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색에 주의를 기울이는 산시로의 생각이 흥미롭다. 고향 사람들의 얼굴빛과 다른 교토나 도쿄의 사람들의 표정을 읽기 어려워서일까? 낯설어서일까?


여자와는 교토에서부터 기차를 함께 타고 왔다. 그녀는 기차에 탈때부터 산시로의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피부색이 까맸다. 산시로는규슈에서 산요센(山陽線)‘으로 갈아탔는데 교토나 오사카에 가까워짐에 따라 여자들의 피부색이 조금씩 하얘져서 어느새 고향에서 멀어진듯한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 P15

그래서 이 여자가 객실로 들어왔을 때는 왠지 이성의 동지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이 여자의 피부색은 그야말로 규슈의 색이었던 것이다.
미와타(三田)의 오미쓰(御光)와 같은 색이다.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오미쓰는 귀찮은 여자였다.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어 무척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오미쓰 같은 여자도 결코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얼굴 생김새만 본다면 이 여자가 훨씬 낫다.  - P16

 게다를 사려고 게다 가게를 들여다보니 백열 가스등 아래 분을 허옇게떡칠한 아가씨가 석고 요괴처럼 앉아 있었으므로 별안간 싫어져 그만두었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대학의 연못에서 만났던여자의 얼굴빛만 생각하고 있었다. …… 그 색은 떡을 엷게 구운 듯한옅은 갈색이었다. 그리고 살결이 무척 고왔다. 산시로는 여자의 얼굴빛은 그런 빛이 아니면 안 된다고 단정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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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28 2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련님에 이어 오늘은 산시로네요.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8-28 22:06   좋아요 2 | URL
전집 다 사놨으니 이제 읽어야죠^^

scott 2021-08-28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하루키가 재수 끝에 도쿄 와세다 대학에 합격해서 입학 원서 접수 하러 갈때 도쿄 여자들 피부 색이 엄청 하얘서 신기 해 했다고 합니다
말투도 조곤조곤 ㅎㅎ

소세키가 말하는 규슈 색 보다
규슈는 우동! 보리새우 바싹하게 튀겨 올린 우동의 맛 !

그레이스 2021-08-28 22:07   좋아요 1 | URL
역시 음식으로!^^

바람돌이 2021-08-29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본 갔을 때 교토와 오사카가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사람들의 분위기가 다른거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외지 사람에게는 아마도 그 차이가 좀 더 분명하게 다가왔던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1-08-29 09:44   좋아요 1 | URL
역시 다녀오신 분들의 경험담!
감사합니다 .
저는 가까운데도 일본에는 못 가봤네요.^^;;

서니데이 2021-08-29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문장 읽다가 어느 책에서 본 교토 미인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8-29 2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도 마직막 남은 주일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