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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은 미래에 고향 해남으로 돌아가 정겨운 사람들과 가슴 따뜻한 일을 하기를 꿈꾸는 한 문화기획자의 책을 샀다.

1년 반의 일정으로 세계 곳곳의 예술 마을을 방문한 기록을 담은 ˝성장(成長) 여행˝기인 이 책을 보며 나는 빈집이 늘어나는데도 집값은 오르는 서울의 실상을 생각해 보았다.

이 역설적 현상은 서울에 집을 사두는, 외국인들을 포함 외지인들로 인해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른바 세컨 하우스 열풍의 한 단면이다. 현재 한 달에 적어도 열 번 이상 서울을 찾는 나에게 누구는 서울에 세컨 하우스를 장만하시지요 하고 권하고 누구는 서울로 이사하셔야겠네요 하고 말하기도 하지만 내게는 모두 어려운 일들이다.

어떻든 그 성장 여행 결과 흔들리는 마음을 치유하고 불안한 현재에 확신을 얻었다는 저자이니 이 매력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인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 가려는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리라.

나는 지난 6월 13일 지방 선거때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신지예 님에게 소액의 후원금을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저자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저자는 녹색당 지지자이다.)

나는 녹색당 지지가 세계의 주요 예술 마을로 성장 여행을 떠난 것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녹색당 지지와 더 잘 어울리는 것은 머지 않은 미래에 귀향을 꿈꾸는 젊은 마음이 아닌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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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인의 ‘먼 곳에서부터‘, 권현형 시인의 ‘나는 당신이 아프다‘의 공통점은 아프다는 말이 있다는 점이고 다른 점은 김수영 시인의 시는 화자가 아픈 것이고 권현형 시인의 시는 당신이 아프다는 점이다.

그러나 권현형 시인의 시가 의미하는 것이 당신 때문에 내가 아프다는 것이니 두 시는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일 테다.

다만 퀄리티의 다름은 더 알아보아야 할 것이고 롤랑 바르트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도 참고해야 하리라.

어떻든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는 김수영 시인의 시는 신비하고 ˝눈을 어쩌다 깊이 들여다 본 후/ 네가 좋아졌다/...너를 두고 돌아서 온 후 마시려던 물컵을 커피를/ 나를 다 엎질러버렸다/ 물기를 닦을 생각은 않고 대걸레로 내 뼈를 닦고 있/ 었다..˝는 권현형 시인의 시는 아름답게 아프다.

어제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알았다. 자존감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관한 답 즉 생각의 개념이라면 이에 수반하는 감정을 자존심이라 하는바 그것은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느끼는 상한 감정을 말한다는 것이다.(윤홍균 지음 ‘자존감 수업‘ 18페이지)

아플 일 많은 세상이다. 가까이는 몸에서 진리를 구하고 멀리서는 사물에서 진리를 구한다는 주역 계사전의 근취저신 원취저물(近取諸身 遠取諸物)이란 말이 있다.

이를 응용하면 가까이는 내 몸이 아프고 멀리는 세상이 아프다는 말이 가능하다. 그래도 아프지 말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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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에서 혜화까지 전철로 이동한 오늘 정오. 10분 정도 책 읽고 줄곧 졸았다. 왜 그랬을까?

올 여름 덥다고 찬 음식만 먹어 체력이 떨어진 탓일까? 아닌 게 아니라 에어컨 없이 밤을 잘 보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는 잤다고 생각하지만 뇌는 그렇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어떻든 이런 뜬금 없는 생각의 끝에 나는 점심으로 떡국 설렁탕을 먹었다. 어긋난 균형이 한 번의 행동으로 복구될 리는 없지만 시발점에 선다는 데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에서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란 말을 한 김수영 시인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어떤 책을 읽고 왕궁의 음탕이란 말을 하게 된 것일까?

