을 간신히 밀쳐내며 일어났다. 바깥은 깜깜한데 집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첫째가 벌써부터 일어났고, 욕실에 들었다. 둘째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7시에 맞춰진 자명종이 울리고 나면 단잠을 털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집의 아침이 이렇게 일찍부터 분주한 적이 얼마만인지!
첫째는 L기업 공채에 합격해서 지난 주에 출근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온라인 교육을 마쳤고 11월 1일 본사로 출근이 예정되어 있었다. 둘째는 S병원에 작년에 합격하여 대기하다가 11월부터 출근이 확정되었다는 통보를 지난 주에 받았다. 그래서 첫째도 둘째도 오늘 첫 출근하는 날이다. 어제 저녁에는 앞으로 기숙사에서 지내게 될 둘째의 친구가 우리집에 와서 하룻밤을 묵었다. 학교 친구가 입사 동기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쭉 사이좋게 지내게 되리라.
첫째는 아침을 거르고 6시10분쯤에 집을 나섰다고 하고, 둘째의 아침을 챙겼고 7시 50분에 출근을 배웅했다. 내가 꼴찌로 출근. 나중을 위해 기록해 둔다.
더도 말고 지금이 좋다 … 너희가 원하는 바를 이루고 만족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말이다. 부모로서 따로 말을 보태지 않았다.
출근 첫날의 점심시간에 첫째는 집에서 가까운 현장에 배치되었음을 알려왔고, 둘째는 1순위로 지원한 소아과 병동에 배치되었다는데 그 과에 지원자가 단 한 명뿐이라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환영을 받았다고 전한다.
오늘부터 ‘위드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 회복이 시작된다.
11월 1일 월요일. 새로운 출발을 하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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