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인의 ‘먼 곳에서부터‘, 권현형 시인의 ‘나는 당신이 아프다‘의 공통점은 아프다는 말이 있다는 점이고 다른 점은 김수영 시인의 시는 화자가 아픈 것이고 권현형 시인의 시는 당신이 아프다는 점이다.

그러나 권현형 시인의 시가 의미하는 것이 당신 때문에 내가 아프다는 것이니 두 시는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일 테다.

다만 퀄리티의 다름은 더 알아보아야 할 것이고 롤랑 바르트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도 참고해야 하리라.

어떻든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는 김수영 시인의 시는 신비하고 ˝눈을 어쩌다 깊이 들여다 본 후/ 네가 좋아졌다/...너를 두고 돌아서 온 후 마시려던 물컵을 커피를/ 나를 다 엎질러버렸다/ 물기를 닦을 생각은 않고 대걸레로 내 뼈를 닦고 있/ 었다..˝는 권현형 시인의 시는 아름답게 아프다.

어제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알았다. 자존감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관한 답 즉 생각의 개념이라면 이에 수반하는 감정을 자존심이라 하는바 그것은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느끼는 상한 감정을 말한다는 것이다.(윤홍균 지음 ‘자존감 수업‘ 18페이지)

아플 일 많은 세상이다. 가까이는 몸에서 진리를 구하고 멀리서는 사물에서 진리를 구한다는 주역 계사전의 근취저신 원취저물(近取諸身 遠取諸物)이란 말이 있다.

이를 응용하면 가까이는 내 몸이 아프고 멀리는 세상이 아프다는 말이 가능하다. 그래도 아프지 말아야 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