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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스토리 - 장소와 시간으로 엮다
양희경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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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대한 책이 많은데 다시 한 권의 서울 책을 낸 서울 스토리란 팀이 있다. 출간 동기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정리한 서울 이야기로 서울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책 제목과 같은 서울 스토리란 팀 이름은 2000년 이후 서울 답사를 시작한 지리 연구자와 지리 교사들의 모임이다.

 

전 다섯 장으로 구성된 서울 스토리1장 수도 서울의 기초, 2장 왕조의 공간에서 근대 도시로, 3장 거대해지는 서울, 4장 변신하는 서울, 5장 서울이 꾸는 꿈 등의 장별 제목이 많은 것을 알게 한다.

 

서울은 거대한 인드라망이다. 각각의 그물코마다 보석이 달려 있는 무한히 큰 그물인 인드라망은 각각의 보석들이 서로 빛을 받아 다시 서로를 비춘다. , 하천, 이름 모를 나무 한 그루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21 페이지) 서울의 바람은 길을 잃었다. 우후죽순 들어선 빌딩들이 곳곳에서 바람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열대야(야간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의 밤)는 한낮에 강한 열을 받은 콘크리트 빌딩이나 아스팔트 도로에서 밤에도 열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도 하고 바람 길이 막혀서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한강이 동에서 서로 흐르는 외수(外水)라면 청계천은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내수(內水)이다.(27 페이지)

 

조선시대나 일제 강점기에는 지형적 조건이 좋은 산지의 산록대나 낮은 구릉지대가 고급 주택지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토목기술 및 건축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거의 버려져 있었던 저습지가 고급주택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서울시에서 미개발지로 남아 있는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의 자연녹지에 해당하는 곳 뿐이다.(41 페이지)

 

현재의 시() 개념과 유사하게 사용된 단어가 읍()이다. 도읍(都邑)은 읍 중에서 대표적인 곳이다. ()와 읍()은 종묘의 유무에 따라 나뉜다. 종묘가 있는 곳은 도읍, 없는 곳은 읍이다. 도읍에 성이 들어서면 도성이라 한다.(47 페이지)

 

중요한 사실은 행정 구역 측면에서 볼 때 서울은 한강 남쪽까지 포함된 도시인 반면 한양은 한강 이북에 있었던 도시라는 점이다. 한양은 옛 도시이고 서울은 현재의 도시이다. 한양은 서울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55 페이지)

 

외국인과 외국문물의 유입이란 글에 유교, 불교, 무속 중심의 종교 활동도 서양 선교사들의 진입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도성 안 어느 곳에서나 보였던 남산 아래 종현(鍾峴: 명동 성당 앞 고갯길)에 천주당(명동성당)이 들어선 것인데 이는 종묘, 사직, 문묘(성균관), 왕실의 제사 공간만 들어 설 수 있던 조선 시대 도성 안 풍경과 다른 모습이었다. 문화적 충격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64 페이지)

 

본문에 1899년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를 오간 전차가 개통되고 1900년 종로와 용산을 잇는 전차 궤도가 부설되면서 성곽이 파괴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68 페이지)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라는 말은 정확히 하면 서대문과 홍릉 남쪽인 청량리라는 말이 된다. 홍릉은 명성황후 민씨의 능이다.(1919년 고종이 합장된다.)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에 전차가 놓인 것은 고종의 행차를 위해서였다.(‘36 시간의 한국사 여행 3’, ‘조선 왕릉 그 뒤안길을 걷는다참고)

 

두 번째 장의 마지막인 4번째 파트(경성의 핫 플레이스, 진고개)에는 오늘날 근대 서울의 소비 공간을 찾아가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식민지 시기 제국의 유력자와 협력자의 전유물이자 전통적 경관의 파괴를 통해 이룩된 비극적 역사의 장소를 기억하는 일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카페와 극장, 댄스홀과 백화점을 활보하며 근대적 도시의 자유와 문화를 만끽하기 시작한 최초의 근대인들을 현재로 불러내는 일일 것이라는 설명(76 페이지)이 있어 진중한 생각을 유도한다.

