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럼피우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0
바버러 쿠니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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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앨리스는 할아버지 무릎에 올라앉아서 머나먼 세상 이야기를 들었어요.
할아버지 이야기가 끝나면 앨리스는 "나도 어른이 되면 아주 먼 곳에 가 볼 거예요.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와서 살 거고요" 했대요.
할아버지는 "그래, 아주 좋은 생각이다, 얘야. 그런데 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있구나" 했어요.
앨리스는 "그게 뭔데요?" 하고 물었지요.
할아버지는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했어요.
앨리스는 "알겠어요" 하고 대답했지만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대요.
앨리스는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오트밀 죽을 먹었지요. 그리고 학교 갔숙제를 했고요.
앨리스는 금방금방 어른이 되었어요.

이제 우리 고모할머니 앨리스는 할아버지한테 말했던 세 가지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앨리스는 집을 떠나, 바다랑 소금 냄새하고는 멀리 떨어진 다른 도시로 갔지요. 앨리스는도서관에서 일했어요. 책에 앉은 먼지를 떨고, 책이 서로 뒤섞이지 않게 정리하고, 읽고 싶은책을 찾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했던 거예요. 거기엔 머나먼 세상 이야기가 나오는 책도있었죠.
거기 사람들은 앨리스를 미스 럼피우스라고 불렀대요.

그래서 미스 럼피우스는 진짜 열대의 섬으로 갔어요. 거기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원숭이랑 앵무새를 키웠대요. 미스 럼피우스는 긴 모래사장을 거닐며 예쁜 조가비를 줍곤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미스 럼피우스는 한 어촌의 촌장인 바파 라자를 만났대요.
바파 라자는 "미스 럼피우스, 피곤해 보이는군요. 제 집에 가셔서 좀 쉬시지요" 했어요.
미스 럼피우스는 바파 라자의 집으로 들어가서 바파 라자의 부인도 만나게 되었지요.
바파 라자는 싱싱한 코코넛을 가져다가 즙을 마실 수 있게 윗동을 잘라 내어 미스럼피우스에게 주었어요. 미스 럼피우스가 떠날 때에, 바파 라자는 아름다운 진주 조가비를주었어요. 거기에는 바파 라자가 그린 천국의 새가 그려져 있고, 이런 말이 쓰여 있더래요.
"당신은 언제까지나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당신도 언제까지나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거예요" 하고 말했대요..

이듬해 봄에 미스 럼피우스는 몸이 아팠대요. 허리가 다시 쑤시기 시작했고, 미스럼피우스는 날마다 침대에 누워서 지내다시피 했지요.
지난 여름에 미스 럼피우스가 뿌렸던 꽃씨들은 바위투성이 땅에서도 싹을 틔우고 꽃을피웠어요. 침대맡에 있는 창문으로 파란 꽃, 보라 꽃, 빨간 꽃들이 내다보였지요.
미스 럼피우스는 무척 기뻤어요. "루핀 꽃이야. 루핀 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인데. 올여름에 꽃씨를 좀더 뿌려서 내년에 꽃이 더 많이 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미스 럼피우스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요.

우리 고모할머니 앨리스, 그러니까 미스 럼피우스는 지금은 파파 할머니가 되었어도머리칼은 하얗게 세었고요. 해마다 루핀 꽃들은 점점 더 많이 피고 있어요. 이제 사람들우리 고모할머니를 루핀 부인이라고 불러요. 내 친구들이랑 나는 가끔 루핀 부인 집 대든앞에 서 있기도 해요. 내 친구들이 온 마을을 루핀 꽃으로 가득 채운 부인이 어떤 사람인궁금해하거든요. 루핀 부인이 들어오라고 하면 내 친구들은 그제야 머뭇머뭇 안으로들어가요. 걔네들은 루핀 부인을 이 세상에서 가장 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루핀부인은 우리한테 곧잘 머나먼 세계 이야기를 들려 주지요.
난 "나도 이 다음에 크면 머나먼 세계로 갈 거예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바닷가에 있는집에 살래요" 하고 말해요..
그러면 우리 고모할머니는 "아주 좋은 생각이구나, 앨리스야. 하지만 네가 해야 할 일이한 가지 더 있단다" 하죠.
"그게 뭔데요?"
"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그러면 난 "알겠어요" 하고 대답해요.

하지만
난 아직은 그게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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