내가 읽고 있는 책의 부분은 정묘호란때 청에 맞서 싸우자고 한 김상헌과 싸우지 말자고 한 최명길이 결국 명나라를 치는데 군사를 협조하라고 한 청나라의 요구에는 의견을 같이 한 부분이다.

최명길은 김상헌에게 끓는 물이나 얼음이나 한 가지라는 말을 했다. 척화파나 주화파나 결국 나라를 생각하는 점에서는 하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 둘이 정말 같을까? 김상헌이 청나라와 싸우자고 한 것은 성리학적 명분론에 따른 것이다. 그들이 정말 나라를 생각했다면 평소 나라를 튼튼하게 하고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펼쳤어야 한다. 우리 몸에는 찬 음식도 필요하고 따뜻한 음식도 필요하지만 체질에 따라 맞는 음식이 다르듯 청과 싸우는 것과 싸우지 않는 것은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역사적 이야기를 나의 현실 이야기와 연결지어은 오늘 나의 시도는 어설픈 생각 잔치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모든 시를 이렇게 읽을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리라는 생각을 결론삼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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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쌓아 둘 뿐 읽지는 않는 츤도쿠(つんどく; 積讀)와,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것을 의미하는 츤츤(つんつん) 밎 부끄러움을 나타내는 데레데레(でれでれ)의 합성어인 츤데레(つんでれ)의 연관성을 찾다가 새 사실을 발견.

데레데레란 말은 부끄러움을 의미하기보다 이성 특히 여자에 대해 헤픈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 좋은 의미는 아니다.

츤이란 일본어가 어떤 단독 의미가 있는지 모르나 츤도쿠와 츤츤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은 무언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츤도쿠에서 츤은 쌓아둔다는 것이지만 이는 그렇기에 읽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츤츤에서는 새침하고 퉁명스러워 접근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어떻든 관련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읽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렉산더 코제브의 주요 개념 중 하나가 스노비즘(속물주의)이다. 이는 주어진 환경을 부정할 실질적 이유가 없음에도 형식화된 가치에 입각해 그것을 부정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지젝에게 이어져 냉소주의로 발전한다. 히로키는 냉소주의 = 스노비즘의 정신은 세계에서나 일본에서나 유효성을 잃었다고 진단한다.

히로키는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대한 욕구를 새로운 경향으로 꼽았다. 독자나 시청자를 일정 시간 지루하지 않게 적당히 감동시키며 적당히 생각하게 하는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대한 욕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코제브가 말한 동물적이란 말은 역사의 종언 이후 기념비나 다리, 터널을 지어도 새가 집을 짓고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과 같은 것, 개구리나 매미처럼 콘서트를 여는 것, 새끼 동물이 노는 것처럼 놀며 짐승처럼 성욕을 발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 대학 신문에서 길이가 적당하고(또는 짧고) 재미가 있어야 소비상품은 말할 것도 없고 교재까지도 인기를 누린다는 기사를 읽었다.

나도 잠시 재미를 탐하는 대열에 합류해볼까? 소설도 쓰는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의 장편 ‘퀀텀 패밀리즈‘를 읽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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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다츠루는 분석가와 피분석가 사이의 즉흥적이고 일회적인 말의 주고받음을 음악에 비유해 설명한다.

재즈의 즉흥 연주에 가깝다는 것이다. 분석가와 피분석가의 대화는 하나의 이야기 세계를 구축하는 바 그것이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악곡(樂曲)이 어떤 의미에서든 현실의 재현이 아닌 것처럼 현실의 재현도 상기(想起)도 진실의 개시도 아닌 하나의 창조행위라고 그는 덧붙인다.

다츠루가 말하는 내용은 정신분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면 심리상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내담자는 치료에 대해 양가적 감정을 보이기도 한다.

만남을 끝내고자 하나 그럴 경우 자신을 보살피던 사람들과 헤어질 것을 두려워 하는 한편 낫는다 해도 극적으로 변하는 것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옥정 님의 ‘글쓰기 수업‘이란 책에서 만난 니체의 말을 염두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가장 위대한 일은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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