 

모래톱이란 말은 손톱, 발톱처럼 모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조금씩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강이든 바다든 물이 흐르는 곳에서는 반드시 침식, 운반, 퇴적 작용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지형 중 하나가 모래톱이다. 모래톱이 성장해 단단해지면 식생(植生)이 자란다. 그러면 식생의 뿌리가 모래알을 단단히 고정시키면서 유동적이던 모래톱이 점차 안정된 섬이 된다. 이를 하중도(河中島)라 한다.(101 페이지)

 

모래톱은 하천이고 섬은 토지이다.(102 페이지) 1960 1980년대 서울은 주택 및 시설 수요를 위해 연탄재를 이용해 한강변의 저습지를 매립해 택지를 조성했다. 청담동, 압구정동, 잠실, 방배동, 장안동, 구의동 등이 그런 과정을 거쳐 택지로 조성된 곳들이다.(119 페이지)

 

관련 내용이 다른 부분에 있다. 우리나라가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리는 이유에 대한 글이다. 사람은 많고 공간은 부족하니 고층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경제성장이 근대화였던 시대에 대량의 주택 공급을 단기간에 실현시킬 목적으로 아파트가 선택되었다는 것이 맞다.(145 페이지)

 

수요자 측의 아파트 단지 선호의 사연도 들어볼 만하다. 사람이 많은 쪽에 서야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그간의 정치사회적 현실을 학습한 결과이다.(147 페이지) 우리나라에서 초고층 아파트 시대가 열린 것은 1989년 완공된 노원구 상계동의 25층 아파트로 인해서다.(177 페이지)

 

한지은은 초고층 아파트, 주상복합 아파트,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브랜드 아파트 등의 역사를 짚는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 관련 이야기도 포함되었다. 아파트가 최첨단 유행 상품이 됨으로써 수명이 짧아지고 자원은 낭비되고 주거환경은 불안정해지고 주거비용은 상승하는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도 거론되었다.

 

젠트리피케이션도 거론되었다.(198 페이지)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낡은 주택지나 마을로 중산층 이상의 전입자가 이주하면서 기존 저소득층의 주민들을 대체하고 낙후된 지역을 고급화시키는 과정을 일컫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존 저소득층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게 되고 갈등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지역 고유의 독특함도 사라진다.

 

서울의 인구 증가나 주택 부족 문제는 신도시를 여러 개 건설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서울 안에서의 문제 해결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213 페이지) 서울과 같은 거대 도시의 개발은 지역에 따른 맞춤형 개발 방식이 필요하다. 도심은 도심답게, 전통 공간은 전통 공간 답게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주택가는 쾌적하게, 비즈니스 상업공간은 이용하기 편하게 등등..(214, 215 페이지)

 

3000년에 이르는 거주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600년간 조선의 왕도였던 서울은 왕조의 유산과 식민지의 흔적뿐 아니라 전쟁과 근대화의 격동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들을 켜켜이 담고 있는 저장 창고다.(265 페이지)

 

한지은은 북촌의 한옥들이 대부분 조선 초기 명문대가의 집이 아니라 집장사 집 즉 도시형 한옥이란 이유로 실망할 법도 하지만 서울이 박물관이나 유적지처럼 죽어 있는 자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임을 감안하면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한다.(270, 27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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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but dissertation...논문 말고 나머지는 다 한(논문만 쓰면 되는).. 이런 상황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한 이십 여년 전 김승희 시인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방 하나 얻어드리고 싶은 간절함을 하늘 한 모금만 있으면 좋겠다는 시로 표현했지요..

70여 년 전에 타계한 버지니아 울프는 여자가 픽션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 연 500파운드의 돈,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지요..

all but dissertation이든 하늘 한 모금이든 연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과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이든 모두 간절함의 표현일 것입니다..

아침 잠이 덜 깨 보조 배터리를 챙기지 않은 탓에 배터리의 하찮은 잔량을 눈치 보며 글을 쓰려니 발자크의 인간희극에 나오는 소원을 이루는 만큼 수명이 줄어드는 주인공 생각이 납니다..

지금 이 순간 저의 진실한 사변입니다.. so long..감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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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공부 - 완벽한 몰입을 통해 학문과 인생의 기쁨 발견하기
오카 기요시 지음, 정회성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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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학자 오카 기요시(岡潔: おか きよし, 1901 1978)수학자의 공부는 자연과학과 인문학, 이성과 정서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이다. 1부 수학을 배우고 즐기는 삶, 2부 학문의 중심은 정서다, 3부 내가 사랑하는 예술로 이루어진 이 책은 곰에서 왕으로를 쓴 인류학자 나카자와 신이치가 해제(解題)를 썼을 정도로 독특한 분위기의 책이다.

 

자신을 단지 수학을 배우는 기쁨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 뿐이라 소개한 저자는 봄 들녘의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피어 있으면 그 뿐이듯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한다. 저자는 종교인이 겪음직한 집중과 깨달음의 순간을 몇 차례 경험했음을 밝힌다.

 

생각이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모이는 느낌이 들더니 점점 구체화하기 시작했다(22 페이지), 어려운 문제를 생각하며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숲을 빠져나와 넓게 펼쳐진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생각이 한 방향으로 정리되기 시작했다(28 페이지), 밤에는 아이들과 함께 골짜기에서 반딧불이를 잡았다가 놓아주곤 했는데 그러는 사이 갑자기 어려운 문제가 저절로 풀렸다(29 페이지) 등이다.

 

저자는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연습이 학습의 근본이라 주장한다.(105 페이지) 저자는 에세이 작가로도 명성이 자자했던 프랑스의 대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수학적 발견 과정에 대해 썼을 뿐 기쁨에 대해서는 기술하지 않았음을 의아하다고 말하며 정서(情緖)가 깊을수록 경지(境地)가 넓어진다고 결론짓는다.

 

정서를 강조하는 저자의 지론은 책 전편을 통해 일관되게 제시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쓰메 소세키, 마쓰오 바쇼 등을 가장 사랑하는 문학가이자 예술가로 소개(190 페이지)하는 저자는 작가 소세키와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 등을 정서가 깊을수록 경지가 넓어진 사례로 설명한다.(30 페이지)

 

이 밖에 저자는 베토벤을 좋아하지만 그보다 슈만을 더 좋아해 그의 음악을 피히테의 철학에 견주어도 손색 없을 만큼 뛰어나다고 말한다.(188 페이지) 저자가 좋아하는 작가는 앙드레 지드, 도스토예프스키 등이다.(196 페이지) 좋아하는 화가는 고흐, 피에르 라프라드, 요코하마 다이칸 등이다.(196 페이지)

 

물리학과에 들어간 뒤 물리가 싫어져 수학과로 전과(轉科)(43 페이지)한 저자는 (이론) 물리학자를 소목장이에, 수학자를 씨 뿌려 곡식을 수확하는 농부에 비유한다.(83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물리학자가 다른 사람이 만든 재료를 조합하여 뚝딱 다른 도구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수학자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사람이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저자는 학문의 세계에서 어느 스승한테서 배우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47 페이지) 정서를 강조하고, 기쁨을 안 뒤 슬픔을 알게 된다고 말하는 저자는 그에 걸맞게 문학, 예술 등에 남다른 조예를 드러낸다. 저자에게 수학은 매혹적인 바다이고 수학의 본질은 조화(調和)이다. 저자는 조화를 추구하는 예술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예술과 가까이 하면 아름다움의 조화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좋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상에 앉아 책만 보고 공부하기보다는 이곳저곳을 거닐면서 마음으로 수학을 배우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말한다.(73 페이지) 여러 말이 인상적이지만 글쓰기와 관련해 참고할 말이 있다. 공식을 쓰면서 답을 구하기보다 머릿속에서 충분히 정리한 후 한 번에 써 내려가는 편이 좋다는 말이다.(77 페이지)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는 명암을 집필하던 중 세상을 떠난 소세키의 삶을 나름대로 괜찮은 삶이었다고 표현한다.(81 페이지..소세키는 50의 나이에 위장 건강 탓에 타계했다.) 선사(禪師)의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정서 중심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쉽게 부패한다(84 페이지)고 말하는 저자는 적절할 때 행하지 않는 선행은 선행이 아니라고 본 공자의 말을 인용하기까지 한다.(88 페이지)

 

저자의 독서 지론(持論)도 흥미롭다. 즉 책을 마구 읽는 것은 이곳저곳에 씨앗을 뿌리는 일과 비슷한 것으로 봄이 씨앗을 뿌리는 계절이듯 이 시기에는 우리 마음 밭에도 생각의 씨앗을 뿌려두어야 한다는 것이다.(126 페이지) 인간론도 그렇다. 동물성이라는 나무에 인간성이라는 나무를 접붙여 생긴 나무가 인간이라는 것이다.(134 페이지) 저자는 동물성이라는 싹을 너무 빨리 성장시킨 결과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무자비해지고 잔인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137 페이지)

 

저자에게 정서란 남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자 수학적 자연을 창조하기 위한 도구이다.(146 페이지) 저자가 강조하는 공부의 핵심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158 페이지) 또한 하나를 듣고 암중모색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다.(164 페이지)

 

저자는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리 없기 때문에 배우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157 페이지) 저자는 요즘 소세키의 소설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자극적인 소설을 찾고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 추정하는 등 문학, 예술, 인문학론에 두루 능하다.

 

남성이 자신의 정서에 이는 파도를 가라앉히지 않은 채 여성을 바라보면 여성의 정서에 일렁이는 파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저자의 글도 흥미롭다.(199 페이지) 저자는 뉴턴이 입자로, 호이겐스가 파동으로 본 빛에 두 속성이 모두 있다고 말함으로써 논쟁을 마치게 한 루이 드 브로이를 예로 들며 문학에도 파동형과 입자형이 있다고 말한다.(213 페이지)

 

입자형은 직관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뜨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한편 프랑스 유학 시절 쥘리아 선생님께 수학에도 리듬(운율)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226 페이지)는 저자의 말은 최근 시의 리듬을 공부하려는 나에게 큰 단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해제에서 나카자와 신이치는 수학은 인간의 뇌에서 만들어지고 수학을 이루는 수와 논리는 인간의 신체를 매개 삼아 살아 간다고 설명한다.(233 페이지) 인간의 구체적 경험이 없었다면 수학도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인간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정서라는 저자의 말에서 정서는 자본의 반대어이다. 요즘 보기 어려운 독특하고 따뜻하고 역동적이고 인간적인 수학자의 공부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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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영화인문학 산책!(페미니즘과 영화와 인문학과 산책이라는 선호하는 네 개념이 다 들어 있는)..가보고 싶은데 슬프게도 멀고 먼 전남 광주에서 열리네요..(8월 28일 - 9월 12일) ㅜㅜ 이화경 작가가 설명과 함께 감상하게 되는 영화 ‘실비아‘의 주인공인 시인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1932 - 1963)의 말을 음미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요..

‘나에게 언제나 착하고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지 마시길..나에게도 냉정하고 생각없고(부주의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으니 말이예요‘라는..

일찍 죽은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 하며 격렬한 죽음 충동에 시달리는 한편 죽음 너머에서까지 자신을 지배, 조종하는 폭력적 아버지로부터 해방되기를 간절히 원한(김승희 지음 ‘남자들은 모른다‘ 38 페이지) 시인 실비아 플라스.

이화경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에서 ˝여자로 태어난 게 나의 끔찍스러운 비극˝이라는 실비아의 통곡을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하필 김성립의 아내가 된 것을 세 가지 한이라 말한 허난설헌과 함께 논합니다.

마포의 한국영상자료원에 가서 ‘실비아‘를 감상하고 와야겠습니다.

˝과대망상적인 욕망과 수동적이고 쓸모 없는 존재라는 느낌 사이에서 분열˝(‘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 91 페이지)된 실비아를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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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연천에 고종 황제의 영손(令孫) 이근이 종묘 제례를 관장했던 종로 고택 염근당(念芹堂)을 그대로 옮긴 한옥 호텔 조선 왕가가 있다.

염근당은 혼탁한 물 속에서 추운 겨울을 이기고 자라는 미나리의 기상을 생각하는 집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재인폭포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이 곳은 해설사 되기 전 일 때문에 고문리에 가며 가끔 보던 곳이다.

물론 당시에는 의미를 몰랐다.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여행 글쓰기 과정(6회)에서 여행기 작성 과제를 위해 둘러볼 곳을 찾다가 이 곳도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정릉(貞陵)과 그 능의 원찰(願刹)인 봉국사로 목적지를 정했다. 참고한 책은 ‘점심 시간엔 산사에 간다‘란 책이다.

9월 21일 해설사 동기 세 사람과 함께 수원 화성과 융건릉을 탐사하기로 일정이 잡힌 나는 아쉬움을 느낀다.

여행 글쓰기 일정이 수원 화성 및 융건릉 탐사 이후에 잡혔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네 차례의 강의(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 정조대 문예부흥과 개혁정치/다산 정약용, 화성을 설계하다/ 정조의 화성행차와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함께 잡힌 이 탐사는 정조에 대한 입체적 시각을 갖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갈 곳도 많고 들을 강의(장석원 교수의 ‘김수영 시의 난해와 감동‘을 비롯)도 많고 읽을 책도 많고 강의와 해설 준비도 해야 하고 바쁘다. 감사하고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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